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항아리형 인구 구조의 일본
아래의 도표는 일본 통계청(http://www.stat.go.jp/data/jinsui/2004np/index.htm)에서 발표한 2004년의 인구 분포도입니다. 중간에 조금 들어간 부분을 제외하면 전형적인 항아리 형태입니다.
(Total 127,768 62,349 65,419)
연령 인구 남 여 ========================================= 0 ~ 4 5,599 2,867 2,731 5~ 9 5,950 3,050 2,900 10 ~ 14 6,036 3,094 2,942 15 ~ 19 6,593 3,389 3,204 20 ~ 24 7,381 3,774 3,607 25 ~ 29 8,314 4,220 4,095 30 ~ 34 9,795 4,958 4,837 35 ~ 39 8,772 4,425 4,347 40 ~ 44 8,113 4,085 4,027 45 ~ 49 7,755 3,885 3,869 50 ~ 54 8,828 4,403 4,426 55 ~ 59 10,294 5,101 5,193 60 ~ 64 8,577 4,174 4,403 65 ~ 69 7,460 3,561 3,899 70 ~ 74 6,661 3,053 3,608 75 ~ 79 5,280 2,266 3,015 80 ~ 84 3,423 1,228 2,195 85 이상 2,936 814 2,121 [그림: 위의 그림 참조] 2005년 일본의 인구분포
위의 그림을 어디서 본듯한 느낌이 들지 않나요? 그렇습니다. 급격히 늘었다가 조금 정체한 후 인구가 줄어드는 전형적인 항아리 구조의 인구는 바로 우리나라의 인구 구조와 흡사합니다. 차이가 있다면 우리나라가 인구 증가 속도와 감소가 더 빠르다는 것입니다.(미리 결론을 이야기하면, 이런 이유로 일본보다 경제 성장율도 빨랐고, 아파트 값도 빨리 올랐습니다. 하지만 경제 불황으로 가는 속도나 아파트 값 붕괴도 더 빨리 일어 날거라고 생각합니다.)
■ 일본 부동산 폭등을 일어킨 단까이 세대
그림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층이 2008년 현재 60세에 해당하는 층으로 세계 제 2차대전 후, 1947년부터 1949년 사이에 태어난 일본의 베이비붐 세대입니다. 일본에서는 이 세대를 단까이(塊: 덩어리라는 의미) 세대라고 부릅니다.
이 단까이 세대는 일본을 현재 세계 2위의 부국으로 만든 장본인입니다. 이 세대가 한창 전성기였던 30대에 일본이 최전성기를 누렸는데, 또한 일본의 부동산 값을 폭등하게 만든 주범(?)들입니다. (앞에서 이야기 했지만, 우리나라의 아파트 값 폭등으로 1기 신도시와 2기 신도시 건설 정책이 나오게 한 만든 주범도 우리나라의 베이비 붐 세대입니다.)
사람이 태어 나서 집을 처음 구입하는 시기가 결혼을 하고 몇 년이 지난 30세 초반입니다. 일본의 단까이 세대가 30세 초반이 되는1980년대 말에서 1990년대 초까지가 일본의 집값이 가장 많이 올랐고, 이 들이 집을 마련하고 이후 인구가 줄어 들면서 부동산 값이 계속 떨어진 것이 우연이었을까요?
또 하나 눈여겨 볼 사실은, 1991년부터 일본의 생산인구(15세~65세, 돈을 버는 인구)가 계속 감소하였고, 부동산 가격도 따라서 감소하였다는 사실입니다.
■ 일본 부동산 하락을 멈추게한 미니 베이비 붐 세대
단까이 세대(베이비 붐 세대)는 부동산 값만 올려 놓은 것이 아니라 자식들도 많이 낳았습니다. 특별히 아이들을 많이 낳으려고 한 것이 아니라, 이 세대의 인구가 많으니까 이에 비례해 자식 세대들도 많은 것입니다. 이 단까이 세대들의 자식들은 일본의 미니 베이비 붐 세대를 이루게 됩니다. 위의 그림을 보면 30대 초반에 해당하는 세대입니다.
미니 베이비 붐 세대들이 단까이 세대보다 결혼을 한 5년 늦은 걸 감안하면 이들이 결혼하여 집을 사는 30대 중반이 되는 시기가 2006년 전후가 되고, 우연의 일치인지 모르지만, 이때 쯤 일본 부동산의 하락이 멈추게 되고 상승 곡선을 타게 됩니다.
하지만 상승곡선 바로 뒤에는 다시 하강 곡선이 다가 옵니다. 그래서 이 시기를 일본에서는 '미니 버블'이라고 부릅니다. 더 심각한 것은 그 하강 곡선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계속 인구가 감소하기 때문입니다.
■ 미래의 일본은 더욱 암울합니다.
일본 총무성이 2008년 9월 15일 ‘경로의 날’을 맞아 발표한 고령자 인구 통계(추계치)에 따르면 올해 70세 이상 인구는 2017만 명으로, 총인구의 15.8%에 이르렀습니다. 70세 이상 인구가 6명당 1명꼴입니다.
65세 이상 고령자 인구도 지난 해에 비해 76만 명이 늘어난 2819만 명으로, 전체의 22.1%를 차지해 과거 최고치를 넘어섰습니다. 길에 돌아다니는 사람 중 4.5명당 1명이 65세 이상이란 이야기입니다.
반면 14세 이하 인구는 13%인 1718만 명으로 70세 이상보다 적습니다. 총인구도 2007년보다 5만 명이 줄어든 1억2771만 명입니다.
젊은 인구는 계속 감소하고, 소비를 거의 하지 않는 고령자가 계속 늘어가는 전형적인 좀비 경제입니다. 이러한 일본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요?
