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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뚫고 하이킥] 063
씬/1 준혁방 (N) + 2층 거실 (N)
준혁, 게임하고 있는데 정음, 문구멍으로 기어들어
오다 꼬꾸라진다.
정음 아야. (하며 문지르다 준혁과 눈 마주치자 좀 어색
하게) 안녕.
준혁 (역시 편하진 않다) 왔냐.
컷튀면 한창 수업 중. 조용조용 수업만 하는 어색
한 분위기다.
정음 그러니까 이런 경우는 3형식으로 쓰인 거거든?
지훈 (책장문으로 들어오며) 뭐야. 과외 중이었네.
정음 안녕하세요.
지훈 예. (침대 위 노트북 가져가며) 너무 조용해서 과
외 하는 줄도 몰랐네. 맨날 들 어올 때마다 둘 중 하난 소
리 지르고 있더니. 생소한 광경인데? (가고)
준혁 뭐~
정음 (준혁과 눈 마주치자 서로 어색하게 웃고) she
comes closer to have a..
준혁 (OL) 저기..
정음 어 뭐, 질문 있어?
준혁 아니. 나 화장실 좀 갔다 올게.
정음 아. 화장실. 그래.
준혁 (나가고)
정음 (준혁 나가자마자 뒤로 널부러지듯 자세 무너지
며) 으헉... 숨 막혀.. 아 어색 해..
준혁 (기어 나와 하..이건 아닌데.. 싶은 표정으로 머리
긁는)
씬/2 정음방 (N)
정음, 들어오자마자 침대에 90도로 엎어진다.
인나 (들어오며) 황. 저녁 먹었어?
정음 (엎어진 채) 인나. 사람이 답답해서 죽을 수도 있
나?
인나 왜 또. (침대로 와서 앉으며) 오늘도 과외 할 때 어
색 모드?
정음 까무러칠만큼. 클났어. 갈수록 더 심해. (인나 코
앞에 얼굴 들이대며) 봐봐. 요 즘 계속 신경 썼더니.. 눈가
에 잔주름 왕창 생겼지?
인나 너 원래 잔주름 여왕이었어.
정음 야!
인나 헤~ 농담. 그나저나 그렇게 어색해서 어떡해?
정음 아무래도 과외 그만 둬야 될 거 같아.
인나 엥? 어색하다고 그만 두는 건 좀 오바지 싶은데.
좀 지나면 괜찮아지겠지.
정음 어색한 것도 어색한 거지만 학교 속인 것도 찔리
고.. 가족들한테도 계속 죄짓는 기분이었거든. 아무래도
이쯤에서 관두는 게 맞지 싶네.
인나 양심불량 황정음양. 어지간히 찔리셨나보네.
정음 수업 두 번만 더하면 한달 채우니까, 어떻게든 버
텨보고 (진지한 표정)
인나 ? (정음에게 가까이 가며) 왜?
정음 (인나 얼굴에다) 에이취!
인나 아.. 뭐야?
정음 미안. (코 훔치며) 감긴가? 아무튼 결정! 관두는
게 맞는 거 같아.
씬/3 순재집 낮 전경
씬/4 거실 (D) + 초등학교 교실 or 교무실 (D,야외)
신애, 서류가방 들고 “다녀왔습니다~” 하며 들어
오는데
해리 (뒤따라 들어오며 OL) 어이. 빵꾸똥꾸.
신애 왜?
해리 오늘 학교에서 시험 본 거 말하면.. (위협하듯 얼
굴 들이대며) 알지? 어디 입만 뻥끗해봐. 내가 (앙 무는
시늉하며) 물어버린다!
신애 (움찔해 끄덕끄덕)
현경/세경 (세경과 2층에서 이불 빨랫감 갖고 내려오며) 니들 왔
구나? / 왔어?
현경 세탁기로 건조까지 하자. 날 추워서 마당에 널기
그렇겠다. (방 쪽으로)
세경 네.
해리 야, 나 배고파. 갈비 줘 갈비. 갈비 많이.
세경 좀 만 기다려. (하다) 참. 오늘 뺄셈 시험 본댔지.
설마 우리 신신애양. 또 백 점인가요?
해리 (가다 헉! 놀라 돌아보고)
현경 (들어가려다) 뭐? 오늘 시험 봤어? 정해리! 너 왜
그런 소리 안했어?
해리 (OL) 아냐. 시험 안봤어! (신애 가리키며) 쟤한테
물어봐.
현경 신애야. 오늘 시험 봤어?
