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우누리 스토리동호회에서 퍼왔슴니다 -.-
-------------------------------------------
『만화 스토리 모임-FREEDOM! (자유게시판) (go SGCSTORY)』 16361번
제 목:[퍼옴] 대여점 문제의 본질
올린이:antikim (김경훈 ) 01/05/24 20:58 읽음: 59 관련자료 있음(TL)
-----------------------------------------------------------------------------
하이텔 ani동에서 퍼왔습니다.
전 사실 이거 읽고... 아니, 정확하게 말해서
이 글 읽고 난 후 다른 사람들이
"감동했다!"
"정말 맞는 말이다!"
"내가 하고 싶었던 말이다"
하고 환호를 지르는 걸 보고
완전히 기가 쭈욱 빠져버렸습니다. (허탈)
지금은 뭐라 대꾸할 여력이 없네요.
전 계속 싸울 겁니다. 포기할 생각은 결코 없습니다.
하지만 인간인지라 타격을 받을 때는 받는군요.
(아니, 상당히 약한 인간이라 타격 받을 때마다 뻗죠)
하지만 가끔은 현명한 동지들의 힘에 의지하는 것도
계속 싸우기 위해서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말 빙빙 돌려서 죄송합니다. 결국 하고픈 말은,
....누가 반박 좀 해주시면 안될까요. ㅠㅠ
단, 받게 될 심리적 타격에 조심하시구...
-------------------------------------------------------------
PRINTER/CAPTURE를 준비하시고
[ENTER] 를 누르십시오.
제 목:문제의 본질 관련자료:없음 [17443]
보낸이:최훈 (pot0 ) 2001-05-23 18:06 조회:163
대여점 문제를 설명하는 사람은 많습니다.
사실, 어느정도는 가리고 넘어가야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이왕 문제가 났으니 좀 차분하게 알것은 알고 가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이런저런 글 보시면 아시겠지만, 저는 기본적으로 만화를 사
는 사람입니다. 특히 한국만화는 대여해본 일이 없습니다. 그
러나, 대여점 체제 자체는 지지합니다. 지지하는 이유는 다른
것이 아니라 기본적인 만화 선택권(대여점 체제가 없어졌을
때 만화의 국적을 불문하고 얼마나 다양한 만화가 출판되겠는
가. 또 공장제 만화도 나름대로 필요로 하는 사람이 많다는
현실) 때문입니다. 공장제 만화를 여러분들은 비판하지만, 이
곳저곳 다녀보면 40대들이 보고 있는 만화는 공장제 만화가
많습니다. 그리고 아주 즐겁게 봅니다. 이른바 잘된 만화는
안봅니다. 쉴려고 만화 보는데, 오히려 피곤하다고 합니다.
다만 현 상황에서 만화가들이 굶어죽게 생겼다면, 그것도 장
기적으로는 문제겠지요. 장기적으로는 사보는 독자건 빌려보
는 독자건 선택권이 줄어들게 되니까요.
그래서 일단 만화에 대한 애정을 이 글에서는 다 접고, 재미
는 없을지 몰라도 순수히 경제적인 관점으로 들어갑니다. 그
래야 좀 더 문제가 정확히 보일 것 같아서입니다.
현재 나타난 현실적인 문제는 단 하나뿐입니다.
"만화가들이 돈을 못번다"는 것입니다. 이것 외의 문제는 모
두 부차적인 것입니다.
1인당 충분한 돈을 벌 환경이 됐다면 아무리 대여점 아니라
대본소 체제가 됐더라도 만화가들이 뭐라고 그러지는 않을 것
이라고 판단합니다. 아무리 공장제 만화가 됐더라도, 마이클
조던을 시급으로 뛰게하는 체제란 주장을 하지는 않았겠죠.
그러면 왜 돈을 못벌게 됐느냐?
만화가들은 이 원인을 '대여점'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원래 만화는 훨씬 많이 팔릴 수 있는데, 대여점이라는 것이
있어서 빌려주고 말기 때문에, 덜 팔리고, 이때문에 작가에게
돌아올 몫이 줄어, 돈을 못 벌고 생계가 위협받고 있다고 합
니다.
그리고, 그 실례로, 대본소가 생기게 이전에는 100만권씩 책
을 판 작가가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면 이 주장은 맞는가?
간단한 산수로 검증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자, 작가가 생계를 위협받는 수준입니다.
다른말로 말하면 작가 1인당 수입이 살만한 수준이 아닐 정도
로 '떨어졌습니다'(라고 주장합니다. 옛날에는 그렇지 않았다
는 얘기가 됩니다).
작가 1인당 수입은 = (출판만화시장에서 만화가들이 벌어가는
총수입)/작가 수
로 나타낼 수 있습니다.
이게 줄어들었다는 것은 분자가 줄어들었든지, 분모가 늘어났
던지가 기본적입니다.
작가들의 주장은 근본적으로 대본소 시장때문에 분자가 되는
만화가들의 총수입이 줄어들었다가 기본적입니다. 원래는 더
많이 팔릴 것을 대본소 시장때문에 덜팔리게 됐다는 것이구요.
그럼 실제로, 분자(출판만화시장에서 만화가들이 벌어가는 총
수입)가 줄었는가를 보죠.
