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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15 - 돌아가기엔 너무 늦다
씬1. 포장마차 근처 길 (전회 엔딩씬 연결, 밤)
은하, 고개 숙여 인사하고 하은을 스쳐 지나가는데
하은, 앞만 보고 선 채로 은하의 손목을 잡는다.
은하, 너무 놀라서 하은을 돌아본다.
앞만 보고 있던 하은이 고개 돌려 은하를 바라본다.
은하, 당황스럽게 하은을 본다.
은하를 바라보는 하은의 두 눈이 슬픔으로 가득 차 있다.
은하 : (그 눈빛에 더욱 당황스러운)...
하은 : (그렇게 잠시 바라보다 조용히 손목을 놓더니)...너무...힘들어하지 말아요.
은하 : ? (보는)...
하은 : 난..잘 모르지만. 만약...내가 형이라면 은하씨가 힘들어하는 건 바라지 않을 것 같아요.
은하 : (혼란스러운 눈빛)...
하은 : (그 눈빛에 마음이 흔들려 시선을 피하고 앞만 보며) 은하씨가..형을 기억하고..생각하는 것처럼...
형도 어디선가 항상 은하씨를 지켜보고 응원하고 있을 겁니다.
은하 : (두 눈에 물기가 어린다)
하은 : ..아마 형은...많이 미안해 할 거예요..은하씰 혼자 두고 떠난 것을... 많이 미안해하고 있을 겁니다.
은하, 목이 메어온다. 하은의 말이 내내 아파왔던 마음을 단숨에 어루만져 놓았다.
그렇게 잠시 침묵이 흐르다가.
은하 : 가끔...생각해 봤어요. 어쩌면 부사장님이 저보다 더 힘드실지 모른다구..
하은 : (조용히 돌아본다)
은하 : 전 오빠를 기억하고 또 기억하고 그 기억이 절 버티게 해주지만 부사장님은 그것마저도 충분치 않으니까...더 힘드시겠구나...
하은 : (서글픈 눈으로 바라본다)
은하 : (입가에 잔잔한 미소가 떠오르며) 절 걱정해 주시는 마음..고맙습니다.
하은, 너무 많은 말이 쌓여있지만 아무런 말도 할 수가 없다.
그저 대답처럼 서글픈 미소로 은하를 보고는 먼저 돌아서서 간다.
은하, 한 동안 하은의 뒷모습을 바라본다.
하은의 뒷모습이 너무도 쓸쓸해 보여 쉽게 발길을 돌리지 못하던 은하가 조용히 돌아서 간다.
그제야 걸음을 멈추고 다시 은하를 돌아보는 하은의 두 눈이 처연하다.
씬2. 포장마차 앞 (밤)
은하, 생각이 많은 얼굴로 걸어와 선다. 무언가 계속 명치끝에 걸려 가슴이 쑤셔대는 기분이다.
잠시 그렇게 서서..
씬3. 버스 정류장 (밤)
바람 부는 길에 혼자 서 있는 하은, 멍하니 한 곳 바라보고 있다가 누군가에도 모를 조소를 날린다.
씬4. 인철의 집 앞 (밤)
하은, 터벅터벅 걸어오는데 강주가 부른다.
강주 : (E) 유신혁!
하은, 멈추고 보면, 한쪽에 차를 세워놓고 기다리고 있던 강주가 웃는 낯으로 다가와 선다.
강주 : 전환 왜 안 받어?
하은 : (덤덤하게) 못 들었는데.
강주 : (살피며)...술 마셨어?
하은 : ..응.
강주 : 자주 마시네, 요즘?
하은 : (대답대신 피식 웃곤) 나 기다린 거야?
강주 : 응.
하은 : 무슨 일루?
강주 : (농담처럼 퉁) 보고 싶어서 기다렸다 왜?
하은 : (복잡한 미소로 본다)
씬5. 까페 (밤)
찻잔을 앞에 놓고 앉아있는 하은과 강주.
강주 : 그때 로얄호텔에 있었단 얘길 지금까지 왜 안 했어?
하은 : 굳이 해야 할 이유가 없었으니까.
강주 : 왜 없어? 강혁오빠가 그 날 강원도에서 죽었는데. 강혁오빤 쌍둥이 동생이 유신혁이란 사실을 알고 로얄호텔에 갔었던 거라구.
하은 : (머릿속이 복잡하게 회전하듯 보는)...
강주 : 아무튼 생각할수록 이해가 안 돼. 거기까지 갔으면서 오빠한테 왜 연락을 못 했을까?
하은 : (무심하게) 경찰한테 쫓기고 있었잖아.
강주 : 강혁오빤 형사야. 그것도 아주 유능했던 형사. 경찰들 눈은 얼마든지 피할 수 있었어.
하은 : ..다른 이유가 있었겠지.
강주 : ? 다른 이유 뭐?
하은 : (정보를 흘려주듯) 경찰이 아닌 다른 사람들이 있었다거나.
강주 : (번쩍 떠오르듯) 강혁오빨 살해한 범인?
하은 : 뭐..그럴 수도 있구.
강주 : (추리하듯) 그게 맞다면 범인도 강혁오빠한테 쌍둥이 동생이 있단 사실을 알았다는 얘기가 되잖아?
하은 : (덤덤하게) 그런가?
강주 : (추리에 빠져서) 다시 말해서 두 사람이 만나서는 절대 안 되는 이유가 있었다는 거구.
하은 : (미묘한 미소를 띠며) 그렇겠지.
강주 : (번쩍하듯) 강혁오빨 살해한 건 박상철이 아니야.
하은 : ...그럼 누군데?
강주 : 20년 전 사건의 범인.
하은 : (기다리던 대답인 듯 보일 말 듯 미소를 지으며 본다)
강주 : 강혁오빤 임대식의 자살사건을 쫓다가 20년 전 사건과 연관 있다는 걸 알게 됐어.
그리고 유건하 형사가 자신의 아버지란 사실도 유신혁이란 쌍둥이 동생이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된 거야.
그리고 어쩌면 범인도 알아냈었는지 몰라.
하은 : (조용히 음미하듯 본다)
강주 : 그래서 결국 살해당한 거구.
하은 : (복잡한 미소를 지으며)...그렇게 되나?
강주 : (진지하게 끄덕인다)
하은 : (물끄러미 보며)..그럼 이제부턴 뭘 할 거지?
강주 : 20년 전 사건의 수수께끼를 풀어야지. 어떤 끈부터 당겨야 매듭이 풀어질 진 모르지만.
하은 : (조용히 응시하며) 조심해야 할거야.
강주 : 뭘?
하은 : (덤덤하게) 엉뚱한 실을 잡아당기면 오히려 매듭이 단단히 조여지는 법이니까.
강주 : (빙긋 웃으며) 충고 고마워.
하은 : (갈등이 생기는 듯 복잡한 표정으로 보는)...
씬6. 까페 앞 (밤)
멈춰진 동찬의 차 안. 동찬의 시선으로 하은과 강주가 얘기를 나누면서 강주의 차에 오르는 모습이 보여진다.
동찬의 얼굴은 있는 대로 구겨져 있다.
씬7. 태준 사무실 (밤)
불도 켜지 않은 사무실에 의자를 돌리고 등을 보이고 앉아있는 태준.
잠시 후, 의자를 돌려 책상을 향해 앉는다. 태준의 얼굴엔 불안과 갈등이 서려있다.
씬8. 달리는 차 안 (밤)
천사장, 앞 서 가고 있는 동찬의 차를 미행하면서 휴대폰 통화를 하고 있다.
천사장 : 최동찬이 지금 당신하고 같이 있는 여잘 미행하고 있어요.
씬9. 달리는 차 안 (밤)
하은, 천사장의 전화를 받고 있다.
하은 : (담담한 얼굴로 천사장의 전화를 받고 있다)...알겠습니다.
전화 끊고 생각이 많은 표정으로 앞 만 보고 있다.
강주 : (살피며) 무슨 전환데 그렇게 심각해?
하은 : (앞 만 본 채로 생각하는)..
강주 : (대답 기다리다 유감 없이 관두고 다시 앞을 본다)
하은, 슬쩍 사이드미러를 보면 동찬의 차가 강주의 차를 미행하고 있다.
머릿속에 여러 가지 생각으로 복잡해지는 하은.
씬10. 인철의 집 앞 (밤)
강주의 차가 들어와 멈춰 선다. 동찬의 차는 보이지 않는다.
멈춰진 강주의 차 안.
강주 : 다 왔어.
하은 : (내릴 생각 않고 생각에 잠겨있는)...
강주 : ? 뭐 해? 안 내려?
하은 : (시선 돌려 강주를 물끄러미 본다)...