신애 (해리를 보는)
해리 (신애 보며 이를 앙 문다. 반짝 하는 cg)
신애 (보고 겁먹어) 아.. 아뇨. 다음에 본대요. (주방 쪽
으로 들어가고)
해리 거봐. 안 봤다니까. 왜 사람 말을 못 믿어.
현경 너 진짜지? (하는데 핸드폰 울리고)
해리 아 진짜야~
현경 (받고) 여보세요. 아 예 선생님.
해리 (선생이란 말에 놀라서 도망가려는데)
현경 (눈치 채고 해리 책가방 낚아채듯 탁 잡고) 예? 0점
이요?
해리 (도망가려 버둥버둥)
담임 제가 개인지도를 한다고 했는데 아무리 설명해도
뺄셈이 뭔지 아예 개념 자체를 이해를 못하더라구요. 이
정도면 상태가 아주 많이 심각한 수준인데..
현경 아우 죄송해요 선생님. 제가 따끔하게 혼낼게요.
담임 자꾸 혼만 내지 마시고.. 어머니께서 차분히 좀 가
르쳐 주세요. 저도 지도를 하 고 있는데 아무래도 개인지
도에 시간을 너무 할애하기가 힘들거든요.
현경 예. 알겠습니다. 예. (끊고) 야!! 이게 어디 빵점 받
은 것도 모자라서 신애한테 거짓말까지 시키고!
해리 (알아서 발딱 꿇어 앉아 손 번쩍 들며) 내가 잘못했
어. 다음부턴 진짜 안 그럴 께. 나 반성하고 있어. 되게 많
이 반성해.
현경 이게 진짜! (손 올라가다)
담임 (OFF) 자꾸 혼만 내지 마시고.. 어머니께서 차분
히 좀 가르쳐 주세요.
현경 (손 내리고) 너 나랑 공부 좀 해. 엄마가 뺄셈 가르
쳐 줄게.
해리 어? 혼내는 거 아니고?
현경 안 혼내.
해리 에이. 못 믿겠는데.
현경 (버럭) 아 안 혼낸다니..(하다 참고) 안 혼낼게. 진
짜야.
씬/5 해리방 (D)
현경. 해리한테 뺄셈 가르치고 있다.
현경 자 해리야, 봐봐. 더하기는 원래 있던 거 보다 그
만큼 더 생기는 거랬지?
해리 어.
현경 그럼 빼기는 원래 있던 거 보다 어떤 거랬지?
해리 그만큼 없어지는 거.
현경 그래. 잘하네! 자, 그럼 문제 한번 풀어 보자.
11-3이지? 11에서 3만큼 없어지면 얼마가 남을까?
해리 11에서 3만큼 없어지면...(눈 굴리며 생각하다) 11?
현경 뭐? 어떻게 11이야. 11에서 3을 빼야 된다니까?
해리 없어지는 거라며. (문제에 -3를 손으로 가리며)
봐. 11에서 3이 없어졌으니까 11만 남잖아.
현경 (표정) ...
컷튀면 현경이 팔까지 걷어붙이고 열변을 토하고
있다.
현경 엄마 설명한거 이해하겠어? 빼기가 이제 뭔지 알겠
지? 너무 간단한 거야. 하나 도 어려울 게 없어. 알겠어?
해리 대충은..
현경 자, 그럼 쉽게 예를 들어 생각해볼까? 우리 해리가
제일 좋아하는 과일이 뭐더 라?
해리 제일 좋아하는 과일? 딸기! (하다) 아니아니 복숭
아가 더 좋다.
현경 그래. 복숭아 11개가..
해리 (OL) 아니야. 수박이 쫌 더 좋은거 같애. (하다)
아! 메론 메론!
현경 (참다 폭발 책상을 쾅 치며) 야!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잖!
해리 (겁먹은 표정)
현경 (볼펜으로 허벅지 누르며 참는다) 해리야. 지금 그
게 중요한 게 아니잖아. 자, 니가 좋아하는 메론이 11개
있어. 근데 니가 3개를 맛있게 먹었어.
그럼 몇 개가 남아?
해리 (생각한다) 음.. 15개?
현경 뭐? 11개에서 3개를 먹었다니까.
해리 (잠깐 잘못 생각했다는 듯) 아.. 3개를 먹었지.
현경 그래. 11개에서 3개를 먹으면?
해리 30개. 아니다.. 삼십열한개? 아니 열한개세개?
현경 (맥이 탁 풀린다)
씬/6 보석현경방 (D)
현경, 침대에 멍하니 앉아있는데 보석이 들어온다.
보석 (옷 벗으며) 당신 해리한테 뺄셈 가르쳤다며? 어
때? 이제 좀 따라와?
현경 (뒤로 넘어가며 베개로 머리 감싸고 계속) 아~!!!
