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 년 만의 나들이
현대인들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모두가 스트레스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인정하든 인정하지 않든 스트레스를 주기도, 때로는 받으며 살아갑니다.
복잡한 인생살이에서 자신의 자리를 벗어나 자연을 마주하며 바람을
쐬일 수 있다는 것 자체로서 기분 좋은 일입니다.
지난 2015년부터 매년마다 봄, 가을로 교회내의 어르신들과 인근 분들을
모시고 나들이를 해 왔었습니다.
그런데 코로나 19가 발생한 지난 20년과 이듬해에는 부득이하게
자제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 사이 마을의 어르신 가운데에는 흐르는 세월에 영원한
집에 들어가셨습니다.
그러한 모습들을 보며, 또 전염병도 많이 안정이 되는 추세이기에
10월이 시작되며 예정에 없던 나들이를 해야겠다 싶었습니다.
두 주 전에 광고를 하면서 나들이 계획을 알리며
함께 해 주시기를 부탁드렸습니다.
참으로 감사한 것은 목회자가 깃발을 들고서 흔들면
본 교회 교우들께서 성심껏 협력해 주신다는 점입니다.
처음 예상은 봉사자까지 포함하여 17명 내외일 것으로 생각했는데,
의외로 20명이상일 수 있어서 차량 문제가 난감한 상황이었습니다.
본 교회 승합차와 이웃교회 승합차로 이동을 계획했는데,
인원수가 애매해져서 어떻게 해야 하나 생각하다가
몇해전 차량 도움을 받았던 춘천 성광교회에
지원을 요청해야겠다 싶었습니다.
몇 번의 망설임 끝에, 노회장을 역임하신 장로님 연락처를 찾아서
고민하다가 결국 누르지 않은 줄로 알았습니다.
주일 오후에 장모님 추모 예식을 인도하기 위해 서울로 가는 도중
그 장로님께로부터 연락이 왔습니다.
“부재중 전화가 와서 연락한다”는 말씀에 누르지 않은 줄 알았는데,
눌렀던 것임을 알았습니다.
사정을 설명드리며 혹시라도 차량 지원이 가능한지를 여쭈자,
잠깐만 기다리시라더니 금새 날짜와 시간을 묻더니
차량지원을 해 주시겠다는 것입니다.
규모가 있는 교회에서 일사천리의 일이 처리되는 것 자체가
은혜이다 싶었습니다.
이윽고 나들이 당일인 12일(수), 24인승 미니버스를 타고 한계령을 넘어
속초로 단풍 구경 나들이를 다녀왔습니다.
그동안 여러 차례 어르신들을 모시고 다닌 이력이 있지만
금년도가 특별했던 이유는 몇몇 어르신들의 독백어린 고백 때문입니다.
“갈까 말까 하다가 따라 나섰어요. 왜냐하면 내년에 갈 수 있을지
자신이 안 섰기 때문입니다.”라시는데 웬지 찡해져옵니다.
농촌교회 목회자로 살아가면서 그동안 “半 자식”의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지만,
한 주, 한 주가 달라지는 어르신들을 뵈노라면 먹먹할 때가 많습니다.
가는 세월 그 누구가 막을 수가 없듯이 흐르는 무심한 시간을 거스릴 수는 없지요.
어떤 분에게는 마지막 소풍이 될 수도 있겠다 싶어서 금년에는
점심식사를 풍경 좋은 횟집에서 대접했는데 어르신들의 반응이 너무 좋았습니다.
생각보다 예산은 더 소요되었지만, 아홉 분의 본 교회 가족분들의
섬김과 교회재정으로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염치 상실한 목사가 지인분들에게 협력을 요청했더니,
총 네 분이 30만원을 헌금해 주셨습니다.
사실 이 비용은 차량 지원해 주시는데 사용할 계획이었는데,
춘천 성광교회에서 조건없는 섬김을 베풀어주셨습니다.
때 마침 지인 분으로부터 소개 받은 도심지 개척교회의 어려움을
알고 있던 차에 30만원으로 5개 교회에 쌀 20키로를
보내 드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비록 미미하지만 잠시나마 위로와 격려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그동안 형편이 되는대로 행해 온 쌀 보내기 사역을
이어가도록 사용해 주시는 하나님께 감사와 영광을 돌립니다.
그리고 이 일을 위해서 물질로, 마음으로 함께 해 주시는
많은 분들의 성원과 사랑에 머리숙여 고마운 인사를 드립니다.
무엇보다 농촌마을의 어르신들을 위하여 차량 지원으로 섬겨 주신
춘천성광교회 당회와 교우분들께 지면을 통하여
감사인사를 드립니다. 고맙습니다.^^
여러분 한명 한명을 주님의 이름으로 사랑합니다.
첫댓글 정말로 목사님 좋은 일 주님의 일을 많이 하시네요,,, 목사님 사역을 응원합니다.. 그리고 기도를 드립니다.
이 목사님,
하나님이 미소 지으실 일이 이어집니다.
박수를 보냅니다.
격려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