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09/23 08:32 마니아포럼에 기재
21일 현재 LG는 4위 기아에 8경기 뒤진 6위에 머물러 있다. 아직 10경기가 남아있지만 전력이나 팀분위기면에서 LG의 포스트시즌 진출은 사실상 물건너간 상황이다. LG가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기는 지난 92년 이후 12년만. 시즌초 전문가들로부터 4강 후보로 지목됐던 LG가 몰락한 원인은 무엇인지 짚어보았다. (기록은 21일 현재)
강압적인 선수단 개편
작년말 이광환 감독의 뒤를 이어 취임한 이순철 감독의 고민은 아직 팀내에서 잔뼈가 굵지 않은 신임 감독으로서 기존선수들을 어떻게 통제하느냐였다. 이를 위해 이순철 감독이 빼든 카드는 바로 외부인사의 영입과 내부인사의 퇴출. 이순철 감독은 한화코치였던 이상군 코치와 방송해설가였던 차명석 코치를 1군 투수코치에 임명했고, FA 진필중을 영입했다. 반면 LG에서 잔뼈가 굵은 선수들은 된서리를 맞았다. 이상훈은 기타연주 문제로 이순철 감독과 갈등을 빚어 팀을 떠났고, 유지현은 은퇴의 기로에 내몰린 것.
문제는 그 과정이 매끄럽지 못했다는 것이다. 슈퍼스타 이상훈을 내보내고 데려온 투수는 프로통산 1승의 오승준이었고, 간신히 현역생활을 계속하게 된 유지현에게는 불과 34번의 타격기회만이 주어졌을 뿐이었다. 오래동안 팀의 핵이자 정신적 지주였던 두 선수가 '팽(烹)' 당하는 모습은 선수들의 심리적 안정감을 떨어뜨리고 팀워크를 저하시켰다. 최대 고비였던 9월의 부진과 최근의 무기력한 경기내용은 선수단 장악을 위한 인위적이고 강압적인 선수단 개편이 결과적으로는 성공을 거두지 못했음을 대변하고 있다.
무기력한 공격력
득점에서 장타가 차지하는 비중이 더욱 높아진 2000년대 한국 프로야구에서도 봇물처럼 터지는 집중타와 상대 내야진을 흔들어놓는 기동력은 여전히 LG의 주된 득점방법이었다. 하지만 올해 LG의 공격력은 집중력과 기동력이 모두 눈에 띄게 무뎌진 모습이었다. 타율과 득점은 각각 0.260과 550점으로 리그 7위였고, 도루 역시 62개로 리그 6위에 머물렀다. 득점:잔루 비율은 1:1.64로 리그 최하위권이었고, 도루 성공율 역시 57.4%로 리그 평균인 63.4%를 밑돌았다.
LG의 빈약한 공격력은 개인기록 순위에도 그대로 드러났다. 타격 8개 부문중 10걸안에 든 선수는 타율, 최다안타, 득점부문의 이병규와 출루율 부문의 김재현 단 2명에 불과하다. 결국 장타력, 집중력, 기동력을 모두 상실한 팀이 득점할 수 있는 방법은 극히 제한적이었고, 이는 시즌 내내 LG의 발목을 잡았던 아킬레스건이었다.
무너진 중간계투진
이승호 외에는 상대방을 압도하는 선발투수가 없는 LG가 최근 몇년동안 낮은 방어율을 기록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바로 탄탄한 중간계투진이었다. 2002년의 이동현, 2003년의 전승남, 왼손 원포인트 류택현으로 대변되는 중간계투진은 중반 이후의 경기흐름을 유리하게 이끌어가는 데 중요한 몫을 담당했다.
하지만 올해 LG는 중간계투진이 붕괴되면서 오히려 후반으로 갈수록 어려운 경기를 했다. 30경기 이상 등판한 중간계투요원중 3점대 이하의 방어율을 기록한 투수는 이동현(2.87)과 류택현(3.40) 2명에 불과했고, 신윤호와 서승화는 5점대 방어율에서 허덕였다. 게다가 이동현마저 마무리로 전환하면서 LG의 중간계투진은 사실상 궤멸되고 말았다.
외국인 선수와 FA 악몽
제도도입후 줄곧 LG를 괴롭혔던 외국인 선수와 FA 악몽은 올해도 예외가 아니었다. 팀에 흔한 왼손타자임에도 메이저리그 경력을 믿고 영입한 마틴은 타율 0.291 9홈런 52타점에 그쳤고, 그나마 마지막 고비였던 9월초에는 체력저하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4패만을 기록하고 퇴출된 후타도를 대신해 영입한 쿠퍼는 한때 연승을 달렸지만 이내 한계를 드러내며 4승 4패 방어율 5.03에 그쳤다.