출판문화협회 인터넷 사이트에서 퍼온 통계에 의하면
IMF쇼크인 97년 이후 전체 발간된 일반도서의 량은 3분의1
로 줄어들었습니다. 그러나 같은기간동안에 만화 발행량은 2
배(약 2000만부->4000만부)로 뛰었습니다.
물론 발행해놓고 안팔리는 것도 있겠지만, 그것은 어느 시기
나 비슷합니다.
이것은 무슨 얘기인가 하면,
전체 만화계로 흘러들어간 돈이 3년동안에 두배(매출액 737
억->1470억)로 늘어났다는 얘기고, 만화업계 전체적으로 봐서
는 예전보다 2배로 돈을 많이 벌었다는 얘기입니다.
말하자면 만화계 전체의 파이가 두배가 됐다는 얘기입니다.
그것도 다른 출판업계의 파이가 3분의1로 줄어드는 바로 그
동안에.
이런 현상은 '대여점 효과'가 아니면 설명하기가 힘듭니다.
만화계의 주장은 이런 것입니다. "원래 대여점이 없으면 3배,
4배가 될 파이가 대여점 때문에 2배정도밖에 안됐다"는 것입
니다.
그러나 그런 주장은 아무런 근거가 없습니다. 이런 주장이 설
득력을 가지려면, 최소한 다른 출판시장이 3배, 4배로 성장
하는 와중에 만화만 2배 성장에 그쳤어야 합니다. 이런 데이
터상에서는 대여점 시스템이 없었다면, 만화출판은 3분의1수
준으로 줄어들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한 것입니다.
그럼 왜 현실적으로 '만화가 밥 못벌어먹겠다'는 말이 나오느
냐.
간단합니다. 분자는 늘었는데, 분모가 그 늘어난 분자가 감당
하지 못할 정도로 훨씬 빨리 늘어나 버린 것입니다. 아니면
누가 작가들이 가져가야 할 돈을 가로채고 있든지..
간단히 얘기해서, 만화가 숫자가 너무 많아졌다는 것입니다.
또 다소 정확히 말하자면 그 많아진 만화가 숫자의 대부분을
일본만화가 차지하고 있습니다.
문제가 이렇게 되면, 이건 대여점 체제를 탓하기보다는
좁고 한정된 시장에 만화가가 너무 많은 현실을 탓하는 것이
옳습니다. 그리고, 일본만화가 지나치게 많이 출판되고 있다
는 현실을 탓하는 것이 옳습니다.
파이의 크기가 문제가 아니라, 커진 파이를 어떻게 나눌까가
문제인 것입니다. 한마디로 작가 개인당 시장점유율의 문제가
되는 것이죠.
대본소때문에 파이가 작아졌다면 그 대본소 체제를 바꾸자고
할 수 있겠지만, 파이는 커졌는데, 만화가들이 많아져서 먹을
게 없어졌다면, 출판사들이 늘어서 먹을 게 없어졌다면, 일부
작가가 공장제로 많이 쏟아내놔서 상대적으로 먹을 것이 사라
졌다면, 일본만화가 너무 많이 발행돼서 상대적으로 먹을 것
이 사라졌다면, 그건 대여점을 탓할 것이 아닙니다.
물론 대여점이란 체제가 만화가들의 숫자를 부풀게 만들었다
면 그건 그런대로 가능합니다만, 기본적으로 초과이윤이 남는
장사에 사람들이 붙는 것은 당연합니다. 대본소 체제의 문제
도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조금 돈이 벌어질 것 같으니까, 너
도나도 만화출판하고, 만화를 그리고, 수입해 팔겠다고 뛰어
들어서 결과적으로는 과당경쟁으로 원가도 안나오는 현상이
난 것입니다.
대개 이렇게 과당경쟁으로 원가도 안나오는 상황이 나왔을 때,
원래는 생산력이 떨어지는 업체(만화가)는 망하도록 두는 것
이 원칙적인 시장경제원리입니다. 말하자면 100만부 파는 사
람을 보고 동경해서 만화시장에 뛰어들어 만화가 숫자가 많아
진다-> 1인당 수입이 적어지고 생활도 어려워진다->선배들이
고생하는 것을 보고 만화가의 꿈을 접는다 ->숫자가 줄어든다
-> 100만부 파는 작가가 생긴다 를 반복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것입니다.
그러나 이런 문화상품이라는 것은 그렇게 볼 수 없죠. 작품마
다 개성적인 것이 있고, 기본적으로는 여러 선택지가 생기도
록 보호해줍니다.
특히 만화시장의 경우는 특수한 상황입니다. 그게 바로 일본
만화때문에 그렇습니다.
일본만화시장은 기본적으로 우리보다 크기 때문에, (저작권
의)원가가 엄청 내려갈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야 저작권
계약하고 그냥 사와서 팔아버리면, 나머지 한국작가들 입장에
서 보면 거의 덤핑이나 같습니다.
그래서 시장경제 원칙으로 해결하기는 힘들고, 다른 방법을
강구하게 됩니다.
