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 참!...너답다...이렇게 까진곳이 농이 질정도면 술도 먹지말고, 피곤하게 다니지도 마셔야죠"
"이 용석!!! 그만해라...내가 왜 니 놈에 병원에 왔나 후회 중이다."
까진 다리가 쉽게 낫지 않아서 할 수 없이 의리를 밥말아 먹어버린 친구의 병원에 오고 말았다.
"그렇게 왜 왔냐!!!!!"
"회사에서 젤 가까와서 왔다...됐냐"
"김 간호원 향생제 주사 가져와요.....넌 가서 엉덩이 까고 누워..."
"야...근육 이완제도 같이좀 놔주라....담타다가 떨어졌는데...삭신이...."
"약으로 먹어"
"이씨....치사한 넘.......뭐야!!! 야!!! 왜 니가 주사기를 들고 들어와!! 간호원이 와야지...
넌 의사잖아..."
"의사는 주사 못놓냐.."
"이게 미쳤나....아니 요즘 이넘들이 다 미쳤나 왜 다들 지랄들이냐..!!!!....안나가!!!!!"
[아무리 핏뎅이 친구라도 그렇치 내가 나이가 몇개인데 궁둥이를 까냐구...]
나는 주사를 맞고 나와서 일갈을 토했다.
"미친!!! 도대체 니들은 그렇게 할 일이없냐??? 나이가 쳐 드실만큼 쳐드셔서 내가 늘 말했듯이
니들은 나의 친구들이며 내 사전에....."
"밥이나 사!!! 시끄러우니까....너한테 병원비 받을 맘없어"
"이씨...밥값이 치료비 보다 더 드는데....근데, 스타킹 신으면 안돼??"
"안돼"
"어!! 뭐 먹을래?"
"일식!!!!"
"넌 인간아,..벌기도 나보다 몇배는 더 버는 인간이 나같은 직딩한테 비싼걸 얻어 쳐드시고 싶냐???"
"어!!!!!!"
우리는 회사근처 회전 일식집으로 자리를 옮겼다.
처음에 병원을 갔을때는 우정에 대한 예의이고 금이 가는것이 싫어서 아픈걸 핑계로 갔지만,
우린 여전한 핏뎅이 친구가 맞았다...
"넌 누구 체질이냐??? 기집애가 보신탕, 추어탕 못먹는게 없으니..."
"울 아빠...허긴 울 아빠도 보신탕은 못먹는데...ㅋㅋㅋ"
나랑 용식이는 자리에 앉아 먹는 음식을 가지고도 쌈박질을 하고 있었다..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나고,
"어?? 송대, 병원간다고 하지 않았나??"
"네!!! 병원갔다가 도둑넘 만나서 지금 삥뜯기고 있네요."
용식이는 자리에서 일어나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 이 용식입니다. 송미선씨 남자친구 입니다."
"아!!! 네???? 남친이요???"
"부장님!!!! 그냥 친구,...just friend...."
"그래,...just friend.."공부장이 머리를 긁적거리며 쳐다본다.
사실 몇몇 직원은 용식이가 친구이며 회사앞 병원에서 의사란걸 알고 있지만, 이렇게
공부장 이하 직원들이 모두 마주하긴 처음이였다.
그런데 왜 저들이 구내 식당에서 식사들을 안하고 전부다 나와서 식사를 하는건지 궁금해졌다.
"아!!! 이본부장님 여기입니다."
'오늘 너희 부서 사람들 모두 외식하나보다'
'신경끄고 먹기나 해라'
'저기 저 어린 녀석이 너희본부장이냐' 용식이랑 나는 무슨 죄인도 아닌데 머리를 숙여가며
접선을 하고있었다...
'넌!!! 뭐가 그리 궁금하냐...'
"언니!!! 여기 장국이랑 와사비좀 더 주세요" 머리를 쳐든 순간, 레이져 빛이 날 향해 쏟아지고 있었다.
[아니, 왜 난 밖에 나와서 밥도 못먹냐]...나도 눈으로 어린 솜털을 향해 도전을 했다.
점심시간이 지나고 퇴근시간이 가까울 무렵 난, 왠지 저 솜털을 피해 먼저 가야한다는 생각에 도대체
일에 집중을 할 수가 없었다.
"과장님 저 아무래도 조퇴를 좀...몸띵이가 영~~~~"
"그래요!!!! 다리부상이 심한가 보네...들어가요..."
용식이 이자식이 포장을 과하게 해준덕에, 경상이 중상이 되어 조퇴를 쉽게 할 수있게 되었다.
난 쾌재를 부르며 가방을 들고 얼른 솜털이 없는 사이에 사무실을 도망나왔다.
"송미선씨!!! 송대리....."
[이씨...또 걸렸다]
"저좀 봐요"
내 앞에 솜털이 우거지 상을 하고 서서 화가 난듯 팔짱을 끼고 날 노려봤다.
"음!!! 병원을 가는것도, 치료를 받는것도 다 좋은데,...꼭 점심을 같이 먹어야해요?
그것도 자기가 역이는거 싫다고 친구고 뭐고 찬 사람을...."
[으......내가 참는다...회사이니까...내 상사이니까....]
"다리좀 봐요...어느정도 인지....사람이 왜 그렇게 무뎌요"
그냥 단지 내 다리에 붕대를 풀고 상처를 보는것 뿐인데, 왜 발끝에서 전기가 흘러 머리까지
올라와서 찌릿거리는건지....
"앗!!!됐구요".....난 얼른 다리를 모았다.