강주 : (좀 무안해져서)...뭘 그렇게 봐? 사람 무안하게.
하은 : (뭔가 할 말이 있는 듯하다가)...조심해서 가라. (내린다)
강주 : (보는)...
씬11. 인철의 집 앞 (밤)
하은, 내려서 가려다가 다시 걸음 멈추고 강주의 차창을 두드린다.
강주, 차창을 내린다.
하은 : (물끄러미 본다)
강주 : ? 나한테 뭐 할 말 있어?
하은 : (잠시 망설이다가)..넌 빠지는 게 좋겠다.
강주 : ? 무슨 소리야?
하은 : 지금 하고 있는 취재..그만둬라, 이젠.
강주, 이해가 안 되는 듯 차에서 내린다.
강주 : 갑자기 왜 그런 소릴 하는 거야?
하은 : 니가 생각하는 것보다 위험한 일일수도 있어.
강주 : (기분 좋은 듯 웃으며) 지금 내 걱정해 주는 거야?
하은 : (복잡한 심정으로 본다)
강주 : 생각보다 훨씬 기분 좋네. 유신혁이 내 걱정을 해주니까.
하은 : (씁쓸한 기분으로) 그만 둬. 그게 좋겠어.
강주 : 내 걱정 해주는 건 고마운데 괜한 걱정이야. 기자가 냄새나는 사건 취재하는 건 당연한 건데 위험 할 게 뭐가 있어?
그리고 여기서 그만두면 이강주 자존심이 용납 못하구.
하은 : (복잡한)...
강주 : 들어가. (차 문을 열고는 문득) 오빠.
하은 : (보면)
강주 : 알람 시계하나만 사줘라.
하은 : ? 알람시계?
강주 : 아침마다 일어나는 거 진짜 고역인데 알람시계가 고장났어. 며칠 있다 내 생일인 건 잊지 않았지?
하은 : (몰랐다)...그랬나?
강주 : 너무하네. 그래도 한 땐 결혼까지 생각했던 여잔데.
하은 : (씁쓸하게 웃는)
강주 : (좋은 기분으로) 생일선물 그걸로 사줘. 아침에 깰 때마다 인조인간 유신혁 생각하면서 벌떡 일어나게. 알았지?
하은 : ...그래.
강주, 빙긋 웃어 보이고는 차에 오른다.
하은, 복잡한 마음으로 지켜보고 서 있다.
씬12. 달리는 차 안 (밤)
강주, 유난히 기분이 좋다. 음악 틀고 노래에 맞춰 콧노래까지 흥얼거린다.
씬13. 신혁의 방 (밤)
하은, 바에서 넥타이 풀면서 술을 찾아 술잔에 따르다.
강주를 이 일에 끌어드린 것에 대한 갈등과 복수의 냉정함이 가슴속에서 충동하고 있다.
고민스러운 표정으로 술을 한 모금 마시고는 앞으로 대처상황에 대해 머릿속을 빠르게 회전시키듯 골똘히 생각하는...
씬14. 태준의 사무실 (낮)
상국 : (자리에 앉자마자 다급하게) 강주가 신혁일 만나고 있다면 신혁이도 강혁이에 대해서 알고 있단 소리 아니야?
태준 : (애써 침착하게) 추측일 뿐이야. 신혁이도 강주도 그 문제에 대해선 아무 말이 없는 거 보면 모를 수도 있구.
상국 : (초조하다) 모른 다는 건 말이 안돼. 강주가 그 사건을 계속 캐고 있다면
당연히 강혁이 사진을 봤을 텐데 어떻게 모를 수가 있어?
태준 : (같은 생각이긴 하다. 하지만 신중한) 좀 더 지켜보자구.
상국 : 자넨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거야?
태준 : (본다)
상국 : 어떻게든 강주를 그 일에서 손떼게 해야지 왜 가만 보고만 있어?
태준 : 간단치가 않아. 취잴 그만 두게 할 명분도 없구.
상국 : (난감하고 초조한) 명분 찾고 할 일이 아냐, 이건.
태준 : 혹시 말야. 강혁이가 죽기 전에 신혁일 만난 건 아닐까?
상국 : (확 굳어져서 본다)
태준 : 신혁인 그때 강릉에 있었어. 강혁이도 그걸 알고 신혁일 찾아갔었구.
상국 : 하지만 최사장이 장담했잖아.
태준 : 허점이 있었을 수도 있어. 자네 말대루 신혁이가 알면서도 조용하게 있는 거라면..그랬을 가능성이 높아.
상국 : (긴장해서 보는데)
(E) : 노크.
태준 : (보면)
정무 : (들어와서) 유신혁부사장이 와 있습니다.
태준과 상국, 철렁하듯 긴장된 시선을 교환한다.
씬15. 신혁 사무실 (낮)
인철 : (들어와 둘러보며) 어디 갔는지는 모르구?
재훈 : 네. 그냥 약속이 있다고만 하시고 나가셨습니다.
인철 : 음..그래.
재훈 : 급한 일이시면 연락을 해 보겠습니다.
인철 : (부드러운 미소로) 아니야. 점심이나 같이 할까하고 들렀어.
재훈 : ...네.
인철 : (돌아서 나가다가 걸음을 멈추고 잠시 생각하더니) 안비서.
재훈 : (본다)
인철 : (대수롭지 않게) 한 가지 물어볼 말이 있는데.
재훈 : ? (본다)
씬16. 태준 사무실 (낮)
하은 : (안으로 들어와 선다) 안녕하셨습니까? (상국을 보곤) 정회장님도 와 계셨군요?
상국 : (애써 긴장감을 감추며) 어, 지나던 길에. (하며 웃지만 어색하다)
태준 : (차분한) 어쩐 일이야, 연락도 없이.
하은 : (진지한) 급히 상의드릴 일이 있어서 왔습니다.
상국 : (일어서며) 난 그만 가봐야겠어.
하은 : 아닙니다. 안 그래도 정회장님께 연락을 드릴 생각이었습니다.
그 말에 상국과 태준, 어쩔 수 없이 긴장하는.
씬17. 신혁 사무실 (낮)
재훈 : (당황스럽게 보며) 무슨...말씀이신지?
인철 : (입가엔 미소를 띠고 있지만 눈빛은 날카롭다) 곰곰이 생각해보니까 우리 부사장이 여행을 다녀온 뒤로
이런 저런 변화도 있었고 어쩐지 좀 힘들어하는 것 같아서 말야.
재훈 : ....
인철 : 그래서 묻는 거야. 혹시 강릉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건 아닌가 해서.
재훈 : (난감한 듯 망설인다)..
인철 : (부드럽게) 그렇게 심각하게 받아들일 거 없어. 저번에도 말했듯이 아버지로서 염려가 돼서 묻는 거니까.
재훈 : (갈등하는)..
인철 : (재훈의 표정에 갈등과 망설임을 읽었다) 무슨 일이 있긴 있었던 모양이지?
재훈 : (얼른 표정 정리하려 애쓰며)..아닙니다, 회장님.
인철 : 나한테까지 숨길 거 없어.
재훈 : (애써 감추며) 숨기는 거 없습니다. 그냥..좀 쉬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인철 : ...그래.
재훈 : (거짓말이 익숙하지 않아 불편한)...네, 회장님.
인철 : (재훈이 뭔가를 감추고 있다는 느낌을 받은)....알았어.
씬18. 태준 사무실 (낮)
하은 : (심각한 표정으로 쉽게 말을 꺼내지 못하고 있다)..
태준과 상국, 하은의 말을 기다리고 있다가.
태준 : (살피며) 무슨 말인데 그렇게 망설여?
하은 : (결심한 듯 보며) 20년 전에 죽은 제 쌍둥이 형이 살아있었습니다.
태준과 상국, 뜻밖의 말에 당황스럽게 보다가.
태준 : (짐짓 아무것도 모르는 듯)...그게 무슨 소리야? 강혁이가 살아있었다니?
하은 : (똑바로 보며) 저도 최근에야 알았습니다. 형이 살아있었다는 사실을.
상국 : (태연하려고 하지만 당황한 목소리)...그걸 어떻게 알게 된 거야?
하은 : 강주를 통해 알게 됐습니다.
태준과 상국, 짐작했던 상황이라 오히려 안심이 되는 표정.
태준 : (억지 미소를 띠우며) 그렇다면 아주 축하할 일이 생긴 거 아닌가?
하은 : (싸늘하게 식어 내리며) 살아있었다면..그랬겠죠.
상국 : (표정관리가 잘 되질 않는다. 당황스러운)
태준 : (애써 침착한)..무슨 소리야?
하은 : 형은..살해 됐습니다. 그것도 비리경찰이란 누명을 쓰고 비참하게... 그리고 잔인하게 살해됐습니다.