이런 때 기본적으로 나오는 것이 쿼터제다, 진입장벽이다, 보
조금이다 하는 것이죠. 그러나 역사적 경험으로 보조금 제도
는 대단히 부패만 낳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할 수 있는 정책이라고 한다면 대여점
폐지가 아닙니다.(일단 시장축소가 불보듯 뻔할 뿐 아니라,
대여점이라는 업종의 시장도 사라지게 됩니다. 만화는 공멸입
니다.) 아마 제가 정책담당자라면, 진입장벽(예를 들면, 만화
잡지를 유지하는 출판사만 만화단행본을 발간할 수 있다라든
지, 서점용 잡지에 일단 연재되는 만화만 출판할 수 있다든
지) 쿼터제(어느 정도 이상 일본만화 번역출판에 제재를 가한
다든지) 등의 정책을 쓸 수 있습니다.
물론, 이런 정책수단은 극약처방입니다.
그러나 적어도 대여점 폐지보다는 나은 주장입니다.
이전에 100만부 팔리던 것이 이제는 10만부 팔리니 시장이
10분의 1로 줄어들었다고 하는 주장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홈페이지의 다른 글에는 이런 글도 있습니다.
"시장이 100에서 10이 된 것이 아니라, 시장은 200이 됐고,
당신이 잃어버린 90은 당신과 똑같은 만화가들이 나눠가져갔
습니다"라는 것입니다.
대여점 폐지와 판매시장 이전은 근본적으로 일부 엘리트에게
만화가들의 총수입을 몰아주는 처방입니다. 다른 나라에서는
다 그렇다고 하지만, 그럼 지금 현재 시원치 않은(그것도 본
인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만화를 그리면서 생활하는
사람들의 돈을 빼앗아다 일부 인기작가에게 가져다 주고 밀리
언 셀러를 만들어야겠는가?
전 허무한 질문이라고 봅니다. 그 이전에 만화가 극단적으로
다른 개인적 취향을 쫓아가면서, 각 분야로 산개하는 과정(모
든 사람에게 공감을 얻는 만화보다는 적은 숫자에 큰 공감을
얻는 만화)이기 때문에, 정상적인 시장이라도 앞으로 밀리언
셀러는 힘듭니다.
결국 대여점 문제의 본질은 분배구조의 문제라는 것입니다.
대여구조가 더 유리한 작가에게 지나치게 많은 자원이 분배되
는 현실에서, 일부 작가들은 진정으로 열심히 하는 창작 작가
에게 더 많은 자원이 분배되는 시스템을 만들어달라고 주장합
니다.
그리고 시장이 6분의1로 축소될 수 있다는 가능성에는 눈을
돌린 채 "단기 충격은 오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잘 될 것이라
고 합니다.
물론, 이는 대단히 자본주의적인 정책입니다. 아마 IMF이후에
개혁을 요구했던 외국인들이 보면 아주 좋아하겠군요. 그런
비상상황이 되면, '개혁'이 가능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근본적으로 분배구조의 문제는 독자와는 상관없습니다. 분배
구조는 생산사이드의 문제고 대여점문제는 유통과 소비의 문
제입니다. 독자가 더 사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본질적으로는
'떼쓰는' 수준입니다.
대여점이 몇천인지 몇만인지 모르겠습니다만... 대여점이 한
부 사도 한 부요, 독자가 한 부 사도 한 부입니다. 사서보는
독자가 줄었다고 하지만, 사는 사람(대여점)은 늘었습니다.
대여점이 1만일 경우, 대여점이 없어진 후에 만화가들이 플러
스 이익을 볼려면, 산술적으로는 한 권당 1만명이 더 사봐야
합니다.
그러면, 일단 대여점이 분배구조의 문제이고, 현재 작가들의
수입감소는 다품종 소량출판(특히 일본 번역만화)의 탓이라는
점을 확실히 해 둔 상황에서, 그다음 문제를 지적하겠습니다.
다음은 독자 사이드의 문제입니다.
왜 독자가 부담해야 하느냐고 합니다.
그러나, 일부의 독자 부담은 당연합니다. 어차피 작가들이 굶
어죽는 상황이 지속적으로 발생할 경우 손해보는 것은 독자쪽
입니다. 물론 일본만화만 본다면 상관없겠지만...
특히 1인당 베이스로 볼 때 현재 대여점 체제의 최대 수혜자
는 대여점과 독자 양편입니다(출판사가 수혜자인지는 잘 모르
겠습니다만). 독자는 싼값에 만화를 보고 만족을 얻었고, 대
여점은 파는 책을 대여해서 이득을 얻었습니다. 결국 대여점
체제를 누구보다 유지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은 독자와 대여
점입니다.
현 상황에서 더 큰 시장을 만들어준 것은 사실이지만, 결국
장기적으로 체제가 흔들린다면, 어느정도의 비용을 지불하고
현 체제(대여점)를 유지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독자 사이드에서 다소 비용을 더 지불하고 현체제를 유지하려
한다면(물론 만화 안보면 그만이라면 또 그것도 타당한 반응
입니다) 다소의 대여료나 만화책 가격 상승을 감내해야 할 것
입니다.
대여점 입장에서는 그들도 나름대로 리스크를 지고 장사를 합
니다. 대여점 번창한다고 하지만, 대여점 입장에서는 꼭 같은
만화업소만이 경쟁상대가 아닙니다. 대여점의 가장 큰 상대는
PC방입니다. 대여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영업이 안되므로 반
품제도도 생겼습니다.
