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한 번 관심과 무관심의 차이를 깨닫게 했다.
평소 아침식사를 밥이나 빵으로 했을 때는 산행 시작 시 처음 얼마 동안은 좀 힘들단다.
몸이 안 풀린 이유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아직 소화가 덜 돼 몸이 무겁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제는 정반대였다.
어제 아침에 작성해 보낸 편지에서도 밝혔듯이 그제 삼시 세 끼 다 ‘광양 기정떡’을 먹었다.
그리고 어제 아침도 ‘광양 기장떡’을 먹고 집을 나섰다.
또한 점심식사용으로 ‘광양 기장떡’ 네 조각(막대형)을 가져갔다.
10시 36분 망월사역에서 원도봉계곡을 향해 출발하는데 벌써 배가 고프기 시작했다.
그러나 12시 48분 포대능선 정상에 설 때까지 그냥 참고 쉬엄쉬엄 걸었다.
산에 오를 땐 배가 부른 것보다 고픈 편이 차라리 더 낫기 때문이다.
11시 14분 두꺼비바위를 전화기에 담았다.
그리고 11시 36분 망월사 ‘해탈문’ 앞에 섰다.
그동안 원도봉계곡 길을 몇 번 오르내리면서 망월사 옆으로 나 있는 등산로를 주로 이용했다.
한번 정도 망월사 경내 일부를 대강 둘러봤을 뿐이다.
그러나 어제는 망월사 구내를 샅샅이 살펴보았다.
상당히 큰 절이었다.
그리고 포대능선에 올라서니 12시 20분이 됐더라.
망월사에서 비교적 많은 시간을 보냈던 것이다.
12시 48분 포대능선 정상을 밟았다.
그때까지 몸이 가벼워 다른 때보다 편하게 산행을 했다.
편한 마음으로 점심을 먹으면서 바위군락(신선대-자운봉-무명봉-만장봉-선인봉)을 감상했다.
그리고 13시 14분 자운봉 앞 , 13시 56분 경찰산악구조대와 석굴암 입구에 섰다.
자운봉에서 내려가는 동안 산행객들이 얘기하는 말들이 자연스럽게 아빠 귀에 들어왔다.
자운봉과 만장봉 사이에 있는 바위 위로 올라가 ‘무명봉’을 담으려고 했을 때였다.
그곳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있던 등산객 중 어떤 분이 “저것은 선인봉입니다.”라고 했다.
이에 아빠는 ‘무명봉’이라고 하면서 ‘선인봉’, ‘만장봉’에 대해서도 설명해줬다.
그곳을 벗어나 조금 더 내려갔을 때 또 다른 어떤 분이 동료에게 말했다.
“저게 자운봉인데 조금 더 올라가면 정상이야”라고.
그래서 아빠가 “저 바위는 만장봉이고 도봉산 정상은 자운봉입니다.”라고 끼어들었다.
그 일행들은 조용해졌다.
이처럼 대부분 ‘자운봉, 만장봉, 선인봉’을 잘 구분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왜냐하면 보는 위치, 거리에 따라 겹쳐 보이기도 하고 안 보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숲속에서는 숲을 볼 수 없다.
숲 밖에서 숲을 보고, 숲 안에서 나무를 보면 숲과 나무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겠지?
아빠는 수백 번 도봉산을 다니는 동안 그렇게 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제 ‘자운봉-무명봉-만장봉-선인봉’으로 이어진 바위군락에 대해 어느 정도 이해하게 됐다.
선인봉 아래에 자리하고 있는 ‘경찰산악구조대’ 건물에서 상주하고 있는 경찰과
그곳을 지나가던 ‘국립공원관리공단’ 직원과 얘기를 나누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찜찜한 구석이 남아 있다.
그분들이 알고 있는 것이 전부 다 옳다고 생각하기에는 다소 미흡한 점이 있다.
선인봉과 만장봉 사이에 있는 조그만 바위를 뭐라고 칭할 것이냐가 의문으로 남기 때문이다.
