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퇴직연금을 도입한다고 하는데, 어떤 것이 좋을까요?”
퇴직금 제도가 변경되면서 퇴직연금을 도입하는 회사들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 3월말 현재 우리나라의 퇴직연금 적립금은 약 16조 3000억 원, 가입자는 279만9000명으로 퇴직연금 가입자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퇴직연금제도가 무엇인지, 그리고 근로자들은 이 제도를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알아보자.
◆퇴직연금제도, 풍족한 노후를 위한 필수 연금
선진국들은 노후대비를 위한 장치로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으로 이어지는 3층 보장 구조를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2005년 12월 이전까지는 국민연금과 개인연금 2층 구조였지만, 퇴직연금 제도가 도입되면서 선진국형인 3층 구조를 갖추게 되었다.
1층 구조인 국민연금은 매월 등급에 따라 반드시 가입해야 하는 의무 사회보험이다. 2층 구조가 바로 퇴직연금으로 민간에서 운영하는 사적 연금의 일종이다. 기업이 근로자에게 주는 퇴직금을 매월 예금 및 간접투자상품인 주식 등에 투자해 정한 기간동안 연금 형태로 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3층 구조인 개인연금은 사적 연금의 일종으로 민간 금융기관에 가입하고 민간에서 운영해 그 운용 수익을 연금개시 수령일인 55세부터 받을 수 있다. 연말정산 소득공제 혜택까지 있어 많은 사람이 가입하고 있다.
퇴직연금 제도를 도입하면 근로자 입장에서 퇴직금을 금융기관에 예치함으로써 안전하게 퇴직금을 보장받을 수가 있다. 이를 활용해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노후설계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기업 입장에서도 법인세 절감 등의 장점이 있다. 퇴직급여 충당금을 사외에 적립할 경우 해당 비용을 전액 손비로 인정해 준다. 회사의 퇴직급여충당 부채가 빠지면서 부채비율이 낮아지는 등 재무건전성에도 도움이 된다. 또한 퇴직금을 일시에 마련해야 하는 부담도 미리 줄일 수 있다.
◆임금상승률이 높다면 DB형, 이직이 잦은 중소기업이라면 DC형
퇴직연금은 노사합의에 따라 DB형과 DC형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게 된다. 사전에 확정된 수익률로 연금을 지급하는 것이 확정급여형(DB·Defined Benefit)이다. 퇴직금을 연금으로 나눠 받는 방식으로, 운용 중 손실은 회사가 책임을 진다.
확정기여형(DC·Defined Contribution)은 운용성과에 따라 퇴직금이 달라지며 운용손실은 근로자가 책임을 진다.
통상 임금상승률이 투자수익률보다 크면 DB형이, 임금상승률이 투자수익률보다 작으면 DC형이 유리하다. DB형과 DC형은 10년 이상 가입 후 55세 이상 퇴직연금 수령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지만, 유형에 따라 큰 차이가 있다.
DB형은 기업이 근로자에게 일정 수준의 퇴직금을 약속한 후 기업이 운용하고 책임을 지는 제도로 기존의 퇴직금 제도와 유사하다. 회사가 퇴직금의 60% 이상을 금융기관에 적립하도록 하고 있어 회사가 부도가 나도 근로자는 최소한 60%의 퇴직금은 보장받을 수가 있다.
따라서 DB형의 경우 안정적인 직장에서 퇴직 시 급여가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직장인들에게 유리하다. 근무연수가 많이 남은 젊은 계층이나 연공서열 중심의 급여체계를 갖춘 공기업ㆍ대기업 직원에게는 DB형이 적합하다.
반면 DC형은 1년에 한 번씩 근로자가 퇴직금을 받아 이 금액을 어떻게 투자할 것인지 근로자가 직접 선택한다. 발생하는 적립 퇴직금의 100%를 사외에서 별도로 관리하기 때문에 회사가 도산하더라도 퇴직금을 떼일 염려가 없다. 근로자의 추가불입금에 대해 개인연금저축과 합산해 연간 300만원 한도 이내에서 소득공제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DC형의 경우 성과급 중심의 근로자나 직장 이동이 잦거나 퇴직금 지급 능력이 다소 낮은 중소기업 직장인에게 유리하다.
◆퇴직연금 사업자, 안정성과 서비스를 보고 결정해야
퇴직연금에 가입하려면 복수의 사업자 중에서 근로자가 선택해야 한다. 어떤 사업자를 고르느냐가 성공적인 퇴직연금투자의 첫걸음이라고 할 수 있다.
사업자들이 제공하는 제안서를 보면 모두 다 ‘우리 회사가 최고의 퇴직연금 사업자’라고 강조하고 제시된 수익률도 제각각이어서 사업자를 선정하는 자체가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
근로자 입장에서 가입 후 10~30년간 지속적으로 운용해서 노후생활비로 활용해야 하기 때문에 사업자의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선택하는 것이 좋다. 또한 연금간 전환을 할 수 있는 다양한 상품을 보유하고 있어야 하며, 언제든지 상담을 통해 상품간 전환이나 맞춤서비스가 제공되는 회사인지를 확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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