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람을 존중하지 않는 한국의 천민 자본주의 사회는 희망이 없다
주변에서 경기가 어렵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뉴스에서는 온통 경기불황에 관련된 우울한 소식이고, 중소기업을 다니는 어떤 30대 후반 분은 과연 올해 연말에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술자리에서 하소연하듯이 말한다. 참고로 LG 하청업체 서비스직을 하는 분인데, 아내와 아이 둘이 딸린 가장이다.
이미 직장에 자리를 잡은 사람도 언제 잘릴지 몰라서 전전긍긍하며 가슴을 졸이는데, 청년 실업자들이 일자리를 따기란 참으로
바늘구멍보다 더 어려울 것이다. 마치 꽃도 피워보기 전에 찬 서리를 맞고 시들해진 잎처럼...
이런 한국의 2008년 겨울의 모습은 비관론이라 하기는 좀 거시기할 것이다. 유명한 아고라의 재야 경제논객이었던 "미네르바"의 말을 빌면, 마치 1+2=3 인 것처럼 극사실주의에 입각한 풍경이라고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서
민들에게 어느 해 보다도 춥고 배고픈 경기침체를 맞은 이러한 상황에서 그동안 내가 배워온 철학적 지식은 한낱 휴지조각에
불과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대학이라는 상아탑에서 한 걸음 벗어나서 사회로 진출할 준비를 하는 입장에서, 상아탑의 지식은 그야말로
한낱 티끌보다도 더 못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경
기침체에도 그 잘난(!) 일부 부유한 대학생들은 부모님이 힘들게 벌어온 등록금과 용돈을 받아서 흥청망청 술집에서 유흥비를 쓰지는
않는지 모르겠다. 물론 아르바이트 생활로 열심히 학비를 버는 사람도 있겠지만, 졸업반을 제외한 대학생들에게는 경기침체라는 말이
아마도 실감이 나지 않을 것이다.
학
부를 졸업하고 몇 년이 지난 지금 생각해보니 대학생들이 참으로 애송이 같이 여겨진다. 복학 후에는 선배 행세를 하면서 제법
학번이 된다고 거들먹거리는 모습도 참으로 우습다. 겉으로야 지성인 인척 폼잡고 어려운 책들고 다니면서 연애하고 각종 경험을
한다고 좌충우돌하지만, 사회로 진출하기 전의 대학생은 어린애 같단 생각을 해 본다. 나 역시 아직 사회경험이 일천하기 때문에,
제대로 된 어른이라고 보긴 어렵겠지만 말이다.
각
설하고, 사람을 천하게 여기는 한국의 천민 자본주의에 대해서 몇 가지 단상을 적어본다. 막스 베버는 자본주의의 천박한 형태를
가리켜 천민 자본주의라고 하였다. 오직 이윤과 돈에만 집착하고,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 하는 사회, 도구적 합리성만이 지배하는
사회가 그러한 천민 자본주의일 것이다.
한
국의 자본주의 역시 철저한 천민 자본주의가 아닐까? 강남의 잘난 귀부인들은 명품계를 하고, 부동산 투기를 하며, 잘 나가는 펀드
몇 개 드는 것은 기본이다. 이 나라의 부자들은 '돈 놓고 돈 먹기'의 달인이 아닐까. 결코 미국에 못지 않은 한국의 투기꾼
문화. 땀흘리면서 열심히 일하는 서민들은 아무리 애써봐야 빈곤층을 면하기 어렵고, 자본을 가진 기득권 세력만 배를 불리는
세상...
그
것이야말로 천박한 자본주의의 강력한 증거가 아니겠는가. 미네르바도 지적했듯이 민주주의의 최후의 보루의 역할을 해야 할 헌법재판소
역시 천민 자본주의의 편을 들어주었다. 다름 아닌 종부세 위헌 판결을 통해서 부자들에게 그동안 부과되었던 종합부동산 세제를 거의
형태만 남기고 무력화시켜 버린 것이다.
