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 굿스피드 씨는 휴대용 레코더로 밴쿠버의 소리를 지난 5 년 동안 녹음해고 있다.
밴쿠버의 소리는 과연 어떨까? 생활 주변의 각종 환경 속에서 다양하게 들려오는 여러 종류의 소리들을 상상해 볼 수 있다. 노래 소리, 악기 소리, 동물이나 새들의 울음 소리, 자동차 소리, 종소리 등등.
밴쿠버의 소리를 기록으로 남기는 한 음향 예술가힐러 굿스피드 “세상의 생각들을 소리에 담습니다”
힐러 굿스피드(36)는 이 같은 도시의 소리에 호기심을 갖고 밴쿠버의 소리와 관련된 한 음향 앨범을 제작 중이다. 다양한 소리들을 담고 있는 그는 그러나 뭔가 아직 부족한 것이 있는 듯한 표정이다. 스카이트레인 소리도 밴쿠버의 독특한 소리가 될 듯싶다. 그는 소리를 모으는 이 작업이 매우 흥미롭다고 말한다.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태어난 그는 시각 예술가로 활동해 오다가 최근 5년 전부터 음향 예술에 관심을 갖게 됐으며, 현재 밴쿠버 웨스트에서 작업 공간을 마련해 활동 중이다. 그의 음향 관심 분야는 일반적인 음악이 아닌 소리 그 자체다. 그는 라디오 소리나 사람들의 인터뷰 소리도 좋아한다. 그는 세상의 생각들을 소리에 담는다.
J.D. 셀린저의 소설인 ‘호밀밭의 파수꾼’에서 나오는 주인공처럼 별 생각없이 거리 이곳 저곳을 지나면서 도시의 소리를 느껴보기 위해 방황해 보기도 한다. 많은 유튜버들이 거리의 각종 모습들을 렌즈에 담기 위해 동영상용 소형 카메라를 손에 들고 다니듯이, 그는 소리를 담기 위해 소형 음향 녹음기를 가지고 다닌다. 그는 미국의 유명 음향 예술가인 토니 슈바츠 Tony Schwartz로부터 큰 감명을 받고 이 길에 들어섰다. 슈바츠는 밴쿠버의 소리라는 음향 녹음 활동을 했고, 미국에서도 뉴욕의 소리라는 음향 제작 작업을 통해 고향의 소리를 대중에 알린 바 있다. 슈바츠의 작품들은 전문가들에 의해 인류학적인 가치가 있는 것으로 평가를 받고 있다.
굿스피드 씨는 도시의 독특한 소리를 들으면서 이를 음향 기록으로 남기는 일이 매우 즐겁다고 말한다. 지나가는 차량, 아이들의 웃음 소리, 스탠리 공원의 9시 총포 소리, 캐나다 플레이스의 호른 소리 등등… 그의 음향 녹음기에는 밴쿠버의 독특한 소리들이 담겨진다.
그는 “시각이나 후각과는 달리, 청각은 매우 독특하고, 불협화음 같은 각종 소리들로 인해 뇌가 깨어난다”고 설명한다. 그는 “또한 소리는 전혀 예측할 수 없는 순간에 발생되기 때문에 녹음을 위한 준비가 늘 돼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