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11일 이틀에 걸쳐 울산지역에서 실시된 4ㆍ15 총선 사전 투표결과가 많은 것을 시사한다. 물론 신종 코로나 사태가 26%라는 높은 투표 수치를 기록하는데 주효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난 2016년 20대 총선 사전투표율보다 2배 이상 높다는 것은 그냥 스쳐 볼 사안이 아니다. `신종 코로나+α`라는 특수 상황을 감안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당장 울산 5개 구군 가운데 코로나 확진 환자 수가 5명에 불과한 동구의 사전 투표율이 가장 높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15일 본 선거에 앞서 가슴 속에 묻어둔 결정을 유권자들이 미리 발산한 측면도 없지 않다.
신종 코로나 감염을 우려해 많은 유권자들이 사전투표를 선택한 건 사실이다. 투표소 내외를 철저히 방역했더라도 선거 당일 많은 사람들이 몰려오면 어딘가 허점이 있기 마련이고 이로 인해 빚어질 결과를 두려워 해 지난 20대 총선 당시보다 2배 이상 많은 울산 유권자들이 사전 투표를 선택했다.
하지만 이외 정치적 요소가 없었다고 단언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확진자 수가 15명으로 전국 최하위권인 전남의 경우, 무려 전체 유권자의 36%가 사전 투표에 참가했다. 코로나 요인 때문에 사전 투표율이 급증했다는 식의 논리라면 전남은 투표율이 전국 하위권이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전남 유권자 상당수가 자신들의 선택을 미리 표출하려 했을지 모른다.
울산 동구 전체 유권자는 13만 명 남짓하다. 그런데 이번에 이중 약 28%가 사전투표에 참가했다. 단순히 코로나 감염을 우려해 미리 투표했다고 보기 어려운 수치다. 그 보다는 자신들이 결정한 바를 확고히 해 선거결과에 영향을 미치려 한 측면이 짙다.
울산 북구는 이와 반대다. 유권자 수는 상위권인데 사전투표 참가자는 가장 적다. 이는 북구주민 상당수가 정치적 요소보다 신종 코로나 감염우려에 주안점을 두고 사전투표에 임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이다. 이는 동시에 향후 본 선거에서 유권자들이정치적 편향성보다 경제성ㆍ안정성을 바탕으로 투표할 것임을 예측할 수 있는 부분이다.
유권자의 표심은 깊은 강물 속 흐름과 같다고 한다. 수면에서 흔들리는 물결과 달리 물밑은 고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강 속 생명체는 모두 밑바닥에 존재하며 강의 존재 가치를 좌우한다. 이번 사전 투표에서 드러난 유권자 참여율을 그냥 스쳐봐선 안 된다. 표피의 일단이 드러났을 뿐 중핵은 아직 모습을 보이지 않은 상태다. 문제는 이런 사실을 이미 파악했어야 할 사람들이 아직 그렇지 못하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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