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이란 / 이성경
나이가 들어 아이를 낳을 수 없는 늙은 아브라함과 사라에게
아들을 주겠다고 약속하시고는 이삭을 낳게 하셨다.
일반적인 믿음은 있지만 불가능한 일이라며 그 약속을 믿지 않던
아브라함과 사라였다.
그래서였을까, 아브라함의 믿음을 시험하고자
어느 날 아브라함을 불러 이삭을 바치라고 하셨다.
어차피 인간으로서 아브라함은 아들을 낳을 수 없었으니 하나님의
명령이 억울한 일도 아니었다. 주었다 뺏는 것 같았어도.
그런데 바치라는 것은 죽여서 제물로 삼으라는 의미였다. 한마디로
아들을 죽이라는 뜻이었다. 부모로서 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아브라함은 거역하거나 불평하지 않고 그대로 하였다.
결론은 그런 아브라함의 믿음을 보시고 이삭을 죽이지 말라고 하신 후
복을 내리셨다.
아브라함도 하나님의 것, 이삭도 하나님의 것이니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이 취하는 것은 당연하다.
다만 하나님이 취한다는 것은 주인이 사람을 함부로 부리고 다루는
인간의 방법과 달리 아브라함에게 하신 것을 본다면 부모가 자녀에게
가장 좋은 것으로 크게 복을 주는 것과 같다는 것이다.
더울 때는 그늘이 되고 비바람이 몰아치는 날에난 안전한 피난처가
되는 존재이기도 하다.
그래서 성경 구절에 있으면서 복음성가에도 있는
너는 내 것이라고 하는 것이 크게 와닿는다.
나도 내 가족도 하나님의 것이라는 것은 하나님이 나와 내 가족에게
복이 되고 방패가 되니.
그럼에도 세상을 살다보면 눈에 보이고 귀에 들리는 현실과
맞닥리게 되고 믿음 보다 세상을 보는 눈이 더 커지게 되니
아브라함의 믿음은 신앙심이 투철한 사람이라도 갖기 힘들다.
보이지 않는 하나님에 대한 믿음은 차치하더라도 부모 자식 간에도
믿음을 유지하기 힘든 게 세상을 살아가는 일이다.
큰애가 군에 있을 때 '난 너를 믿는다'라는 말이 잠깐 유행처럼
들렸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자식에 대한 믿음도 밖에서 들려오는 소문에
흔들리는 게 인간 부모의 마음이다.
당신 자식이라도 다 잘 하는 것 아니에요. 밖에서 어떻게 하는지
알 수 있어요? 오래전에 당돌한 여자애가 나에게 대놓고 했던 말이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난 본 적도 없는 그 여자애의 당찬 말보다
내 아들을 믿는 것이 컸다. 습성이라는 것은 부모를 닮기 마련이니까.
내가 내 습성을 알고 내 애도 나를 닮았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여자애는 나를 떠보고 있었던 것이다.
믿음이란 뭘까? 단순히 그럴 사람 아니야 하는 정도일까?
확고하게 믿는 것을 말하고 어떤 상황을 만나더라도 흔들리지 않는 것이고
결국은 처음에는 뒤통수를 맞은 것처럼 충격을 받았지만
아브라함처럼 하나님께 철저히 순종하는 것이라고 하는 게 맞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