문제는 일본이 아닙니다. 일본보다 더 심각할 나라가 지구상에 딱 한나라 있는데, 그 한 나라가 한국이라는 사실입니다.
■ 미팅과 맞선이 일본을 구한다
아래의 글은 2008년 2월 5일자 동아일보의 "미팅과 맞선이 일본을 구한다"는 제목의 기사입니다. 인구 증가를 위해 몸무림치는 일본 정부의 한 단면을 보여 줍니다.
=================================================================================== 미팅과 맞선이 일본을 구한다
만혼-저출산에 성장률 하락. 미팅통해 배우자 찾기 권장. 노조가 만남 주선 나서기도.
‘일본의 경제 성장을 지속시키고 취약계층에 사회안전망을 제공할 묘수는?’ 답은 ‘미팅과 맞선’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젊은이들에게 짝을 만날 기회를 줘야 '만혼(晩婚)→출산율 저하→노동력 인구 감소→경제성장률 하락→분배 악화’'라는 악영향의 고리를 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출산율 저하가 일본 경제의 미래에 짙은 먹구름을 드리운다는 사실은 후생노동성이 지난해 11월 말 발표한 노동력 인구 추계에서도 잘 나타난다.
15세 이상으로 일자리를 갖고 있거나 찾는 중인 ‘노동력 인구’는 2006년 6657만 명에서 2017년 6217만 명, 2030년 5584만 명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종합연구소는 이 같은 시나리오가 현실화하면 2030년에는 일본경제가 1%대의 마이너스 성장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물가상승률을 뺀 실질경제성장률은 2030년이 되기 전에 마이너스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하략)... =================================================================================== 여기서 하나 주목해야할 일은 만혼(늦은 결혼)과 저출산이 일본에만 그치지 않고,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똑같이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물론 우리나라가 더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2008년7월31일 쿠키뉴스의 "日 사립대의 위기… 올 925개 대학중 47%가 정원 미달"이란 제목의 기사를 보면, 출생률 감소로 인한 대학 진학 인구 부족에다 유명 사립대학에만 학생이 몰리는 양극화 현상이 맞물려 925개 대학중 47%가 정원 미달이라고 합니다. 사실 이런 사태는 일본 뿐만 아니나 우리나라에서도 현재 시작되고 있는 현상입니다.
■ 일본의 부동산 붕괴의 원인이 다른데 있다고 주장하시는 분들에게...
일본의 부동산 붕괴에 대한 원인에 대해 인터넷에서 검색해보면 별의 별 이야기들이 많습니다. 2.56%의 기준 금리를 6%로 올린데에 원인이 있다고 하는 사람도 있고, 일본 엔화 환율을 떨어뜨리기 위한 선진국 정상들의 플라자 합의에 원인이 있다고도 하고, 세금으로 부동산을 잡으려다 너무 세금을 많이 올린 것이 원인이라고 하며. 정책 당국의 낙관적인 경기 전망으로 때를 놓친 정책 개입이 그 원인이라고도 합니다. 또 어떤 사람들은 이 모든 것이 종합적으로 작용한 탓이라고 합니다.
모두 맞는 이야기입니다만, 근본적인 원인은 아니라고 봅니다. 예를 들어 금리가 1990년 8월까지 6%였지만, 1991년에는 4.5%로 떨어뜨렸고, 1994년엔 1.75% 수준으로 낮추었고, 이후 지금까지 계속 1% 전후를 유지하였지만 부동산 값은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엔화 환율도 마찬가지이고, 세금이나 정부 정책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나라는 IMF도 겪었고 카드 대란도 격었습니다. 물론 이전에는 이보다 더한 사태도 겪었습니다. 광주 민주화 운동과 사북 탄광 사태가 일어 났던 해에는 마이너스 성장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한두해 만에 정상으로 돌아왔고 아파트 값도 덩달아 원위치로 돌아 왔습니다.
그런데 일본은 20년 가까이 지났음에도 원상회복은 고사하고 아직도 1/3 수준입니다. 사실 20년간 예전 가격으로 돌아갔다고 해도 물가나 예금 금리를 따지면 엄청나게 내린 것이나 다름 없습니다. 인구의 고령화와 실질 생산 인구의 감소 외에는 어떤 다른 이유도 있을 수 없습니다. 물론 금리나 환율, 정책 등이 집값에 영향을 준 것은 사실이지만, 분명한 사실은 인구만큼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향후 일본은 인구가 계속 줄어 들어 2080년이면 5000만명 이하로 줄어든다고 합니다. 과연 일본의 미래는 있을까요? | |
첫댓글 잘 읽었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좋은글 감사드립니다.
진리는 나의 빛 2
일본은 3.11 이후로 시한부 사망 선고를 받은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여기 분들은 경제나 부동산 관련만 이야기 하시는데 일본 방사능 정말 생각외로 심각합니다. 구구절절히 설명하는 건
자료없이는 불가능하니깐 일단 그렇게만 알아두시길...
깊이 있는 글에 감사합니다.
일본 인구 꼭지 2006년;1억2760만 명/작년 1억 2670만영으로 90만 감소/2050년에 1억 800만 명 예상~지금 85%로 감소
한국 인구 꼭지 2018년 예상/2050년에 4300만명 예상~지금의 87%로 감소
인구 감소율이 서로 비슷 비슷하게 감소됨~~
인구 감소율이 줄줄이 같이 따라가듯...짐깝하락도 같이 따라가지 않을래야 않을 수 없을 겁니다
책한번 또 내주세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답은 가까이 있는데 우리가 못(안)보는 점이...잘 읽었습니다...감사합니다..
정말 잘 보았습니다
오랜만에 좋은글을 읽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