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롯의 밤/신달자
홀로 와인 반병을 마셨으니
나는 지금부터 미쳐도(島)에 닿는다
양(量)의 선을 넘으면 언제나 저미는 핏줄을 안고 운다
아버지는 큰 부자였지만 주색잡기로 쫄딱 망해 고향 쫓겨나
서울 변두리 살며 누울 때도 고향 바라보며 눕는다고 했던 아버지
어느 날 술 한 잔 마시고 "고향 떠나 10년에 청춘은 늙어어" 울던 아버지
그 눈물 아버지 피같이 내 가슴 위로 흘렀지
아버지 바람나 집에 뜸할 때 술로 배를 채우며 울어 울어 울었던 어머니
불현듯 마당 가운데 서서 아리랑을 살 찢어지게 부르다 쓰러지는 미친 여자
그 모습 아직 나를 발광하게 만드는데
나의 성장에는 빈 공간이 없어라
누구도 볼 수 없는 공간마다 젖은 손수건이 무겁게 흔들거려
아버지 어머니 눈물 지금까지 따라왔어라
빈 와인 병을 들고 가슴을 치며
연분홍치마가 봄바람에…… 애간장 저미는 내 노래가
방울 방울 눈물방울
‘연분홍치마’를 몇 천 번을 불러도 기다리는 남자는 오지 않고
오늘 밤도 취한 나를 두고 봄날은 간다
첫댓글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더라 -
봄날은 간다 - 이 노래가 나를 * 신달자 아니 * 신월 (月)자 내 애인아 그대 아버지 와 딸 사랑 - 애증의 붉은 장미 -
오래 전에 어디서 읽었고 옛 경기고 정동 도서관 입구 현판에 신달자 님의 시가 걸려있어 깜작 또 나를 울릴뻔했는데
오늘 또 만났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