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을 오르기전 먼저 절구경(☞계룡산 갑사, 절구경 1편)부터 하였다.
‘계룡산(鷄龍山)’은 한국 4대 명산 중 하나로서 공주·논산·계룡시와 대전광역시에 걸쳐 있으며,지리산·경주에 이어 세 번째로 국립공원이 되었다.
삼국시대에는 백제를 대표하는 산이었고, 신라통일 후에는 오악(五嶽) 중 서악(西嶽), 조선시대에는 삼악(三嶽) 중 중악(中嶽)으로 봉해질 정도로 역사에서 검증된 산이다.
주봉인 ‘천황봉(天皇峰)’에서 ‘연천봉’, ‘삼불봉’ 등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마치 닭(鷄)벼슬을 쓴 용(龍)을 닮아 계룡산이 되었다.
또 조선 태조 이성계가 이곳에 도읍을 정하려고 찾아왔을 때 무학대사가 산의 형국이 금계포란형(金鷄抱卵形)에다 비룡승천형(飛龍昇天形)이라 해 계룡산이라 부르게 되었다고도 한다.
이렇듯 풍수지리에서도 명산이지만 토속(무속)신앙을 비롯한 신흥종교·유사종교도 성행하였다.
당시 이름난 점쟁이들은 하나같이 계룡산에서 도를 닦고 내려온 도사라고 자처하지 않은 사람이 없었으니.
이중환은 「택리지」에서 “산 모양은 반드시 수려한 돌로 된 봉우리라야 산이 수려하고 물도 맑다.
또 반드시 강이나 바다가 서로 모이는 곳에 터가 되어야 큰 힘이 있다”고 하였다.
이어서 조선에 이런 곳이 네 군데 있으니, ‘개성의 오관산, 한양의 삼각산, 은율의 구월산’과 함께 계룡산을 꼽고 있다.
‘계룡팔경’의 제1경은 천황봉의 일출(日出), 제2경은 삼불봉의 설화(雪花), 제3경은 연천봉의 낙조(落照), 제4경은 관음봉의 한운(閑雲), 제5경은 동학사계곡의 숲, 제6경은 갑사계곡의 단풍, 제7경은 은선폭포, 제8경은 오누이탑의 명월(明月)을 가리킨다.
‘관음봉(觀音峰 765.8)’은 중생을 구제하는 ‘관세음보살’의 이름을 따온 것.
주로 암석으로 이루어진 봉우리를 가리키며, 높은 곳에서 아래를 굽어보는 모양새를 ‘관음보살’에 비유했거나 ‘관세음보살’에게 기도를 드리는 곳이라는 이름이다.
‘연천봉(連天峰 742.9)’은 하늘(天)과 이어진(連) 곳과 같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이성계가 계룡산 연천봉에 제단을 차려 놓고, 이곳에 왕도가 서고 모든 일이 잘 되도록 천지신명께 엄숙히 기도를 드린 곳’이라고 한다.
그러나 그날 저녁 꿈에서 만난 신선은 한양을 도읍으로 정하도록 명하는 바람에 한양으로 도읍지를 옮기게 된 것.
‘계룡팔경’ 중 제3경인 연천봉은 저녁노을이 물들 때 산야는 붉게 묽들고, 멀리 백마강 물줄기는 은빛으로 반짝이는 등 낙조가 아름답다.
연천봉에는 665년(문무왕 5) 등운대사가 계룡산에 정씨(정도전)가 도읍한다는 설에 왕기(王氣)를 누르기 위해 창건한 ‘등운암’이 있으며, 서남쪽으로는 백제 때 세워진 ‘신원사’가 위치하고 있다.
‘삼불봉(三佛峰 777.1)’은 3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진 형상이 마치 세 부처(佛)의 모습과 닮아 붙여진 이름.
겨울에 눈이 내리면 설경(雪景)이 아름다워 ‘삼불봉 설화(雪花)’라 부르며 계룡팔경(鷄龍八景)의 제2경으로 꼽힌다.
‘수정봉(水晶峰 675)’은 봉우리가 수정처럼 곱다고 불려지는 이름이지만 출입제한 구역으로 금줄이 쳐져 있었고, ‘문필봉(文筆峰)’은 붓끝처럼 뾰족해 지어진 이름이나 오를 수 없었다.
