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광장에서
오늘도 광장에는
젊은 목소리들이 바람을 흔든다
공정함을 돌려달라고
잃어버린 무엇인가를 찾듯
두 손을 모아 하늘을 향해 외친다
열흘이 넘도록
햇볕과 비를 견디며 서 있는데
신문은 다른 이야기를 하고
방송은 먼 나라의 소식처럼
그들의 함성을 지나쳐 간다
나라가 어수선하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
누가 맞고 틀린지보다
서로의 말을 들으려는 마음이
점점 사라져 가는 것이 더 두렵다
지금 이 땅에 사는 사람들은 누구인가
같은 하늘 아래 살면서도
누군가의 절박한 목소리가
이토록 쉽게 바람 속으로 흩어지는 이유는 무엇인가
나는 오늘도
편의점에서 생수 몇 병을 사 들고
광장으로 걸어간다
거창한 깃발도
큰 구호도 없지만
적어도 외면하지는 말아야 한다는 생각
젊은 날의 열정 앞에
기성세대의 한 사람으로 서면
고맙다는 말보다
미안하다는 말이 먼저 나온다
그들이 지키려는 것이
무엇이든
그것이 더 나은 나라를 향한 진심이라면
오늘의 함성은 언젠가
역사의 한 줄로 남을 것이다
그리고 그날
침묵했던 사람들은
자신이 왜 침묵했는지를 묻게 될 것이다
나는 오늘도 생수 몇 병을 안고
함성 속으로 걸어간다
부끄러움과 미안함을 품고
아직은 젊음을 믿는 마음으로
― 빗새 이상진
첫댓글 이땅에 실면서 정의를 모른다면 안되지요
나도 박근혜 대통령 탄핵때 삼년을 광화문에 갔지요
박근혜정부가 조금만 강한 정치를 했더라면 그런 일이 없었을 것인데 사람들이 내마음 같지 않더군요
그러셨군요
저도 광화문 광장에서 몇 년 동안 태극기 들고
이리 쏠리고 저리 쏠리고 했던 적이 있습니다
이 세상이 내 맘대로 될 것처럼 알고 살던 시간이 아니라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던 시간들이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