특히 올 1분기에, 97년 이후 최초로 만화출판이 마이너스 성
장을 했습니다. 대여점 몰락과 비슷한 맥락입니다. 만화 인구
줄어들고 있는 것 같습니다.
사실 만화가들이 가장 많은 수요를 점해주고 있는 대여점을
적으로 돌리고 없앤다면, 공멸입니다. 이젠 현실을 인정하고
파트너로 삼았으면 합니다.
몇가지 더 얘기합니다.
신간만화를 대여하지 못하는 것은 눈가리고 아웅입니다. 빌려
달라고 하는데, 못빌려줄 이유가 어디있습니까. 그까짓거 기
계에 찍지 않고 빌려주면 그만입니다.
일본에서 신간 CD를 대여해 주지 않는다는 글을 봤는데, 그게
어느나라 얘기입니까? 제가 살았던 일본에서는 신간 나오는
날까지 적어뒀고, 그날 아침 되면 신간 CD불티나게 대여돼 나
갑니다. 더군다나 일본에서는 MD라는 디지털 복사기능이 달린
기계가 있습니다. 뮤직센터의 대부분에 달려있구요.
대부분의 음악팬들이 하루만 빌려서 MD로 뜬 다음에 당일 저
녁에 돌려다 줍니다. 가사집이 없다구요? 중요한 CD는 베스트
타이틀 가사를 복사해서 빌려줄 때 하나씩 끼워줍니다. 아랫
분 CD가 완벽하게 복사가능하고 CD대여점이 생긴다면 그날로
궤멸이라고 하셨습니다. MD 는 음질 손상도 없습니다. 그래도
체제가 잘만 돌아갑니다. 전국의 CD대여점 숫자가 CD발매의
브레이크 이븐 포인트를 훨씬 넘어가기 때문입니다. 물론 가
수 한사람당 먹고살 돈이 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살 사람에
게는 특전을 주는 게 전략입니다.
창작 사이드에서 얘기합니다.
애쓰고 그려서 1권 파는데 300원, 대여점에서 한번 빌려주는
데 300원, 왜 재주는 곰이 넘고 돈은 다른 놈이 버냐고 합니
다.
이제 그런 주장은 안 보았으면 합니다. 작가가 작품 만드는데
비용이 얼마 들지 모르지만, 대여점은 최소한 8번~9번 이상
빌려줘야 본전 아닙니까. 아홉번이나 열번째 빌려줘야 권당
300원 이익이 생기죠. 너무나 당연한 얘깁니다. 대여점 아저
씨 한번 빌려주는데 300원은 작가가 가져갑니다.(샀으니까요)
또 300원은 그다음 출판사의 몫입니다. 그리고 이사람 저사람
의 몫이 다 들어간 다음에, 대여점이 이득을 보는 것은 바로
그다음입니다. 너무 간단하고 뻔한 얘기입니다. 읽는 사람이
바보도 아닌데...
반품 얘기도 이제는 하지 마십시오. 반품이 되면, 여러분들
주장하신 대로 공장제 시원치 않은 작가는 힘을 잃으니 좋은
것 아닙니까.
게다가 모든 산업은 그런 구조입니다. 왜 만드는데 돈한푼 안
낸 서점이 마진을 먹어야 하나요? 정가에 인세가 포함돼 있다
구요? 좋습니다. 그럼 헌책방은 어떻게 설명을 하나요? 왜 집
만드는데 땀흘리며 일한 사람들의 임금보다, 만들어진 집에서
월세 받아먹는 사람이 더 돈을 많이 법니까? 왜 집만드는 데
기여한 일도 없는 복덕방이 돈을 법니까?
여러번 말하지만 대여점도 리스크를 부담하고 자기자본을 투
여해서 장사를 합니다. 실패하면 망하는 것은 만화가나 대여
점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안빌려가는 책을 많이 가져다 놓으면
장사 안돼서 망하고, 옆에 큰 대여점 들어오면 망하고, 다른
대여점보다 100원 비싸게 대여해 주면 망합니다. 그게 우리
사회를 이끌고 있는 기본논리이구요.
렌탈용은 원래 싸게 만드는 겁니다.
렌탈시장과 구매시장이 있는데, 렌탈용에 높은 가격을 붙이고
구매용에 낮은 가격을 붙인다는 아이디어는 이곳에서 처음 봤
습니다. 자꾸 대여점이 부당이익을 보고 있다고 생각하니까,
대여점에서 돈을 빼앗자고 생각해서 이런 말을 합니다. 그러
나 그건 바르지 않습니다.
구매용이 더 싼데 어느 점포가 미쳤다고 비싼 렌탈용을 들여
놓습니까. 단속이라고 하지만, 누가 단속을 합니까? 단속에도
비용이 필요한데...
싼 가격의 렌탈용 제품을 사고 렌탈에서 생기는 이익을 작가
에게 나눠 주면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몇번 렌탈이 되는지를 제대로 신고할 리가
없으므로, 렌탈용에는 작가 인세부분을 더 높여줘서, 그냥 책
이 판매가 되는 순간에, 작가가 이익을 얻도록 하자는 것입니
다. 그리고 줄어드는 부분에 대해서는 출판사가(저는 그정도
로 출판사가 이익이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만)
부담하고, 그게 문제가 된다면, 대신 판매 단행본에서 출판사
의 이익부분을 올려서 보충한다면 된다는 생각입니다. 만약,
서로의 비율을 조정할 수 없을만큼, 원가에 문제가 된다면,
그땐 대여가격과 판매가격을 올려야 합니다. 그리고 그것은
대여점 유지비용으로서 독자가 약간 부담하면 된다는 얘기입
니다.
