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9월 3일 나해 연중 제22주간 화요일
-반영억 신부
복음; 루카4,31-37 <저는 당신이 누구신지 압니다. 당신은 하느님의 거룩하신 분이십니다.> 그때에 31 예수님께서는 갈릴래아의 카파르나움 고을로 내려가시어, 안식일에 사람들을 가르치셨는데, 32 그들은 그분의 가르침에 몹시 놀랐다. 그분의 말씀에 권위가 있었기 때문이다.33 마침 그 회당에 더러운 마귀의 영이 들린 사람이 있었는데, 그가 크게 소리를 질렀다.34 “아! 나자렛 사람 예수님, 당신께서 저희와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저희를 멸망시키러 오셨습니까? 저는 당신이 누구신지 압니다. 당신은 하느님의 거 룩하신 분이십니다.”35 예수님께서 그에게 “조용히 하여라. 그 사람에게서 나가라.” 하고 꾸짖으시니, 마귀 는 그를 사람들 한가운데에 내동댕이치기는 하였지만, 아무런 해도 끼치지 못하고 그에게서 나갔다.36 그러 자 모든 사람이 몹시 놀라, “이게 대체 어떤 말씀인가? 저이가 권위와 힘을 가지고 명령하니 더러운 영들도 나가지 않는가?” 하며 서로 말하였다.37 그리하여 그분의 소문이 그 주변 곳곳으로 퍼져 나갔다.
「빛이 있으면 걱정할 것이 없다」 어느 날 ‘방이 어둡다’ 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왜 이리 어둡지? 안 그랬는데…그리고는 그만이었습니다. 전구 두 개가 켜져야 하는데 한 개가 켜지지 않았습니다. 전구가 하나였다면 어둠이 짙어서 금방 전구를 바꾸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희미하게나마 준비할 수 있었으니 곧 잊어버렸습니다. 이제라도 얼른 전구를 바꿔야 하겠습니다. “등불 하나가 천년 어둠을 물리친다.”는 옛말이 있습니다. 빛을 가지고 있으면 어둠을 두려워할 이유가 없습니다. 하느님의 능력을 지니고 있으면 악의 세력을 무서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내가 빛을 지니지 못하였으니 문제입니다. 물론 희미한 빛을 지니고 있어서 더 문제이기도 합니다. 아주 큰 어둠이라면 빨리 손을 쓸 텐데 희미한 빛이 기회를 놓치게 합니다. 빛을 선택하면 어둠이 물러나고 어둠을 선택하면 빛이 물러나는 것 같지만 사실은 어둠이 빛을 이겨본 적이 없습니다. 어두울수록 더 큰 빛을 발하게 됩니다. 더러운 영은 예수님께 “당신께서 저희와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하며 대항을 시도하였지만, 예수님께서는 “조용히 하여라. 그 사람에게서 나가라”(루카4,34. 35). 명령하시며 더러운 마귀의 영이 들린 사람에게서 마귀를 쫓아내셨습니다. 그리고 분명 그 능력을 사도들을 비롯한 우리에게도 주셨습니다.
루카10장 17이하에 보면 제자들이 “주님, 주님의 이름 때문에 마귀들까지 저희에게 복종합니다.”하고 말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주님께서 주신 능력을 잘 관리하고 키워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도 십자가에 돌아가시기까지 악마의 괴롭힘을 받으셨지만 절대로 휘말려 들어가지도 않으셨고 패배하지도 않으셨습니다. 우리도 말씀으로 무장하여 악의 유혹에 흔들리지 않아야 합니다. 야고보 사도는 “하느님께 복종하고 악마에게 대항하십시오. 그러면 악마가 여러분에게서 달아날 것입니다. 하느님께 가까이 가십시오. 그러면 하느님께서 여러분에게 가까이 오실 것입니다”(야고4,7-8) 하고 말합니다. 알게 모르게 다가오는 어둠의 세력, 곧 하느님보다는 인간의 욕심을 부추기는 마음에서 자유롭기를 희망합니다. 바오로 사도의 말씀을 기억합시다. “무릇 육을 따르는 자들은 육에 속한 것을 생각하고, 성령을 따르는 이들은 성령에 속한 것을 생각합니다. 육의 관심사는 죽음이고 성령의 관심사는 생명과 평화입니다. 육의 관심사는 하느님을 적대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로마,6-8).
예수님께서 악령을 꾸짖으시니 사람을 내동댕이치고 떠나갔습니다. 더러운 마귀는 나갈 때도 못된 짓을 하고 나갑니다. 그러나 우리는 성령으로 거듭난 사람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기를 바랍니다. 예수님께서 권위와 힘을 가지고 명령하여 더러운 영들을 쫓아냈듯이 우리도 주님의 말씀에 의지하여 악의 세력을 물리칠 수 있길 기원합니다. 더 큰 사랑을 담아 사랑합니다.
[청주교구 내덕동 주교좌성당 :반영억 raphael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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