별
다른 지하자원이 없는 대한민국에서 누가 말했듯이 '사람만이 희망'일 것이다. 하지만 한국의 자본주의는 사람의 노동력을 착취하고,
눈에 보이지 않지만 비정규직-정규직 사이의 엄연한 차별이 존재하고, 동일노동-동일임금의 원칙이 지켜지지 않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같은 세상이다. 단적이 예를 들어, 요즘 경기악화로 GM 대우 공장이 된서리를 맞아 조업을 감축한다고 한다. 조금 있으면
권고사직이라는 명목으로 힘없는 하청업체 혹은 비정규직 근로자들이 감원대상 1호가 될 것이다. 그러면 힘없는 그들은 꼼짝없이
직장에서 쫓겨나야 한다. 그렇다고 그들 근로자들이 불성실했는가 하면 꼭 그런 것도 아닐 것이다. 그들은 경기가 호황일때 야근에
잔업, 혹은 특근이라는 명목으로 주어진 노동시간 이외에도 더 많은 일을 하면서 쥐꼬리만한 월급에 만족해야만 했던 처지였다. 그런
그들을 필요할 때는 노예처럼 부려먹고, 경기가 어려워지니까 생산비 절감 이라는 명목으로 구조조정의 칼날을 들이대는 한국사회가
과연 인간을 존중하는 사회라고 볼 수 있을까? 결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눈
에 보이지는 않지만 한국 사회를 지배하는 천민 자본주의 논리는 이렇게 냉혹하고도 무서운 것이었나 하고 새삼 생각하게 된다.
사람만이 희망이고 자산인 한국 사회에서 사람을 이렇게 천시한다면 과연 지속적인 경제성장이 가능할지 의문이다. 그렇다고 쫓겨난
그들에게는 다른 직장을 구할 수 있는 방법이나 대책이 주어지는 것도 아닐 것이다. 사회보장 정책이 잘되어 있는 북유럽의
국가들처럼 실업대책이나 사회적 안전망이 갖추어져 있지 못하기 때문에, 그들은 한겨울 거리에서 칼바람을 맞이해야만 하는 처지가 될
것이다.
사람
을 우습게 보고 착취하는 천민 자본주의는 이 땅에서 사라져야 한다. 얼마 전 어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집회에 우연히 참여하게 된
적이 있었다. 거기서 기륭전자 단식 노동자 투쟁 장면을 동영상으로 보았다. 한달 내내 꼬박 일해서 받는 돈은 고작 최저임금
수준인 67만원. 하지만 기륭의 악덕 사업자들은 노동자들에게 가차 없이 그것도 하루 전에 문자 메시지로 해고 통보를 한다.
그들에게 한 마디 일언반구도 없이 일방적으로 말이다.
기
륭전자 노동자들이 철탑에서 고공시위를 하는 장면은 참으로 위험해 보였다. 회사는 용역깡패와 경찰을 동원하여 시위 말고는 그들의
처지를 호소할 방법이 없는 사회적 약자인 애처로운 노동자들을 강제적으로 해산한다. 그것도 고공 철탑을 해체하는 위험하기 짝이
없는 방식으로...
한
국 현대사에서 80년대 노동자 대투쟁이 있었다고 한다. 그 때 노동자들이 열악한 근로조건과 저임금을 개선하기 위해서 노조를
비롯하여 시위를 벌이지만, 회사가 고용한 용역깡패(혹은 구사대라고 불리는), 경찰, 심지어 시위에 동참하지 않거나 소극적인 동료
노동자들까지 고용하여 그들에게 구타와 더불어 똥물 세례를 퍼붓고, 여성 노동자들을 성추행하였다고 한다.
2008
년에 기륭전자에서는 그런 야만적인 노동자/노조 탄압이 또 벌어지고 있다. 정부와 한나라당이 지난 민주당 정권을 "잃어버린
10년"이라고 했는데, 그렇다면 그들이 추구하는 것은 이 나라의 민주주의를 10년 전, 아니 20여년 전으로 돌리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았는가 하고 그들에게 묻고 싶은 심정이다.
사람을 천하게 여기는 자본주의가 곧 천민 자본주의이며, 이러한 현실이 반복될수록 한국의 민주주의, 자본주의는 희망이 없다. 최소한의 상식과 인권이 보호받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
첫댓글 이젠 국민들의 의식이 바뀔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지금의 위기가 국민들의 의식 전환으로 이어지지 못한다면 대한민국은 희망 없는 땅이 될 것입니다. 그 땅의 의미는 지금보다 훨씬 살기 안 좋은 대한민국으로 상상해볼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그런데 전 사실 반신반의합니다. 아직도 '경제가 이렇게 어려우면 이명박이 그만 싫어하고 밀어줘야지..' 하는 분들이 상당히 많거든요. 어떻게될까요. 국민들이 좀 깨일까요. (개인적으론 폭동이라도 일어나서 앞으론 정부가 국민의 눈치를 보며 뭘 진행하는 상황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명동 한복판에서 여자를 발가벗기고 보란듯이 강간을 하는, 작금의 교과서 수정 같은 일이 또생기지않으려면..)
