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되면 찾아오는 귀한 보물, 전복과 함께 하는 남도 여행!
봄이 먼저 찾아오는 곳. 완도와 청산도. 이른 봄을 만끽하기 위해 그곳으로 떠났다.
그런데 이곳에 가면 꼭 맛 봐야 한다는 음식이 있다는데. 그것은 바로 전복!
봄이 되면 찾아오는 귀한 보물, 전복과 함께 한 완도와 청산도의 맛 이야기를 함께 해 보자
금강산도 식후경. 완도에 오면 맛봐야 할 음식은? 바로 전복!
전라남도 완도. 이곳은 봄이 되면 제철인 귀한 수산물이 있다. 그것은 바로 전복!
우리나라에서 봄이 먼저 찾아온다는 따뜻한 곳. 완도에 도착하자마자 비릿한 바다 내음과
싱싱한 해산물들이 나의 발길을 이끈다. 그런데 완도를 찾은 관광객들이 너도나도 꼭 맛 봐야 한다는 음식이 있다는데. 그것은 바로 전복!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했다. 그래서. 본격적인 여행 전부터 전복 음식을 맛보기로 했다. 전복 전문 음식점에서 맛보는 전복 정식! 전복죽에서부터 전복밥, 전복 구이, 전복 회 등 보기만 해도 눈이 휘둥그레지는 음식들이 나의 눈길을 빼앗았다. 맛은 두말하면 잔소리! 싱싱한 전복을 먹으니 몸부터 건강해지는 느낌이다. 이번 여행은 시작부터 힘이 솟는다.
<군소무침>
<해삼물회>
느리게 사는 참 즐거움이 있는 곳. 청산도
완도 여객터미널에서 배를 타고 남동쪽으로 45분을 달리다보면 푸른 바다 한가운데 대한민국‘슬로우시티’ 청산도가 있다. 느리게 걷는 길 속에서 봄을 알리는 유채꽃을 만났다. 노란 유채꽃 사이로 들리는 사람들의 웃음소리. 청산도는 최근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으로 유명해졌다는데. 청산도의 느리게 걷는 길은 청산도 주민들의 마을 간 이동로로 이용되던 길이였단다. 아름다운 풍경에 취해 저절로 발걸음이 느려진다 해서 슬로우길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이 길을 걷다보면 한눈에 들어오는 경치는 답답했던 마음을 풀어줄 뿐 아니라, 마음의 안정까지 되찾게 해 주는 묘한 매력이 있다. 내가 청산도를 찾았던 날은 마침 청산도 슬로우시티 축제가 열리고 있었던 날. 올해 4회째를 맞이한 축제장은 관광객들로 북적인다. 축제장에서 만난 푸른섬밴드는 청산도의 명물! 슈퍼마켓 주인부터 굴삭기 기사까지 청산도 주민들로 구성된 섬마을 밴드다. 청산도를 사랑해 이 일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하는 푸른섬밴드의 단원들! 청산도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새로운 재미를 선사하는 밴드 사람들의 좌충우돌 공연 도전기를 함께 했다.
서편제의 그곳. 당리마을
청산도의 해안을 따라 1km쯤 올라가면 나오는 한 마을. 영화 서편제에서 돌담 사이 황톳길을 따라 주인공들이 진도아리랑을 흥에 겨워 부르며 내려오던 그곳이 바로 당리마을이다. 봄이면 돌담길 안 쪽으로 푸른 보리밭이 펼쳐지는 당리마을은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않는 조용한 마을인데. 당리마을의 구들장 논을 쟁기질 하고 있는 소를 몰고 있는 할아버지를 만났다. 신식 농기구보다 소가 좋다는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듣고 길을 다시 나섰다.
길을 걷다보니 독살을 하고 있는 마을주민들을 만났다. 봄이 되면 해삼과 톳을 잡는다는데. 특히 청산도는 싱싱한 해삼과 질 좋은 톳으로 유명하다고. 당리마을 주민들과 함께 서울에서는 좀처럼 맛보기 힘든 해삼과 톳으로 만든 밥상을 맛 보았다.
오동통한 전복이 가득한 곳. 전복 양식장
청산도에는 전복 양식장이 많다. 주민들의 반 이상이 전복양식업을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특히 지금이 매우 분주하다는데. 그 이유는 바로 전복이 5월부터 산란기에 들어가기 때문에 산란 전, 모든 양분을 머금고 있기 때문에 탱글탱글한 살을 자랑하기 때문이란다. 맛있는 전복은 어떻게 자라는지 궁금해진 나. 전복 양식장을 찾았다. 그런데 전복 양식장에 전복은 보이지 않고 수많은 미역과 다시마가 오고가는 모습뿐이다. 알고 보니 미역과 다시마는 바로 전복의 먹이란다. 바다 속에 있는 전복을 건져 올리고 전복집에 붙어 있는 전복을 뜯어내고 선별한다. 보기만 해도 먹음직스러운 전복이 한 가득이다.
자연산 전복을 찾아서. 해녀를 만나다
양식 전복을 보고 발걸음을 돌리려는 찰나. 마을 주민들이 이곳까지 왔으니 자연산 전복도 한번 맛보고 가라고 부추긴다. 자연산 전복을 보려면 인근 바다에 나가면 된다는데. 무작정 바다로 향한 나. 그곳에서 해녀 할머니들을 만났다. 무리지어 모여 있는 해녀 할머니들. 무엇을 하시나 물어 봤더니 자연산 전복을 따러 나갈 준비를 하고 계신단다. 이때를 놓칠 수 없지! 할머니들의 뒤를 무작정 쫓아갔다. 수십년 경력의 베테랑 해녀 할머니들이 푸른 바다 속을 누비며 크고 싱싱한 전복을 따오는 모습이 흡사 한 마리 인어와도 같다. 배 위에서 썰어먹는 전복회는 아무리 돈이 많아도, 아무리 시간이 많아도, 이곳이 아니면 경험하기 힘든 귀한 보물과도 같은 경험이다.
소박함과 정성이 묻어나는 전복 밥상
자연산 전복도 먹었겠다. 마을을 좀 더 둘러보기로 했는데 짭쪼름한 냄새에 그만 발걸음을 멈추고 말았다. 부끄러움도 무릅쓰고 집안으로 들어가 보니 저녁준비가 한창이다. 오늘 저녁밥상에 오를 음식은 바로 전복 장조림과 전복김치! 전복으로 장조림과 김치를 만들다니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낯선 방문객도 따뜻하게 맞아주시는 아주머니의 따뜻함과 소박하지만 한없는 정성이 들어간 전복 밥상에 마음은 물론, 몸까지 건강해지는 느낌이 차오른다.
남쪽의 봄맛을 찾아 온 곳. 완도와 청산도. 이곳에서 뜻하지 않게 맛봤던 전복. 그리고 전복과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의 순진하고 마음 따뜻해지는 이야기는 나의 여섯 번째 여행을 더욱 풍성하게 채워주었다. 마음 뿐 아니라 몸까지 건강해지는 이번 여행길에서 찾아낸 특별한 맛. 다음번에는 또 어떤 맛의 여행이 기다리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