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충 8년 전인가? 몇 개월 동안 가열차게 수영강습을 받았더랬습니다. 중급반에서 고급반 가는 과정까지 열심히 몇 개월을 보냈었죠.
좋았습니다. 같은 반이었던 젊은 친구들, 것두 무려 대학생들과 열심히 연습도 하고, 마치고나서 바나나 우유도 나눠 먹으면서, 평형 발차기가 안되는 서러움을 가열차게 공유도 하고 말입니다. 좋았습니다. 그때는 건강도 했었으니, 즐거웠던 기억이 단단합니다.
그리고, 이리저리해서 이리저리 뼈를 깎는, 그야말로 "각고"의 수술을 한 이후, 의사 선생님이 이야기 해줬습니다. 당신이 하지 말아야 할 운동! 네 가지! 일단 등산 안됨. 사이클 당연히 안됨. 골프... 안됨. 마지막으로 수영, 안 됨. 두둥~넷플릭스.... -_-
그 이후로 2년이 지나고 있는 요즈음, 마치 각개격파 하듯이, 아님... 복수가 스턴트를 했듯이... 비유가 맞는지는 모르지만! 에흠.
먼저, 등산을 시작 했었죠. 목이 불편하니, 下山하는 과정이 롤러코스터를 타는 기분이었지만, 작디 작고 소중한 눈알을 땅 밑까지 굴리면서 다녔습니다. 객기...이기도 했지만. 의사 선생님 말 거역하는 재미가 쏠쏠하기도 했답니다. 그리고 나서, 골프도 도전해 봤습니다. 워낙 좋아하던 운동이기도 했거니와, 몇몇 알던 환우들과의 내기도, "골프를 먼저 시작하는 사람에게 밥 사기"라는 명목이었으니, 같은 병에 걸리 사람들에게 이 운동을 다시 시작한다는 것은, 뭔가 나아짐을 나타내는 지표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지금은 예전만큼 거리는 줄었어도, 예전보다 타수도 줄어버리는 기적이..^^
그리고... 서두에 이야기한 수영을. 시작 했습니다. 이제 두어달 되었는데... 자유형 숨이 안되요. 목이 안 돌아가요. 아무리 롤링을 하고, 글라이딩을 하더라도 목이. 안돌아가요. 그래서 예전에는 정말 안되는 배영이 너무 잘 되는 겁니다. 럭키비키인지 뭔지. 예전에는 그렇게 잘 하던 자유형은 엉망이 되어 버렸지만, 예전에는 엉망이던 배영을 너무 잘 하게 된 기적이...^^
운동을 할 수 있는 것 만으로도.
딱 달라붙는 수영복을 입고, 비천하고 남루한 몸뚱이를 선보일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합니다. 걸을 수 있는 것도. 감사한 거죠. 감각이 다 돌아오지 않았지만, 감사합니다.
지금의 나는.
매번 홀로 고독하게 싸워 나가고 있다는 생각 뿐 이었는데,
따지고 보면, 많은 사람들의 도움과 격려 속에서 함께 하고 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왜냐면, 그렇게 용기를 받았기에... 하나씩 하나씩 해 보는 것이었던게죠.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다시 예전처럼. 아니 그만큼 아니 될지는 몰라도.
즐겁게 내 몸과 마음을 다 써 버리며 지내고 싶네요. 여러분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