내의지만이 내 다리를 모았다...현실은 그가 내 다리를 잡고 있었기에 내 다리는 여전히 그에 손에 있었다.
"많이 아프겠다....같이 가요 내가 데려다 줄께"
"너무 오버아니에요??? 그냥 부하직원이 살짝 까진건데,..퇴근까지 같이하는건?///"
"누가 퇴근 한데요 데려다 주고 다시 들어와야해요"
난 혼자 김치국을 사발로 마시고 있었다...이 쪽팔림....도대체 저 어린넘은 어디까지가 농담이고
어디까지가 진심인지 가늠을 할 수가 없었다...아니, 내가 눈치가 너무 없다는걸 새삼 느꼈다.
데이트라고 따로 해본적이 없으니, 남자들에 기본 매너를 알리없고, 바라지도 않고 살아온 계란
한판이니..당연할 수 밖에 없지만, 저 솜털앞에서 몽땅 다 털리는 기분이 들어서 더 쪽팔렸다.
그렇게 난 솜털에게 털리며 조금씩 조금씩 흡수되고 있었다.
전에도 내게 담치는 일은 있었지만, 솜털이 때문에 담을 타는 일이 잦아지면서 솜털이 나보다
담을 타는 일이 많아졌다. 거기다 독수리 4형제가 무슨 바람인지 뻑하면 솜털이를 집에서
재우려고 애를 썻다.
지들은 오랜우정이네, 사나이들에 의리네 하면서 솜털을 집에서 재우지 못해 안달을 했다.
솔직히, 내겐 상사이면서 남자 넷이 모자라서 거기다 하나를 더 추가해서 다섯이랑 보내는
하루밤은 나를 일주일씩 늙게 만들었다.
솜털은 아예 금요일 저녁부터 토요일 낮까지를 자기네 집인양 편하게 드나 들었다.
난, 혹시나 송말이가 유진이에게 말이나 할 까 싶어 노심초사 늙어가는데...
저것들은 아무 생각이 없는 아메바처럼 모여서 늘 시시덕덕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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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효....이제 31살이네...난 아무래도 그냥 늙어 죽을란다.."
난 핏뎅이 친구 세넘과 만나서 또 푸닥거리를 하고 있는중이다.
"그렇게 그냥 시집가라...기집애야...친구는 꼭 친구여야 만 하냐?"
"니가 세워놓은 기준 거기에서 벗어나면 죽는다는 그 고정핀좀 뽑아. 그렇게 안해도 세상은
순리대로 간다. 니가 지랄해도 세상은 갈길을 가고 시간은 흐른다."
친구들은 지금 날 앉혀놓구 일장에 연설을 하고있다.
갑자기 만나자고 해서 나오긴 했지만, 세넘이 일제히 나를 이렇게 코너에 몰아 넣는 이유를 모르겠다
"용석아!!! 여기"...[저넘이 여기왠일이래?]
잠시후, 준환이까지 내 핏뎅이 친구 다섯놈이 뭉쳤다.
"야!!! 니들 다시 예전처럼 뭉치기로 한거야?...자식들 진작 그러지..."
"놀고있네....야 올해 모인 이유는 우리중 싱글은 모두 더블만들기 프로젝트를 열기위해서다"
"용석이랑 주한이 니둘 두넘 중에 한넘이 미선이 가져라...아님, 미선이 니가 두넘다 갖던지.."
"지랄을 용천으로 떨어라...할 일이 그렇게 없냐?....없으면 발닦고 잠이나 자라.."
난, 왠지 점점 핏뎅이 친구들이 부담이 되어갔다... 용석이랑 주한이는 서로 보며 멋적게 웃고 있지만,
지들이 나만큼 멋적을까...
매일 매일이 무료하게 지나갔다.
솜털이 그는 지금 미국에 나가있다.
인사를 할 수있는 시간적 여유도 없이, 본부장 승진과 함께 해외 사업부로 자리를 옮기더니, 바로
미국 지사로 향했다.
난 그넘만 눈에서 없어지면, 예전처럼 모든것이 조용하게 내 일상으로 잘 돌아갈거라 믿었다.
하지만, 눈은 늘 그를 찾고 있었다...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은 얘기이기 때문에, 전화가 와도 받지 않았다.
눈에서 멀어지면, 맘에서도 몰어지니까...난 나를 세뇌시켰다. 매일..매일..
어느날,
왜 내 다리에 상처는 안없어질까?...상처를 볼 때마다 솜털이 더 그리워졌다.
"여름도 다 지나갔네...이젠 가을이 오려나....맥주 먹기 딱이다...이따 저녁에 생맥주 콜???"
한동안 회식도 술자리도 하지 않았다.
취해서 혹시나 그에게 전화를 할까봐, 아님 전화를 받을까봐..
"우리 아빠 용돈이 없겠네....그럼 어디 용돈 드리러 넘어가 볼까!!!!"
"송미선"....누군가 부르는 소리에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너 아직도 담타냐???, 그렇게 까지고도.."
용석이다...용석이가 어떻게 여기까지...
"뭐가 그렇게 골똘해...아까부터 불러도 무슨 생각이 그리 많은지...
기집애가 뻑하면 담이나 타고...기다려...내가 넘어가서 문 열어줄께"
"아니!!! 도둑넘은 한놈으로 족해"
"뭐???"
"그냥 가라 내가 알아서..엉엉엉엉엉엉엉엉"...
왜 울음이 나오는지 모른다. 그렇게 용석이 품에 안겨 대성통곡을 하고 있었다.
첫댓글 잼써요~~
무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