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색지대 / 다중이
카오스가 입을 벌려 캄캄한 공간을 만들고 어둠을 밝히러 헬리오스는 태어났다 보이는 모든 것들은 헬리오스의 빛을 반사하면서 비로소 자신을 나타내는 색깔을 갖게 된다
시골집에는 엄마의 서글픈 색깔 뿐이고 기와집 창호문은 부자의 풍요로운 쌕깔이다 골목길 젓봇대는 어린시절의 화려한 빛이 있고 고속도로 위에는 자동차의 검은 빛깔이 넘쳐나고 임대 아파트 벽에는 젊은 부부의 분홍빛깔이다 어린아이 얼굴은 몽실몽실한 색깔이고 노동자의 바짓가랑이는 땀내 나는 색깔이다 고층빌딩에는 갑부의 번쩍이는 황금빛이 드리우고
램브란트는 서로에게 빛을 주고 받으며 구스타프 크림트의 키스를 영화로 만든다
스물네가지 물감을 팔레트 위에 죽 늘어 놓고 머리카락을 잡아당기며 나의 색을 찾아 본다 빯간 색에 파란색 섞어 보라색 만들고 모든 것을 주어담아 창조색을 만들고 아니 두려움에 모든 색을 혼합해본다
마침내 회색지대에 똬리를 틀고 알 수 없는 회색분자가 되어버렸다 누군가를 흔들어보지도 못하고 누군가를 깨우지도 못하고 누군가를 사랑하지도 못하는 의미없는 색깔로 남아 |
첫댓글 이분법과회색
카오스의 입김은 어둠을 뱉어내고
헬리오스는 빛을 발산하며 어둠을 밀어낸다
두 세력은 엇비슷해서 밀고 밀리는 싸움은 끝을 모른다
흑과 백, 어둠과 빛의 싸움은 천지가 생기고부터 시작된 것 아닌가
그러나 부딪치면 누구 하나 죽어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반반씩 닮은 회색분자가 태어나는 것이 진리다
지구촌의 모든 싸움도 어쩌면 그 후예들의 짓거리 같다
북한군이 쳐내려오고
남한군이 쳐올라간 민족상잔의 싸움까지도 비유가 될지 모르겠다.
흑이 옳다하고 백이 옳다 하고
끝 모르는 싸움에서 태어난 회색은 양쪽 모두의 힐난의 대상이다
뜨뜨미지근하고 이도 저도 아닌 회색분자 운운하면서 난도질 당하는 회색지대
나는 손 내밀어 위로하고 싶다
공자님의 가운데 中짜 철학의 옷을 입혀서래도
저는 단지
타인들은 자기 나름대로의 색깔을 띄면서살아기는데
왜 저는 나의 색을 갖지 못하고 사는 것이 바보같고
회색이라도 의미를 두고 나의 색으로 받아드리겠다는 . . . .
그래도 타인의 삶이 부러울때가 많아요
모두 그런 생각을 해요
남의 떡이 커 보이는 욕망때문이겠지요.
회색을 나의 색으로 받아드린다는 것은 한발 더 나아간 사고임은 분명하군요.
생각에 생각
상상의 나래를 한껏 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