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의 새해 / 창록
황금 돼지의 해
지구가 산천을 새롭게 밝힌다
새날, 새로운 태양이
우리들에게도 새로운 희망의 장을 열었다
대나무처럼 곧게
소나무처럼 푸르게
단풍처럼 아름답게
기대하는 내일, 소망의 목표
정결한 마음 심어 뛰는 가슴으로 내일을 열자
인생의 긴 출발선이
한 주먹과 한 발을 내민 우리들에게
등을 토닥이며 속삭인다
돌부리에 걸려
피가 나고 비난을 받을지라도
다시 일어나라고
절망의 디딤돌을 딛고 일어섰을 때만이
진정한 성공이라고
시인정신 신인문학상 ' 어머니와 열무' 외4편
어머니와 열무 / 김정민
해거름, 안경집 한 구석에
쪼그려 앉은 할매
열무 한 단 호박 두 개
수심 한 됫박 놓고
열무처럼 시들어 간다
시간에 쫓겨 무심히 지나치다가
무언가 목에 걸려 되돌아보니
할매는 보이지 않고
삶의 무게에 짓눌려
삽자루 만해진 키로
콩밭에 심은 열무 단 이고 장으로 가던
나의 십자가
친정 엄마 그림자 거기 앉아
“딸이여, 너는 나의 열무 단이었다”고
당신 흰자위에
노을을 찍어 편지를 쓰고 있네
엄마와 복숭아 / 김정민
사랑하는 어머니
복숭아 잡수세요
털 있는 음식은
제사상에 못 올린다기에
껍질을 깎아 속살만 올렸습니다
초등학교 시절
신작로 옆 복숭아밭을 지날 때마다
단맛의 유혹을 못 이겨
당신 치마폭에 매달려
울며불며 조르던 딸이었습니다
당신은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며
독백처럼 내뱉다
아버지 외출한 날
쌀 한 됫박 들고
복숭아 바꾸러 갔었지요
그날 이후
당신의 치마폭에 매달리면
한 됫박씩 줄어들던 쌀뒤주
시집가기 전에는 몰랐지요
조물주가 당신 가슴에 심어두신
모성애의 질량을
오늘, 당신의 첫 제사
철없던 날의 죄를 사하여주십사고
복숭아 속살
죄물罪物로 올립니다
벌초를 하며 / 김정민
결혼 15년 만에
근근이 집 한 채 장만한 딸에게
대뜸
빚이 얼마냐고 물으시고
오늘부터 당신 밥상에는
김치만 얹으라시던
아버지
분신 같은
논마지기 파는 일
편했을까
김치만 얹으라는 그 말씀
아직도 제 핏속을 흐르는데
한 평 남짓
지하 흙집에서
아직도 자식 걱정 하시나요
아버지
오늘은
불효여식
요즘 유행하는 머리로
이발을 해드리려 합니다
장미 / 김정민
초록 원피스에 빨강 장갑을
너무 좋아하는 그녀는
현대 5차아파트에 사는 내 친구
언제부터 그곳에 살고 있었는지
알 수는 없지만
출근길, 햇살 어지럽게 밟고 가면
박하사탕 같은 새벽바람에 초록원피스 날리며
빨강 장갑으로 악수를 청한다
쇠처럼 달궈진 한낮의 햇살은
수시로 그녀의 원피스 속으로 들어가
끼고 있던 빨강장갑을
툭툭 떨어뜨리지만
감정가시에 마음 찔리고
노동에 지친 몸으로 돌아오는 해거름
축 늘어진 어깨 위로 터치되는
그녀의 빨강장갑은
한 숟갈 농한 비타민
8월의 황성공원 / 김정민
휘어진 허리 동여맨 노거수 느티나무 아래 팔각정
할아버지들 바둑 훈수에 합죽선은 쉴 틈이 없다
신라 천년 역사를 잎마다 새겨 넣은 굴참나무 아래
돗자리 할머니들 아들손자 자랑에는
나뭇잎의 팔랑개비추임새가 제격이다
이제야 신혼집을 차렸다고 소문내며
목울대를 세우는 매미부부의 집들이에
청설모 다람쥐도 번갈아 오르락내리락
소나무를 전세낸 후투티의 모성애
밥 달라고 재재거리는 새끼들 입막음 하느라
날았다 앉았다 하루해가 짧다
깊숙한 창모자에 눈까지 덮은 마스크아줌마의 독일병정 걸음도
막 병원에서 퇴원한 듯한 아저씨 절뚝걸음도
체지방 줄이느라 헉헉대며 뛰는 나도
땀방울 소낙비 속의 풍경이 된다
태양이 쏘아대는 화살에 과녁이 되어버린
황성공원의 팔월은 그대로 그늘목장이다
■ 심사평
난해한 시가 판을 치는 시대,
그래서 독자들로 하여금 시를 혐오하게 하고 시와 결별하게 해버린 이 즈음에
김정민의 시는 더없이 착하고 진솔해서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눈물이 나게 한다.