두 사람, 그 말에 어쩔 수 없이 당황스럽게 표정이 굳는다.
씬19. 동찬 사무실 (낮)
동찬 : (통화를 하고 있다. 무척 공손하다) 서하은이 유신혁부사장을 만난 건 절대 아닙니다.
그 시간에 유신혁부사장은 룸에서 미팅 중이었습니다. 저희 애들이 지키고 있었구요.
씬20. 태준 사무실 (낮)
하은 : 아직 어머니나 새아버님껜 말씀드리지 못한 상탭니다. 최소한 형의 누명이 벗겨진 다음에 말씀드리고 싶어서요.
태준 : (이해하듯 끄덕이며) 자네 맘은 백 번 이해가 가. 하지만 누명이란 게 쉽게 벗겨지는 것도 아닌데
언제까지 숨기고 있을 수만은 없는 일 아닌가?
상국 : (태준과는 달리 긴장된 기색을 감추지 못한 채로)..나도 같은 생각이야.
경찰에서도 손 못 쓰는 일인데 강주나 자네 힘으로 해결할 수도 없는 일이구.
하은 : 압니다. 그래서 의원님을 찾아 뵌 겁니다. 의원님이 힘을 써 주셨으면 해서요.
태준 : 내 힘이라니?
하은 : 의원님은 경찰 쪽에 아시는 분이 많으실 테니까 이 사건을 재수사 할 수 있도록 도와주셨으면 합니다.
태준 : (당황스럽게 상국을 본다)
상국 : (역시 당황스러운)
태준 : ...어, 일단은 어떻게 된 일이지 알아는 보겠네.
하은 : 고맙습니다. 그리고 강주가 이 일에서 손뗄 수 있도록 의원님이 잘 설득해 주십시오.
태준 : (뜻밖의 말에 보는)
하은 : 형에게 누명을 씌우고 또 살해한 방법으로 봐선 범인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아주 잔인한 놈입니다.
태준 : (싸늘하게 굳는)
상국 : (진땀이 나는 듯 땀을 닦아낸다)
하은 : (두 사람한테서 시선 떼지 않고) 강주가 계속 파고들면 혹시나 강주한테 위험한 일이 생길지도 몰라서 불안합니다, 전.
태준 : (잠시 말을 잇지 못하다가 정신을 차리듯) 어...그래...내가..말을 해 보지.
하은 : 그리고 두 분께 다시 한번 부탁드리지만 저희 가족들에겐 당분간 비밀로 해주셨으면 합니다.
상국 : (복잡한 심정으로 고개만 끄덕인다)..
태준 : ...그러지.
하은 : (겸손한 듯 고개 숙여 보이며) 고맙습니다.
씬21. 달리는 차 안 (낮)
하은, 냉정한 표정으로 운전하는...
씬22. 태준 사무실 (낮)
태준, 난감하고 착잡한 심정으로 못 박힌 듯 앉아서 한 곳 응시하는..
씬23. 상국 사무실 (낮)
상국, 참담한 마음으로 시선 둘 곳을 찾지 못하고 헤매는...
씬24. 기자실 (오후)
강주 : (전화하고 있다) 카메라 지금 누구 남았는데요? (시계보며) 시간도 없는데.
알았어요. 그럼 유차장님이 사건현장으로 오세요, 빨리요.
(끊고 부산스레 가방이며 수첩 챙기는데 휴대폰 울린다. 받는) 이강줍니다.
씬25. 경찰서 한 곳 (오후)
강주, 정신없이 뛰어와서 보면 장형사가 기다리고 있다.
장형사 : 이거요. (컴퓨터 조회 의뢰서를 넘겨주며) 임대식하고 양만철이 같은 시기에 폭력전과 기록이 있어요.
강주 : (반짝) 언제 어떤 사건인데요?
장형사 : 20년 전 사건이라 폭행 및 업무상 과실치상으로 기록은 남아있는데 더 이상은 안 나와요.
검찰청 기록보관소에 송치 됐을 거예요.
강주 : 그래요?
장형사 : 자세한 내용은 그쪽으로 가서 사건기록을 봐야 알겠는데요.
강주 : 고마워요. 제가 지금 취재 땜에 급해서요. 다시 연락드릴게요.
장형사 : 그러세요.
씬26. 신혁 비서실 (오후)
재훈, 고민에 쌓여있다. 뭔가 계속 걸리는 느낌인 듯..
<플래시 컷-5회 씬36>
신혁 : (내리지 않고 자신의 룸 키 주며 조금 다급한) 안비서님은 제 방에서 기다리세요. (눈빛이 초조하다)
재훈, 형체를 알 수 없는 의문에 쌓이는...
<플래시 컷-5회 씬67>
신혁 : (룸 키를 주며) 내가 나간 뒤에 안비서님은 이 방에서 룸서비스를 받아주세요. 나하고 같이 있는 것처럼요.
재훈, 의문에 쌓인 채 일어나서 서성이고 있다.
<플래시 컷-씬24>
하은 : 정리해야 할 여자문제가 있었어요.
점점 더 의구심이 쌓이고 있는 재훈, 하지만 도대체 신혁이 다른 사람이라는 건 짐작도 못 한 채...
그때, 하은이 들어온다.
재훈 : (순간 자신도 모르게 당황해서 고개 숙여 인사한다)
하은 : (미소 띤 얼굴로) 미팅이 몇 시라고 했죠?
재훈 : 4십니다.
하은 : 알았어요. (방으로 움직이다가 돌아보며) 별 일 없었죠?
재훈 : ...회장님께서 다녀가셨습니다.
하은 : 회장님이요?
재훈 : ...부사장님과 점심식사를 함께 하시려고 오셨습니다.
하은 : (끄덕이고는 안으로)
재훈 : ....
씬27. 동찬 사무실 (오후)
동찬 : (태준과 통화를 하고 있다) 괜한 걱정을 했습니다, 의원님.
그럴 일은 없겠지만 혹시나 서하은이 유신혁을 만난 게 아닐까 조금 염려가 됐었는데...헌데 따님은 어떻게?
씬28. 태준 사무실 (오후)
태준 : (명령조로) 그 문젠 나한테 맡겨. 미행하는 일도 이젠 그만 두고. (화낸다) 내가 알아서 한다는데 무슨 군소리가 그렇게 많아?!
신경질적으로 수화기를 탁 내려놓고는 골치가 아픈 듯 미간이 어두워지는 태준.
씬29. 동찬 사무실 (오후)
동찬 : (수화기 내려놓으며 비죽이는) 천하의 이태준도 자식 앞에선 맥을 못 추는구만.
(수하보며 히죽히죽 웃으며) 이래서 인생은 즐거워. 약발 떨어졌다 싶으면 꼭 이런 껀수가 하나씩 생긴단 말야.
근데 김형사는 어디서 뭐 하나?
수하 : 경찰서엔 아직 출근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동찬 : 뭐 어디 병원에 처박혀서 반성하고 있겠지. 출근하거든 한 번 데리고 와. 병을 줬으면 약도 줘야지.
씬30. 입원실 (오후)
수철, 성치 않은 몸으로 자꾸 일어나려고 애쓴다. 하지만 몸이 말을 듣지 않는...
씬31. 진우 사무실 (오후)
진우 : (자신감 있게 석훈에게) 우선 재개발 추진위원장 신상부터 파악하세요.
그리고 그룹 내에서 위원장과 친인척 관계이거나 아니면 학연지연 뭐든 줄 닿은 데로 섭외하시구요.
석훈 : 알겠습니다.
진우 : 아 그리고. 최동찬사장하고 회장님 사이에 어떤 거래가 있는 건지 은밀하게 좀 알아봐주세요.
회사 사람들 동원하지 말고 다른 루트를 통해서요.
석훈 : ...네, 부사장님.
진우 : ....
씬32. 무릉 회의실 앞 복도 (오후)
하은, 걸어가며 재훈의 보고를 듣고 있다.
재훈 : 현재로선 열 개 이상의 업체가 재개발 사업에 참여할 것 같은데 그 중에서도 J&C가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일 겁니다.
하은 : 그럼 우린 손 빠르게 움직이면 되겠네요.
재훈 : ? 손 빠르게라뇨?
하은 : (겸연쩍은 듯 웃으며) 그냥 농담한 건데? 썰렁했나요?
재훈 : (어색한 미소로)..네에, 조금.
하은 : (피식 웃는)
재훈 : (보며)...
씬33. 무릉 회의실 (오후)
하은과 재훈, 은하, 해경, 팀장, 이실장, 인테리어 팀 직원 두 명, 설계팀 직원 두 명 정도 참석한 상황.
