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유상록이 애절하게 노래 부른다. ‘밤의 길목에서’란 제목의 대중가요다. <작사자:원태연>
“새벽이 오네요. 이제 가요. 당신은 나를 만난 적이 없어요…”
순간 나는 전율했다. 기껏 한밤을 같이 보내고서 당신은 나를 만난 적이 없다니 말이다. 아, 이건 내가 당신을 위해 만들어주는 알리바이가 아닌가. 다시는 내 곁에 돌아오지 않을 당신이지만, 어쨌든 다른 사람을 만나서 새 출발해야 할 것이므로. ‘나하고의 과거’가 절대 노출돼서는 안 되니까 말이다.
어떤 혐의에서 빠져나갈 구멍으로 존재하는 알리바이(alibi) . 주로 범죄에서 쓰이는 것 같은데 나는 유상록 가수의 ‘당신은 나를 만난 적이 없어요.’하는 절규에, 그 빤한 알리바이에 순간 전율하며 맥을 놓아 버렸다. 다른 일을 못하겠는 거다.
젠장 맞을.
첫댓글 잘 읽었습니다.
언제 함께 노래방을 갈 기회가 있다면 제가 한번 불러드리겠습니다.
그런 영광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