「어머니와 열무」 「엄마와 복숭아」 「벌초를 하며」는 시의 본질인 감동에 더 없이 충실하다.
“삶의 무게에 짓눌려
삽자루 만해진 키로
콩밭에 심은 열무 단 이고 장으로 가던
나의 십자가
친정 엄마 그림자 거기 앉아
“딸이여, 너는 나의 열무 단이었다”고
당신 흰자위에
노을을 찍어 편지를 쓰고 있네”
-「어머니와 열무」 부분
“분신 같은
논마지기 파는 일
편했을까
김치만 얹으라는 그 말씀
아직도 제 핏속을 흐르는데
한 평 남짓
지하 흙집에서
아직도 자식 걱정 하시나요
아버지”
-「벌초를 하며」 부분
독자들의 가슴에 언어로 그린 그림을 걸어주고 목 메이게 하는 김정민 시인,
이것이 그녀에게 시인이라는 이름을 붙이는 이유다.
더욱 정진하여 김정민표 시로 독자들께 다가가기를 빈다.
ㅡ 변세화(시인)
■ 당선소감
비가 온다.
내리꽂히는 햇살 피하지 못한 두 달여 동안이나 허리 한번 곧추세우지 못했을 텐데
들판의 곡식들 물 받아먹는 소리에 단내 풍기는 열매들 익힐 것을 생각하니 달달한
미소가 지어진다.
이렇게 단비가 내리는 날 나에게도 단꿈 같은 소식이 왔다.
시인정신 신인문학상 당선소식!
기쁨과 두근거림이 맥박을 괴어 놓고 널뛰기 하듯 가빠진다.
“다음 주에 올 때는 시 두 편 써 가지고 와”
라고 책임을 남기신 선생님의 그 말씀이 불씨가 되어 글의 마른장작을 타게 할
오늘이 있었음을.
선생님, 그리고 문창반 문우님들 감사합니다.
시인정신의 널따란 글밭에서 제 글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허락해주신
심사위원님께도 감사드립니다.
밭을 주셨으니 누가 되지 않게 절차탁마하여
부지런히 씨 뿌리고 가꾸어 개화해 보렵니다.
-----------------------------------------------------------------
김정민 시인 : 경주 출생. 동국대학교 사회복지학 석사.
ㅡ「시인정신」2016년 가을호
|
첫댓글 친구야..거움을 주는것 같아 으로
새롭다는 것은
항상 우리에게
새해엔 하는 모든일 만사형통 하고...
그리고
새해 복 많이 받고..
건강하고 행복한 날들로 가득채우자..
좋은글..고마워..친구야..
ㅎ 수정하고 있었는데
펄써 다녀가셨넹
아직까지는 새해 맞지? ㅎ
조금 늦은것 같아서
어쩔까 하다 올렸네
새해 멋진 계획 잘 세워서
황금돼지 해에도
좋은일만 있었으면 좋겠네
친구야 황금돼지길 함께 가쟈-------------
삭제된 댓글 입니다.
마른내로님 방가방가요
아침엔 억시기 추운것 같았는데
오후드니 추위가 많이 풀린것 같기도 하죠?
