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201 연중 제34주간 금요일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21,29-33
그때에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29 비유 하나를 말씀하셨다. “무화과나무와 다른 모든 나무를 보아라.
30 잎이 돋자마자, 너희는 그것을 보고 여름이 이미 가까이 온 줄을 저절로 알게 된다.
31 이와 같이 너희도 이러한 일들이 일어나는 것을 보거든,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온 줄 알아라.
32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이 세대가 지나기 전에 모든 일이 일어날 것이다.
33 하늘과 땅은 사라질지라도 내 말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이와 같이 너희도 이러한 일들이 일어나는 것을 보거든,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온 줄 알아라"(21,31).
동지 섣달 첫날이다.
하느님의 나라, 목적지를 향해 가는 여정. 늘 새롭게 선물로 주어지는 시간. 최고의 걸작품을 만들어보자.
사제 서품을 받고 한달만에 로마로 가서 4년간 성경을 공부했다. 귀국하면서 나의 꿈은 산간 도서 벽지에 있는 공소들을 중심으로 그 곳에 사는 사람들과 사는 것이었다. 나의 전공인 루카복음서와 사도행전에 나오는 초대교회 그리스도교 공동체의 삶(사도 2-5장 참조)을 재현할 수 있는 삶이었기 때문이다.
그 첫번째 시도가 인천교구의 두 공소를 합쳐 만든 선교본당의 선교사 본당신부로서의 삶이었다. 두번째는 인제 원통의 폐교 선교공동체에서 선교사로서의 삶이었다. 그리고 현재 속초 고성 양양 지역의 무료급식소(밥집) 작은형제의집에서 선교사로서의 삶이다.
이제 앞으로의 계획은 복음선포자로서, 지금까지 만난 친구들, 우리 생태복지마을 식구들과 함께 우리 밥집을 중심으로 한국의 둘레길, 곧 '해파랑길'과 '남파랑길'과 '서해랑길'과 'DMZ 평화의 길'과 '제주 올레길'을 따라 걸으며 동반하며 주님을 찬미하는 것이다. 주변의 공소들과 성지들과 작은 복지 공동체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다. 그리고 공감과 연대와 나눔으로 함께 하는 친구가 되는 것이다. '좋은 이웃 고마운 마음 아름다운 세상 아름다운 인생'을 위하여.
사실 이미 일부 구간들을 걸었다. 서해랑길 인천 강화 구간, DMZ 평화의 길 인제 구간, 제주 올레길 한림 구간, 남파랑길 밀양 마산 창원 구간, 그리고 특별히 우리 밥집이 속해 있는 해파랑길 속초 고성 양양 구간에서 많은 좋은 친구들을 만나 함께 기도하고 봉사하는 우리 생태복지마을 식구들이 되었다.
"이러한 일들이 일어나기 시작하거든 허리를 펴고 머리를 들어라. 너희의 속량이 가까웠기 때문이다.”(루카 21,28)
종말의 시기는 구원의 때다.
"이러한 일들이 일어나는 것을 보거든,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온 줄 알아라."
종말의 시기는 예수님께서 선포하신 하느님의 나라가 시작되는 때다.
교회는 바로 이 하느님 나라의 비유다.
교회를 통하여 하느님 나라의 참된 행복과 기쁨, 평화와 자유의 삶을 산다. 하느님 나라의 영원한 생명을 누리며 구원의 삶을 산다.
사도행전에 나오는 초대교회 그리스도교 공동체가 가장 확실한 하느님 나라의 비유로서의 모습이다. 바로 이때문에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초대교회로 돌아가자"고 제안하였다.
우리 생태복지마을의 기도하며 봉사하는 한국의 둘레길 생명과 평화 순례는 초대교회로 돌아가, 종말의 시기 하느님 나라의 비유로서의 삶을 위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