책상 위엔 설계팀에서 준 도면이 놓여있다.
이실장 : 보다시피 수주형 모델하우스로 진행되기 때문에 모델하우스가 어떻게 지어지느냐가
하은 : (설계도면 보다가 메모를 열심히 하는 은하를 본다. 그 위로)
이실장 : (E) 이번 재개발 수주 당락을 결정짓는 중요한 포인트가 됩니다.
은하, 메모하다가 무심히 시선을 들자, 하은이 지레 얼른 시선을 피한다.
그 모습을 보는 재훈, 하은의 마음을 알기에 빙그레 웃는. 그 모습 위로.
이실장 : (E) 결국 조합원들의 호응을 얼마나 확실하게 이끌어내느냐가 득표수로 직접 연결되는 겁니다.
하은 : 설계팀에서 나눠준 내용대로 세대수랑 평형은 결정이 난 상태니까.. 자유롭게 의견을 내 보세요.
해경 : 수도권 전철 개통이 곧 이뤄지는 대지라서 수혜지역으로 메리트는 충분해요. 녹지 주변이라 자연경관도 썩 나쁘지 않구요.
팀장 : 근데 연구소랑 공장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이후, 의견을 나누며 진지하게 회의하는 모습이 보여진다.
열심히 토론하는 사람들.
은하는 진지하게 의견들을 경청하면서 꼼꼼하게 메모하고 있다.
그런 은하의 모습에 자꾸 시선주면서 미소가 지어지는 하은의 모습.
<시간경과>
은하 : 제 생각엔 주변 환경이나 여건도 맞아야겠지만 조합원들을 직접 만나서
그들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소상하게 듣고 파악하는 게 중요할 것 같습니다.
하은 : (동의하듯 끄덕끄덕)
팀장 : 생각은 좋은데 조합원들을 직접 만나는 일은 좀처럼 없는 일이라서.
하은 : 좋은 의견이면 무조건 실천해야죠. (이실장보며) 실장님께서 마케팅 팀에 얘기해 주세요. 좋은 전략이 없는지.
이실장 : 알겠습니다.
하은 : 수고들 많으셨습니다. 다들 저녁 드시러 가시죠. 제가 쏘겠습니다.
직원들 좋아하는.
이실장 : 전 설계팀과 아직 일이 좀 남았습니다.
하은 : 그래요?
씬34. 식당 (밤)
하은과 은하, 재훈, 해경, 팀장, 인테리어 팀 직원 두 명이 모여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식사 중이다.
해경 : 요즘 우리 회사 싱글들 사이에서 부사장님 인기가 급상승 중이에요.
하은 : (멋쩍은 웃음)
팀장 : 아이고 괜히 돌려 말하지 말어. 우리 회사 싱글들이 아니라 이대리가 관심이 많잖아, 부사장님한테.
해경 : 물론 관심 많죠. 안비서님한테도 관심 있구.
재훈 : (당황스럽고 부끄럽게 보는)
하은과 은하, 무심히 하나 남은 계란말이 반찬에 동시에 젓가락이 간다.
두 사람, 시선이 마주친다. 그 위로.
팀장 : (E) 우리 안비서님 얼굴 빨개지셨잖아?
재훈 : (E) 아닙니다.
씬35. 재수의 거실 (낮, 회상)
휴일인 듯 편안한 복장으로 밥상을 놓고 마주 앉아 귀엽게 눈싸움하듯 서로를 노려보는 하은과 은하.
두 사람, 하나 남은 계란말이에 젓가락을 갖다대고 사수하려는 투쟁이다.
하은 : (노려보며) 장유유서.
은하 : (지지 않고 노려보며) 결초보은.
하은 : 결초보은이 왜 나와?
은하 : 지금까지 오빠 밥 해주고 반찬 해주고, 은혜를 모르면 안 되지.
하은 : 적반하장, 어불성설이다.
은하 : 편집위원.
하은 : ? 그건 또 무슨 뜻이냐?
은하 : 편집과 집착은 위암에 원인이 되는 거야.
하은 : (어이없어서 입 벌리고 보는데)
은하 : (계란말이 냉큼 집어서 입에다 쏙 넣는다)
하은 : 고량진미 앞에선 난형난제로구나.
은하 : (맛나게 우물우물) 골육상쟁을 막으려는 소녀의 깊은 뜻입니다, 오라버니.
하은 : (풀썩 웃고 만다)
은하 : (배시시 웃는)
씬36. 식당 (밤, 현재)
하은과 은하, 서로에게 양보하듯 조용히 젓가락을 물린다.
서로의 생각은 모른 채 같은 생각으로 조용히 밥을 먹는 두 사람.
씬37. 식당 앞 (밤)
하은과 은하, 다들 밖으로 나온다.
재훈 : 사무실로 들어가실 겁니까?
하은 : 갈 데가 좀 있어서요. (사람들에게) 늦게까지 일하지 마시고 오늘은 일찍 퇴근하세요.
식당 앞으로 걸어오던 1회 씬16의 취객 남, 친구와 오다가 하은을 보고 흠칫 멈춰 선다. 그 위로.
하은 : (E) 그래야 내일 또 힘을 얻고 열심히 달리죠. (하는데)
취객 : 안녕...하세요?
하은 : (보곤 조금 굳는)
취객 : (겸연쩍은 듯) 이런데서 뵙네요.
하은 : (얼른 표정 정리하고)..누구시죠?
은하 : (취객을 알아봤다. 그 위로)
취객 : (E) 저 기억 못하세요?
취객 : 언젠가 경찰서에서..
재훈 : (본다)
하은 : 뭔가 착각을 하신 것 같습니다.
취객 : ? 그때 그 형사님 아니세요?
은하 : (얼른 끼어들어) 저기.
취객 : (본다. 은하 확인하고) 아유 동생분도 같이 계셨네. 그땐 제가 실례가 많았습니다.
은하 : 아닙니다. 그리고 저..이 분은 저희 오빠가 아니세요.
취객 : ? 예? (다시 하은 보고 살피며 휘둥그레) 그래요? (아무리 봐도 똑같다) 똑같이 생기셨는데..
하은 : (짐짓 무심한 얼굴로) 은하씨 아는 분인가요?
은하 : ...네에.
취객 : (그제야 하은 보며) 죄송합니다. 너무 닮으셔 갖구.
하은 : (아니라는 듯 고개만 까닥해 보이는)
취객 : (어리둥절한 채 은하에게 고개 숙여 인사하고 안으로)
은하 : (좀 당황한 채로)...
하은 : (재훈에게) 먼저 가볼게요. (직원들에게) 내일 봅시다.
직원들 ‘안녕히 가세요’ 인사하고 하은은 벌써 가고 있다.
은하 : (하은을 보는데)
팀장 : 자자 어디 가서 커피나 한 잔 하고 가자구. (하며 앞서간다)
해경 : (걸으며 은하에게) 진짜 은하씨 오빠하고 많이 닮으셨나보네.
은하 : (그저 어색한 미소)
해경 : 근데 오빠가 형사였어?
은하 : ..네.
재훈 : (생각이 많은)...
씬38. 달리는 차 안 (밤)
하은, 좀 맘에 걸리는 표정으로 운전하며 가고 있다.
씬39. 신혁 비서실 (밤)
재훈, 생각이 많은 얼굴로 들어온다. 뭔가 몹시 혼란스러운 느낌이다.
씬40. 수철의 입원실 (밤)
하은, 잠들어 있는 수철을 안쓰러운 심정으로 내려다보고 있다.
수철이 부스스 눈을 뜨다가 하은의 모습에 억지로 일어나려고 하지만 통증이 오는 듯 인상 쓰며 제대로 일어나 앉질 못한다.
하은 : ...그냥 있어.
수철 : (슬프게 보다...죄책감에 시선을 떨군다)
하은 : (그 모습이 가슴이 아프다)...왜 그렇게 무모해? 형사란 녀석이 2인 1조 수칙도 몰라?
수철 : (고개 들어 본다)
하은 : (참담한 심정으로)...최동찬이 죽고 사는 건..내가 결정해. 니가 아니라.
수철 : ..하은아.
하은 : (낮지만 강하게) 서하은은 죽었어.
수철 : (굳어 본다)
하은 : 여기 있는 건...니 친구 서하은이 아니다.
수철 : (말문이 막혀서 본다)
씬41. 입원실 앞 (밤)
천사장, 문 앞에 서서 손잡이를 잡았던 손을 조용히 놓는다. ‘역시 서하은이었구나...’ 싶은 얼굴이다.
씬42. 입원실 (밤)
하은 : ...한 가지만 묻자.
수철 : (보는)
하은 : 어디서부터...니가 관여했던 거냐? 설마 경반장님 사건에..그때부터 관여했던 건..아니지?
