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진오 기자=케이블TV업계가 인수합병(M&A) 시장에서 고요하면서도 치열한 ‘정중동(靜中動)’ 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정부의 권역별 소유 제한으로 인해 인수합병에 제동이 걸렸다며 몸을 낮추면서도 치열한 물밑 작업을 벌이고 있다.
25일 케이블업계에 따르면 인수합병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곳은 CJ헬로비전과 티브로드다.
CJ헬로비전은 올해 수도권 지역의 나라방송을 시작으로 강원도 지역의 영서방송, 전라남도 지역의 호남방송, 전라북도의 전북방송 등을 차례로 인수했다. 총 인수금액으로 2530억원이 들었으며 가입자수도 50만명이 늘었다.
CJ헬로비전은 기존 부산·경남권에 집중됐던 사업 비중을 호남권으로 확산할 수 있게 됐다. 일각에서는 그룹의 오너리스크가 불거진 상황에서 추가적인 인수가 힘들지 않겠느냐는 지적이지만 CJ헬로비전은 1~2개 지방 SO 인수를 놓고 내부적으로 셈법에 돌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티브로드도 지난달 TCN대구방송과 대구케이블방송을 인수해 가입자가 312만에서 330만명으로 늘어났다. 티브로드 역시 추가 인수합병을 타진하고 있다.
케이블업계가 몸집 불리기 경쟁에 뒤어든 것은 IPTV로의 가입자 이탈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IPTV 가입자는 지난 5월 700만명 시대를 맞은 이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반면 케이블 가입자는 2010년 1508만명, 2011년 1493만명, 지난해 1491만명으로 하락 추세다.
특히 IPTV와 위성방송 플랫폼을 보유한 KT가 ‘접시없는 위성방송’(DCS) 서비스를 연내 도입할 계획이어서 케이블 업계의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피인수 기업들의 기대감도 한 몫 한다. 개별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입장에서도 추가 투자 여력이 없는 상황에서 살아남으려면 M&A가 유일한 대안이기 때문이다. 개별 SO들은 대부분 지방에 기반을 두고 있어 수익성이 낮기 때문에 디지털 전환이나 마케팅 경쟁에 뛰어들기는 더욱 어려운 실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가족이 대물림으로 경영하거나, 경영 여건이 양호한 몇 곳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SO들이 사실상 매물로 나와 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인수합병 시장의 최대어로 꼽히는 씨앤앰의 매각 작업도 초미의 관심사다.
씨앤앰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와 맥쿼리코리아오퍼튜니티는 이르면 9월부터 매각 작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씨앤앰은 국내 3대 복수유선방송사업자(MSO) 중 하나로 가입자 250만 가구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방송 권역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어 ‘알짜배기’ 매물이라는 평가다.
CJ헬로비전과 티브로드는 물론 SK텔레콤 등 통신사와 SBS등 지상파, 롯데 등 케이블 시장에 신규 진입하려는 대기업들도 정조준하고 있다.
다만 케이블 상위업체들간 M&A가 성사되려면 특정 SO가 전체 케이블 가입자의 1/3을 초과하거나 전체 방송구역(77개)의 1/3을 넘을 수 없도록 한 방송법 시행령이 개정돼 규제가 완화돼야 한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시행령 개정이 늦어질 경우 씨앤앰이 권역을 나눠 매각을 추진하는 방안도 검토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게시글 본문내용
|
다음검색
댓글
검색 옵션 선택상자
댓글내용선택됨
옵션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