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1 여호와여 내 기도를 들으시고 나의 부르짖음을 주께 상달하게 하소서
102:2 나의 괴로운 날에 주의 얼굴을 내게서 숨기지 마소서 주의 귀를 내게 기울이사 내가 부르짖는 날에 속히 내게 응답하소서
102:3 내 날이 연기 같이 소멸하며 내 뼈가 숯 같이 탔음이니이다
102:4 내가 음식 먹기도 잊었으므로 내 마음이 풀 같이 시들고 말라 버렸사오며
102:5 나의 탄식 소리로 말미암아 나의 살이 뼈에 붙었나이다
102:6 나는 광야의 올빼미 같고 황폐한 곳의 부엉이 같이 되었사오며
102:7 내가 밤을 새우니 지붕 위의 외로운 참새 같으니이다
102:8 내 원수들이 종일 나를 비방하며 내게 대항하여 미칠 듯이 날뛰는 자들이 나를 가리켜 맹세하나이다
102:9 나는 재를 양식 같이 먹으며 나는 눈물 섞인 물을 마셨나이다
102:10 주의 분노와 진노로 말미암음이라 주께서 나를 들어서 던지셨나이다
102:11 내 날이 기울어지는 그림자 같고 내가 풀의 시들어짐 같으니이다
◈ 주해
1. 시편 102편의 표제어는 “낙담하여 여호와 앞에 탄식을 토로하는 한 고난 받은 자의 기도”이다.
1) 개인의 탄원으로 시작된 기도는 공동체의 회복을 구하는 탄원으로 이어지다가 시온의 회복을 신뢰하며 찬양으로 마무리된다.
2. 하나님의 은혜는 한량없이 크다. 그 큰 은혜로 인하여 항상 기뻐하고, 쉬지 않고 기도하고, 범사에 감사하라고 하였다.
1) 그러나 하나님은 이것을 강요하지 않는다. 이렇게 하지 않는다고 책망하지 않고 멀리하지도 않는다. 하나님이 율법주의자라면, 당장 올바른 신앙행동을 가르치며 범사에 감사하라고 말할 것이다.
2) 그러나 하나님은 우리의 연약함 때문에, 환경의 고난으로 낙심할 때, 그런 우리를 인정해 주시고, 용납해 주신다. 그리고 하나님께 나아와 토로하고 탄식하라고 하신다.
3) 예수님은 죽기까지 복종하신 십자가의 순종을 말하면서 “라떼는”이라고 하지 않고, 나도 너의 고난과 아픔을 경험하였기에 너를 체휼(공감)한다고 하시면서 낙심한 우리의 탄식을 들어주시고 사랑으로 받아주신다.
3. 고난 중에 있는 시인에게 가장 큰 어려움은 하나님이 함께하시고 계심을 실제적으로 누리지 못함이다. 그래서 고난의 날에 주의 얼굴을 숨기지 말아 달라고 기도한다.
“(1) 여호와여 내 기도를 들으시고 나의 부르짖음을 주께 상달하게 하소서 (2) 나의 괴로운 날에 주의 얼굴을 내게서 숨기지 마소서 주의 귀를 내게 기울이사 내가 부르짖는 날에 속히 내게 응답하소서”(시 102:1~2)
1) 고난의 상황보다 더 큰 고통은 하나님과의 단절이다.
2) 고난 중에도 주님의 얼굴을 뵙고, 주님이 응답한다면 이 낙심에서 벗어나기 때문이다.
- 시인은 나의 도움(에쩨르)는 하나님 밖에 없다면서 주께서 응답하여 주시기를 구한다.
4. 시인은 지금 자신이 얼마나 비참한지, 얼마나 마음이 상하며 근심 중에 있는지를 토로한다.
나의 날이 연기처럼 지나가고 나의 뼈가 난로처럼 타나이다(3절).
나의 가슴이 상처를 받아 풀같이 시들었으므로 나는 음식 먹기도 잊었습니다(4절).
나의 계속적인 신음 때문에 나의 뼈들이 나의 살에 붙습니다(5절).
나는 광야의 펠리칸(Pelican) 같이 황폐한 곳의 부엉이같이 되었습니다(6절).
내가 밤을 새우니 지붕 위의 외로운 새와 같나이다(7절).
1) 첫 번째 고난은 “마음에 받은 상처”다. 시인은 원수들의 비방과 원수들이 자신을 미친 듯이 날뛰며 대항함으로 인하여(8절) 마음에 큰 상처를 받았다.
2) 시인이 마음에 큰 상처를 받은 것으로 보아, 그 원수들은 한때 시인이 의지하고 믿었던 사람들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관계의 파괴와 배신은 마음에 큰 상처를 준다.
5. 또한 시인은 육신의 질병으로 고통하고 있다.
