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살면서 세상과 타협하지 않고, 그리스도인의 정체성(正體性, Identity)과 믿음을 신실하게 지켜내며 살아가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것은 지금, 이 시대뿐만 아니라, 언제나 그러했습니다. 오늘 본문은 두아디라(Thyatira)교회를 향해서 주시는 주님의 메시지입니다.
두아디라는 많은 무역상들이 거주하는 도시였고, 직물(織物)이나 의류 등과 관련한 제조업이 많았던 도시였습니다(털실 제조, 아마포 제조, 외투 제조, 염색공, 제혁업 등). 그리고 옹기장이도 많았고, 청동제조업자들도 많이 살았습니다. 특히 염색공장이 유명했었다고 합니다. 사도행전 16:14에 나오는 자주(紫紬, Purple fabrics) 장사 루디아(Lydia)도 두아디라 출신입니다. 또한 두아디라는 우상숭배도 활발했던 도시였습니다. 두아디라에는 아폴로(Apollo) 신전, 아르테미스(Artemis) 신전, 트림나스(Tyrimnas) 신전, 헬리오스(Helios) 신전 등의 매우 많은 신전들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두아디라에 있는 두아디라교회에 나타나신 주님의 모습은 그 눈이 불꽃 같고, 그 발이 빛난 주석(朱錫, Burnished bronze)과 같은 하나님의 아들로 묘사되고 있습니다(18절). 매우 단호하신 심판주(審判主)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두아디라도 우상숭배가 만연(蔓延)하였고, 교회 안에도 우상숭배가 스며들었었기에 불꽃 같은 눈과 빛난 주석과 같은 발을 가지신 엄중(嚴重)하신 모습으로 나타나셨습니다.
먼저 두아디라교회 성도들을 향해 칭찬하셨는데, 주님께서 두아디라교회 성도들의 사업과 사랑과 믿음과 섬김과 인내를 아시는데, 두아디라교회의 나중 행위가 처음 것보다 많다고 칭찬하십니다(19절). 19절에서의 사업은 행위를 의미하는 단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두아디라교회에서 행하는 모든 일들을 의미합니다. 처음보다 나중이 더 풍성했다는 말씀으로 처음보다 성장했다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두아디라교회는 그 행위와 사랑과 믿음과 섬김과 인내에 있어서 처음보다 더 풍성한 모습으로 성장했다는 칭찬입니다. 교회는 성장해야 합니다. 살아있는 유기체(有機體)이기 때문입니다. 단지 성도의 숫자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믿음의 태도와 신앙생활의 여러 영역들이 성장해 가도록 해야 합니다.
두아디라교회를 향한 주님의 책망은 우상숭배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자칭 선지자라 하는 이세벨(Jezebel)을 용납했다고 책망하시고 있습니다(20절). 이세벨은 북왕국 이스라엘의 왕이었던 아합(Ahab)의 왕비로 바알 신과 아세라 여신 등의 우상을 열성적으로 섬기며 하나님을 거역했던 잔인하고 악한 여자였습니다. 많은 학자들의 견해에 의하면, 이세벨로 표현된 자는 두아디라교회의 성도들을 꾀어 우상을 숭배하게 했던 여인 트림나스 신전의 여사제인 삼바테(Sambathe)를 의미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그 당시 대부분의 상업 도시들이 그러했듯이 두아디라에서 상인들의 조합(Guild)이 유행했는데, 당시 두아디아의 상인 조합은 트림나스와 아폴로신전에서 상인 조합 모임을 하면서 우상 제물을 먹고 신전의 여사제들과 행음을 하였는데, 두아디라의 이세벨이라고 불리는 이 사람은 자칭 선지자라고 하면서 성도들을 미혹하여 우상의 제물을 먹게 하고, 행음하게 하면서, 그것을 하나님의 뜻이라고 현혹하였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 도시에서 상인으로서, 사업가로서 제대로 사업을 하려면 어쩔 수 없이 그렇게 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기에 여러 성도들이 그러한 미혹에 넘어간 것으로 보입니다.
주님께서는 이러한 자들에게 회개할 기회를 주셨지만, 그들은 자기의 음행(淫行, Adultery)을 회개하지 않고, 계속 그러한 행위를 버리지 않았습니다. 어쩌면 그들은 ‘여기에서 먹고 살려면 어쩔 수 없어. 하나님도 이해하실 거야’라는 마음으로 계속 그러한 죄악에 남아있었을 것이라 보입니다.
주님은 그러한 그들에게 진노하시며, 회개하지 않는 그들을 침상(寢牀)에 던질 것이며, 큰 환난 가운데 던지시겠다고 경고하십니다(22절). 침상에 던지겠다는 것은 병들게 하겠다는 것이며, 큰 환난 가운데 던져지게 하겠다는 말씀은 미래에 찾아올 종말적 심판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그들에게 큰 어려움이 닥치게 될 것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돌이키지 않는 죄악에 대해 반드시 그 대가를 치르게 하시겠다는 경고입니다.
더 나아가 회개하지 않고 여전히 죄악 가운데 남아있는 자들의 자녀를 반드시 죽게 하시겠다고 말씀하십니다(23절). 사망으로 죽이겠다는 말씀은 질병이나 역병(疫病) 등을 통해 죽게 하겠다는 말씀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주님은 모든 사람의 뜻과 마음을 살피는 자이시기에 그 누구도 주님 앞에서 자기의 죄악을 숨기지 못할 것임을 경고하시고 있습니다. 그래서 각 사람의 행위대로 갚으시겠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러나 두아디라교회에는 이러한 우상숭배에 빠지지 않고 견실하게 신앙 생활하는 자들도 있었습니다. 그들을 향해서는 다른 짐을 지우지 않겠다고 말씀하시며, 주님 오실 때까지 그 믿음을 붙잡고 있으라고 권고하십니다. 다른 짐을 지우지 않겠다는 의미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명확하지 않습니다. 아마 이 표현은 우상숭배에 빠지지 않고, 사업과 사랑과 믿음과 섬김과 인내를 더욱 풍성하게 하는 삶을 잘 살아가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표현으로 볼 수도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이렇게 이기는 자에게는 만국을 다스리는 권세를 주시겠다고 말씀하십니다(26절). 그래서 철장(鐵杖, Rod of iron)으로 질그릇을 깨뜨리는 것처럼 강력한 권세를 가지게 될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27절). 옹기장이도 있고, 청동제조업자도 있는 두아디라에서는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표현일 것입니다. 철장으로 질그릇을 깨뜨린다는 표현은 시편 2:9의 표현과 같습니다. 이러한 권세는 하나님께서 가지신 권세이며, 예수 그리스도의 권세이기도 합니다. 믿음으로 승리한 자들에게는 주님의 나라에서 이러한 주님의 권세를 가지게 될 것입니다. 또한 이기는 자에게는 새벽별(The morning star)을 주시겠다고 말씀하시는데(28절), 이 새벽별은 예수 그리스도를 의미하는 표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기는 자는 주님께 속한 자가 되는 영광을 누리게 될 것입니다.
이 시대도 하나님이 아닌 다른 것들을 더 갈망하고, 더 바라보고, 더 추구하는 시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때에 오직 하나님만을 의지하고, 하나님만 바라보고, 하나님의 말씀에 따라 살아가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힘들고 어려운 길이지만 주님만을 온전히 바라보고, 그 믿음을 견고하게 지켜나간다면 주님께서 주시는 놀라운 은혜를 누리게 될 줄 믿습니다. 흔들리지 말고, 견고한 믿음으로 살아가는 복된 자가 되게 하옵소서.
(안창국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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