대한민국에 님께서 생각하시는 개혁이 오려면 아무래도 시간이 더 걸리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들지만...멍청한 민중들 스스로가 노예로 사는것을 더 편하게 여기는 사상이 깨어지지않는이상..대한민국에 희망은 없다고 봅니다..
전 예전에 한국보다는 지나(개인적으로 중국을 이렇게 부릅니다)가 훨씬 천민자본주의에 빠져 있다고 글을 썼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 당시는 지나가 납 꽃게를 한국에 팔 때였죠. 지금도 그 당시 생각과는 별로 변하지 않았지만, 한국도 상황이 엄청나다는 것을 새삼스레 느끼게 되곤 합니다. 군대에서 알게 된 인간이 왜 한국을 포기하고 내년 초에 일본으로 간다고 했는지 이해가 갑니다. 애국심보다는 일단 자신이 살고 봐야한다...국가를 위해서 죽을 수는 없으니깐요
미국의 대표적인 다원주의자인 로버트 달의 말을 빌리자면 아리스토텔레스는 민주주의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빈곤이 있어서는 안된다고 했지요. 그렇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사회안정망이 제대로 작동이 되야 하고요. 하지만, 지금 우리나라의 꼬락서니를 보면...솔직히 제가 학교를 들어오고 나서 학과 공부는 때려치고 대학 와서도 모든 것과 인연을 끊고 공무원 시험만을 준비했는데(비정규직이 싫어서가 가장 1차적인 것이었습니다. 2차적인 것도 있지만, 그건 말하기가 쑥스럽네요. ㅎㅎ) 솔직히 만약 옛날로 돌아갈 수 있다면 외국에를 배워서 외국으로 도망(!)가는 것이 훨씬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조차 듭니다
하긴..옛날로 돌아가면 다시 군대에 가야 해서 조금 그렇지만....(-ㅠ-)여하튼 대학와서 사람하나 사귀지 않고 공무원만 바라보았는데(이명박과 김문수의 말 대로라면 도전의식 하나 없는 젊은이의 표상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그 도전의식을 꺽은 것 또한 기성세대의 책임이라고 할 수 있다고 봅니다. 김영삼 정권 시기에 신 한국당이 날치기로 통과시킨 노동법이 그 중 대표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공무원도 많이 뽑지 않고 요즘에는 합격을 해도 임용이 제대로 안 된다고 하네요. 가끔씩은 내가 뭘 하는 것인지...하는 회의도 들곤 합니다. 이제 24..아니 한달 후에는 25살이구나....여하튼
이런 젊은 나이(군대에 늦게가서 거기에서는 노땅취급 받았지만...)에 벌써부터 이런 생각을 하게 하는 사회가 과연 정당한 것인지...예전에 제가 군대에 가기 전에 성공신화인가...그런 프로그램을 TV에서 해 주었었죠. 저는 그때 그걸 보면서 이런 생각을 했었습니다. 우리나라가 고용사정이 얼마나 악화되고. 비정규직이 양산이 되어 젊은이들의 목숨이 모기, 벌레 목숨과도 같이 가볍게 되어 버려서 안정적인 것만 찾는지....그런 프로그램을 만들어봐야 사회가 변하지 않는다면 소용이 없는 것을...정말이지...계속 공무원 준비나 해도 좋은지...앞이 캄캄합니다. 솔직히 말해서 어머니 보기 미안합니다. 에휴...공부나 해야지..
아직 젊으시네요. 하지만 이러한 청년들을 공무원이나 교원임용 시험 외에는 탈출구가 거의 없게 만든 사회적 책임이 훨씬 크다고 생각합니다. 우석훈 교수가 쓴 <88만원 세대>에도 나오는 내용이지만요. 저 역시 88만원 세대의 한사람으로서 청년 실업자인데, 대통령의 개념없는 말 한마디에 정말 분노를 느꼈습니다. 열심히 공부하셔서 원하는 꿈을 이루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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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도 마찬가지잖아요. 여기는 지연, 학연, 혈연 등 연줄이 없으면 안 되는데....강만수가 저렇게 버틸 수 있는 것도 이명박과 함께 한 '교회줄'과 기획재정부에 심어진 강만수 연줄(서울대 법대?)이 있기 때문이라는 말이 있는데요.