수철 : (고개 떨구며 힘겹게)...아니야,...그건 아니야.
하은 : (슬픈 눈으로 조용히 고개를 끄덕인다)
수철 : ...
하은, 그렇게 할 말을 못 찾고 잠시 있다가 조용히 돌아선다.
수철, 절망어린 눈빛으로 하은의 뒷모습을 본다.
하은, 입원실 문 쪽으로 가다가 멈춰 선다. 그렇게 잠시 침묵이 흐르다가.
하은 : (뒷모습 보인 채로)...수철아.
수철 : (보는)
하은 : (아프게) 예전의 우리로 돌아가기엔 너두 나두 너무 많은 길을 와 버린 것 같다.
수철 : (참담해지는)......
하은 : 하지만...나 그건 안다.
수철 : ....
하은 : 너...나쁜 놈 아니라는 거...정말 착한 놈이라는 거...나도 안다.
수철 : (목이 메어오며 눈물이 차 온다)
하은 : ...어머니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는 거, 어떤 일도 어머니 앞에선 무너질 수밖에 없다는 거 이해해....진심이야.
하은의 말이 성처 난 수철의 가슴을 단번에 어루만져 놓은 듯 수철의 눈에서 눈물이 흐른다.
하은은 그 자세 그대로 서 있다.
씬43. 인철의 안방 (밤)
이화, 혼자 앉아 건하와 함께 찍은 가족사진을 보고 있다.
(E) : 노크.
이화, 흠칫 놀라 얼른 사진을 화장대위에 뒤집어 놓고 돌아본다.
하은이 문 앞에 서서 미소를 띠고 보고 있다.
하은 : 뭐 하세요? 노크 여러 번 했는데.
이화 : 그랬어?
하은 : 아무도 없나 봐요?
이화 : 응. 오늘은 다들 늦네.
하은 : (다가와 서며) 뭘 그렇게 보고 계셨어요?
이화 : 아니야, 아무것도. 저녁은 먹었어?
하은 : (이미 시선이 사진에 가 있다.)
이화 : (당황스러운)
하은 : (사진을 집어서 본다. 가족사진을 확인하고는 가슴이 먹먹해져서 어머니를 본다)
이화 : (조심스러운 미소로 변명하듯 묻지도 않은 말을 한다) 니가 싫어한다는 거 알아. 엄만 그냥 갑자기 옛날 생각이 나서.
하은 : 왜 제가 싫어한다고 생각하세요?
이화 : (의아해서 본다)
하은 : (따뜻한 미소로 보며) 어머니가 아버지 생각하시는 거 너무 당연한 거잖아요.
이화 : ...
씬44. 인철의 주방 (밤)
이화, 하은에게 줄 인삼 물을 준비하고 있다가 손을 멈춘다.
신혁 : (E) ..언제까지 그러실 거예요?
<인써트-4회 23씬>
이화 : 무슨...소리야?
신혁 : 지금 어머니 곁에 있는 사람은 돌아가신 아버지가 아니라 새아버지예요.
이화, 손을 놓고는 잠시 생각하고 있는데 평상복으로 갈아입은 하은이 들어온다.
하은 : 신영이 마중 나갔다 올게요.
이화 : (얼른 미소 지으며)..피곤할 텐데 그냥 쉬어.
하은 : 하나도 안 피곤해요. 그리고 여자 혼자 밤 길 위험해요. 요즘 세상이 얼마나 험한데요.
하루에 여자들을 상대로 일어나는 강력범죄가(하다 말을 멈추고 부스스 웃으며 변명하듯)
신문에서 봤는데 생각이 안 나네? 다녀올게요.
이화 : 이거 마시고 가. (하며 인삼 다린 물주는)
하은 : (아이처럼 해맑게 웃으며 받아들고 한번에 쭈욱 마시고 주며) 어머니 때문에 진짜 천하무적 되겠어요.
이화 : (미소로 보는데)
신영 : (E) 엄마!
하은 : (얼른) 어? 저 녀석 벌써 왔네? (하며 후닥닥 밖으로)
이화 : ....
씬45. 인철의 거실 (밤)
신영 : (풀썩 소파에 앉으며) 아 공부하기 진짜 싫다.
하은 : 오빠가 지금 데리러 가려고 했는데?
신영 : 좀 일찍 오시던가요.
하은 : 학원 끝날 시간 아직 안 됐잖아?
신영 : 피곤해서 땡땡이 치고 왔어.
하은 : (다가가서 걱정스레) 어디 아퍼?
신영 : (엄살떤다) 팔 다리 머리 허리 어깨 무릎 발가락 손가락 안 아픈 데가 없어.
하은 : (요 놈이 엄살이네) 그래? 그럼 게임도 못하겠네.
신영 : (심드렁) 게임은 무슨 게임.
하은 : 성능 실험하려고 했지. 오빠가 너 줄려고 노트북 새로 사 왔거든?
신영 : (번쩍 몸을 일으키고) 정말?
하은 : (끄덕끄덕)
신영 : (벌떡 일어서며) 어디? 내 방에 있어?
하은 : 니 책상 위에.
신영 : (부르르 이층으로 내 달리며) 빨리 와. 게임 하자며?
하은 : (피식 웃으며 이층 쪽으로 움직인다)
이화, 나와 서서 그 모습 보면서..잠시 생각하다..좋은 변하지 괜히 불안할 이유가 없지..애써 마음을 정리하는.
씬46. 호텔 앞 (낮)
태준의 승용차가 와서 멈추고 차에서 내리는 태준과 정무 호텔 안으로.
씬47. 호텔 커피숍 (낮)
태준이 걸어와서 보면 한쪽에 자리 잡고 앉아있던 희수가 태준을 확인하고 일어나서 정중하게 인사를 한다.
태준, 웃는 낯으로 보며 희수에게로 다가간다.
씬48. 오피스텔 (낮)
하은, 책상 앞에 앉아 한 손엔 주사위 만지작거리면서 한 곳 응시하고 있다.
하은의 얼굴엔 표정이 없다.
씬49. 호텔 커피숍 (낮)
희수 : 이번에 중국 신장성에의 천연가스 채굴권을 저희 라이언펀드에서 따냈습니다.
태준 : (짐짓 모른 척) 그래요?
희수 : 헌데 워낙 긴밀히 추진되는 비즈니스라 움직이는데 어려움이 많습니다.
태준 : 그렇기도 하지. 언젠가 러시아 천연가스를 끌어들이는 문제도 은밀히 추진되다 중국 쪽으로 틀어진 적이 있었지, 아마?
희수 :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도 신중을 기하고 있고 더더욱 신뢰할 수 있을만한 파트너가 필요합니다.
태준 : (보는)
희수 : 제가 아직 한국사정에 어둡습니다. 이 프로젝트를 저희와 합작해서 끌고 갈 만한 적당한 파트너를
의원님께서 소개해 주셨으면 합니다.
태준 : 파트너라?
희수 : 네. 저희 라이언펀드와 50% 정도의 지분을 나눌 수 있는 파트너면 좋겠습니다. 이 천연가스를 퍼 올려서 중국대륙을
씬50. 오피스텔 (낮)
하은 : (표정 없는 얼굴로 주사위 만지작거리고 서성이면서 혼자 중얼거린다) 가로질러 북한을 거쳐 한국까지 들어오는
이 프로젝트가 완성되면. 대북관계도 개선 될 것은 물론이고.
씬51. 호텔 커피숍 (낮)
희수 : (하은의 말 이어가는) 국내 자원수급안정에도 큰 도움이 될 겁니다.
물론 의원님이 추진하시는 환경법안에도 도움이 될 거구요.
태준 : (진지하게 생각하는)....음. 그런 일이면 자원개발공사가 적당할 것 같긴 한데...해외자원을 개발하는 게 주 임무니까.
희수 : 이 일이 잘 성사되면 라이언 펀드에서는 총 사업금액의 1%를 의원님께 정치자금으로 내 놓겠습니다.
태준 : (짐짓 화내듯) 사람을 잘못 봤구만. 난 커미션을 바라고 자넬 만난 건 아니야. 아직 결정을 한 것도 아니구.
희수 : 저희도 단순히 커미션으로 드리겠다는 게 아닙니다. 이 사업은 앞으로 10년에 걸친
씬52. 오피스텔 (낮)
하은 : (무표정한 얼굴로 중얼거리는) 장기적인 사업니다. 그 사이 한국의 정치안정은 이 사업의 가장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납니다.
씬53. 호텔 커피숍 (낮)
희수 : 그리고 저희 라이온 펀드는 실패하는 투자는 하지 않습니다.
