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판기 커피를 내밀어 그 속에 감춰온 내 맘을 담아
고마워 오빤 너무 좋은 사람이야
그 한 마디에 난 웃을 뿐 ♬ 토이' 좋은 사람
실상, 저 여자애가 선배오빠가 자판기 커피 하나 뽑아다 줬다고,
'아웅, 오빤 정말 좋은 사람이야.'라고 했겠습니까?
아마도 저 선배오빠는 후배여자애를 좋아하는 마음에
이것저것 알게 모르게 많이 신경 썼을 거에요.
단순하게 봐서,
나를 좋아해 주는 사람은 나에게 좋은 사람으로 여겨질 겁니다.
당연하죠.
좋아하기 때문에, 좋은 모습만 보여주고자 할 테니까요.
하지만, 주위 사람들에게 좋은 사람으로 평가 받고자 하는 마음에,
아낌없이 주는 나무가 되어서는 곤란하겠죠. 또, 그럴 수도 없구요.
우리들 휴먼 비잉에게는 한계라는 것이 있고, 또 용량의 제한이란 것이 있기 때문에,
물 쓰듯 내 마음을 뿌리다가는, 밑동만 남긴 채 뎅강 내 바디 대부분이 사라져 버릴 수도 있다구요.
만약 저 나무가 내 동생이었다면, 난 등짝을 후려치며 야이 등신아 어이구 이 등신아 라고 말했을 겁니다..
우리들 인간의 입장에서나, '헐 저 나무 좀 짱인 듯', '대인배 우왕 굳~' 이지,
저 나무의 입장에서는, 결국 뭐가 남았나요? 밑둥이요??
그 밑둥조차, 할메(a.k.a. 소녀)의 엉덩이에 잠식당하고 말잖아요. ㅎㅎ
물론 농담입니다만, 이 슬프도록 감동적인 이야기가,
인칭을 달리 한다면, 슬프도록 깝깝한 이야기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남을 위해 내 모든 것을 다 줄 줄 아는 사람
죄송한 얘기지만, 전 될 수도 없고, 또 그렇게 되기를 바라지도 않습니다.
전 저의 한계를 잘 아니까요.
다만, 그렇다고 해서,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란 생각을 안 하진 않죠.
내 키가 리얼 7풋이 아니더라도,
신발의 힘을 빌려, 공식 신장 7푸터로 표기되듯이,
우리가 리얼 좋은 사람은 아니더라도,
남들이 봤을 때,
'아 이사람 좋아' 라고 생각될 정도로, 충분히 우리 스스로를 조형해 나갈 수가 있습니다.
어떻게(How)????? 요렇게~~~
======================================================================================
Vol.1) keep your head down (너 자신을 낮춰라)
일전에, '놀러와'에 장기하 씨가 나왔었더랬죠.
그 때, 장기하씨가 '별 일 없이 산다'란 노래의 영감을 본인의 마덜께서 주셨다며,
마덜께서 아래와 같이 말씀하셨다고 얘기했었어요.
'사람들에게 네가 잘 안 되는 모습을 보여주면, 사람들은 기뻐하고 좋아할 거란다.'
'그 남자 그여자의 사정'이란 일본 만화에서,
여자주인공은 학교에서 일부러 칠칠치 못 하고, 덜렁대는 모습을 어필하죠.
그래서 걔는 학교에서 인기가 꽤 좋았던 걸로 기억합니다.
인간은 본인의 현재 상태를 파악하기 위해, 타인과 자신을 곧잘 비교하곤 하는데,
사회 심리학자 Leon Festinger의 '사회비교이론'(social comparison theory, 1954)에 의하면,
경우에 따라, 상향 비교를 하거나 또는 하향 비교를 하게 된다고 해요.
자신보다 잘난 사람과 조우하게 되면, 상향 비교 카드가 발동하게 되는데,
당연히 불편감을 느끼게 됩니다. 긍정적 자아의 이미지가 일순간 깨지게 되니까요.