‘자연성릉(自然城稜)’은 자연적으로 형성된 성곽의 능선 같다고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관음봉에서 삼불봉에 이르는 2.1㎞ 구간이다.
갑사(甲寺)엔 문화유산이 즐비하지만 마음 급한 산객(山客)은 그저 주마간산(走馬看山)으로 스치고 지나갈 수밖에 없었다.
코스: 갑사-<절구경>-연천봉 고개-연천봉(U턴)-문필봉 사면길-동학사 갈림길(재난 안전쉼터)-관음봉-<자연성릉>-743.2m-
금잔디고개 갈림길(우회)-삼불봉-금잔디고개-신흥암-대성암-갑사-주차장
궤적.
좀 크게.
절구경 포함하여 약 11km에 5시간 30분 정도.
고도표.
<월간 산>
산행기를 쓰면서 적어본 계룡산의 연봉들. <계룡산국립공원이기 때문에 표지기는 준비하지 않았다.>
갑사 절구경을 한 뒤 바삐 산길을 오른다.
연천봉 방향.
대자암 가는 길에서 이정표가 안내하는 우측 연천봉 방향으로 포장도로를 벗어난다.
이정표의 원효대.
30년 된 가벼운 두발짜리 아이젠을 찰까말까 망설이다 그냥 치고 올랐다.
돌과 쇠붙이의 마찰음은 내내 신경에 거슬리기 때문.
슬슬 가팔라지기 시작하는 연천봉 0.6km.
데크계단이 시작되면 얼추 다 올라왔다는 신호.
연천봉 고개에 올라...
이정표를 들여다 본다.
등운암 산신각은 좌측으로 가고, 연천봉은 계단을 올라야 하는 것.
눈덮힌 헬기장에서 올려다보는 봉우리가...
데크가 놓여진 연천봉이다.
연천봉 바위에 눈덮힌 ‘연천봉 석각(連天峰 石刻)’.
조선이 건국된후 482년만에 망한다는 연천봉 각자.
‘방백마각 구혹화생 (方百馬角 口惑禾生)’
방(方)은 4방이요, 글자도 4획이라 4를 뜻한다.
마(馬)는 오(午)인데 ‘오(午)’라는 글자는 ‘80(八十)’을 의미한다.
각(角)은 뿔이다. 모든 짐승이 두 개의 뿔이 있으므로 2가 된다.
이를 모두 더하면 482란 숫자가 된다.
‘구(口)’와 ‘혹(惑)’은 ‘국(國)’자가 되고, ‘화(禾)’자와 ‘생(生)’을 합치면 ‘이(移)’의 옛글자가 된다.
전체를 다시 합하면 ‘사백팔십이 국이(四百八十二 國移)’란 구절이 되어서 조선은 개국 482년 만에 망하고 새로운 시대가 도래한다는 의미로 해석되어 왔다.
‘계룡팔경’의 제3경인 ‘연천봉’은 ‘연천봉 낙조’로 선정되어 계룡산 낙조 감상의 명소이다.
연천봉에서 건너 보는 계룡산 연봉들.
우측 멀리 시설물을 이고 있는 계룡산의 주봉 천황봉과 쌀개봉. 그 우측 뒤론 머리봉(735.6m)이 머리를 쳐들었다.
<파노라마>로 촬영하다 그도 여의치 않아...
동영상을 찍었다.
연천봉에 오르자 데크에 앉아 식사를 하는 여성 한 분을 만났다.
대전에서 왔다는 그녀는 계룡산 코스가 짧아 장군봉을 거치며 15km쯤을 잡았다는데, 훤칠한 모습만으로도 준족으로 보였다.
그녀에게 카메라를 맡겨 두 장의 사진을 얻었다.
관음봉으로 향하다 문필봉을 올려다 본 모습.
문필봉은 우측 사면으로 우회하여 관음봉 고개에 닿았다.
동학사 갈림길이 있는 이곳은 연천봉이 1km, 관음봉은 가까이 100m에 있으며, 금남기맥이다.
긴급재난 안전쉼터가 있는 곳.
동학사 방향으로 내려다 보며...
골짜기 우측 능선이 천왕봉·황적봉으로 뻗어나가는 '관암지맥'.
