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가 XC90 부분변경 모델을 공개했다. 보도자료처럼 '신형' XC90이라고 부르기엔 살짝 민망할 정도로 소소한 변화를 거쳤다. 길거리에서 휙 지나갈 땐 말할 것도 없고, 나란히 세워놓고 비교해도 차이를 알기 쉽지 않을 지경.
덕분에 새 고객들에겐 그들만 아는 신선한 감각을 불어넣고, 기존 고객들에겐 상대적 박탈감을 최소화시킬 수 있을 터. ‘다른그림찾기’처럼 미묘한 XC90의 변신, 어느 곳이 달라졌을지 하나씩 짚어보자.
라디에이터 그릴
신형 XC90을 구형 XC90과 가장 쉽게 구별할 수 있는 변화다. 가늘게 두 줄씩 묶여있던 패턴을 가운데 크롬이 들어간 두꺼운 선으로 바꿨다. 옆에서 봤을 때 반듯하게 떨어지던 것도 이번엔 안으로 움푹 집어넣었다. 마치, 마세라티나 기아 K7처럼.
엠블럼
무엇이 다른지 설명을 듣고도 잘 모르겠더라. 자세히 보면 검정 동그라미 내부가 달라졌다. 원래 ‘VOLVO’ 위로 구멍도 뚫려있었는데, 이젠 매끈하게 다듬었다.
앞 범퍼 하단
좌우 흡기구에 들어간 크롬 장식(인스크립션)이 더 두꺼워졌다. 구형 XC90은 스키드플레이트를 달고 SUV다움을 강조했다면, 신형 XC90은 스포츠카의 스플리터와 비슷하게 바뀌어 스포티함을 강조한다.
휠
변신이 제한적인 부분변경을 하면서 그나마 휠은 자유롭게 바꾸기 쉬운 요소. 신형 XC90도 다이아몬드 커팅으로 다듬은 새로운 디자인을 적용했다. 모멘텀과 인스크립션은 20인치, T8 엑설런스는 21인치가 기본이다.
루프레일 (모멘텀)
기존 XC90의 모멘텀 트림은 차체와 루프레일 사이가 비어있는 구조였다. 신형은 상위트림인 인스크립션과 동일한 루프레일이 들어간다.
뒤 범퍼 크롬 라인
좌우 반사경 주변에만 들어갔던 크롬이 일자로 길게 이어졌다. 앞범퍼 좌우 흡기구 주변 크롬장식의 쓰임이 확대된 것과 같은 맥락이다.
배기구 (모멘텀)
기존 XC90의 모멘텀은 원형 배기구 팁을 달고있었지만, 이젠 상위 트림인 인스크립션과 동일한 사각 팁을 달게 됐다.
나머지는 동일
이밖의 다른 부분은 기존과 동일하다. 기존 일렉트릭 실버 컬러를 없애고 브라이트 실버와 데님 블루 컬러를 추가했으며, 나뭇결을 살린 리니어 월넛 소재를 전 트림에 확대한 정도가 다를 뿐이다.
해외에서는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추가해 파워트레인에도 진화를 꾀했지만, 국내는 들어오지 않았다. 국내는 기존과 동일하게 디젤과 가솔린 하이브리드 각 1가지로 구성됐다. 일단 인증이 끝난 디젤모델 D5부터 고객인도가 시작되며, 가솔린 T6와 하이브리드 T8도 곧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다.
볼보는 올해 1만 대 판매 달성을 코앞에 두고있다. 오늘날 볼보가 이만큼 성장할 수 있었던 시작점이 된 차가 바로 2014년(국내:2015)에 나온 2세대 XC90이었다. 소심한 부분 변경은 2세대 XC90이 디자인과 상품성, 판매량에서 얼마나 성공적이었는지를 반증하는 셈이고, 나아가 아직 스스로의 경쟁력에 충분히 자신 있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