자신보다 못났다고 생각한 사람과의 만남에서는, 하향 비교 카드가 발동하게 되는데,
기분이 좋아집니다. 그리고, 상대방에 대해 관대해지죠. 즉, 얼어붙었던 마음이 봄철 눈 녹듯 사그라진단 얘깁니다.
-+- 자기 이미지를 위협하는 사람 vs. 자기 이미지를 지지해 주는 사람 -+-
둘 중 어느 쪽이 사람들의 선호 대상일 지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그렇게 '보여지는 것'이 중요하지, '실제로 어떤가'는 장면장면에서 그리 중요하지 않아요.
인간은 노출된 정보로만 상황을 파악하기 때문입니다.
(내가 분명 '아 나 졸라 망했어, 요새 되는 일이 하나도 없어' 라고 말했는데,
'이 자식이 지금 나를 속이고 있음에 분명하다, 이 놈은 자기네 앞마당에서 금을 캐 냈음에 틀림없다' 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죠. 조조라면 모를까...)
그래서, 사람들의 싫음 리스트에 꼭 포함되는 게 '잘난척' 이고,
사람들의 좋음 리스트에 꼭 포함되는 게 '겸손함' 입니다.
행여나, 그런 이미지로 굳어져 버리는 게 걱정이시라면, 걱정 안 하셔도 될 겁니다.
주머니 속의 송곳은 언젠간 튀어나오게 마련이죠.
내가 아무리 자기 비하를 해 대면서 내 얼굴에 먹칠을 하여도,
나에게 클래스가 있다면, 결국엔 모두가 알게 됩니다.
그리고 나의 이미지는 이런 식으로 남게 되겠죠. '왠지 모르게 같이 있으면 기분 좋은 사람~'
재석이 횽을 보세요.
Vol.2) yesman, goodman (응이라고 말하라)
일전의 글에서, 귀인(歸因)에 대해 잠깐 언급한 적이 있었는데, (참조. 무명자' 본능적으로 생각했어)
간략히 말씀드려보자면, 인간은 언제 어디서고 추리를 하려는 본능을 가지고 있단 얘기였죠.
'왜 이런 거야??' '어째서 그런 거야???'
인간은 보통 부정적인 정보에 더욱 민감합니다.
부정적인 정보가 긍정적인 정보보다 현저하게(salient) 느껴지는 이유란,
다름 아니라, 인간의 '긍정적 자기 지향' 경향성 때문이겠죠.
즉, 인간은 자기에게 긍정적인, 유리한 상황을 보통의 디폴트 값으로 설정해 놓고,
자기에게 부정적인, 불리한 상황은 이상한(abnormal) 경우로 지각한단 겁니다.
그래서, 상대방의 부정적인 반응을 경험하게 될 때, 귀인 추리 활동이 더욱더 활발히 일어나게 되죠.
'왜??' '어째서 거부하는 거야???'
부정적 사건의 경험 자체만으로도, 안 좋은 감정을 불러 일으킬 수 있지만,
이런 경우, '아 이 놈이 날 탐탁치 않게 여기는구나' 라는 귀인 결과라도 나오게 된다면,
안 좋은 감정은 그 즉시 배가됩니다.
그리고, 보통은 위와 같이 결론내리기 십상이지요.
우리들 인간은 오래/복잡하게 생각하는 것 보다는, 짧게/단순하게 생각하고 마는 것을 좋아하는 것 같거등요.
(행동경제학, Kahneman & Tversky)
응이라고 대답하는 것은,
상대방의 긍정적 자기 이미지를 보존하게 만들 뿐더러,
여기에 '어쩜~ 얘는 날 좋아하나 봐' 라는 귀인 과정까지 플러스 된다면, 긍정적 정서가 배가됩니다. 기분이 좋아지죠.
-+- 예스맨 vs. 노맨 -+-
물론, 그렇다고 해서, 예스를 남발해서는 안 되겠죠. 아닌 건, 할 수 없는 건 노라고 말하되,
왠만해서는 응이라고 반응하는 게 좋을 거란 얘깁니다.