저희는 이의원님의 장래에 투자하는 겁니다. 의원님께서 도모하시는 큰 그림에 저희는 성공의 확신을 갖고 있습니다.
태준 : (만족스러운 듯 본다)
씬54. 호텔 앞 (낮)
태준을 현관 앞까지 배웅하고 있는 희수.
태준 : (악수 청하며) 조만간 연락을 드리지요.
희수 : (악수하며) 기다리겠습니다.
태준, 희수가 맘에 드는지 미소를 띠우며 보곤 차에 오른다.
희수, 정중하게 인사를 하며 배웅한다.
희수 : (떠나는 차를 바라보곤 휴우 안도의 한숨 내리쉬곤) 내가 말하면서도 뭔 소린지 하나도 모르겠네.
씬55. 까페 (오후)
미정,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다.
잠시 후 천사장이 안으로 들어선다. 다른 때와는 다르게 양복차림이다.
양복이 불편한 듯 옷매무새를 만져보곤 미정 앞으로 가서 서는 천사장.
천사장 : 윤미정씨 되시죠?
미정 : (올려다보곤) 앉으세요.
천사장 : (앉는다)
미정 : 김누인씨하곤 초면인 것 같은데요?
천사장 : (덤덤한) 전 김누인씨 대리인입니다.
미정 : (살피듯 보며) 그래요? 헌데 김누인씨가 저한테 고가의 도자기를 보내고
또 이렇게 대리인을 통해 만나자고 하신 이유를 모르겠네요. 전 전혀 알지도 못하는 분인데.
천사장 : (옅은 미소를 지으며) 김누인씨는 스타호텔에 관심이 많으십니다.
미정 : (긴장해서 보는)
씬56. 권투 도장 안 (오후)
하은, 버릇처럼 샌드백 툭툭 치고 있다.
천사장 : 그 여자 생각했던 것보다 욕심이 더 많던데요?
하은 : 덕분에 우리 일이 더 쉬워지겠군요. 인간의 욕망이 지나치면 결국 파멸을 부르게 되는 거니까.
천사장 : (덤덤한) 누인이라는 이름처럼요?
하은 : (본다)
천사장 : 누인. 영어로 파멸이란 뜻이잖아요.
하은 : (피식 웃는)
천사장 : 나야 뭐 부탁받고 하는 일이지만 당신 볼 때마다 어쩐지 좀 안쓰러워요.
하은 : (어이없는 듯 웃으며) 뭐가요?
천사장 : (진심으로) 파멸을 부르는 건 인간의 욕심만이 아니에요. 복수심도 결국 파멸을 부르죠.
하은 : (굳어서 본다가 이내 아무렇지 않은 듯) 최동찬 사무실에 들어가는 건 어떻게 됐습니까?
천사장 : 열쇠는 복사했는데 들어가는 건 생각보다 쉽지가 않아요. 경비시스템도 있구, 지키는 놈들도 많구.
하은 : (끄덕이더니) 그 문젠 제가 해결해 보겠습니다. (하고 나가려는데)
천사장 : 괜찮겠어요?
하은 : (돌아본다)
천사장 : 박희수도 보기보단 순진한 놈 같은데.
하은 : 무슨 뜻입니까?
천사장 : (덤덤하게 보지만 눈빛은 안타까움이 담겨있다) 잔인한 복수를 하기엔...당신 너무 착한 사람이잖아요.
하은 : (한 대 얻어맞은 듯 잠시 멍하니 본다)
천사장 : 안면도 없는 사람을 위해 노동부에 진정서 내러 뛰어다니고 월급 털어서 외국인 노동자 비행기 표 사주고...
그랬던 사람이잖아요.
하은 : (서글픈 미소를 지으며)..그 사람은 지금 여기 없습니다.
천사장 : ....
하은 : 이 일이 맘에 걸린다면 지금이라도 그만두셔도 좋습니다. (돌아서 나간다)
천사장 : (덤덤한 얼굴로 보는)...
씬57. 권투 도장 앞 (오후)
밖으로 걸어 나오는 하은. 잠시 그대로 멈춰 서서...
씬58. 경찰서 한 곳 (오후)
장형사와 강주.
장형사 : 검찰청에도 10년 이상 지난 사건이라 임대식 양만철 사건 수사조사 자료는 폐기 처분 된 상태예요.
강주 : (실망한)..그래요.
장형사 : 제 생각엔 그 당시 사건을 맡았던 형사 분을 찾아가서 물어보는 게 유일한 방법 같아요.
강주 : 어떤 분인지 알아요?
장형사 : 서울에서 갈비 집을 하고 계시더라구요. (주소 적힌 쪽지 주며) 여기요.
강주 : (받아 드는)
씬59. 기자실 (오후)
강주, 들어와 자리에 앉아 쪽지 보며 수화기 드는데 휴대폰이 울린다.
강주 : (받으며) 네, 아빠.
씬60. 까페 (오후)
태준, 생각에 쌓여 앉아있다. 그 앞에 와서 앉는 강주.
강주 : (반갑게) 아빠가 여기까지 다 오시고, 어쩐 일이세요?
종업원 : (와서 선다)
태준 : 차부터 시켜.
강주 : (종업원에게) 하루 종일 계속 마셨더니 생각이 없는데. 미안해요.
종업원 : (가고)
강주 : 저한테 뭐 하실 말씀 있으신 거예요?
태준 : 유부사장이 날 찾아왔었다.
강주 : ? (보는)
태준 : 강혁이에 대한 얘기 다 들었어. 니가 취재하고 있단 얘기도 들었구.
강주 : (의아해서) 신혁오빠가 그 얘길 했단 말이에요?
태준 : 그래. 가족들한텐 당분간 알리지 말란 부탁도 했어.
강주 : 아빠한테 그 얘길 한 이유가 뭔데요?
태준 : 강혁이 사건을 재수사 할 수 있도록 힘을 좀 써 달라고.
강주 : (이해가 안 돼서) 아빠한테 그런 부탁할 줄은 몰랐는데..
태준 : 내가 방법을 찾아 볼 테니까 넌 그 일에서 손떼는 게 좋겠다 싶어.
강주 : ? 그건 또 무슨 말씀이세요?
태준 : 신혁이가 니 걱정을 많이 하고 있어. 위험한 일일수도 있다면서 나한테 부탁을 했어. 널 설득해 달라구.
강주 : (기가 막혀서 혼자 중얼거리듯) 나 참, 도대체 뭐가 그렇게 위험하다구.
태준 : 위험하지 않더라도 넌 빠지는 게 좋아.
강주 : 왜요?
태준 : 아무래도 사사로운 개인감정이 개입될 수가 있어. 그러다보면 객관적인 취재란 게 힘들 수 있구.
강주 : 그렇지 않을 자신 있어요.
태준 : 이렇게 매달리는 것 자체가 니 개인감정이 개입돼 있단 소리야.
강주 : (너무 딱딱하지 않게) 그렇더라도 그만 못 둬요. 그만 두고 싶어도 이젠 안돼요.
이미 국장님까지 보고 돼서 기획취재 들어간 상태예요.
태준 : (굳어져서 본다)
강주 : 그리고 이 사건 생각보다 훨씬 더 큰 사건일 수 있어요.
태준 : 큰 사건이라니?
강주 : 아직은 확실한 건 없지만 단순히 형사를 살해한 사건이 아니에요.
태준 : (창백해진다)
강주 : (미소를 지으며) 근데 아빠도 유신혁도 걱정이 너무 지나친 것 같애요. 의심나는 사건, 기자가 취잴 하는 건 당연한 거구.
더군다나 강혁오빠 사건이면 누구보다도 제가 열심히 뛰어다녀야 하는 것도 당연하잖아요. 안 그래요?
태준 : (대꾸할 말을 찾지 못하고 보는)...
씬61. 달리는 차 안 (오후)
태준, 심각하게 굳어진 얼굴로 창밖 응시하다가 골치가 아픈 듯 문을 감고 차에 머리를 기댄다.
씬62. 인테리어 팀 (오후)
하은과 은하, 재훈, 해경, 팀장, 인테리어 팀 직원 두 명 정도 탁자 앞에 모여앉아 회의 중이다.
재훈은 유난히 생각이 많은 표정이다.
은하 : 젊은 층들은 아무래도 감각적인 디자인을 선호하는 것 같애요.
하은 : (애잔하게 바라보고 있다)
은하 : 그래서 30평 미만엔 단순하고 경쾌한 컨셉을 잡고 입체감 있는 연출을 하는 게 중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팀장 : 그럼 칼라는?
은하 : 아무래도 좁은 공간이니까 전체적으로 밝고 화사하게 가는 게 좋을 것 같구요.