1) 몸의 열기 때문에 수척해져서 계속 신음 소리를 내고 있다(3, 5절).
2) 마음의 상함은 대부분 몸의 통증이 된다. 우울증을 겪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몸의 통증과 질병이 생긴다.
- 만약 우울한데 몸이 아주 건강하다면, 그는 우울증이 아니라 그냥 우울한 것이라고 한다.
3) 시인은 마음의 큰 상처를 받은 후에, 몸이 아파서 신음하고 있다.
6. 마음의 상처와 질병으로 고통하는 시인에게 인생이 헛되고 의미가 없어진다.
1) 그는 자신의 인생이 풀같이 시들어 가고 있다고 본다(4, 11절). 연기처럼 지나가는 무상성의 인생을 대면하면서 깊은 상처와 육신의 질병을 이길 힘을 내지 못한다.
2) 살아갈 이유가 있고, 인생의 의미가 있고, 마음을 다할 열정이 있어야 마음의 상처를 극복하고, 육신의 질병을 이겨낼 힘이 생긴다.
3) 그런데 시인은 몸과 마음이 상한 상태에서 인생의 의미마저 사라지면서 음식 먹기를 잊었다(4절). 밥맛도 없고, 잠도 자지 못한다. 지붕 위의 새처럼 외롭기만 하다.
4) 한참 꽃을 피워야 하는 인생의 중반에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11, 24절).
7. 시인은 왜 자신이 이렇게 큰 상처가운에 고통하는지 그 이유를 밝힌다.
“(8) 내 원수들이 종일 나를 비방하며 내게 대항하여 미칠 듯이 날뛰는 자들이 나를 가리켜 맹세하나이다 (9) 나는 재를 양식 같이 먹으며 나는 눈물 섞인 물을 마셨나이다”(시 102:8~9)
1) 처음부터 원수였던 자들이 원수 짓을 하면 분노와 적대감으로 분연히 일어난다.
2) 그러나 함께하던 자들이 원수가 되어 “종일 자신을 비방하고 다니며 자신을 대항하면” 시인처럼 낙심하고 상처 가운데 근심하게 된다.
3) 음식을 먹지 못하는 대신에 재를 양식 같이 먹으며 눈물 썩인 물을 마시고 있다.
8. 시인은 이 모든 일들, 배신, 원수들의 비방과 대항이 하나님이 주신 것임을 안다.
“(10) 주의 분노와 진노로 말미암음이라 주께서 나를 들어서 던지셨나이다 (11) 내 날이 기울어지는 그림자 같고 내가 풀의 시들어짐 같으니이다”(시 102:10~11)
1) 이 고통과 고난이 하나님이 주신 것이라는 믿음은 놀라운 회복의 길로 접어드는 문이다.
9. 물론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생각, 인과율로 하나님을 마치 사단처럼 여기면서 “하나님이 이 고통을 주었다”고 생각하는 것은 악이며 그 자체가 고통이다.
1) 하나님은 이런 자에게 말씀하신다. 너의 악이 너를 징계하고 있는 것이다.
“네 악이 너를 징계하겠고 네 반역이 너를 책망할 것이라 그런즉 네 하나님 여호와를 버림과 네 속에 나를 경외함이 없는 것이 악이요 고통인 줄 알라 주 만군의 여호와의 말씀이니라”(렘 2:19)
10. 신실한 믿음의 사람들은 욥처럼 복도 화도 하나님으로부터 온 것임을 안다.
“그가 이르되 그대의 말이 한 어리석은 여자의 말 같도다 우리가 하나님께 복을 받았은즉 화도 받지 아니하겠느냐 하고 이 모든 일에 욥이 입술로 범죄하지 아니하니라”(욥 2:10)
1) 나의 힘으로 이 재물을 얻었다고 하지 않고, 하나님이 재물 얻을 힘을 주었다고 한다.
- 나의 노력으로 복을 받았다고 하지 않고, 하나님이 복을 얻게 하셨다고 한다.
2) 여러 가지 원인으로 고난이 올 때에도 하나님께서 주신 고난이라고 여긴다.
- 그러기에 고난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하나님께 나아간다.
11. 하나님께 나아가는 자는 하나님께서 회개하라고 하시는 지, 심판을 받아들이라고 하시는 지, 하나님의 도움을 믿으라고 하시는지...그분이 말씀하시는 대로 행한다.
1) 그래서 하나님이 주신 고난으로 여기며, 하나님께 나아가는 자는 영적으로 성숙해지던, 문제를 해결 받던지 하게 된다.
2) 오늘 시인도 어찌하지 못하는 고난으로 낙심 중에 하나님께 나아가는 지혜로운 자다.
3) 비록 낙심했으나, 하나님이 주신 고난으로 여기고 하나님께 나아가기 때문에, 그의 탄식은 찬양이 되어져 간다.