일상적인 장면장면들에서, 솔직히 내가 여기서 응이라고 대답했을 때, 드럽게 일이 귀찮아지는 상황보다는,
그냥 사소하고, 시간 때우기용이라거나, 이래도그만저래도그만인 일들이 더욱 많은 것이 또한 사실이잖아요.
그런 순간순간마다 살짝 웃으며 내뱉는 앙이 우리 스스로를 얼마나 좋은 사람으로 만들어 줄 지 생각해 보자구요.
Vol.3) social support (그냥 지지해 줘라)
특히나, 우리 남자들이 잘 못 하는 부분인데,
우리 남자들은 술자리나, 기타 어떤 자리든지
'지적질' 이라든가 '솔로몬의 판결' 내지는 '결국엔 내가 맞다' 등을 이끌어 내는 데 동기화되어 있죠. ㅋ
근데, 사실 우리 모두들, 누구나가 다 알고 있을 거에요.
친구나 애인에게 그럴 때 듣고 싶은 말이 뭔지
아시죠? 그저 우리는 지지를 받고 싶을 뿐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술자리나 까페가 무슨 원탁의 기사 모임이라든지, 현자들의 월례 정기 회의 같은 것도 아니고,
보통은 다 나도 알고 있는 얘기들을 하는데,
뭐 진짜 자기들 생각마냥 솔로몬의 판결 같은 '와 이거 정말 대박' 이런 게 나오는 것도 아니고,
아무래도 그저, 자기 자신을 지인들을 통해 재확인(affirmation)하고 싶은 거일 겁니다.
그렇게 지지를 받고, 용기를 얻고, 다시금 힘 내고 재충전해서 내일에 임하는 거지요.
어렸을 때는, 그저 곧 죽어도 나 잘났다고, 내 말이 다 맞다고, 그렇게 지적질에 열심이었는데,
그리 많지 않은 나이이지만, 그래도 나이란 걸 먹어 보니, 예전의 일들을 떠올리면 얼마나 화끈거리고 후회스럽던지.
아니, 단순히 지지를 못 해줬다는 사실들 뿐만이 아니라, 내 지적질 자체의 퀄리티가 엉망이었던 적도 태반이었지요. ㅋㅋ
'에이씨 등신아, 지적질도 틀리고, 친구 지지도 못 해주고, 아낌없이 뺏는 나무냐 넌??'
죄송합니다. 산소를 내뿜는 나무가 아닌, 이제껏 이산화탄소를 내뿜는 나무였었나 봐요. ㅎㅎ
=======================================================================================
좋은 사람
좋은 사람처럼 보이는 사람
당연히 좋은 사람은 전자겠죠.
그렇다고, 좋은 사람처럼 보이는 사람은 좋은 사람이 아닐까요?
아뇨. 좋은 사람처럼 보이는 사람도 충분히 좋은 사람일 겁니다.
그리고, 진짜 좋은 사람은 천외천(天外天)이라, 정말 나 같은 범인으로서는 넘보기 힘든 영역인 것 같기도 하구요. ㅎ
그냥 우리 귀엽게 좋은 사람인 척이라도 해요.
너도 나도 그도 그녀도 남녀노소 가가호호 좋은 사람인 척 투성이인 세상이라도
충분히 아름다울 것 같거등요.~
thanx for your existence!!!
첫댓글 재밌게 읽었습니다ㅡ
하지만 좋은사람이 살기엔 너무 힘든 세상 같습니다...
으잌 힘내세요. 흑흑 다음번에는 기만전략에 대해 글을 써 볼까 해요. 도움이 될랑가 모르겠네요.
