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Gold&Purple님이 고군분투하고 계셔서 한번 써봅니다.
원래 저는 뭔가 꺼리가 생기거나 소재가 있어야지 글을 쓰는데, 없는 주제 쥐어짜려니 딱히 생각나는게 없네요. 그래서 제가 농구 다음으로 세번째로 사랑하는 야구랑 섞어서 한번 써보겠습니다(물론 첫번째는 여친이죠 므흣).
조던 파마: 1번타자 - 중견수
섀넌 브라운: 2번타자 - 좌익수
야구를 잘 안 보는 사람이라도 WBC라도 봤으면 1번타자에 발이 빠르고 컨택이 좋은 선수를 쓴다는 건 대부분 알려진 사실일 겁니다. 우리나라에선 대표적으로 이용규 선수가 있죠.
컨택이 좋으려면 자연스럽게 배트를 짧게 잡고 장타보단 일단 맞춰서 안타를 만드는 것에 중점을 두게 됩니다. 흔히 1번과 2번을 테이블 세터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3, 4, 5번 타석을 클린업 트리오라고 부릅니다. 즉, 1번과 2번이 상을 차려두면 3번, 4번, 그리고 5번이 밥을 먹는(?)겁니다.
파마는 레이커스에서 가장 빠릅니다. 섀넌이 그 뒤를 잇겠죠. 그리고 엄연히(?) 둘 다 레이커스 궁병대입니다. 야구로 말하자면 컨택도 쓸만하고 발이 빠르다는 거죠. 저라면 이렇게 테이블 세터를 차리겠습니다.
파우 가솔: 3번타자 - 우익수
우리나라에서 대표적인 3번타자를 꼽으라면 전 양준혁 선수를 뽑는데 단 1초도 주저하지 않을 겁니다. 양준혁 선수 뒤로 타격머신 장효조 선수도 있고, 한국형 푸홀스 김현수도 있지만, 뭐, 야구하면 당연히 양신(삼성팬이라서가 아니라)이겠죠.
3번은 타율이 좋고 힘도 괜찮아야 합니다. 3번타자가 중요한 이유는 테이블 세터와 클린업 라인을 잇는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죠.
그런 의미에서 양준혁 선수는 장타도 좋고 타석에서 매우 위압적입니다. 나이 40먹고 부상에서 갓 돌아온 대타 선수를 걸러내는 것만 봐도 양준혁의 무서움을 알 수 있겠죠.
똑같은 맥락에서 파우 가솔은 아주 성공율 높은 슛을 쏘며 뛰어난 테크닉의 소유자입니다. 포워드이면서 센터도 볼 수 있고, 달릴 수 있는 선수죠. 그리고 소프트한 것 역시 3번에 어울립니다.
우익수로 가솔을 높은 건, 우익수의 성향 때문입니다. WBC를 보신 분이라면 아마 이진영 선수를 떠올리시겠죠. 이진영 선수는 장타도 좋지만 이진영의 트레이드마크는 바로 송구입니다. 그 엄청난 어깨에서 뿌리는 묵직한 강송구는 베이스러닝 때 서있는 2루 주자와 3루 주자에게 엄청난 위협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파워포워드랑 좀 비슷(?)하지 않을까 하네요.
코비 브라이언트: 4번타자- 유격수
뭐 말이 필요없겠죠. 4번은 타선의 중심입니다. 마찬가지로 유격수는 내야 수비의 중심입니다. 그리고 코비는 레이커스의 중심이죠.
앤드류 바이넘: 5번타자- 포수
5번타자는 클린업의 마지막 선수로 기본적으로 강타자여야 합니다. 즉, 한방을 노리는 파워히터를 두게 되죠. 4번이 범타나 삼진으로 물러나면 5번이 터트려줘야되거든요. 그래서 전 바이넘을 5번에 두겠습니다. 5번은 사실 타율 자체에도 크게 무게를 두지 않습니다. 0.260할을 쳐도 홈런이 많으면 사실상 합격입니다.
그리고 포수인 이유는 당연히 덩치 때문이겠죠. 포수의 기본 자격은 강견과 덩치입니다. 예전 국민포수 이만수 선수는 타격도 타격이지만 덩치가 좋았습니다. 오리 궁뎅이란 말을 들을 정도로 덩치가 대단했죠. 포수에게 덩치가 필요한 이유는 투수가 공을 던질 때 부담을 덜어주기 위함입니다. 덩치가 작으면 공을 던질 때 자꾸 가운데로 몰릴 수가 있기 때문이죠.
사실상 1옵션인 브라이언트가 4번, 2옵션 파우 가솔, 3옵션인 바이넘이 클린업에 어울리겠죠.
론 아테스트: 6번 타자- 2루수
라마 오돔: 7번 타자- 지명타자
6번은 클린업의 뒤를 잇는 장타자이자 컨택이 좋은 타자를 씁니다. 클린업 트리오가 밀리면 6번에서 또 다시 한방을 노리는 거죠. WBC땐 이진영 선수나 추신수 선수가 6번으로 나왔었습니다.
