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쓰는 할머니들
삼사년 전쯤으로 기억됩니다.
성결교회에서 목회하시다가 은퇴하시고 고향에 정착하신
할머니 사모님(고 김기천 목사)께서 쓰신 시가 양구군에서 발행하는
군지(郡誌)인 메아리에 실린 것을 발견하고서 코팅해 드렸더니
무척 좋아하셨습니다.
그 후로 사모님의 시가 일 년에 2-3회씩 꾸준하게 군지(郡誌)에 실렸고,
그때마다 코팅해 드렸습니다.
어느 날 인가 갑자기 연락을 하셔서“목사님이 좋아할 것 같아서
알려드린다며, 강원도민일보 기자와 인터뷰를 했고
곧 기사가 나올 것이라”하셨습니다.
그 후 21년 8월 21일자 도민일보에““ 인생을 노래하는 아마추어 시인
최옥자 할머니“라는 제목으로 인터뷰 기사가 실렸었습니다.
남편인 김 목사님께서 작고하시기 전에 있었던 부부간의 대화를
시로 표현하신 “가을”이라는 시도 신문에 실렸었습니다.
<가을 햇빛을 맞으며 걸으며/ 말하는 말이 너무 행복하오
이러다가 누가 손을 먼저 놓으면/ 어떻게 하지?
할수 없지. 내가 먼저 가면 뒤따라와요/ 당신 먼저 가면 내가 따라가고
앞서 거니 뒤서 거니 이렇게 익어가며 삽시다./ ‘그래 그렇지’
날씨가 참 좋아요/ 행복했던 그날이 어제 같은데
벌써 세월이 많이 흘렀네요/ 나 혼자 여기서 기다리고 있을게요
‘익은 열매되어’>출처 : 강원도민일보)
먼저 간 남편 목사님을 떠 올리면서 늘 눈가가 촉촉해지는 모습을 뵈노라면
앞선 세대의 사모상의 단면을 보는 듯 합니다.
무정한 세월은 소리 없이 흘러가고 있던 지난 주말에 사모님께서
갑자기 전화를 주셨습니다. “무슨 일 있으시냐” 라자
“양구 문화예술 축제”가 양록제가 열린 지난 10월 6일(목)-8일(토)까지
열리고 있는데, 사모님의 시 두 편도 군내 문화복지센터에
전시되고 있노라며 시간이 되면 다녀가시라는 전언이셨습니다.
당일 오후에 읍내에 나가면서 전시관을 찾았습니다.
내심으로는 작품만 전시되어 있을 것으로 여기며 편한 복장으로 찾았더니
그곳에 사모님께서 계셨습니다.
마침 파장하는 분위기로 관계자분들이 분주하게 정리하려는 모습이어서
급하게 인사를 드리고 작품을 사진으로 기록하고서 나오려는 순간,
곁에 계시던 할머니 한분께서 아시는 척 인사를 건네 오시는 것입니다.
“목사님이시죠? ”아굴라와 브리스가“에 제민도라는 필명으로 올리시는
글을 잘 보고 있습니다.”라며 당신을 소개하시는 할머니는 강남에서
감리교회 권사로 섬기시다가 양구로 귀촌하셨다는 것입니다.
“아굴라와 브리스가”라는 카페를 운영하시는 장로님을 통해서 알게 되었노라며
당신의 작품도 전시되어 있기에 전시관에 있다는 것입니다.
뜻하지 않는 곳에서 믿음의 선배이자 동역자인 권사님을 통해서 격려와
위로를 경험케 하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체감하면서
다시 한번 잘 살아야 함을 배웁니다.
전쟁과 배고픔을 온 몸으로 겪었고, 혹독한 가난의 아픔을 이겨내고
눈물의 기도로 살아오신 어르신들입니다.
오늘의 한국교회를 이루는데 밀알같이 삶의 자리를 지켜오셨던
백발의 할머니 선배분들이 써 내려가는 시들을 통하여 영혼의 정제와
순화 작용이 일어났으면 좋겠다는 마음 간절합니다.
여러분 한명 한명을 주님의 이름으로 사랑합니다.
첫댓글 목사님! 뵙게 되여 반가웠습니다
부족한 詩 부끄럽습니다.
정중앙교회와 목사님의 아름다운 목회 간증이 은혜로운 감동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아멘...
와~~~^^
가을 햇빛 맞으며....
이 목사님을 통해
이 목사님 보다 더 오랜 식구지만
한 번도 뵙지 못한
구름 권사님도 연결되었습니다
국토정중앙 청정지역 양구
참 아름다운 분들....
반갑고 고맙습니다
한번도 뵙지 못했어도 따뜻하고 은혜로우신
장로님 내외분의 믿음생활을 존경하고 사랑합니다
국토정중앙교회는 지역사회와 주민을 주님의 사랑으로 섬기는 교회로 유명합니다
참 감사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