아빠가 구조대 경찰에게 “그 바위와 함께 뭉뚱그려 선인봉이라고 합니까?”라고 물었다.
그러자 “그렇습니다.”라고 대답했다.
어찌 좀 이상하지 않니?
아무튼 경찰산악구조대 건물을 벗어나 14시 22분 도봉산장에 이르렀다.
‘도봉서원’터 앞, 그곳 역시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이 밟았던 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태 그 유명한 김수영 시인을 기리는 ‘김수영 시비’를 보지 못했다.
다시 한 번 관심과 무관심의 차이를 깨닫게 했다.
어떤 눈으로 어떤 생각을 갖고 보느냐에 따라 엄청난 차이가 나겠지?
고 김수영 시인께 죄송한 생각이 들었다.
지금 갑자기 프랑스 철학자 들뢰즈의 ‘차이의 반복’이란 말이 떠오른다.
이렇게 산행을 마치고 15시 09분 도봉산역에 들어섰다.
다른 날보다 일찍 할머니를 찾아뵈었다.
거기서 ‘이이화·한국사 이야기’ 8권 ‘개혁의 실패와 역성혁명’ 나머지 읽기를 끝냈다.
이어서 식사시간에 저녁식사를 도와드리고 뒤처리까지 마무리했다.
그리고 오(관우) 원장님과 만남을 위한 약속장소로 이동했다.
천호동(성내동) ‘롯데시네마’를 끼고 풍납동 쪽으로 좀 들어가니 식당이 나타났다.
도착해보니 오 원장님 소개로 이전에 몇 차례 함께했던 거여동 안경점 사장님도 계셨다.
오리고기에 소주로 저녁식사를 대신했다.
이 약속이 없었으면 집에서 ‘광양 기정떡’을 먹었을 것이다.
두 분이 내기 당구 게임을 했던 것이다.
그 식당을 나와 아빠가 심판을 보는 가운데 다시 ‘과메기’ 내기 당구 게임을 했다.
이전에는 오 원장님께서 승리한 것 같았고, 이번엔 거여동 사장님이 승리했다.
과메기에 막걸리를 즐기다가 다른 날보다 한참 늦게 귀가했다.
집에 들어와 샤워를 마치고 컴퓨터 앞에 앉으니 자정이 가까워지고 있었다.
현재도 떡을 먹으면서 이 글을 쓰고 있다.
오늘 산행 중 점심식사도 ‘광양 기정떡’으로 할 것이다.
어제 저녁식사 약속이 없었다면 몇 끼를 연속 떡으로 하는 셈이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혀 밥 생각이 나지 않을 정도란다.
대한민국 육군28사단 상병 김0!
오늘도 화이팅!!!
첫댓글 덕분에 즐산 했어요..
고맙습니다.
소화가 너무 잘 돼 배가 고픕니다.
아들과의 멋진 대화 글.
항상 잘 보고 있어요..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저녁 시간 즐겁게 보내세요.
에릭님 덕분에 산봉우리 이름도 자세히 알게되었네요.
사진감상과 함께 도봉산 산행을 한 느낌입니다.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늘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꾸준한 등산 항상 멋지십니다^^
남은 주말도 잘보내십시요~
고맙습니다.
즐거운 저녁시간 되시길 바랍니다.
에릭님 글과 사진 고맙습니다.
편히 쉬세요.
감사합니다~^^ 멋있는 사진으로 눈이 즐거웠습니다 ~^^
고맙습니다.
오늘도 좋은 일만 일어나길 바랍니다.
에릭님 글과 사진덕분에 산에 다녀온 느낌입니다.감사합니다 ^^
고맙습니다.
늘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멋진 사진과 글 감사합니다. 사진전 또는 책 내셔도 좋을듯 합니다!!^^* 아드님의 사랑이 전해집니다!!^^*
고맙습니다.
오늘도 행복한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