뭐 여러가지 자기 사정이 있겠지만 비정규직으로 일하시는 분들은 나가는게 좋습니다. 어차피 정규직이나 여러 직장에서 천대 받으면 전전 하는건 해외나가서 받는 고통 보다 별반 다를바 없거나 더 합니다 최소한 차별을 당하더라도 경제적인 안정과 인간다운 생활을 생각 한다면 호주나 일본으로 가는게 낫습니다. 비정규직 그게 인간 대우 받고 살수 있는 상황으로 보이십니까 ? 사람은 최소한 인간답게는 살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도 선진국들중에 미국빼고는 사람을 한국처럼 똥값으로 만들어 놓지는 않았으니..외국에 가는것도 그리 나쁘지는 않습니다..
전 호주에서 한 2년 살다 들어왔는데 요즘 다시 나갈 준비하고 있습니다. 호주는 최소한 노동가치를 인정해 줍니다. 대신 영어로 커뮤니케이션이 되는 게 우선이구요. 영어 못하면 이용해 먹으려는 아시아계 (한국, 동남아등등) 사냥꾼들 많습니다. 하지만 확실한 기술과 영어만 된다면 호주는 안정적인 삶이 보장되는 나라입니다. 아버님이 위독해서 어쩔 수 없이 한국 들어와서 올해 겨우 대학 졸업했는데 어려운 경제상황이 닥치고 정치인들 하늣짓 보니 별로 희망이 없어 보이네요. 열심히 준비해서 호주로 다시 돌아갈렵니다.
한국의 이런 이상한 천민 자본주의는 당연히 없어져야 합니다 오히려 상대적으로 언제 해고 당할지 모르는 비정규직의 임금이 정규직 보다 더 많아야 하구요 비정규직 비율은 유럽처럼 3 % 내지 적정한 비율로 유지 되야 합니다. 지금 한국은 노동자가 노동자를 지배 하는 특이한 사회 입니다 한마디로 어이가 없는 세상이에요 이런 이상한 나라가 지금 까지 제대로 굴러가고 있다는 것 자체가 신기한 겁니다. 당장 폭동이 일어 나서 나라가 망하지 않은게 신기할 정도에요 ...... 과거에서 부터 한민족이 참고 견디는데 이골이 낫다고 해도 이건 어느 정도의 선을 넘어선 심각한 착취 수준 이고 사회 체제 자체를 붕괴할 정도 입니다.
유럽처럼 사회주의적 좌파가 널리 용인이 되면 여러모로 서민들이 살기가 좋습니다만..한국에서는 좌파하면 다 빨갱이를 연상하게하는 세뇌당한 멍청한 민중들땜시 스스로가 목을 조이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참 안타깝지요...
잘 봤습니다...이젠 대한민국 사회는 희망이 없는 사회입니다...어느한곳 맑은 곳이 없습니다..정부,기업,학계,종교계...어는 곳하나 사람을 중시하는 사회는 없습니다....어린아이부터 노인들까지 오로지 돈만 추구하는 사회가 되어 버렸습니다....간간이 도덕성회복을 외치는 이가 있지만 " 너 잘났다"는식의 냉소주의에 묻혀버리는 사회입니다...
잘봤습니다.
그래서 우리 열심히 준비해야 할거 같습니다. 어짜피 시간은 갑니다. 지금은 50~60년대 생들이 시대를 이끌고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70~80년대 생들이 오게 마련입니다. 지금 열심히 준비해서 우리 자식세대에는 반목과 싸움이 없는 평화세상을, 생명력 넘치는 세상을 물려 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때가 오겠죠~
위기는 기회 기회는 위기...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한계를 봤으니 변화의 기운이 강해질 수 있다고 봅니다...포기하지 않는 한 절망은 없겠지요...
우리나라에서 천민자본주의가 통하는것도 결국 국민들의 탓입니다. 가진자는 원래 그런 시스템이 좋고 없는자도 소외받는 계층을 신경쓰기보다 자기만 거기서 벗어나면 되겠다고 생각하며 무관심하게 살아가기때문이죠.
심리학적으로 볼때 한국은 강박증에 걸린 고아 입니다 어려서는 경제적으로 힘들었으나 커서는 조금 살만 한거죠 그러나 항상 어린시절 가난의고통이 있고 주변에 도와줄 사람도 없고 남겨지 유산도 없고 그 야말로 몸뚱아리 밖에 없죠 이런 사람은 아무리 여유가 생겨도 절대로 남을 도와주기 힘듭니다 오로지 생존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