하은 : (시선 돌리며 입가에 미소가 잡힌다)
재훈 : (그런 하은을 본다. 그 위로)
해경 : (E) 40평대는 부드럽고 세련된 이미지를 담아서 모던하게 가는 게 좋겠어요.
해경 : 무겁지 않게 은은한 칼라를 주고.
은하 : 대신 디피를 조금 화려하게 하는 걸로 보완을 해주면 어떨까요?
해경 : 그렇지.
하은 : 두 분이 손발이 척척 맞네요.
해경 : 제가 요즘 똘똘이 스머프 하나 키우거든요.
하은 : 그럼 제가 가가멜인가요?
팀장 : 전 파파스머프 하죠, 뭐.
다들 한바탕 웃음이 터지는데 하은의 휴대폰이 울린다.
하은 : 죄송해요. (받으며 밖으로 나간다) 어, 나야.
은하 : (자신도 모르게 하은의 뒷모습을 쫓는데)
팀장 : 계속 진행해 봐.
씬63. 인테리어 팀 앞 복도 (오후)
하은 : (전화를 받고 있다) 지금 회의 중이야.
강주 : (F) 그럼 끝나거든 와. 오빠 사무실에서 기다리고 있을게.
하은 : 알았어.
전화 끊고 안으로 들어가려다가 발을 멈추고 인테리어 팀 안을 들여다보는 하은.
열심히 뭔가를 얘기하고 있는 은하의 모습에 하은의 입가에 미소가 잡힌다.
들어갈 생각 않고 은하를 바라보고 있던 하은, 문득, 자신을 바라보는 재훈의 시선과 마주친다.
하은, 멋쩍은 듯 빙긋 웃어 보인다. 재훈도 어색하게 웃는다.
씬64. 신혁 사무실 (오후)
하은과 강주.
강주 : 뜻밖이었어. 우리 아빠 찾아갔었단 얘기 듣구.
하은 : ..그거 때문에 온 거야?
강주 : 이 사건 취재 그만두도록 설득해 달라고 했다면서?
하은 : ..그래.
강주 : (장난치듯) 내가 그렇게 걱정 돼? 아빨 찾아가서 부탁할 만큼?
하은 : ....아무래도 좀 걸려서.
강주 : 뭐가 걸리는데?
하은 : (잠시 보다가)...유신혁이 아꼈던 여자니까.
강주 : (허 웃더니) 현재 진행형은 아니란 소리네?
하은 : (본다)
강주 : (잠시 망설이는 듯하다가) 뭐 하나만 묻자.
하은 : ....
강주 : (좀 멋쩍지만 짐짓 아무렇지 않은 듯) 아직도 나하고 같이 있을 때가 유신혁한텐 제일 편한 시간이야?
하은 : (당황스레 잠시 바라보다 좀 씁쓸하게 웃으며)..글쎄.
강주 : 무슨 대답이 그래?
하은 : ...예전의 유신혁이었다면 분명히 지금도 그렇겠지.
강주 : 지금은 예전의 유신혁이 아니란 얘기야?
하은 : (잠시 보다가)....그래. 난 예전의 유신혁이 아니야.
강주 : (순간 당황했다가 이내 기분을 감추려고 어색한 미소로)..생각보다 충격이 좀 큰데?
하은 : (복잡한 표정으로 보는)...
강주 : (뭔가 다른 말이 있는 듯하다가) 아무튼 난 이 사건 끝까지 취재할 거야.
내 걱정해 주는 건 고마운데 앞으론 아버지한테 그런 부탁하지 마. 그 말 하려고 왔어.
하은 : ...너무 늦으면 포기하고 싶어도 못해.
강주 : 걱정 마. 절대 포기하고 싶은 생각 없으니까.
하은 : (보며)...니 뜻이 정 그렇다면...나두 어쩔 수가 없지.
강주 : (빙긋 웃고 일어서며) 내일 저녁에 우리 좀 일찍 만나자.
하은 : (본다)
강주 : 내 생일선물 같이 고르고 싶어. 괜찮지?
하은 : (씁쓸한 미소만 짓는다)
씬65. 강력 5팀 (오후)
장형사 : (놀라서) 박상철이요?
함형사 : 그래. 과장님한테 전화해 갖고 자긴 서형사를 알지도 못한다고 하더래.
장형사 : (긴장해서) 그래서요?
함형사 : 일단 자수하라고 했더니 그냥 끊어 버렸대.
장형사 : 거봐요. 서형사님은 박상철하고 아무 상관없다니까요.
함형사 : 그거야 박상철이 내 뺄라고 하는 말일 수도 있고.
장형사 : (버럭) 글쎄 아니라니까요!
함형사 : 아 깜짝이야. (화낸다) 너 임마 선배를 호구로 아냐? 어디다 소릴 질러?!
장형사 : (미안하면서도 속상해서) 자꾸 안 믿으시니까 그렇죠. 김형사님한테 연락도 안돼서 걱정은 돼 죽겠는데.
(하더니 휙 나가버린다)
함형사 : 누군 뭐 걱정이 안돼서 이러나.
씬66. 경찰서 한 곳 (오후)
장형사, 속상한 심정으로 터덜거리고 오는데 저쪽에서 강주가 걸어온다.
장형사 : 이기자님!
강주 : (보더니 반갑게) 장형사님.
장형사 : 그 형사는 만나보셨어요?
강주 : 아뇨. 전화 드렸더니 내일쯤 보자고 해서요.
장형사 : ..네에. 저기 아까 문득 생각 난 건데요.
강주 : (보면)
장형사 : 임대식이 죽던 날 밤에 우리 팀으로 전화를 했었어요.
강주 : 강력 5팀으로요?
장형사 : 네. 그것도 두 번씩이나.
강주 : ....
씬67. 기자실 (오후)
강주, 자리에 앉으며 골똘히 생각하는데 휴대폰이 울린다.
강주 : (받으며) 이강줍니다.
진우 : (F) 나야.
강주 : (반갑게) 어, 오빠. 오랜만이네?
씬68. 진우 사무실 (오후)
진우 : (친근하게) 내일 저녁 같이 먹자. 니 생일이잖아. 외로운 싱글인데 나라도 챙겨줘야 이강주가 덜 불쌍할 것 같아서 전화했다.
강주 : (F) 신혁오빠랑 약속 했는데?
진우 : 신혁이? (진심으로 궁금하다) 니들 다시 만나는 거야?
·
화면 분할되면서.
강주 : 만나든 안 만나든 생일 챙겨줄 정도 사이는 되잖아.
진우 : (미소로) 그렇긴 하지.
강주 : 같이 봐, 그럼.
진우 : ..그래.
강주 : 근데 오빤 어떻게 돼 가고 있어? 서은하씨한테 다가가는 거 내 말대로 쉽지 않지?
진우 : ..그래. 쉽지 않아. 그래도 한 발짝은 다가선 거 같아서 기쁘다.
오래 걸리더라도 그렇게 조금씩 다가갈 수만 있으면 좋겠어, 난.
씬69. 기자실 (오후)
강주 : (진지해져서) 오빠 이런 모습 처음이네. 아무튼 내일 봐, 그럼. 응. (끊고는 잠시 뭔가 궁리하는 듯한)...
씬70. 포장마차 (밤)
은하, 퇴근하고 막 들어서는데 휴대폰이 울린다.
은하 : (받으며) 저예요, 강주씨.
강주 : (F) 내일 저녁에 시간 있어요?
은하 : 내일이요?
강주 : (F) 내 생일이거든요. 같이 식사하고 싶어서요.
재수 : (옆에 와 서며) 왔어?
은하 : (미소로 대답해 주고)..제가 가도 되는 자리예요?
강주 : (F) 당근이죠. 축하해 줄 거죠?
은하 : ..그럴게요. 내일 봬요. (끊는다)
재수 : 누구야?
은하 : 이강주씨요.
재수 : (웃으며) 둘이 되게 친해졌나부다?
은하 : (웃으며) 네에.
장형사 : (들어오며) 안녕하세요?
은하 : 오셨어요?
재수 : 어서 와. 요즘은 왜 그렇게 코빼기도 안 보여? 너나 수철이나.
장형사 : (걱정가득) 김형사님한테 연락 같은 거 없었어요?
재수 : ? 그걸 왜 나한테 물어? 수철이 놈 어디 갔어?
장형사 : 일주일 휴가 내 달란 전화 한 통 오곤 깜깜 무소식이에요. 휴대폰도 안 받구.
은하 : (걱정으로) 집에다 전화 해 보셨어요?
장형사 : 집도 안 받아요.
은하 : 수철 오빠 집 저 아는데 같이 가 봐요, 그럼. 혹시 어디 아픈 건지도 모르잖아요.
