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리뷰
금주 탐방은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크라이스트처치를 방문한 하유 스님을 만나 보았습니다.
Q. 지난 번 묘심사 봉축법회 때
참석했던 불교교민들에게 법고와 공연을 통해 아주 깊은 인상을 남기셨는데…. A. 저의 전생은 720년 전 인도의 한 사원에서 춤 공양을
올리던 무희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제 몸에서는 늘 춤과 노래의 에너지가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넘치고 있습니다. 이것도 부처님께서 주신
재능(기독교에서는 달란트라고 하지요)으로 알고 이걸 통해 부처님께 공양하는 길로 들어섰습니다. 저는 안동에서 농고를 나왔는데 그 때부터 절을
찾아 당기는 한편 밴드부에서 사이드 드럼을 쳤고 군대 군악대에서도 역시 드럼을 쳤습니다. 전국노래자랑에 나가 인기상을 세 번이나 탔으니까 다분히
연예인적 기질이 있다고 할 수 있지요.
Q. 이번에 뉴질랜드는 어떤 계기로 방문하게 되셨는지요? A. 이곳 한국사찰인 묘심사의
현문스님과 전부터 알고 있었는데, 이번에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초청을 받고 오게 되었습니다.
Q. 뉴질랜드 방문은 처음이신지,
일정은 어떻게 되시는 지요? A. 그렇습니다. 뉴질랜드뿐만 아니라 백인권 국가는 처음입니다. 몽골, 중국, 일본, 동남아 등은 성지순례 차
방문했었지만 유럽권 국가 방문은 처음이네요. 지난 5월 5일에 한국을 출발해 오클랜드를 거쳐 들어 왔습니다. 21일간 머문 후 오는 25일에
귀국할 예정입니다.
Q. 법회 때 교민들이 즐거워 하는 모습을 보고 어떠셨습니까? A. 사실 저를 보고 평소 근엄하게만
보였던 스님 모습이 아니라서 그렇게들 느끼셨겠지요. 그러나 제가 전하고자 하는 부처님의 진정한 뜻이 아닌, 이런 다소 파격적인 모습이 전부인
것으로 보실까 봐 늘 노심초사하고 있으며, 때로는 뒷말로 마음의 큰 상처를 받기도 합니다. 개그맨들이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지만 정작 자신들의
마음은 그렇지 못하지요. 어쨌든 우리 불교도 이렇게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면서 포교에 나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뉴질랜드를
방문하신 소감은 어떠신지요? A. 크라이스트처치와 티마루, 그리고 아카로아 등 아직 가까운 곳 밖에 가보지 못했지만 끝간 데 없이 이어지는
공원과 정원, 그리고 초록빛 대지와 하늘, 단풍은 시를 한 수 짓지 않고는 못 배기게 만들더군요. ‘너무도 편안해 이대로 죽어도 좋겠습니다’
라고 읊었는데 정말 부처님 품처럼 포근하고 완벽한 곳입니다. 아카로아에서 먹은 호박 피자도 좋았고요.
Q. 이 곳 사람들에 대한
소감은? A. 아직 현지인들은 많이 만나지 못해 잘 모르겠습니다. 티마루에서 만난 키위들은 중국 영화 때문인지 저희를 무술하는 소림사
사람들로 알더군요. 저희가 한국승려라고 설명하니까 승복을 보고 매우 아름답다고 말했습니다.
Q. 불가에 입문하시게 된 계기는?
A. 원래부터 불교에 관심이 많았지만 군 제대 후 국립경주호텔관광학교를 졸업하고 호텔서 근무하고 있던 중, 혼자 지내던 자취방에서 제
몸에 불이 붙었는데 꿈에 장삼을 입은 스님이 나타나는 바람에 겨우 목숨을 건졌습니다. 그 때 깨달음을 얻고 27세 되던 1991년 11월에 문경
봉암사로 출가 했습니다.
Q. 요즘 한국에서는 산사음악회가 많이 열리고 있지요? A. 그렇습니다. 전국 사찰에서 일년에
360여 회가 열리니까 이제는 하나의 트렌드가 되고 있지요. 그 중 제가 한 50여 사찰의 음악회에 나가 법고를 연주하고 있습니다. 땅끝 마을인
해남 미향사 괘불제와 봉화 청량사, 북한산 심곡암의 음악회에는 불교도를 비롯한 수 천명의 관중들이 모여듭니다. 오기 바로 직전에도 한국에서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제등행렬에서 거리 공연을 하고 왔습니다.
Q. 돌아오는 21일에 법회를 한번 더 하시게 되는데, 어떤 말씀을
하실 예정이신지? A. 무리 지어 함께 살아가라던 부처님의 말씀에 따라, 서로 양보하고 화합하는 자세로 살자는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작은 교민사회이다 보니까 자칫하면 작은 갈등으로도 쉽게 깨어질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곳 교민들은 지극한 모성본능과 희생정신을 가지셔서
그런지 모든 분들의 모습이 참 맑게 보입니다.
Q. 불자가 아닌 교민들께 인사를 하신다면? A. 인연에 따라 외국에 나와
사시게 되었는데 앞으로도 포근하고 행복한 삶을 이루시길 바라겠습니다. 이곳 식당에서, 외국 나왔으니까 한국어 공부를 더 열심히 해야 한다는,
정말 고마운 말씀들을 나누는 모습을 우연히 보았습니다. 늘 고국을 잊지 마시고 행복하고 편안하게 사시기를 바라겠습니다.
[KR]
첫댓글 한번 뵌적은 있지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