(소리치는)
보석 (깜짝 놀라 움찔하며) 여보..
씬/7 2층 거실 (D)
정음, 준혁방으로 들어가려고 문 구멍을 잡고 숙인
채 표정이 있다.
정음 (OFF) 그래. 며칠만 버티자. 최대한 자연스럽게.
자연스럽게..
지훈 (나오다 정음 보고) 뭐해요?
정음 (비장하게 돌아보며) 자연스럽게!
지훈 네? 별로 자연스러워 보이진 않는데..
정음 그럴 일이 좀 있어서. (하다) 에취~ (기침한다. 콧
물 훔치는) 아..
지훈 감기에요?
정음 그런가? (하는데)
지훈 (정음 이마 짚어보며) 열도 있네요.
정음 (움찔) 어머! 왜 남의 이말 함부로 만져요? (하는
데 지훈 핸드폰 울리고)
지훈 (조용하라는 듯 손으로 저지하고 받으며) 네. 선
배. 지금 가요. 네. (끊고)이따 병원 꼭 가봐요. 요즘 감기
증상 있으면 바로 병원 가보는 게 좋아요. 의사로서 하는
충고예요. (내려가는)
정음 뭐야~ (하고 방구멍 노려보며) 자연스럽게.. 자연
스럽게.. (하며 들어가는)
씬/8 준혁방 (D)
준혁, 책상에서 참고서 풀고 있는데 정음 들어온
다.
정음 (활기차게 박수 짝짝치며) 자자~ 즐거운 과외시간
이 돌아왔습니다~
준혁 (보고)
정음 (어색해 위축된다 OFF) 위축되지 마! 황정음! 자
연스럽게!! (ON) 정준혁! 우리 오늘도 힘차게 수업 한번
시작해볼까?
준혁 (왜 저러나 싶은 얼굴로 보는)
컷튀면, 정음. 준혁 과외중이다.
정음 (오버해서 발랄) 그러니까 이 경우는 take가 들어
가야 되는 거다~ 요 말이쥐~ 두유 언더스텐?
준혁 어..
정음 잠깐만 나갔다올게. (일어나는)
준혁 어디가?
정음 화장실. (나가려다 장난스럽게 바지 잡고) 왜. 여기
서 쌀까?
준혁 (표정) 아니.
정음 (급 어색해진다) 그러니까.. 화장실 갔다온다고.
(잽싸게 문으로 나가는)
컷튀면, 과외 끝났다.
정음 자. 그럼 오늘 수업 끝~ (하고 가방 싸며) 참. 그리
고 전달 사항이 하나 있는 데..
준혁 종례까지 하게?
정음 비슷한 거지. (잠깐 준혁 보며 호흡있다) 다음시간
이 아마 마지막 수업일거야. 나 과외 그만 둘거거든.
준혁 (표정) 뭐?
정음 (밝게) 그냥 그게 맞는 거 같아서. 어머님한텐 다
음 수업 끝나고 내가 다 말씀 드릴게. 그래도 의리가 있는
데 너한텐 미리 말해야 될 거 같아서.
준혁 야.
정음 자자, 작별인산 마지막 수업 때 하기로 하고! 마지
막 수업 기념으로 시험 볼 거 니까 복습 열심히 해 놔! 안
뇽~ (손 흔들고 나가고)
준혁 (맘에 걸리면서) 챠.. 저게 또 개뻥 치고 있어. (불
안한 표정이다)
씬/9 순재집 밤 전경
씬/10 주방 (N)
순재 현경 보석 준혁 해리 신애 저녁 먹고 있고,
세경은 싱크대 쪽에서 그릇 정 리 중. 준혁, 먹는 둥 마는
둥 딴 생각하는 위로 플레시백
C#1 8씬. 정음, 참. 그리고 다음시간이 아마 마지막 수
업일거야. 나 과외 그만 둘거 거든.
준혁 (밥을 먹는둥 마는둥한다)
보석 해리 엄마한테 뺄셈 잘 배웠어?
해리 아니. 한개도 모르겠어.
현경 자랑이다. 도저히 내 선에선 해결이 안나. 전문 과
외 선생님을 구하던지..
순재 (0L) 무슨 초등학교 1학년한테 전문 과외 선생이
야? 신애는 혼자서도 잘만 하는 데. 신애 넌 또 100점 받
았다며?
신애 에? (쑥스러워 하며) 네.
해리 빵꾸똥꾸 주제에 백점 한번 받았다고 잘난척 하기
는.
순재 빵점 받은 놈이 뭘 말이 많아?
보석 해리야. 근데 뺄셈 그거, 되게 쉬운거야. 어렵게 생
각할 거 없어.