이건 별난 얘기도 아니고, 셋트메뉴처럼 당연한 과정입니다.
우리 만화가격이 비싸냐 안비싸냐 합니다.
기본적으로 우리 만화가격은 소득수준에 비해 비쌉니다. 특히
일본하고 비교하면 그렇습니다. 게다가 일본 독자들의 실질구
입가격은 250~300엔 정도 아닌가 싶습니다. 헌책방 때문에 그
렇죠. 꼭 헌책가격이 그렇다는 것만이 아니라 제값주고 산 독
자들도 420엔짜리 신간 단행본을 100엔 안팎을 받고 서점에
판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질적으로 그렇다는 얘기입니다.
그러나 비싸도 할 수 없습니다. 우리나라의 시장이 좁아서 그
런 것이니까, 일본 가서 벌어 사라는 말밖에는 할 수 없습니
다. 대신에, 일본에서는 볼 수 없는 한국적인 만화(있느냐 없
느냐 하지만, 저는 있다고 봅니다)를 볼 수 있다는 데 위안을
삼아야죠.
물론 가격 인상을 해도 그래봤자, 또 장사 잘되는 듯 하면,
뜯어먹으려 달려드는 새로운 출판사등이 나타나서 도루묵이
될 것이고, 또다시 가격인상이 필요할 것입니다. 근본적인 해
결책은 아닙니다.
본래 이런 산업은 문화산업만 아니라면 아무리 해도 경쟁력이
생길 수 없는 산업입니다. 원래대로 하면 한국은 만화산업을
포기할 수 밖에 없다고 보입니다. 그러나 그럴 수는 없죠. 바
로 그게 문화의 다양성이라는 것입니다. 조금 비싸도 할 수
없는 것입니다.
좀더 상상하면, 대여점체인과 출판사가 계약을 맺고, 대여점
이 특정 출판사 책을 싼값에 직접 공급받는 대신, 일정액을
인세료로서 지불하는 방법을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모두가 출판사, 작가들이 성의만 있다면 충분히 예상할 수 있
는 방법입니다.
계속 답답한 것은, 이런 아이디어는 기본적으로 만화가-출판
사-대여점간의 상호협상으로 모두 가능한 것입니다. 그리고
창작사이드에서 활발히 제기돼야할 제안입니다. 하긴 타도대
상으로 보는데 무슨 타협 아이디어가 나올까요. 공멸이 뻔한
데(대여점 폐지주장은 공멸의 또다른 길입니다) 독자에게만
책임을 돌린다는 것은, 아무리 좋게 봐도 독자를 이용해서 협
상을 편하게 하자는 것에 불과합니다.
아래 글도 있습니다만, 만화를 사는 사람에게도 욕설섞인 일
부 만화가의 글은 언짢았습니다.
저는 기본적으로 창작 사이드 내부의 밥그릇 싸움이라고 봅니
다. 일단 내부적으로 뭔가를 이룬 다음에 대여점 폐지를 다루
든지, 인상을 다루든지 한다면, 그때는 독자들도 상당수 태도
가 달라질 것입니다. 그래도 해줄 수 있는 것은 비싼 책과 대
여료를 부담하는 정도겠지만.
뭐, 그래도 안되고 꼭 불법화해서 없애야 겠다면,
아래 좋은 답안이 있습니다. 만화가들 소송 해 보시죠.
------------------------------------------------------------------------------
PRINTER/CAPTURE를 OFF 하시고
[ENTER] 를 누르십시오.
제 목:독자는 봉인가. 관련자료:없음 [17399]
보낸이:오창세 (펭귄대왕) 2001-05-22 22:18 조회:241
아래 이자룡님께서도 적어주신 내용이 있듯이, 대여점과 작가의 권리라는 문제가
논의될 때 독자의 입장은 철저히 배제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대여점과 작가는 생
계라는 현실적인 문제가 걸려있고 독자는 그것을 유희로서 즐긴다는 입장 차이가
있기 때문에 그럴 수 있지만, 실제로 만화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시장의 파이 자
체를 키울 수 있는 가능성은 독자에게 있는 것 아닙니까?
실제로 시장을 굴리는 기름, 즉 돈을 지불하는 독자는 완전히 이 문제에서 제 3자
로 물러나 있습니다. 대여점이 되었건 단행본 판매가 되었건 결국 돈은 독자 주머
니에서 나오는 것인데.
아래 작가분의 글이라는 것. 솔직히 기분 더러웠습니다.
작가가 작품을 읽어주는 독자를 적으로 돌린 격이니까요. 사서 보는 사람만 내 독
자 하련다-하는 그 심정을 이해 못할 바는 아니지만 빌려보는 사람의 작품 사랑을
무시해 버린 것입니다. (참고삼아, 저는 대여점 안가고 보고 싶은 것은 사서 보는
주의입니다. 좋아만 하면 국적 안 가리지만 일본만화 비중이 압도적일 수밖에 없
군요)
작가와 독자를 이어주는 경제적인 끈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작가와 독자 사
이에 작품을 통해서 이루어질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을 부정한 것입니다.
