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역전 누구나 한 번씩은 머릿속에 그려보는 꿈이다.
돈이 됐든, 명예가 됐든 현재 자신이 처하고 있는 현실
을 뒤집고 싶은 욕망은 끝이 없다.
대다수 사람들, 특히 일상에 찌들려 사는 서민들의 경우
라면 하루에도 몇 번씩 역전한 자신을 떠올릴 것이다.
돈이 없다고 설움 받지 않고, 지위와 힘이 없어 괄시받지
않는 모습은 상상만으로도 행복한 일일 것이다.
마음은 뻔한데 얇은 지갑 때문에 도움을 주지 못했거나,
또 힘에 눌려 억울한 일을 당하고도 속으로 삭여야 했던
기억이 있다면 역전은 정말 즐거운 사건이 될 것이다.
로또가 인생역전의 아이콘이 된 지 벌써 10년이 다 돼
간다. 당첨금이 최소 10억원 정도니 말 그대로 한방이다.
때문에 로또의 인기는 아직도 식을 줄 모른다.
토요일 오후면 이른바 명당 로또판매점에는 한방을 기대
하는 발길이 줄을 잇는다. 그냥 자동으로 구입하는 사람도
있지만, 정성스레 번호를 작성하고 있는 모습도 보인다.
자동이든 수동이든 목표는 오로지 1등.로또를 손에 쥐어들면
자신도 모르게 결연(?)한 표정을 짓고 한다.
연금복권이 새로 선을 보였다. 연금처럼 매달 일정 금액을
분할해 받는 것으로 1등에 당첨되면 20년 동안 매달 500만원씩
지급받게 된다. 총액이 12억원인 셈이다. 1~7조까지 조당 90만
장씩 630만장이 발행되는데 첫회부터 온라인 판매분이 불티나게
팔렸다고 한다.
1등 당첨확률이 로또의 814만분의 1의 두 배인 315만분의 1이고,
세금도 일반 복권당첨금의 33%보다 낮은 22%다. 또 로또처럼 한꺼
번에 돈을 받는 게 아니라 부담도 덜하고. 당첨자가 사망할 경우
상속도 가능해 인기가 높다고 한다.
서민들로서는 역전의 기회가 하나 늘어난 셈이다. 한방은 아니지만
매달 500만원이면 은퇴 후 편안하게 노후를 보낼 수 있는 금액이다.
누군가에게 즐거운 일이 되겠지만, 뒤집어보면 노후세대를 위한 우리
사회의 허술한 복지시스템이 만들어낸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지금의 기성세대들은 노후자금을 마련해 놓을 여유가 없이 지내온
데다, 자식에게도 의지할 수 없는 세태 속에 살고 있다.
로또복권에 이어 연금복권에 길게 줄을 설 기성세대를 떠올려 보니
씁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