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그동안 집필해 온 여섯 권의 책이 모두 출간되었습니다. 그러나 제가 책을 쓴 것은 어떤 명예를 얻거나 수익을 얻기 위해서가 아니었습니다. 오랫동안 목회하면서 성경을 읽고 묵상할수록 제 마음속에는 떠나지 않는 질문들이 있었습니다.
* 하나님께서는 왜 인간을 창조하셨을까? * 하나님께서 계획하신 나라는 어떤 나라일까? * 선악과는 왜 주셨으며 사탄의 유혹을 왜 막지 않으셨을까? *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는 왜 창세전부터 계획되어 있었을까? * 구원받은 하나님의 자녀들은 이 세상에서 어떻게 살아야 하며, 궁극적으로 어떤 존재가 되는 것일까?
이 질문들을 오랫동안 붙들고 성경을 살펴보다 보니 결국 하나의 질문으로 모아졌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무엇을 목적으로 인간을 창조하셨으며, 그 창조목적을 어떻게 이루어 가시는가?” 저는 이 질문을 따라 성경 전체를 다시 바라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창세기에서 요한계시록까지 서로 떨어져 있는 것처럼 보였던 많은 사건들이 하나의 큰 흐름으로 연결되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이것을 **‘하나님의 창조목적의 파노라마’**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파노라마"란 넓게 펼쳐진 전체 모습을 한눈에 바라보는 것입니다.
성경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창조만 보아서도 안 되고, 타락만 보아서도 안 됩니다. 십자가와 구원만 보아서도 안 되고, 마지막 때와 요한계시록만 보아서도 안 됩니다. 창세전부터 영원까지 하나님의 전체 계획을 하나의 큰 그림으로 바라보아야 합니다. 그렇다면 이 **‘하나님의 창조목적의 파노라마’**를 이해하려면 무엇을 알아야 할까요? 저는 적어도 다음 아홉 가지 핵심 주제를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① 창세전 경륜을 알아야 합니다. ② 인간 창조의 목적을 알아야 합니다. ③ 인간의 타락을 알아야 합니다. ④ 사탄의 반역과 제한적 역할을 알아야 합니다. ⑤ 창세전 십자가를 알아야 합니다. ⑥ 구원과 연단의 의미를 알아야 합니다. ⑦ 하나님의 자녀들의 통치 참여를 알아야 합니다. ⑧ 그리스도의 재림과 최종 심판을 알아야 합니다. ⑨ 하나님 나라의 완성을 알아야 합니다.
이 아홉 가지는 서로 떨어져 있는 별개의 주제가 아닙니다. 창세전 경륜 → 인간 창조 → 인간의 타락 → 사탄의 반역과 제한적 역할 → 창세전 십자가 → 구원과 연단 → 통치 참여 → 재림과 최종 심판 → 하나님 나라의 완성 이라는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것이 제가 여섯 권의 책을 쓰면서 계속 붙들었던 하나님의 창조목적의 큰 그림입니다.
1. 창세전 경륜을 알아야 합니다 하나님의 창조목적을 이해하려면 창세기 1장 1절보다 더 앞을 바라보아야 합니다. 바울은 “감추어졌던 하나님의 지혜”에 대하여 말하면서 하나님께서 그것을 “우리의 영광을 위하여 만세 전에 미리 정하셨다”고 하였습니다(고전 2:7). 또한 하나님께서 우리를 “창세 전에 그리스도 안에서 택하셨다”고 하였습니다(엡 1:4). 그러므로 하나님의 역사는 인간의 실패에서 시작된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계획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인간의 창조와 타락과 십자가와 구원을 하나님의 창세전 경륜이라는 큰 틀 안에서 바라보아야 합니다.
2. 인간 창조의 목적을 알아야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왜 인간을 창조하셨습니까? 창세기 1장 26절에서 하나님께서는 인간을 하나님의 형상대로 창조하시고 땅을 다스리게 하셨습니다. 인간은 단순히 이 세상에서 살다가 구원받아 천국에 가는 존재로만 창조된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지음 받고 하나님께서 맡기신 것을 다스리는 사명을 받은 존재입니다. 따라서 구원의 목적을 알려면 먼저 인간을 왜 창조하셨는가를 알아야 합니다.
3. 인간의 타락을 알아야 합니다 인간은 하나님의 말씀에 불순종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죄를 짓도록 강제하신 것이 아니므로 범죄에 대한 책임은 인간에게 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전지하신 하나님께서 인간의 타락을 전혀 예상하지 못하셨다가 사건이 발생한 후에 구원계획을 세우셨다고 볼 수도 없습니다. 인간은 실패했지만 하나님의 계획까지 실패한 것은 아닙니다. 바로 여기에서 하나님의 전지하심과 절대주권, 인간의 책임을 함께 생각해야 합니다.
4. 사탄의 반역과 제한적 역할을 알아야 합니다 사탄 역시 피조물입니다. 사탄은 하나님과 대등하게 싸우는 또 하나의 신이 아닙니다. 욥기를 보면 사탄조차 하나님께서 허용하신 범위를 넘어 행동할 수 없었습니다(욥 1:6-12; 2:1-6). 사탄의 의도는 악합니다. 하나님의 뜻을 대적하고 인간을 넘어뜨리려고 합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사탄의 악조차 자신의 창조목적을 좌절시키도록 내버려 두지 않으십니다. 요셉은 말했습니다. “당신들은 나를 해하려 하였으나 하나님은 그것을 선으로 바꾸사…”(창 50:20) 저는 이런 의미에서 사탄이 결과적으로 하나님의 자녀들에게 반면교사이며 연단의 도구로 사용된다고 봅니다. 사탄은 하나님의 계획을 방해하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그 방해조차 자신의 목적을 이루는 데 사용하십니다.