그러면서 대여점에게는, 먹고살아야 하니까. 납득한다는 식의 발언을 하고 있더군
요. 적으로 돌려야 할 대상을 한참 잘못 찾았습니다.
아니아니. 현실적으로 책을 사 가는 곳은 대여점이니까 대여점 편을 들어줘도 이
상할 것은 없겠군요. 골백번을 빌려봐도 작가 자신에게 한 푼 안 떨어지는 대여료
나 내는 독자 편을 들어줄 이유가 없겠죠.
철저하게 독자는 이 밥그릇 다툼에서 소외되고 있습니다. 아무리 작가를 좋아하고
작품을 좋아해도 돈 3천원 쥐어주지 못하는 팬은 작가한테 이새끼 콱 죽여 버린다
하는 소리나 듣는 판입니다. 하하, 참 나.
아니 작가 입장도 이해한다니까요. 단지 독자 입장에서 생각하면 그렇다는 것이
죠. 작가분이 빌려보는 독자를 독자로 인정하지 않는 것과는 별개로.
지금은 만화가 단체보고 대여점 없애라고 데모하라고 할 판이 아니라 만화 독자가
독자 권리 찾기 운동을 일으켜야 할 때일지도 모릅니다.
죽치고 앉아서 대여점이 나쁘네 없앨 수는 없네 갑론을박 해 봐야 남의 밥그릇 싸
움 대신해 주는 꼴이고 당사자가 옴짝달싹하지 않고 남 탓만 하고 있으면 헛구호
에 불과합니다.
제대로 된 애장판 단행본, 옛날 출판/연재된 그대로의 무수정 복각판, 쓰레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공장제 만화와 표절작가의 퇴출. 사서 보는 사람이건 대여점
에서 빌려 보는 사람이건 독자 된 입장으로 서로 공통되게 바라는 것은 많지 않습
니까?
만화가가 돈 벌면, 단행본 많이 사서 돈 벌게 해 주면, 자기가 자기 작품 애장판
내줍니까? 김파마 아저씨가 둘리나라 설립한 것은 캐릭터 프랜차이즈 하려는 것이
지 자신이 그린 단행본 제대로 찍어주려고 회사 만든 게 아닙니다.
몇 년 전까지 저희 동네 서점에서 만화책을 다량 취급하고 있었습니다. 벽쪽 책장
3단을 가득 채우고 카운터 바로 앞 책장까지도 채우고 있었습니다. 인기 있는 타
이틀 신간은 나올 때마다 밖에 써 붙여서 광고했고 당장 없는 것은 주문 받아 갖
다 주기도 했습니다. 신간은 서두르지 않으면 팔려서 없어졌고 제 눈앞에서 열혈
강호나 오늘부터 우리는 같은 만화 전질을 사가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그러던 것
이 해적판 만화와 불건전 만화 일제 단속의 폭풍이 불면서 서점에서 만화가 사라
져버렸습니다.
그 일들, 기억하시는 분은 기억하실 겁니다. 해적판이면서도 제법 명성이 높았던
제삼아트 등이 그때 작살이 나서 사라졌으니까요.
서점에서는 만화책을 취급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다시 조금씩 취급하고 있
지만 그때만큼 활발하지는 않고 만화책을 취급한다는 자체에 서점 아저씨는 항상
위험부담을 느끼고 있습니다. 언제 또 그런 일이 생길지도 모른다고. 저는 아직도
그 당시 휑하니 기타 반주책 몇 권만 처량하게 달랑 던져져 있던 그 빈 책장을 잊
지 못합니다.
성격이 좀 틀릴지도 모르지만, 저작권을 위협하고 만화가 생계가 어려우니 도서
대여점을 때려잡자는 얘기가 나온다면 올림픽에 오신 외국 손님들 보기 안 좋으니
포장마차 부숴 버려라 하는 대머리랑 똑같은 소리고 봉급 생활자 의료보험 재정
떼다가 자영업자 지역 의보 퍼주자는 얘기와 동급입니다.
한국인 저작권 의식, 미국이나 일본에 비해 그리 떨어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정부
가 강제적으로 주입한 덕분에 더 높을지도 모릅니다.
그 예로 1990년대 초 한창 인기를 구가하던 MSX 컴퓨터로부터 소프트메이커들이
약속이나 한 듯이 일제히 시장을 이탈한 것은 기계의 성능 문제가 아니라 강력한
카피 툴 때문에 10%를 밑도는 정품 사용률이 원인이었습니다. 한국 말고 일본에서
요. 그 후로 일본에서 특별히 '정품을 씁시다. 저작권을 지킵시다' 하는 운동이
대대적으로 벌어진 것도 아닙니다. Log-in등의 컴퓨터 잡지에 일본 소프트웨어 협
회에서 게재한 불법 카피 추방 캠페인이 실리는 정도였습니다.
상품화된 카피 툴 킷은 한국이나 홍콩, 대만이 아니라(여기선 잘해야 크랙이나 나
오지) 미국이나 일본에서 나옵니다. 미국이 그렇게 정품 많이 쓰고 있으면 M$가
미쳤다고 그렇게 기업 이미지 버려가면서 시장 옥죄고 감시하고 불평등 소비자 약
관 만들어 넣겠습니까. 한국 한 곳만 보고 제품 그렇게 만드는 것도 아닌데.
