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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통신] 美 ‘단일 작전구역’서 제외된 대한민국
자유일보
박재형
지난 2일 미국 워싱턴 D.C.에서는 미국·일본·호주·인도 등 4개국이 참여하는 안보 협의체 ‘쿼드’(Quad:Quadrilateral Security Dialogue 4개국 안보 회담) 외교장관 회의가 열렸다. 이번 회의는 인도 태평양 지역에서의 해양 및 초국가적 안보 강화, 경제적 번영, 핵심 및 신흥 기술, 인도주의적 지원에 초점을 맞췄다.
4개국 외교장관들은 한반도 비핵화 원칙을 재확인하고 북한의 행동을 규탄했다. 이에 북한은 미국 주도 쿼드의 비핵화 요구를 "중대한 정치적 도발"로 규정하면서 기존 상황을 일방적으로 변경하려는 시도라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무엇보다 우려되는 점은 한국이 최근 미국·일본 주도의 ‘원 시어터’(one-theater:단일 작전구역) 구상에서 배제됐다는 점이다. 원 시어터 구상은 미국과 일본이 중심이 되어 호주·필리핀 등과 함께 동중국해와 남중국해를 하나의 전쟁구역으로 묶어 중국의 해양 팽창을 견제하는 전략적 개념이다. 최근 필리핀 국방장관은 원 시어터 구상에 한반도가 포함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국이 이 구상에서 배제된 것은 복잡한 전략적 위치와 미·중 사이 균형 유지 노력 때문이다. 한국은 중국을 주요 무역 파트너로 삼아 경제적으로 크게 의존하고 있다. 따라서 정책 결정 과정에서 전략적 동맹과 경제적 실용주의 사이 균형을 요구한다. 한국 해상 무역량의 90% 이상은 대만 해협과 남중국해를 통과한다. 이는 서울이 해상 루트에 대한 강력한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반면 미국과의 동맹은 한국 안보에 중심적 역할을 한다. 한국과 미국은 단순한 안보 관계를 넘어 정치적·경제적 협력 관계를 강조한다. 그러나 한국은 공개적으로 중국과의 갈등 상황이 노출되기를 원치 않는다. 베이징과의 관계를 신중히 관리해 불필요한 마찰을 피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한국 언론은 쿼드를 ‘반중(反中) 그룹’이나 ‘안보(군사) 동맹’으로 묘사하는 경우가 많다. 아산정책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3년까지 뉴스 기사 중 47.5%가 이처럼 묘사했다. 이렇게 왜곡된 정보는 대중의 인식 왜곡으로 이어진다.
문재인 정부는 중국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쿼드 동참을 회피했지만, 윤석열 정부는 쿼드와의 협력 및 잠재적 참여를 시사한 바 있다. 이번 정부 들어서는 안보와 경제적 이익 사이 균형과 실용외교를 강조하고 있다.
미국은 남중국해를 글로벌 권력 역학 관계와 법치주의 관점에서 바라본다. 반면 한국은 지역적 관점을 강조하며, 즉각적인 안보 환경과 한반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중국은 해양 강국 선언을 통해 해양 야심을 강조해 왔다. 특히 대만 해협 항공 침범과 해군 작전 강화는 중국의 군사적 자신감과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남중국해에 군사적 위기가 발생하면 주한미군이 자동으로 개입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한국은 원 시어터 구상의 영향권에 놓일 수밖에 없다. 미국과 한국은 해양 감시 및 방어 기술 공동 개발 등을 통해 지역 내 전략적 우위를 강화할 수 있다.
미국은 한국이 중국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주요 국가로서 중국에 대한 정책적 일관성을 중시한다. 한국의 대중국 정책이 정권에 따라 급변한다면 미국으로서는 위험 회피 전략을 선택할 수도 있다.
한국의 정권 교체를 계기로 한미 동맹은 중대한 전환점에 놓여 있다. 국제 규범에 기반한 국제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한미 양국의 효과적인 협조가 필수다. 특히 해상 분야에서 협력 실패는 동맹의 신뢰성과 억지력을 약화해 지역 안보 구조를 불안정하게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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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형 在美 정치학자·정치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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