재수 : 그래라. 그 놈이 연락도 없이 그럴 놈이 아니잖아? (하는데)
(E) : 장형사 휴대폰.
장형사 : (발신자 확인하면 수철이다. 득달같이 받으며) 김형사님, 도대체 지금 어디세요?
은하와 재수, 보고.
씬71. 입원실 (밤)
수철 : 일주일 정도는 못 들어갈 거 같애.
장형사 : (F) 무슨 일이신데요?
수철 : 이유는 묻지 말구 반장님께 그렇게 전해 줘. 나중에 다시 전화 할 게.
장형사 : (F) 김형사님!
수철, 전화 끊고는 멍하니 앉아있는데 천사장이 한 손에 음식이 든 봉투 하나 들고 들어온다.
천사장 : 저녁 아직 안 먹었죠?
수철 : ..생각 없습니다.
천사장 : (봉투에서 포장된 죽 꺼내서 놓으며) 자세한 내막은 모르지만 이젠 죄책감 같은 건 털어 버려요.
그 사람은 김형사님 용서한 것 같으니까.
수철 : (굳어서 본다)
천사장 : (덤덤하게) 전복죽 좋아한다면서요? 그 사람이 사다주고 갔어요. 빨리 먹고 기운차리라구.
수철 : (울컥해져서 본다)
씬71. 입원실 복도 (밤)
하은, 터벅터벅 걸어가는 쓸쓸한 뒷모습...
씬72. 무릉 건설 로비 (다음날 늦은 오후)
재훈, 생각이 많은 얼굴로 걸어오는데 앞에서 오던 은하가 고개 숙여 인사를 한다.
재훈, 인사 받고 지나가려다가 문득 걸음 멈추고 은하를 부른다.
재훈 : 서은하씨.
은하 : (멈추고 돌아본다)
재훈 : 잠깐 시간 좀 있으세요?
은하 : ? (보는)
씬73. 무릉 한 곳 (늦은 오후)
은하와 재훈.
재훈 : (조심스럽게) 서은하씨 오빠란 분하고 우리 부사장님이 많이 닮았다던데..사실인가요?
은하 : (의아한)..그건 왜 물으시는데요?
재훈 : 그냥..좀 궁금한 게 있어서요.
은하 : (잠시 보다가)..네. 많이 닮으셨어요.
재훈 : 얼마나? (하다가) 혹시 오빠 사진 같은 거 있으면 볼 수 없을까요?
은하 : (차분하게) 사진은 물론 있어요. 하지만 안비서님께 보여드리고 싶진 않네요.
재훈 : (본다)
은하 :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안비서님은 부사장님 비서신데
궁금한 게 있으시다면 부사장님께 직접 여쭤보는 게 옳은 것 같아요.
재훈 : (당황스러운)...
씬74. 시계 상점 (늦은 오후)
하은과 강주가 함께 알람시계를 사러 나왔다.
강주, 신나서 이것저것 손으로 가리키면 하은은 덤덤한 표정으로 지켜보고 있다.
강주, 하은에게 알람시계 소리도 들려주고 재미난 모양의 시계를 보여주기도 하고.
하은, 웃기도 하고 복잡한 표정이 되기도 하면서 그런 강주를 지켜본다.
<시간경과>
상점 계산대 앞.
종업원 : (포장된 알람시계를 내밀며) 여깄습니다.
강주 : (좋아서 받으며 하은에게) 계산 해.
하은 : (풀썩 웃곤 지갑 꺼내들고) 얼마죠?
종업원 : 000니다.
하은, 십만 원짜리 수표 한 장을 꺼내는 순간 수표와 같이 따라 나오며 바닥으로 떨어지는 은하의 팔찌.
하은, 순간 당황해서 주우려는데 강주가 먼저 주워서 본다.
강주 : 뭐야? 직접 만든 것 같은데?
하은 : (당황스레 뺏듯 채가며) 별 거 아니야.
강주 : 팔찌 같은데 그걸 왜 지갑에 넣고 다녀?
하은 : (종업원에게 돈 주며 대수롭지 않게) 귀찮아서.
강주 : (무심히 보는)...
하은 : (당황한 채로)...
씬76. 레스토랑 (밤)
하은과 강주가 안으로 들어온다.
강주 : 옆구리 찔러 받은 선물이지만 그래도 좋다. 고마워.
하은 : (덤덤한 미소)
강주 : (한 곳 보곤) 벌써 왔네?
하은, 보면 한쪽에 먼저 와 기다리고 있던 진우가 손을 들어 보인다.
강주 : (손을 들어 답례하곤 하은에게 장난스럽게) 정진우는 잊지 않고 먼저 연락했드라. 유신혁하곤 차원이 달라요..
하은 : (피식 웃는)...
하은과 강주, 자리로 가서 앉으며.
강주 : 일찍 왔어?
진우 : 방금. (하은에게) 잘 지냈어?
하은 : (무심히) 덕분에.
강주 : (시계 보며) 왜 아직 안 오지? 장소를 못 찾나?
진우 : 누가 또 오기로 했어?
강주 : 오빠가 진짜 반가워 할 사람.
진우 : 누구?
강주 : 서은하씨.
하은 : (확 굳어진다)
진우 : 정말이야?
강주 : 그래. 오빠 맘이 하도 간절해서 내가 특별 게스트로 초대했어. (굳어있는 하은이게) 정진우가 은하씨한테 관심이 많어.
하은 : ....
진우 : 그건 신혁이도 이미 알고 있어.
강주 : (뜻밖이어서 하은을 본다)
하은 : (애써 내색하려 하지 않지만 굳어있다)
진우 : 근데 너하고 서은하씨 정말 어떻게 아는 사이야?
강주 : (하은 눈치 살피며) 그건 일급비밀이야. (하다) 어 저기 오네.
하은, 시선이 현관으로 확 쏠리면 은하, 들어와서 두리번거리고 있다.
진우는 어느 새 일어나서 은하를 향해 가고 있다.
어쩔 수 없이 굳어있는 하은.
강주 : (하은의 표정이 심상치 않아) 불편해? 내가 잘못 초대 한 건가?
하은 : (애써 표정 정리하며) 아냐.
진우와 은하가 자리로 온다.
하은과 진우까지 있는 자리를 확인한 은하의 표정도 불편한 기색이다.
강주 : 찾는데 힘들었어요?
은하 : ...아뇨. (하며 하은을 보곤 고개 인사한다)
하은 : (시선 피하면서)..어서 와요.
진우 : (의자 빼주면서) 앉아요.
하은 : (보는)
은하 : 고맙습니다. (자리에 앉는다)
씬77. 신혁 비서실 엘리베이터 앞 (밤)
퇴근하는 재훈,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고 있다.
<인써트>
은하 : 안비서님은 부사장님 비서신데 궁금한 게 있으시다면 부사장님께 직접 여쭤보는 게 옳은 것 같아요.
재훈, 자신의 행동이 부끄러워져서 마음이 무겁다.
문이 열리고 안에서 사람이 내리고 재훈이 엘리베이터 안으로 오른다.
씬78. 엘리베이터 안 (밤)
재훈, 무심히 엘리베이터가 닫히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문이 닫히면서 번뜩 떠오르듯.
<플래시 컷-5회 4씬>
로얄호텔 엘리베이터 앞에서 얼핏 본 하은의 모습.
재훈, 잔뜩 굳어서 서 있다.
씬79. 레스토랑 (밤)
하은과 은하, 진우, 강주가 메뉴판을 놓고 고르고 있다.
강주 : 오늘 저녁은 누가 사는 거야? 난 주인공이니까 빼주구 은하씨는 특별 게스트니까 제외구.
진우 : 내가 살 게.
강주 : 오케이. 그럼 이차는 (하은보며) 오빠가 쏘면 되겠다.
하은 : (대답 없이 메뉴판만 보고 있다)
강주 : ? (왜 이러지 싶어서 살피는데)
남자 : (E) 신혁아.
하은 : (고개 들어 본다)
귀공자처럼 보이는 하은이 또래 남자가 뜻밖이라는 듯 반가운 표정으로 서 있다.
은하, 강주, 진우도 무심히 보고.
하은 : (누군지 알 수가 없다. 당황해서 보는데)
남자 : 오랜만이다. 안 그래도 연락하려고 했었는데 여기서 만나네.
하은 : (일어나서 애써 침착하게)..어..그래.
남자 : (손님들 확인하고) 손님들 계시는데 오래 얘긴 못하겠다.
하은 : ...그래. 다음에(하는데)
진우 : (일어나서 남자에게) 정진우라고 합니다. (하은보며) 누구신지 소개 좀 해 줘.
하은 : (말문이 막힌 채 당황해서 보는데서)...
엔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