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이 바뀌면 성격이 변하고 그에 따라 식성도
변하게 된다
어릴 때는 전혀 회를 먹지
못했고
커서는 오징어회를 시작으로 점차 회를
부담없이 먹게 되더니
맛있는 걸 먹고 싶을 땐 제일 먼저 생선초밥을
떠올릴 정도까지 되었다.
그래도 그땐 참치는 캔 안의 기름기 가득한 익힌
참치만 먹을거리라는 인식에
참치회는 선뜻 먹지 못했었다.
그러다 40대를 들어서면서
내 주위 환경의 변화로 생선회를 일절 먹지
않다가
다시금 요즘 회를 간간이
먹는다.
그러나 이젠 예전 전성기 때 생선회 맛에 감탄하던
내가 아니다.
요즘은 회가 그다지 맛있다, 더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고
그냥그냥 기회가 될 때
까탈스러운 사람이라는 인상을 주고 싶지 않아서 몇
젓가락 먹는 정도~
그러던 차에 아는 분의 초대로 '서면참치'를 가게
되었다.
요즈음 나의 일상은 한번도 해보지 않은 일에
도전!
모험 가득한 재미를 즐기는
것~
맛있다는 참치를 새로 오픈한 '서면참치'에서
아무렇지도 않은 듯 우아하게 사진 찍으며 먹어
보았다.
보통의 무색 투명한 회와 달리
선홍빛 빠알간 참치의 속살이 왠일인지 거부감 없이
먹을 수 있었다.
오히려 그 빠알간 색깔이 '나 맛있어요~~'하며
내가 먹어 주기를 기다리는 것 같았다.
짜잔~~
참치회의 색깔이 부위마다 다르다.
내가 생애 처음 먹어본 참치회는 맨 오른쪽의
짙붉은 참치-뷔페에서 한개 먹었었지.
여기서는 선홍색부터 다양한 색깔의 다양한 부위의
참치를 맛볼 수 있었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어느 것이 어느 부위인지는
모른다.
왜~, 먹기 바빴으니까, 혀끝으로 맛을 음미하면서
흰살 생선회 맛도 아닌, 육고기 맛도 아닌 이
참치를 그냥 먹었다.
계속 젓가락질을 했으니 분명 회보다 훨씬 맛있는
참치렷다~~
내 미각이 조금만 더 예민했었다면
난 부산의 맛집 모두를 구석구석 찾아 다니는
사람이 되었을 것이다.
금가루를 뿌린 것은 특히 맛있다는 표시로 마블링이
환상적이다.
이것은 참치 머릿살이라고
들었다.
짠~ 이 한몸 다바쳐 당신이 드셔 주신다면 무한한
영광이오리다.
아무 경계의 빛도 없이 편안하게 누워 제 몸의
살점들을 머리에 얹어 두고 있다.
보통은 여기서 참치를 측은하게 여기거나
큰 대가리로 인해 좀 먹기 거북스러워 해야
하지만
난 그냥 맛있게 먹었다.
왜냐? 참치는 식탁에 한번 오르면 영양분을 공급해
주는 맛난 음식일 뿐
아무런 사랑의 느낌을 가져서는 안
되기에...
모든 생물에게 감정을 느끼기
시작하면
잡초 한포기 뽑을 때도 그들의 비명소리가 들리는
듯하여 마음 아프니까~~ㅎㅎ
배 부르게 맛있게 리필까지 해서 먹었는데 탕수육이
또 나온다. 근데 맛있다 ㅎ
쭈꾸미 세자매가 타원 무대에 올라 춤추고 있다.
이 또한 맛있다. 야채도 아삭하고
튀김요~~, 노릇하게 잘
튀겼구나
미역국은 참기름이 떠서 느끼해 보이는 것과
달리 잘 우러난 미역국이다. 속이 든든하다.
알밥 -오렌지색 알이 다시 식욕을 자극하고
입안에서 톡톡 터지는 신선함이~,
배부른데도 맛있어서 다 먹게
된다.
알밥을 섞어서 아주 작은 그릇에 담아 본다.
일본 그릇은 오목조목 자그마한 것이 사쿠라(벚꽃)
꽃잎 문양과 글이 박혀 있어서
아기자기하고 또렷한 눈을 가진 기모노 입은
소녀를 떠 올리게 만든다.
미역국도 작은 그릇에 담아 보았더니 더욱
맛있다
평소 나의 아침은 이 정도 양이 딱인데ㅎㅎ...
미역국 대신에 된장국을, 파프리카와 토마토를 조금
추가하여 속이 부담스럽지 않을 정도의 든든한 건강식.
반찬도 정갈하고
나도 안주고 혼자 다 먹었단
말이징?...
할 수 없지 뭐.. 슬퍼져..
다음엔 좀 주려나..
알죠? 다음에도 또 혼자
먹으면....
첫댓글 참치 사진이 아주 좋아요.
과분한 말씀 고맙습니다
"참치" 저는 먹어면 먹을수록 좋아지더군요!!!
그럼 저도 참치홀릭 되는 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