관음봉에 이르자 예전에는 없었던 팔각정자가 높다랗게 세워져 있다.
관음봉 정수리에 올라 이리저리 카메라를 돌려가며...
눈덮힌 계룡 연봉들을 둘러 보았다.
그런 뒤 계룡산 주봉의 역할을 대신하는 정상석을 담은 뒤...
옆의 산객에게 양해를 구하며 카메라를 맡겼다.
정상에는 계룡산 제4경 '관음봉 한운(閑雲)'이라는 표지판이 세워져 있다.
산정을 떠도는 한가로운 구름을 말하는 것이니 그야말로 삶에 평화로움과 여유로움을 안겨 주는 듯하다.
<파노라마>
<동영상>
관음봉 전망을 참고하여...
주위 산군들을 헤아려 보았다.
쌀개봉에서 뻗어내린 관암지맥.
관음봉의 이정표.
나아갈 자연성릉과 삼불봉 지나 금잔디고개.
눈덮힌 계룡산.
산정에 올려다 보이는 일주송(一株松).
살짝 당겨 보았다.
일주송과 산하.
저 뒷쪽 삼불봉 오르는 과정은 순탄치 않아...
자주자주 쉼을 하며 뒤돌아 보아야 한다.
<동영상>
지나온 자연성릉.
동학사 골짜기와 쌀개봉에서 뻗어내린 관암지맥.
삼불봉 직전에서...
우회탐방로를 좌로 흘려 보내고...
5분여 만에 계단을 타고 세 부처님을 알현을 한다.
마침 산정에 머무는 산객에게 또다시 부탁을 하여 카메라를 맡겼다.
이제 계룡산 신령이 "하산해도 좋다"고 승락을 할 것 같아.
천황봉과 쌀개봉, 관음·문필·연천봉까지.
삼불봉 전망 표지판을 참고하였다.
흰눈으로 장식한 풍광이 아름다워 '삼불봉 설화'는 계룡산 제2경이다.
삼불봉 산정.
계단을 내려서면...
남매탑 갈림길 이정표.
널따란 평지로 형성된 금잔디고개다.
수정봉 방향은 철조망으로 출입을 막고 있는 출입금지 구역.
금잔디에서 내려가는 길은 돌길.
아이젠의 날이 돌과 마찰되는 마찰음, 스틱의 쇠붙이가 눈속을 뚫고 돌에 부딪치는 소리는 신경을 날카롭게 한다.
그래서 아이젠을 벗었다가 그만 키대로 펄퍼덕~ "아이쿠야~ "
아이젠을 신었다벗었다 반복하며 절간같은 '신흥암'에 내려섰다.
"차암~절간같다라더니..."
아직 갑사가 1.3km.
암자치곤 제법 품이 넓은 신흥암.
신흥암에서 내려가다 도로를 벗어나는 갑사 이정표에서 계속 시멘트 포장도로를 따랐더니 도로는 휘어지며 오르막으로 올라간다.
거리는 조금 두르더라도 눈길을 피하고 싶었으나 그도 아니어서 도로 내려와 이정표를 따라 산길로 내려섰다.
그때 연거푸 울리는 전화벨 소리.
"어디즘 오고 있느냐?"고 묻는다. 다시 마음 바빠지는 시간이다.
용문폭포 전망대를 내려서...
시멘트 포장도로에 닿았다.
돌아본 모습.
갑사 대웅전·삼성각·관음전 가는 길을 지나...
탐방지원센터를 지난다.
일주문을 지나...
주차장에 닿았다.
X뀐 넘이 성낸다 했던가, 트라우마와 겹쳐 입을 꾹 다물고 자리에 앉았다.
1시간 가까이 차량이동하여 대전에 있는 '신가네 해장국&샤브칼국수(대전본점)'에 왔다. 전화 042) 541-0308
조촐한 식구가...
뼈다귀 해장국으로 술·밥을 먹었다.
예전엔 사람 목숨을 ‘시간문제’라 했다.
그러나 산업이 발달하면서 지금은 ‘공간문제’가 되었다.
나아가 이젠 시공(時空)이 우연히 겹쳐지는 ‘시공문제’다.
이를 ‘운명(運命)’이라 하고, 그리스인은 모이라(moira몫)·아난케(ananke필연)·티케(tyche우연)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