그리고 2루수는 유격수와 함께 키스톤 콤비네이션이라고 합니다. 원래 키스톤은 2루를 뜻하는 말인데, 유격수와 2루수를 합쳐서 부르는 말이죠. 사실상 타구는 1루나 3루쪽으로 깊숙이 빠지는 타구보다는 이 미들 인필드로 공이 많이 갈 수 밖에 없습니다.
즉, 2루수와 유격수는 내야 수비의 핵인 셈이죠. 이번에 SK는 정근우 선수와 나주환 선수의 뛰어난 키스톤 콤비의 효과를 톡톡히 누렸습니다. 수비가 정말 깔끔했죠. MLB에서는 2000년대 인디언스의 오마 비스켈과 로베르토 알로마의 키스톤 콤비를 역대최강으로 꼽겠습니다.
그리고 코비와 로니의 백코트 수비 역시 이런 키스톤 콤비 못지 않다는 거죠. 사실 플레이 스타일 자체는 로니가 유격수로 가야겠지만 '핵'이라는 단어가 좀 예민하다보니 코비를 유격수로 두겠습니다.
7번은 타순이 낮은 것에 비해 좀 중요한 자리입니다. 타석의 연계를 북돋는 타순이죠. 즉, 타자들이 터지기 시작하면 그 중간을 잇는 것이 7번 타자라는 겁니다. 클린업들이 몰아치면 7번이 그 흐름을 8, 9번까지 이어주는 것이죠.
사실 지명타자를 속되게 반쪽 선수라고 합니다. 수비를 안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오돔을 지명에 넣은 것은 아시다시피 그는 식스맨으로 나오기 때문입니다. 뭔가 비슷한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조쉬 파웰: 8번 타자- 3루수
루크 월튼: 9번 타자- 1루수
사실상 8번과 9번 타자는 무게 감은 떨어지지만 보좌를 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벤치 키플레이어인 저 둘에게 알맞은 타석이죠. 뭐 타석 자체는 둘이 바뀌어도 상관없지만, 더 똑똑한 월튼을 테이블 세터와 이어주는 자리인 9번에 두겠습니다. 파웰은 피지컬하고 열심히지만 머리가 살짝 안 따라주니까요.
1루수와 3루수는 수비에서 가장 부담이 떨어지는 자리입니다. 개인적으로 3루 수비를 굉장히 좋아하긴 합니다만, 정설로는 1, 3루는 수비 부담이 떨어지는 자리입니다.
하지만 둘을 비교하자면 3루가 더 부담이 크죠. 3루는 기본적으로 송구가 강해야하니깐 말이죠. 그리고 우타자가 많았던 예전엔 3루수는 확실히 1루보다 많은 공을 받아냈습니다. 1루는 밀어치기로 나가는 공이기 때문에 비교적 약한 편이지만 3루쪽으로 가는 강습타구는 당겨치는 공이기 때문에 훨씬 강하고 빠르죠. 사담으로 제가 삼성의 김한수 선수를 좋아했던 이유가 3루쪽으로 공이 굴러가거나 빠르게 굴러나가면 걱정을 안 해도 됐었기 때문이죠.
그렇기 때문에 자동문에 가까운 월튼을 1루에 두겠습니다(...).
자 타선을 정리하고 나니까 투수진이 막장이네요.
살을 주고 뼈를 취해야겠네요.
사샤 부야치치: 선발투수
선발에겐 기본적으로 두 가지가 필요합니다. 체력과 제구력. 손민한 선수는 이 두가지를 다 가지고 있던 롯데에서도 손 꼽히는 투수였습니다. 뭐 사샤는 체력은 있고 궁병대니까... 제구도 있다고... 쳐야겠죠?
하지만 연애하는 선발은 위험합니다. 방어율 5점대 예상.
아담 모리슨: 불펜
이건 불펜인지 리저브인지 햇갈리네요.
데릭 피셔: 마무리투수
뭐 마무리하면 피셔 아니겠습니까?
마무리 투수는 우리나라에서 대표적으로 임창용 선수와 오승환 선수를 뽑겠습니다. 두 선수 다 유명하니까 사설을 필요없을테고, 마무리 투수는 체력보다는 한 이닝 동안 미친듯이 타오를 수 있는 선수가 필요합니다. 1점차에서 집중력이 최고에 다다른 선수들을 상대해야하기 때문이죠.
그런 의미에서 체력이 쌩쌩한 마무리 투수는 타자들에게 지옥일 수 밖에 없습니다.
마지막에 비수를 꽂아줄 선수, 데릭 피셔죠.
글을 휘갈겨 쓰긴 했습니다만 재밌는진 모르겠네요. 아, 그런데 깜빡한게 있는 거 같은데...
첫댓글 마지막 한줄에서 빵터졌습니다.
벵가 마스코트..
결국 이 글은 두괄식이라는!!!! (염장 ㅠ) 근데 요즘은 마무리 섀넌이 더 잘 어울립니다. 선발에 피셔 마무리 섀넌...
처음... 3줄만 읽으면 되는 건가요..
피셔~~~역시~~마지막비수인가효~~ㅋㅋㅋ
잼나게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