- 시인의 탄식은 하나님께 응답되어, 후반부에서는 그가 갈망해온 하나님과의 만남을 찬송한다.
4) 낙심될 때, 사단은 하나님께 나아가지 못하게 하지만 하나님은 그 모습 그대로 하나님께 나아와 토로하라고 하신다.
◈ 나의 묵상
생명을 주는 말씀, 그리스도를 증거하는 말씀에 “고난 중에 낙심하여 탄식하는 자의 탄식”이 있다는 것이 감사하다. 시편에는 감사, 찬양, 기쁨, 믿음의 기도만 있지 않다. 고난으로 인하여 낙심한 자, 외롭고 마음이 힘들어서 먹지도 자지도 못하는 자의 탄식이 성경에 기록되어 있음이 도리어 소망이 된다. 나의 낙심, 상처 입음, 마음의 힘겨움과 외로움을 책망하시지 않고, 체휼하시고 공감하시고 다 알아주신다. “라떼는”을 생각하고 “라떼는”이라고 말하는 나의 마음과는 정말 다르시다. 그래서 날마다 비참한 자로 드러나나 그 사랑과 용납을 의지하게 된다.
나와 사람들은 비참함이 드러나면 정죄하고 판단하고 가르치려고 한다. 그래서 무화과나무 잎으로 가리고, 가면을 쓰게 된다. 그러나 나를 판단하고 가르칠 자격이 충분한 하나님은 그 탄식과 외로움과 상한 마음을 그대로 용납하시고 받아 주신다. 그래서 말씀으로 드러나는 나의 비참함은 정죄나 낙심이 아니라 도리어 은혜와 위로가 된다. 그 주님이 참 좋다. 주님은 나의 악함과 약함을 아시면서도 나를 구원하셨고, 복음을 전하게 하시고, 여전히 믿어주신다. 믿을만 해서가 아니라, 믿어 주심으로 주님의 말씀과 교회와 양들을 맡기신다. 그래서 비참한 모습 그대로 나아갈 용기를 얻게 하신다. 죄인 되었을 때 아들을 십자가에 내어준 그 사랑으로 날마다 대해 주신다. 그 주님께 나의 상한 마음, 낙심한 마음, 외로운 마음을 시인처럼 내어 드린다.
정죄 받아 마땅한 자에게 용납과 사랑으로 품어주시는 십자가 사랑안에 거한다. 나도 용납할 수 없는 나를 용납해 주시는 하늘 아버지의 사랑을 용납한다. 믿음으로 그 사랑이 내 안에 부어지고, 그 사랑 안에 있음을 받아들인다. 주님은 여전히 내 안에 있고, 내 안에서 사신다. 또한 나를 영접하신 그대로 그리스도 안에서 구속의 은총을 누리게 하신다. 그들이 나를 던져서 입은 상처라는 어리석은 생각이 십자가에 못 박히고, 주님이 나를 던졌다는 믿음으로 십자가로 나아가기를 원한다. 나의 탄식이 찬송이 되게 하시는 주님, 나의 교만이 십자가에 연합되게 하시는 주님을 찾고 구한다. 나의 도움은 오직 천지를 지으시고, 십자가에서 죽으시고 부활하신 주님이시다.
◈ 묵상 기도
주님, 우울함과 육체의 연약함, 잠을 잘 자지 못하고 외로워하는 시인을 사랑하심으로 인하여 그런 저 또한 주님이 사랑하고 공감하시고 용납하심을 다시 확인케 하시니 감사합니다. 아직도 나의 고난과 상함이 사람이 행한 것이라는 마음에 사로잡혀 있습니다. 주님이 나를 들어 던지시고, 하나님이 주신 고통으로 여기는 믿음을 주옵소서. 주님께 나아가, 주님이 하시는 말씀을 듣게 하소서. 주님의 심판을 받아들임으로 주님의 무덤에 연합되는 생명으로 인도하여 주십시오. 나의 도움이 오직 하나님이심을 믿고 누리게 하옵소서. 낙심할수록 하나님께 토로하고 상할수록 주님을 찾게 하옵소서. 시인처럼 주님께 정직한 마음으로 나아가고, 주님이 찾아오시고 말씀하심을 듣는 영적 지각을 열어 주십시오. 올해는 청년부가 주의 은혜로 세워지고, 강해지고, 세상을 이기는 공동체로 세워지게 하여 주십시오. 새벽이슬같은 주의 청년들을 세워주시고 만나주십시오. 김철훈 목사님에게 생명 있음을 항상 알게 하시고 그가 하는 사역과 가정 안에 생명이 풍성하게 흘러가게 하옵소서. 설 명절이 있습니다. 각 가정과 친지들이 구원받게 하옵소서. 영과 혼과 몸을 돌보시는 주님 안에 거하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