재밌게 읽다 갑니다~
장기하-별일없이산다 이고 잘 읽었습니다. 좋은 사람 후자에서 자기만족이나 주위 평판을 위해 자선이나 기부를 하는 것도 좋은 사람인가요. 일정한 나이를 먹고 이득 위주로 판단을 하게 되면서 좋은 척이 되는 것 같은데 20대 이후로 전자의 좋은 사람이 존재하는지 궁금합니다.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리얼 좋은 사람은 물론 존재하겠지만, 매우 드물다고 보구요. 전 상대적으로 성악설을 지지하는 편이라서요. ㅎㅎ
항상 보면 글을 잘쓰시는 느낌을 받습니다. 내용뿐 아니라 글도 군더더기없이 잘 쓰시는군요!
훌륭한 글 잘 읽었습니다.
'나는 좋은 사람이다' 라고 생각하며 살아왔는데 요즘 자신에 대해 의구심이 들어 골똘히 생각해본 결과 저는 좋은 사람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제 기준에서 좋은 사람이 되기엔 저는 너무 작은 사람이라는 걸 알았습니다. 딱히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도 않았던 그냥 사람들보다도 못한 사람이 저라는 걸 알았어요.
요즘의 저와 비슷한 고민을 하시네요. 저 역시 똑같은 고민을 일년간 하고 있었는데, 결국은, 그래 이제까진 아니었더라도 앞으로 좋은 사람이 되자라고 마음 먹으니, 괴로움이 많이 가신 것 같습니다. 우리는 미래의 나 자신을 얼마든지 조형해 나갈 수 있기 때문에, 어떤 경우에든 희망을 가슴 속에 품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요.~
저렇게 나무처럼 모든 것을 다 준다고 소녀가 감동받지 않고 오히려 나무를 업신여기고 무시하는 경우가 많죠
22 사람들은 자신은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막상 행동은 그렇게 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좋은 글이에요. 늘 항상 그렇듯..ㅎ
+_+/
잘 읽고가요~~~~~~~~~~~감사합니다~~
저렇게 했는데도 여자친구가 며칠전에 떠나갔습니다. 어떻게 해야하죠???
위 내용은 일반인들 대상이고, 여친에게 1번 내용은 권고드리지 않습니다. 애인 간에는 보통 서로가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크기 때문에(나중에 내 가족이 될 수 있으므로), 나 자신을 낮추기 보다는, 자신감/능력을 어필하는 쪽이 좋아요. 그게 설령 다소 허풍처럼 느껴지더라도요. 2번, 3번은 오히려 여친에게라면 더욱 해당되는 사항들인데, 흠.. 제가 바비님 연애의 자세한 사항을 몰라서 뭐라고 조언해 드리기가 힘드네요.; 다만, 한 가지 확실한 건, 만약 여친분께서 아직 미련이 조금이라도 남아 있다면, 바비님 입장에서는 연락 끊고 기다리시는 게 상책입니다. 공기처럼 소중한 존재는 공급을 아주 끊어놔야 깨닫게 되는 법이니까요.
1번은 뭐 잘한것 같고 2,3번은 정말 열심히 지켰습니다. 제가 원래 자존심도 쎈놈이고 한데.. 뭐 어쨋든.. 엄청나게 힘든 시간을 보냈습니다. 물론 연락도 한번 그냥 사무적인 문자 했구요.. 이 댓글 달고 http://v.daum.net/link/7860384 의 마지막 5줄을 읽고 조금전에 평소에 하던대로 그냥 문자 보냈습니다. 그렇게 보내고 나니 맘이 훨씬 편하구요.. 여기에 이렇게 적혀있네요 '그 남은 사랑을 가감없이 상대에게 꺼내보여주길 바란다' 라고요.. 저도 원래 연락 끊고 기다리려고 했는데 위에 글을 읽어보니 위에 글대로 하는게 제 맘에 든다고 생각되서 문자 보냈습니다. 어차피 답이 없는게 사랑이라면 제 맘 편한 대로 하는게 맞지 않을까
요?? 어쨋든 조언 감사합니다. 더불어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이런 글 자주 올려주세요.
조.... 조은글이다 ~~ 역쉬 비스게 보면 시야가..ㅋㅋ
항상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
잘보고 갑니다. 점점 글솜씨가 느시는거 같네요^^
재밌게 읽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 드립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