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天上, 하늘나라, 하나님 나라)에서 영광스러운 하나님께서 보좌에 앉으시고, 찬양과 영광을 받으시는데, 사도 요한이 보니 보좌에 앉으신 하나님께서 오른손 위에 두루마리를 갖고 계신 것을 보았습니다(1절). 두루마리(scroll)라는 것은 양피지(羊皮紙, Parchment)나 파피루스(Papyrus)로 만든 둘둘 말아서 보관하는 책인데, 헬라어 원문에서는 “비블리온”(βιβλίον)이란 단어가 쓰였습니다. 비블리온은 “비블로스”(βίβλος)를 작은 형태를 일컫는 애칭(Diminutive)이라고 할 수 있는데, 책, 두루마리, 글 등을 의미하는 단어입니다. 그런데 이 두루마리는 안팎으로 쓰였고, 일곱 인(印, seals)으로 봉해진 상태였습니다(1절). 안팎으로 쓰였다는 것은 두루마리에 빽빽이 기록되었다는 의미로 더하거나 뺄 수 없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기도 합니다. 그리고 일곱이라는 숫자는 신적(神的) 완전성을 의미하는 숫자로 보는데, “완전함”, “온전함”, “충만함” 등을 상징합니다. 완전하게 인봉(印封)되어 하나님만이 열 수 있는 상태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힘 있는 천사가 “누가 그 두루마리를 펴며 그 인을 떼기에 합당하냐?”라고 큰 소리로 외칩니다(2절). 천사 중에서도 힘 있는 천사가 두루마리의 인봉을 뗄 자가 누구냐고 묻는 것은, 그 누구도 뗄 수 없는 것이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힘 있는 천사가 뗄 수 없는 것이니 누구라도 떼기 어렵다는 표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3절). 그 누구도 뗄 자가 없다는 말에(3절) 사도 요한은 슬피 울었습니다(4절). 사도 요한이 운 이유는, 앞으로 이뤄질 일들이 기록된 두루마리의 인봉을 뗄 자가 없으면, 그 말씀이 이뤄질 수 없는 것이기에 안타까운 마음이었기 때문에 울었을 것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이 펼쳐져 이뤄져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에 대한 안타까움이었을 것입니다.
그러자 장로 중 한 사람이 사도 요한에게 울지 말라고 하면서 “유대 지파의 사자, 다윗의 뿌리가 이겼으니 그 두루마리와 그 일곱 인을 떼시리라”라고 말합니다(5절). 유대 지파의 사자, 다윗의 뿌리는 바로 예수 그리스도를 의미하는 말입니다. 다윗의 뿌리는 이사야 11장 1절과 10절에 나오는 “이새의 줄기에서 한 싹이 나며, 그 뿌리에서 한 가지가 나서 결실할 것”이라는 말씀과 “그 날에 이새의 뿌리에서 한 싹이 나서 만민의 기치로 설 것이요, 열방이 그에게로 돌아오리니 그가 거한 곳이 영화로우리라”라는 말씀을 가리키는 말이기도 합니다.
한 장로가 그렇게 말할 때 보좌와 네 생물과 장로들 사이에 한 어린양이 서 있는 것을 보게 됩니다(6절). 어린양은 일반적으로 하나님께 제사를 드릴 때 희생제물이 되는 양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는데, 제물이 되기 위해 일찍이 죽임을 당한 것처럼 보였다고 사도 요한은 말합니다. 십자가에서 희생제물이 되셔서 우리 모두의 죄를 위해 돌아가신 예수 그리스도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어린양에는 일곱 뿔과 일곱 눈이 있었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6절). 성경에서 일반적으로 뿔은 능력과 권세를 상징하는데, 그 뿔이 일곱이라는 것은 모든 사람을 구원하기에 충분한 능력과 권세를 가지신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일곱 눈은 모든 것을 굽어살피시는 완전한 통찰력을 의미함과 동시에 전지(全知)하심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온 땅을 굽어살피시는 완전한 영이신 성령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6절).
어린양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하나님의 오른손 위에 있는 두루마리를 취하시자, 네 생물과 이십사 장로들이 거문고와 향이 가득히 담긴 금 대접(Golden bowls)을 가지고 어린양 앞에 엎드려 경배합니다(8절). 금대접에 담긴 향은 성도의 기도들이라고 설명해 주시고 있습니다(8절). 거문고는 수금(竪琴, Harp)을 가리키는데 찬양과 경배라고 할 수 있고, 향은 기도이기에 우리 주님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향하여 찬양과 경배, 그리고 성도들의 기도가 올려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는 찬양받으시기에 합당하신 분이십니다. 그리고 성도들의 기도를 받으시는 분이십니다.
네 생물과 이십사 장로들은 어린양께 찬양을 드리기 시작합니다. 예수님만이 두루마리를 받으셔서 그 인봉을 떼시기에 합당하신 분이라고 노래합니다(9절). 하나님의 말씀을 열어 성취하시는 분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그들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서 죽임을 당하심으로 온 세상의 모든 족속과 나라와 민족을 그 피로 사서 구원하시고, 구원받은 자들을 하나님의 나라를 이루게 하시고, 제사장이 되게 하셔서 온 세상에서 왕노릇하게 하신 분이심을 찬양합니다(9절, 10절). 우리를 구원하셔서 하나님 나라의 백성이 되게 하시고, 온 세상을 하나님께로 인도하는 제사장이 되게 하시고, 주님의 권능으로 온 세상을 다스릴 권세를 주셨다는 것입니다.
11절을 보면, 네 생물과 이십사 장로만이 아니라, 수많은 천사들이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향하여 찬양하고 노래합니다. 어린양이신 우리 주님은 능력과 부와 지혜와 힘과 존귀와 영광과 찬송을 받으시기에 합당하다고 노래하며(12절), 온 우주만물의 모든 것들이 보좌에 앉으신 하나님과 어린양이신 예수 그리스도께 찬송과 존귀와 영광과 권능을 세세토록 돌리라고 선포하며 찬양과 경배를 올려드립니다(13절). 이 고백에 네 생물은 “아멘!”하며 장로들은 엎드려 경배합니다(14절).
하나님 나라의 주인공은 바로 성부 하나님과 더불어 어린양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그리고 모든 말씀과 약속을 열어 보이시고, 성취하실 분은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그렇기에 이러한 하나님과 예수 그리스도께 모든 자들과 모든 만물이 엎드려 찬양하며 경배하는 장엄한 모습을 그려주고 있습니다. 아마 이 모습을 보는 사도 요한은 가슴이 벅차오르는 감격에 젖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우리 주님은 그러한 찬양과 경배를 받으시기에 합당한 존귀하시고 영광스런 분이십니다. 이러한 우리의 구세주, 주인 되신 예수 그리스도를 향해 찬양을 돌리는 것은 마땅한 일입니다. 영광스런 주님을 향해 온전한 경배와 찬양으로 나아가는 온전한 예배자가 되길 간절히 소망합니다.
(안창국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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