돌담과 툇마루가 있는 모던하우스
유년의 추억을 떠올리며 짓다
짓는 사람의 마음을 얻어야 좋은 건축물이 완성될 수 있다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진리일지 모른다. 오로지 건축주만을 위해 지어진 보성주택은 그 진리에 열정까지 보탠 즐거운 실험이었다.
젊었을 때야 밖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지만, 나이가 들면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진다. 그렇게 시간이 지날수록 사람에게 집은 중요한 존재가 된다. 집을 지을 땐 먼 이후를 내다보고 인테리어는 물론 주변의 환경, 주거 공간 내에서 생활까지도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
붉은 색의 테릴기와와 화이트 외벽이 주변 풍경과 잘 어우러진다.
그동안 다양한 프로젝트로 실력을 갈고닦으며 역량을 축적해 온 anotherD의 정세영, 김경민 실장. 어느 날, 지인의 제안으로 그들만의 건축 실험을 시도해볼 계기가 찾아왔다. 그간 인테리어 작업들을 주로 맡아오며 주택 건축과는 어느 정도 거리가 있었던 게 사실이지만, 이전 프로젝트에서 펼칠 수 없던 디자인적 갈증을 풀 수 있는 좋은 기회라 여겨졌다. 비록 서울에서 너무 먼 장소성 덕분에 이동의 불편함을 감수해야 했으나, 건축주와 함께 고민하며 진행할 흥미로운 프로젝트였기에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건물 중심에 놓인 평슬래브는 멀리 바다가 내다보이는 넓고 실용적인 옥상으로 쓰인다.
이곳 보성은 건축주가 태어나고 자란, 유년시절의 추억이 깃든 장소이다. 부모님이 작고하신 후 한동안 방치되어 있던 쓰러져가는 옛집의 모습을 안타깝게 여긴 그가, 새로운 집을 짓기로 결심하고 두 사람을 찾았다. 건축주는 오래 전 기억을 더듬어 툇마루에 앉아 내려다보던 남해바다의 풍경과, 주변에 낮은 산야를 있는 그대로 볼 수 있도록 아담한 집을 짓고 싶다 했다.
1. 배면에도 출입문을 두어 건축주의 동선에 신경을 썼다.
2. 옥상 층으로 연결된 계단실. 투명 창을 통해 들어오는 빛이 실내를 늘 환하게 비춘다.
4~5개월의 기간 동안 건축주와 디자이너는 머리를 맞대고 수차례 설계를 변경했다. ‘건축주에 의한, 건축주를 위한 집’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옛집을 철거하고 새로 올린 주택은, 시골에서는 볼 수 없는 신선한 외관으로 마을 경관을 변신시켰다. 프로방스풍의 집을 이야기했던 건축주의 바람에 따라 외벽은 미색의 모노쿠쉬로 마감하고, 양쪽 경사지붕에는 붉은 빛깔의 테릴기와를 얹어 건축미를 살렸다. 또한 건물 중심에 자리한 넓은 평슬래브는 옥상 층을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게 설계된 실용적인 공간이다.
따뜻하고 포근함이 느껴지는 거실. 작은 가로 창 밖 돌담이 액자 속 그림처럼 비친다.
멀리 바다를 향한 전면은 모두 유리로 마감해 집 밖 풍경이 그대로 내다보인다. 이 모든 것은 신축 건물이 주변의 시골 풍경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지게 하기 위함이었다. 반면 실내 인테리어는 무척 도시적인데, 더 이상 시골에서 뛰놀던 유년기가 아닌, 도시 생활에 익숙한 가족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것이라 할 수 있다.
큰 창을 통해 조용한 마을을 바라보며 건축주는 어린 시절 추억에 빠져든다.
거실과 주방은 콘크리트 면에 스터코 타입의 회벽을 발라 밝고 부드럽게 마감하고, 방은 은은한 톤의 벽지로 도배해 모던함이 느껴진다. 인테리어 요소는 최대한 덜어내고 심플하게 실들을 배치해 공간감을 살린 것이 특징이다. 이밖에 ‘추억’이라는 모티프를 옛 툇마루를 떠올리게 하는 데크로 표현해, 건축주가 이곳에 머무는 동안 어린 시절을 어렴풋이 기억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3 나무 향을 가득 품은 침실은 전통적인 분위기의 창과 은은한 조명으로 더욱 아늑하다.
4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벽과 모서리 처리로 공간에 심플함을 더했다.
자연과 잘 어우러진 색감 그리고 돌담이 더해져 편안한 여백을 만들어낸 집, 건축주의 마음까지 담긴 이곳은 볼수록 그저 매력적이다.
■ 모노쿠쉬는 미장형 외벽 마감재로, 유럽 지중해나 해안지방에 많이 사용된다. 알칼리성이라 염분이 섞인 해안가 바람에 강하고, 자체적으로 습기는 막고 공기는 통하게 하는 장점이 있다.
HOUSE PLAN- 대지위치 : 전라남도 보성군
- 지역지구 : 계획관리지역
- 대지면적 : 638.0㎡(193.33평)
- 건물규모 : 지상 1층
- 건축면적 : 110.88㎡(33.6평)_지상
- 연면적 : 91.22㎡(27.6평)
- 건폐율 : 17.38%
- 용적률 : 14.30%
- 최고높이 : 6.2m
- 구조재 : 철근콘크리트
- 지붕재 : 콘크리트 평슬래브(타일 마감) 콘크리트 경사지붕(테릴기와 마감)
- 단열재 : 복합 열반사단열
- 외벽마감재 : 스페인산 모노쿠쉬
- 내벽마감재 : 스터코(슈퍼화인, 노말, 데코)
- 창호재 : LG시스템 창호
- 건축비 : 3.3㎡(1평) 당 650만원(조경 및 대문 제외)
INTERIOR SOURCES - 바닥재 : 동화자연마루(내부), 자연석, 편석, 타일(외부)
- 욕실 및 주방 타일 : 자기질타일, 트라버틴대리석 띠장
- 수전 등 욕실기기 : 아메리칸스탠다드
- 주방가구 : 한샘주방가구
- 조명 : 필립스, 기본매입등, T5
- 현관문 : 제작 STEEL FRAME, 이페목
- 방문 : 제작 티크무늬목
- 붙박이장 : 한샘
- 데크재 : 멀바우, 천연 방부목
토지사랑 http://cafe.daum.net/tozisa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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