ㅋ요즘 제가 감기가 나았다 재발했다 하는 바람에
기온차를 잘 못느끼겠네요
예전엔 감기를 만만하게 봤는데
나이들어 면역력이 약해졌는지
감기가 아니라 중병든것 같아요 ㅠ---
마른내로 방장님께서도 겨울추위 조심하셔서
감기 절대 걸리지 마세요
전염성 강하니까 감기 걸린 사람하고는
가급적 피하세요
남은 하루도 좋은시간 되세요 마른내로님
정초부터 구구 절절히 좋은글
올려주신 창록님 감사 감사 하며
새론 맴 가지고 출발 해 볼렵니다
기해년에도 항상 건강하시길.........
구구절줄 좋은글이라 해 주시니
등뒤에 날개를 달은듯 합니다
내장은 어디로 갔는지
온 몸이 가벼워져 둥글빙글 춤을 춥니다 제가~~~*^&^*
좋은글이라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정초에 학청님 같으신 분께
자랑도 하고
전경방 방장으로서 모자람이 없는지 확인도 하고 싶어서요
학청님께서도 새해 건강하시고
웃음복 터지는 해 되세요
방장님 감사합니다 좋은글많이 내려주서셔
잘읽고깊은감사를드립니다 좋은글을
많이주시니 두고두고읽어야
보약같은 마음에 양식이 될것같습니다
고마워요 감사합니다 늘건강 하세요
호경이님 방가방가요
저보다 훨씬 전경방을 위하시는데
제가 게시판지기 하고
호경이님께서 운영자가 되셔야 할 것 같은데
늘 미안함 뿐입니다
그러나 임원보다는 좋은글
교훈으로 실천하는 것이 더 보람이겠죠
호경이님 찬 기온 항상 감기 조심하시고
건강하세요
@창록 아니올시다 운영진은 아무나 하는것이안입니다
저는다음이 하겠습니다
창록님
다녀올라고 합니다 건 불금 밤 보내시길요
부모는 우리가 효도할 시간을
기다려 주시지 않는다는 말이 생각이나네요
얼마전에 친정아버지 하늘나라 가셨을때
얼마나 후회했는지 몰라요
생전에 잘해드리지 못한 후회로 많이 슬펐답니다
좋은글 많이 내려주신 창록님
감사합니다
오늘 하루도 저물어가네요
저는 좋은글방 볼링 모임이 있어서
창록님 맛있는 저녁 드시고
여시정님 빵긋
얼마전이라 하시니
저 보다는 훨씬 낫습니다
저는 철이 너무 늦게 들어서
아버지에 대한 은혜가 뭔지도 모를 때 하늘나라 가셨지요
가끔 아버지를 생각하면 너-----무 철딱서니가 없어서
가슴이 따갑습니다
셔울에 사시니 즐거운 취미 활동도 많이 하시궁
부럽~~~~
저 몫까지 더 즐겁게 보내세요
가시는 길 목도리도 단단히 여미시구요
새해 벽두부터 장문으리 글을 올리는 것을 보니 우째 겁나게 수상타요
금년에는 부척 소란?)스러울 것 같다요 ㅎㅎ
평론가가 되시고 싶은가유?
요즘 시들은 하도 난해해서 해독할려면 한참이나 생각해도 아리송한데
평론가들이 평해 놓은 것을 읽으면 더 햇갈려서... 뭐가 뭔지...
모두 자기의 학식이나 지식만 자랑한 거 같아서요
암튼,
한편의 시에, 글에 격정적이고 폭발적인 포커스만 있다면...
정말 좋은데 그런 글은 찾기가 어렵더라구요.
복 많이 받구요,
나는 2018년이나 2019년이나 그년이 그년 같구만유...
복이나 한보따리 싸들고 오는 년이나 왔으면 좋겠네요 ㅎㅎ
원컨대,
좋은 시나 많이많이 쓰삼....
여튼 귀신 빤쓰 입으셨다니깐요 ㅎ
올핸 저도 강단지게 야무진 꿈 하나 가져볼라꼬요 ㅎ
예? 그년이 그년이고 이년이 이년이라구효?
다 같은년이니께
강하수님께서 복 한 보따리 싸 들고
이년한테 와 보시랑께요 ㅎㅎㅎ
하수님께서 많이 쓰라고 하신 시나 한 보따리 써 보게요 *^&^*
이년도 말고 저년도 말고
황금돼지에게서
복 많이 받으세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