5. 창세전 십자가를 알아야 합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는 아담이 범죄한 후 하나님께서 급하게 마련하신 응급대책이 아니었습니다. 베드로는 그리스도께서 “창세 전부터 미리 알린 바 되신 이”라고 하였습니다(벧전 1:20). 바울 역시 창세전부터 그리스도 안에서 이루어진 하나님의 뜻과 계획을 말씀합니다(엡 1:4-10). 따라서 십자가는 인간의 타락 이후에 등장한 단순한 수습책이 아니라 창세전 하나님의 경륜 속에 있었던 구원의 계획으로 보아야 합니다. 인간은 타락했지만 하나님의 계획은 무너지지 않았습니다. 십자가는 오히려 하나님의 사랑과 공의와 지혜를 가장 놀랍게 보여 주었습니다.
6. 구원과 연단의 의미를 알아야 합니다 구원은 죄 사함을 받고 지옥을 면하여 천국에 들어가는 것으로 모든 목적이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구원받은 하나님의 자녀들은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하나님을 알아 갑니다. 순종과 사랑을 배우고 선과 악을 분별하며 고난과 시험을 통하여 연단을 받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성공도 사용하시고 실패도 사용하십니다. 기쁨도 사용하시고 고난도 사용하십니다. 그러므로 이 세상에서의 삶은 단순히 천국에 가기까지 기다리는 시간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자녀들이 하나님의 성품을 닮아 가며 장차 맡겨질 일을 위하여 준비되어 가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7. 하나님의 자녀들의 통치 참여를 알아야 합니다 그렇다면 왜 하나님께서는 구원받은 자들을 이 세상에서 연단하시는 것일까요? 창세기 1장에서 하나님께서는 인간에게 다스리는 사명을 주셨습니다. 바울은 “우리가 참으면 또한 함께 왕 노릇 할 것이요”(딤후 2:12)라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요한계시록은 하나님의 보좌와 어린양의 보좌가 있는 곳에서 “그의 종들이 그를 섬기며”(계 22:3), 이어서 “그들이 세세토록 왕 노릇 하리로다”(계 22:5)라고 말씀합니다. 저는 여기에서 창세기의 인간 창조목적과 요한계시록의 마지막 장면이 연결되는 것을 봅니다. 하나님의 자녀들은 하나님과 대등한 통치자가 되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과 어린양을 섬기며 그리스도의 통치에 참여하는 존재로 준비되는 것입니다.
8. 그리스도의 재림과 최종 심판을 알아야 합니다 현재의 세상을 보면 때때로 악이 승리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성경의 파노라마는 현재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다시 오십니다. 사탄의 활동에도 끝이 있으며 악에 대한 하나님의 최종 심판이 있습니다. 요한계시록의 마지막은 사탄의 승리도, 짐승의 승리도 아닙니다. 어린양의 승리입니다. 그러므로 마지막 때를 공부하는 목적은 두려움에 빠지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시대를 분별하고 깨어 준비하며, 어떠한 상황에서도 역사의 주인이 예수 그리스도이심을 믿기 위해서입니다.
9. 하나님 나라의 완성을 알아야 합니다 성경의 마지막에는 새 하늘과 새 땅이 나타납니다(계 21:1). 하나님의 창조목적은 실패하지 않습니다. 창세전부터 시작된 하나님의 경륜은 창조와 타락과 십자가와 구원과 연단과 재림과 심판을 지나 마침내 하나님 나라의 완성을 향하여 나아갑니다. 그래서 저는 성경의 처음과 마지막을 함께 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창세기에서 인간에게 주셨던 하나님의 형상과 다스림의 사명은 요한계시록의 마지막 장면과 연결됩니다. 하나님의 보좌와 어린양의 보좌가 있고, 그의 종들은 하나님을 섬기며 세세토록 왕 노릇 합니다. 그래서 제가 여섯 권의 책을 썼습니다
제가 쓴 여섯 권은 서로 관계없는 여섯 가지 이야기가 아닙니다. 제가 오랫동안 성경을 읽으며 붙들었던 질문들을 하나씩 풀어 가면서, 하나님의 창조목적이라는 하나의 큰 그림을 서로 다른 방향에서 바라본 것입니다. 한 권으로 설명하기 어려웠기 때문에 여러 주제로 나누어 쓰다 보니 여섯 권이 되었습니다. 제가 새로운 교리를 만들거나 제가 깨달은 것만이 절대적으로 옳다고 주장하기 위해 책을 쓴 것은 아닙니다. 오랜 목회와 성경 묵상 가운데 제가 이해하게 된 하나님의 큰 그림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었습니다.
결국 제가 여섯 권의 책을 통하여 말하고 싶었던 것은 이것입니다. 역사의 주인은 사탄이 아니라 하나님이십니다. 역사의 중심은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십자가는 하나님의 영원한 경륜 속에 있었습니다. 인간의 타락과 사탄의 반역도 하나님의 창조목적을 좌절시키지 못합니다. 그리고 모든 역사의 종착점은 하나님 나라와 하나님의 창조목적의 완성입니다. 이것이 제가 여섯 권의 책을 낸 이유이며, 제가 독자들과 함께 바라보고 싶은 **‘하나님의 창조목적의 파노라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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