하여튼, 서점에서 만화가 사라지면서 만화를 취급하는 역할이 소설이나 무협지,
각종 월간지 등이 주축이던 도서 대여점으로 옮겨갔습니다.
이전에도 도서 대여점에서 만화도 취급했습니다만, 이 시기 이후로 만화를 접할
수 있는 길이 이 도서 대여점으로 한정되어 버렸습니다. 갑자기 도서 대여점에서
만화 취급이 늘어난 게 아니라 만화를 보는 길이 그것밖에 없었습니다. 사실 그때
까지의 대여점 만화라는 것, 발행되는 타이틀 수에 비하면 턱없이 모자랐고 주력
이 무협지였던 만큼 구색 맞추기로 인기 있는 만화 몇 종류 갖다 놓는게 고작이었
습니다.
살 수 있는 방법이 찾아보면 있지만 솔직히 말해서 만화는 사본다는 주의인 저도
왕복 두 시간이 걸리는 도매서점 한 번 짬내서 찾아가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나마
인터넷 서점이 생긴 덕분에 어느 정도 편해지긴 했습니다.
만화책을 단지 짬짬이 즐기려는 사람에게 이런 노력을 요구한다면 '손님 떨어집니
다'
'영화는 돈 내고 보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해서 영화관에 가는 것이 아니라 '영
화는 영화관에서 보는 것'이기 때문에 영화관에 갑니다.
만화는 어떻게 보죠?
지금은 분명히 '만화는 대여점에 가서 보는 것'이 되어 있습니다. '빌려보는 것'
이 당연해서 대여점 가는 게 아닌 상황입니다. 솔직히 도매점에 가서 만화 사는
것은 서점 주인이나 대여점 주인이 가서 끊어오는 거지 일반 독자가 도매점에서
만화 사다 보는, 즉 도매점이 소매를 하는 게 정상적인 유통 구조일까요?
이런 상황에서 대여점을 없애느니 마느니 하는 것은, 독자 입장에서 보면 만화를
즐기는 거의 유일하고 편리한 방법이 없어지는 얘기입니다. 반발이 생기는 것은
당연합니다.
저는 대여점 편이 아닙니다. 오히려 대여점을 싫어합니다. 하지만 대여점의 반대
편에 선 의견을 내는 것에는 지금은 찬성할 수 없습니다.
저는 작가 편을 들어줄 수 없습니다. 단지 작가분들이 작품하기 좋은 환경이 된다
면 좋겠다는 막연한 희망만 할뿐입니다.
우리는 독자입니다. 독자 입장이고 독자 편입니다. 독자 입장에서 생각해야 하고
할 수밖에 없습니다.
독자가 작가 편을 드는 것은 작가로부터 좋은 작품이 나오기를 바라기 때문이고
독자가 대여점 편을 드는 것은 싸고 손쉽게 만화를 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독
자에게 이익이 있기 때문에 그러는 것이지 나중에 작가 될 거라서, 나중에 대여점
차릴 거라서 어느 한 쪽 손 들어주고 있는 게 아닙니다.
대여비에 인세를 물린다. 대여용 애장용 따로 만든다. 결국 독자가 돈 더 퍼내라
는 얘기인데, 탁까놓고 말해서 총 맞았습니까? 이런 얘기에 손 들어주게. 어려운
시장 상황에서 책 사주셔서 감사합니다 소린 못 들을 망정 사보는 놈이 좀 더 부
담하라는 소린데.
쉽게 낡는 대여용 서적..? 이거 30년 전으로 돌아가자는 얘깁니다. 한국만화 역사
에 관한 책을 조금만 읽어 보셨다면 옛날 총판이 대본소와 작가들 쥐고 흔들던 시
절로 돌아가자는 얘기라는 걸 아실 겁니다. 대여점 그런다고 어지간해서 책 안바
꿉니다. 빌려보는 사람들만 똑같은 대여료 내고 누구는 새 책 보고 누구는 너덜너
덜한 걸레 보는 꼴이 나옵니다.
자기 밥그릇이 아닌 남의 밥그릇 챙겨줄려니까 자기 주머니 까서 주는 저런 어정
쩡한 의견이 나오는 겁니다.
한 발 물러서서 독자는 독자 밥그릇을 지켜야지요. 좋은 만화 싸고 편하게 보자는
겁니다. 솔직히 말해서, 작가가 작품활동하기 좋은 상황만 된다면 공짜로 보는 게
나쁘진 않잖아요. 공짜로 보거나 싸게 보면 작가가 밥 굶으니까 그게 문제지.
얼마나 만화 보기가 힘들면 허영만 선생님이 지금 작품활동 하고 있는지 은퇴했는
지도 모르고 있겠습니까?
300원이냐 3000원이냐 1500원이냐가 문제가 아닙니다. 분명히 돈은 움직이고 있는
데 이게 어딘가 정체 모를 곳으로 새고 있는 겁니다. 만화 팔아서 만화 쪽에 돈
퍼 주는 게 아니라 부동산 투기라도 하고 있던가 아니면 김성모 같은 쓰레기 공장
에 퍼지고 있던가.
