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보호센터 입학식 날
백발의 할머니 들
새 친구 만나자
자식 자랑부터 열 올리신다
ㅡ이고운
《쪽수필/오정순》
아주 오래 전, 고층아파트에 입주하자 얼마 지나지 않아 신기한 풍경을 만났다. 아이들 학교 보내고 누군가를 기다리느라고 아파트 정문 앞에 있는데 노인분들이 등나무 아래로 모여 들었다. 무엇인가 먹거리를 들고 등장하여 무리를 짓더니 이미 기선을 잡은 듯한 대장 노인 한 분이 말끝마다 “우리 아들이 그러는데 말이야”로 시작하여 좌중을 압도 하고 있었다.
신문을 가지고 나와 중요 뉴스라고 생각하는 기사를 읽어주고 바로 “우리 아들이 그러는데 말이야”로 이어졌다. 마치 뉴스거리가 되긴 했지만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해주겠다는 설이다.
그중 한 분이 한 기사를 가리키며 그댁 아드님께 이것도 물어보고 오라고 부탁했다.
그 시간에 집에 있기 보다 나와야 편할 거란 생각에 일찍 자리를 비우는지 알 수 없었으나, 그 어른 분은 법조인의 어머니라 했다. 아들이 알면 얼마나 난감할 일인가.
꽃잎 떨어진 할미꽃대를 보고 옛날 사람이 생각난다는 건 그만큼 젊은 이의 눈에 낯설었다는 이야기다. 지금 누가 나를 보고 낯설다고 할까봐 삶의 뒤를 돌아본다.
내 눈에는 아직 꽃잎이 붙어있는 할미꽃이 키는 낮아도 기선제압 강자로 보인다고 귀띔해주고 싶다.
첫댓글 광경이 훤히 그려집니다.
남 앞에서 자식 자랑 넘치게 하는 건
젊어서도 그닥 보기 좋지 않더라고요.
노년에는 그 낙으로 산다고들 하던데 지나치지 않도록 해야겠어요.ㅎ
우리는 디카시 이야기에 열올립시다 ㅋㅋ
@오정순 네, 선생님ㅎㅎ
백발의 할머니들...까지였으면 재미가 덜했을 것을
자식 자랑 열 올린다하니 상상이 막 되는 그런 효과인거죠.
모여 앉은 할머님들만 보면 생각날듯한 디카시입니다.
쪽수필로 이야기가 풍성해집니당. 잘 감상하였습니다^^
맞아요
스토리텔링이 된 거지요
요즘에는 자식 자랑하려면
돈을 내고 한다던데요. ㅎㅎ
우리는 디카시가 있으니 ㅎㅎ
자식 자랑 손주 자랑 하고 싶을 때는
자기 자랑거리가 줄어들 때일 겁니다
우리는 자랑하고픈 이야기 꺼내시고
차 사세요 합니다
좋은 일이니까요
학교서도 일등하면 햄버거 사쟎아요
시샘막이용이기도 해요
세금 안내면 욕으로 불어나오지요 ㅎ
ㅎ그렇군요 공감됩니당
머지 않은 앞날도
걱정걱정이고요
나의 어머니도 그러고 계시겠지요
아마도요
모두의 어머니들이 은근슬쩍
인절미에 고물묻히듯 자랑을 묻힐 겁니다
특별한 게 없으면
ㅡ갸는 아프단 말도 안혀 라기도 하고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