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환율이 모두를 괴롭히고 있습니다.
어젯밤에 환율이 약간 내려간 사이에 급히 한국의 거래은행에 접속해서 우리가 살고 있는 독일 집의 주인에게 집세를 보냈습니다. 그래도 유로 환율이 1,400원일 때 보다는 집세를 100만 원 가까이 더 내게 되었습니다.
독일의 여러 주 가운데서도 저희가 머무는 프라이부르크 Freiburg가 속한 바덴-뷔르템베르크(Baden-Württemberg/ 주도 슈튜트가르트 Stuttgart)주는 가장 부유한 주여서 다른 두 개의 주와 함께 EU 외의 국가에서 온 학생들에게 학비를 받습니다. 그러니 유한 온 학생들이 내는 학비며 생활비만 해도 많이 오르게 되는 것입니다.
이곳 프라이부르크 음대만 해도 한 학기 수업료가 1,500유로인데 환율이 1,800원까지 오르게 되니 한 학기마다 60만 원씩 더 부담해야 하게 되었습니다. 이는 그리 반가운 일도 아니고 유쾌한 일은 더더욱 아닙니다.
그 외 교통비를 포함한 생활비, 그리고 기숙사비나 집 렌트비까지 포함하면 부유한 가정에서 온 학생이라 할지라도 매달 감당해야 하는 부담은 무거운 짐이 아닐 수 없습니다.
더구나 저희 가족같이 어린 자녀를 돌보기 위해 부모가 함께 와 있는 경우는 집세나 생활비가 크게 늘어나게 되어 힘이 드는 나날이 됩니다.
이곳 독일(유럽 여러 나라도 마찬가지입니다)의 물가를 '빅맥(Big Mac) 지수'로 말씀드리면 최악의 상황입니다.
한국의 맥도날드 매장에서 5천 원 정도를 주고 사 먹을 수 있는 햄버거를 이곳에서는 1만 5천 원을 줘야 하고, 대구에서 택시를 타고 10km 정도를 달리면 요금이 만 몇천 원이 나오는데 프라이부르크에선 최소 10만 원(1유로가 1,750원일 때)은 더 줘야 합니다.
하지만 우유나 소고기, 돼지고기, 치즈, 야채, 과일 등의 가격은 한국의 절반 정도 수준이어서 그나마 살 만합니다. 물론 빵도 대단히 맛있고 저렴합니다. 바게트 빵만 해도 한국의 절반 이하의 가격입니다.
독일 기차의 가격은 시간이나 날짜별로 천차만별입니다. 며칠 전 저희 세 가족이 프라이부르크에서 베를린까지 ICE(독일 고속열차)를 타고 다녀왔는데 가장 값싼 야간 기차를 탔고 왕복 1,600km(서울-부산을 두 번 왕복한 거리)인데 세 사람 왕복 요금이 10만 원 정도입니다. 그런데 그다음 날 오전 기차를 타려면 갑자기 요금이 100만 원 가까이 까지 오릅니다. 그러니 저렴한 요금을 찾느라 수고를 해야 하는 것입니다.
저희 가족 같은 경우는 거의 한국에서 가져온 쌀로 밥을 해서 먹지만 여행자들은 현지의 레스토랑에 가서 식사하려면 아마 만만치 않은 경비를 지출할 각오를 해야 할 것입니다. 우선 돈을 많이 남기는 음료수를 먼저 시키라고 할 것이고 그것을 거부하기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리 맛있지 않은 비싼 요리, 또 후식, 그리고 생소한 자릿세와 무서운 봉사료까지.
식사를 마친 후 그것이 다 합쳐진 묵직한 영수증을 받아들면 아마 입이 벌어질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래도 독일의 보통의 시민들이 이용하는 여러 마트(우리 가족은 주로 Alnatura와 REWE, 그리고 dm을 이용합니다)에서는 신선한 식품과 물건들을 저렴하게 살 수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이전에는 중국산 물건들이 많이 있었으나 요즘은 유럽인들이 워낙 중국이라는 국가의 나쁜 실체를 깨달았기에 반중국 정서가 크게 일어나서 중국산 물건이 점점 사라져가고 있기도 합니다.
런던이나 파리에 관광 온 중국 관광객들이 기념품 가게에 들렀다가 온통 중국산 물건들만 진열되어있는 것을 보고 발걸음을 돌리는 우스운 일까지 일어나고 있습니다.
아무튼, 어떤 이유에서건 간에 2026년 6월 하순의 독일 프라이부르크에서의 외국인 가족의 삶은 치솟기만 하는 환율 때문에 즐겁지만은 않습니다.
그래도 어떡합니까? 힘내서 지혜롭게 잘 살아야지요.
2026년 6월 24일
독일 남서부의 아름답고 유명한 검은 숲(Schwarzwald) 한가운데의 프라이부르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