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字 隨筆 문득.980 --- 자연의 울음은 노래이기도 하다
아기가 운다고 항상 같은 울음은 아니다. 칭얼칭얼 울기도 하고, 노래하듯이 리듬감이 있게 울기도 하고, 고함을 지르는가 하면, 숨이 넘어갈 듯 자지러지게 울기도 한다. 기가 막히는 소리는 들리지 않고 얼굴이 파랗게 질린다. 울어도 그때마다 다를 텐데 같은 울음소리처럼 들린다. 아기는 아프다고 울고 엄마가 보고 싶다고 울고 배고프다고 울고 무섭다고 울고 자리가 축축하다고 울고 놀랐다고 울고 아무도 없다고 울기도 한다. 목소리가 크기도 하고 작기도 하고 흐느끼기도 하고 사정하는 것처럼 들리기도 하고 억지를 부리는 것같이 들리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눈치를 보면서 우는 여유도 있다. 새가 운다고 항상 같지는 않을 텐데 그냥 새가 운다고 두루뭉술 넘어간다. 새 울음소리는 즐거운 노랫소리 같이 들리기도 한다. 새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어느 새는 뻐꾹 뻐꾹, 꿩꿩, 꾀꼴꾀꼴, 어설프게 제 이름을 부르기도 한다. 마치 내가 여기 있다고 사방팔방에 존재를 알리는 것 같기도 하다. 그것도 산속에서 우는 것과 들녘에서 우는 것은 듣는 느낌이 대뜸 달라진다. 새에게도 좋은 일이 있고 서러운 일이 있을 터다. 따라서 그 울음의 정도가 다를 텐데 같게 들린다. 그만큼 받아들임이 건성이며 단순한 편이다. 사람이 듣기에는 같을지 몰라도 새들이 듣기에는 그들만의 메시지가 담기어 있다. 냇물이 노래하며 흐르고 바람이 울고 간다고 한다. 분명 소리가 들려오고 말소리와는 확실히 다르다. 마땅치 않아도 그냥 울음소리라거나 노랫소리라고 하면 그런가 보다 한다. 그러나 그 소리가 서로 같지 않다. 소리에 강약이 있고, 넓고 좁고 폭이 있다. 그런가 하면 맑으며 탁한 소리도 있다. 멀리서 은은하게 들리기도 하고 가까이서 우렁차게 들리기도 한다. 혼자 부르는 것 같기도 하고 합창을 하는 것 같기도 하다. 이만하면 노래를 부르는 것이라고 해도 무방하지 싶다. 물이 많고 적고 바람이 강하고 약하고에 따라 다르다. 또 시간대와 장소와 듣는 사람의 감정에 따라서 받아들임도 달라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