이상훈의 트레이드로 마무리에 무혈입성한 '30억 팔' 진필중도 4패 13세이브 5.23으로 최악의 부진에 시달렸다. 시즌 중반에는 2군에서 선발수업을 쌓는 수모를 겪었고, 요즘에는 1이닝 이하를 던지기 위해 근근히 마운드에 오르는 정도. 올해로 4년 계약이 만료되는 홍현우는 타율 0.179 2홈런 12타점에 그치며 마지막 기대마저 산산히 무너뜨렸다.
계속되는 부상악령
작년 이병규의 부상으로 애를 먹었던 LG는 올해 또다시 주전선수들의 잇따른 부상에 신음했다. 시즌 초반 3할대 타율을 기록하던 박경수가 어깨탈구로 전력에서 이탈한 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에이스로 활약하던 이승호는 어깨부상으로 8월 19일 이후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고, 팀내 홈런, 타점 1위를 달리던 박용택도 발바닥 부상으로 9월에는 그라운드에서 볼 수 없었다. 마틴 역시 9월초 어깨부상으로 시즌을 마감했고, 이동현은 팔꿈치 부상으로 재활중 병역비리에 연루돼 출장정지 처분을 받았다.
주전선수들의 잇따른 부상으로 LG는 전력의 120%를 발휘해야할 시즌 막바지에 60% 수준의 전력으로 경기에 임했고, 결국 연패를 거듭하며 4강권에서 멀어졌다.
이상규 명예기자
첫댓글 강압적인 선수단 개편..왕동감합니다..이감독..이상훈선수랑 유지현선수 그라운드 누비는 모습 보고싶습니다..ㅠㅠ
내년엔 많은 준비를 해서 꼭 우승했으면 좋겠습니다..엘지화이팅~
강압적인 선수단 개편 브라보~~~~~~~~~이기사를 꼭 이순철 감독이 보기를...
내년에는 제발 선수들이 부상없이 시즌을 마감하기를~~~~~~***
가장 중요한 이유가 빠졌네요. 이순철 감독의 자질 부족!!!
닥스님에 한표!!
아직 진출 실패는 아니라는...왜냐하면 LG가 8승하고,기아가 8패만 해주면 됩니다 ㅎㅎ.어떻게 보면 가능할거 같은 데요(제생각임)
딱딱 다 맞아떨어지네요; 처음에 강압적인선수단 개편은 정말 동감합니다! 이상훈선수결정나고.. 막 울었는데..ㅠㅠ 대신온 선수 보고 더 울었죠ㅠㅠ 내년을 기대해봅니다~
광주사람은 역시않된다니깐.. 지멋대로 한다니깐..야구는 감독이 성적내나??선수가 하는건데.. 상대방존중도 없어.. 이순철 너 자신은 존중해달라고 하면서 상대방자존심은 있는데로 짓발고..(유지현,이상훈선수) 이상훈엘지에 남았으면 은퇴않했어!! 아직도 선수생활하고 있을꺼다!!
이러다가 우리 유젼선수까지 끝나는게 아닌지 모르겠네..
결론은 감독을 바꿔야한다..
좀 동감,,,휴;
스서는..스포츠신문으로 가장 구독률이 높은걸로 알고있습니다...ㅋㅋ 제 얼굴이 스서 신문에 나온적도 있었죠..아주아주아주아주 당당하게..ㅎㅎ
강압적인 선수단 개편..전적으로 공감..무기력한 공격력..공감..용병과 FA영향..공감...세개의 문제점은..올시즌..단골이었죠..하나하나에..핵심만을 찌르고 있네요..정말 공감하는 기사입니다. 이점은 차후에도 문제가 될것입니다. 닥스님의 말씀대로 철감독의 자질부족이..여실히 드러났습니다.
neo1982 님 광주사람이란말은 빼주셨음하네요 ㅡㅡ;;; 저도 광주사는 엘지 왕팬인데 ...;;;; 저도 이순철싫지만 지역감정넣는건.....;;
정곡을 정확히 찔렀네요 이글..
이거 다 맞는말이네
이정도면 더이상 할말없음.... 저기자 엘지 프런트에 스카웃합시다.. 어라 ?기자가 아니라 팬이쓴거네.. 그럼 저사람 찾아서 프런트에 스카웃합시다..
너무 정확해서 오히려 슬프다는...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