공장 차리면 돈 번다고? 발로 그리든 손으로 그리든 날면서 그리든 대여점 수만큼
은 팔린다고?
돈 내는 독자가 되어 갖고 대여점에 압박도 못 가합니까? 대여점이 책 들여오는
밑천은 분명히 독자가 내는 대여료에서 나옵니다. 그따위 쓰레기 공장 만화 들여
놓는 대여점/출판사 고사시켜 버린다고 협박 좀 해 봅시다. 거지같은 번역판 찍어
내는 출판사 없애 버린다고. 대체 언제까지 '내주는 것만으로' 감사해야 하는지.
내 돈 꺼내주고 책 보는데 말입니다.
막말로 김성모 만화 들여놓는 (..쯧 왠지 미안하잖아. 하지만 이쪽이 이해가 빠를
것 같은걸) 대여점 안 간다고, 가지 말라고 안티 저질만화 사이트라도 만들어 대
여점 명단, 출판사 명단 올리는 겁니다.
왜 이런 꼴을 내버려두고 독자가 돈 더 주자. 그래야 합니까? 단행본 많이 나가면
작가에게 인세 더 갈까요? 아마 안 갈걸요.
제가 출판사 사장이라면 그러겠습니다. 작가에게 장부 까서 보여주는 것도 아니
고, 상대적 약자인 작가가 출판사에 가서 내 책 몇 권 팔렸나 장부 보여주소 그러
겠습니까. 인지가 붙길 하나 뭔가 통계를 매길 근거가 없는데.
모르긴 해도 지금도 작가에게 더 줄 수 있을 겁니다. 인세가 소매가격 10%라는게
(한 권에 300원이라는게) 어느 근거로 너 그것만 받아 하고 출판사가 정해줬을까
요. 30, 50% 정말 못 주는 걸까요. 도매상에서 파는 가격을 보아하니 소매점이 소
매가의 15-20%를 자기 몫으로 가집니다. 그림 그리고 콘티 짜고 작품 만들려고 머
리 뽀개지게 노력한 작가보다 소매점이 훨씬 많이 가져가는군요.
총판이, 출판사가 작가들 쥐고 흔들려고 굶어죽지 않을 정도로 주는 것이 아닐까
요? 그 와중에 꿈과 희망을 잃지 않게 하려고 몇 사람 인기 작가 만들어주고 상패
하나 들려주고. 눈치 빠른 사람은 돈 좀 더 집어주고. 아아 상상입니다. 믿지 마
세요.
만화 출판사 너 책 팔아서 번 돈 어따 썼길래 작가가 굶어죽는다고 독자들한테 하
소연이나 하고 있냐? 장부 좀 까봐라. 아니면, 무슨 번역을 이따위로 해서 내놨
냐? 책 회수해서 다시 해서 내놔라.
대부분 공산품에 소비자들이 막강한 파워를 갖고 항의해서 리콜에 재무공개까지
끌어낼 수 있는 요즘 세상에 이런 소리는 커녕 최소한의 당연한 요구도 못하는 건
만화 독자 대부분이 어린 사람들이기 때문이겠죠.
..만화 보기 싫어지지 않습니까? 만화나 본다고 천대받고 괄시받는 것도 지겨워
죽겠는데 출판에서 총판, 대여점, 작가까지. 만화업계 사람들이 몽땅 독자를 봉으
로 봅니다.
그런데 거기서 또 독자들끼리 머리 맞대고 나오는 얘기가, 우리가 좀 더 퍼주자.
제가 출판사 사장이고 만화 작가라도 독자가 봉으로 보이겠습니다.
..이렇게 써 놓고도 뭔가 뾰족하게 바꿔놓을 수 있는 방법을 모르겠다는게 더 화
가 납니다.
어떻게 할까요. 까짓 만화 보지 말고 살까요. 그래도 보고 싶어 죽겠는데 어째.
..저는 만화 시장에 대해서 아무 것도 모릅니다. 그래서 위에서 쓴 소리가 헛소리
에 지나지 않고 아시는 분들이 보면 눈자위가 뒤집어지고 핏줄이 서게 화나는 소
리일지도 모릅니다.
독자가 권리 찾기라도 하겠다고 하면 그까짓 서푼짜리 만화 시장 안하고 말지 하
고 아예 접어버릴 출판사들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3천원도 3백원도, 소중한 나의 돈입니다.
3백원이라고 길거리에 함부로 내버릴 수 없고, 필요하면 3천원, 아무한테나 턱 쥐
어줄 수도 있습니다. 왜 내가 지불하는 돈을 그렇게들 우습게 보는 걸까요.
<연합뉴스> 05/28 15:39 폭력배 동원 채무자 폭행한 20대 4명 영장
이런 잔돈푼 같은 돈, 코묻은 돈 모아서 그 커다란 출판사들이 굴러가고 외국 작
품 라이센싱 해 오고 작가들 고료 인세 지급하고 직원들 월급 주고 하는 것 아닙
니까? 그 돈이 그렇게 만만하고 적어 보여요? (..어이, 누구한테 하는 얘기냐)
독자가 독자의 권리를 찾을 수 있는, 뭔가 좋은 방법이 없을까요.
------------------------------------------------------------------------------
PRINTER/CAPTURE를 OFF 하시고
[ENTER] 를 누르십시오.
쩝.. 우울할 따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