해리 몰라. 어려워. 그냥 계산기로 하면 안돼?
보석 계산기로 하면 안되지. (하고) 자 봐봐. 주방에 지
금 7명이 있지?
이중에 두명이 밖으로 나갔어. 그럼 몇 명 남아?
해리 몰라. 나가봐야 알지 지금 그걸 어떻게 알아.
보석 세경씨. 미안한데 신애 데리고 잠깐 나가봐.
세경 에?
준혁 잘 먹었습니다. (하며 일어나 나가면)
보석 아니, 신앤 됐고 세경씨만 좀 나가봐.
세경 네. (하고 나가면)
보석 봐 해리야. 세경언니랑 준혁 오빠가 나갔어. 그럼
이 안에 몇사람 남았지?
해리 음.. (세어보고) 5명.
보석 그래~ 5명. 잘하네~ 그럼 7에서 2를 빼면 몇이지?
해리 7에서 2? 아 뭐 갑자기 문제를 내고 그래. 그걸 내
가 어떻게 알아?
현경 7명에서 2명 나간게 7-2랑 똑같은 거잖아.
해리 그게 왜 똑같은데?
현경 (답답해 죽으려 하고)
순재 정말 답도 없다 답도 없어.
씬/11 병원복도 (N, 야외)
지훈, 밤샘 수술 마쳤는지 수술복 차림으로 나온
다. 피곤한 듯 목을 돌리다벽에 붙어있는 신종플루 관련
포스터에 눈이 간다.
씬/12 정음방 (N)
정음, 땀 흘리며 끙끙 앓으며 자고 있다. 문자 오
는 소리도 못듣고 앓는다.
핸드폰에 문자가 보인다.
지훈 (0FF) 병원 가봤어요?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의사로
써 충고하는 겁니다.
씬/13 한옥 집 낮 전경 (D)
씬/14 한옥 주방 (D)
광수, 인나, 줄리엔, 자옥 밥 먹고 있는데
정음이 마스크 한 채 방에서 비실거리며 나오자 일
제히, 정음을 피해 몰린다. 정음, 따뜻한 물을 컵에다 따
른다.
정음 진짜 너무들 하다. 환자한테 진짜 이러기야?
광수 (정음 보지도 않고) 아니. 뭐 그렇게 쉽게 안 옮는
것도 알고.. 걸려도 상관없 긴 한데.. 며칠 있다 오디션이
있어서 몸관리 해야되서 그렇지.
인나 (피하며) 나도~ 미안 친구. 오디션만 끝나면 지극
정성으로 간호 해줄게.
자옥 (슬금슬금 정음 피해 방으로 간다) 오바들은.. 그
게 그렇게 쉽게 옮겠어?
정음 에취!
자옥 (놀라서 쌩 방으로 가는)
줄리엔 (정음 보며 미안해하는) 정음. sorry. 혹시나 애들한테
옮길까봐서.
정음 (들어가며) 알았어. 아는데 니들 좀 서운해.
줄리엔 우리가 좀 심한가?
광수 심하긴.. (소형 소독기로 정음 있었던 곳에 뿌린다)
씬/15 주방 (D)
해리 들어와 식탁 위에 냄비 뚜껑 열고 갈비 먹으
려다 “악!” 소리친다.
씬/16 거실 (D)
보석, 현경, TV보며 과일 먹고 있고, 신애. 화장실
에서 나온다.
해리 (주방에서 나오며) 야! 신신애!!
신애 (움찔) 왜 또.
해리 너 또 내 갈비 훔쳐 먹었지!!
신애 뭐?
해리 내가 분명 7개 남겨 놨는데 5개 밖에 안 남았잖
아!! 니가 두개 먹었지!!
신애 아까 아줌마가 먹어도 된다고 하셔서 먹은건데?
해리 뭐? 내가 진짜 기가 막히고 코가 막혀서. 이게 진짜
~! (하고 때리려는데)
보석 (말리며) 왜 그래 해리야. 다 같이 먹는 거지. 너 혼
자 먹는 거야?
해리 같이 먹긴 뭘 같이 먹어? 다 내꺼야! 너! (하고 덤
비려하자)
신애 으아~ (도망가고)
보석 (해리 반짝 들고 올라가며) 그러지 마. 해리야.
해리 (버둥대며) 내 갈비! 내 갈비!
현경 갈비 귀신이 붙었나.. (하다 어? 뭔가 갸웃 하는 표
정에서)
씬/17 준혁방 (D)
준혁, 책상에서 공부하다 시계를 본다. 4시다.
시간경과. 준혁, 다시 시계를 보면 4시 40분이다.
준혁 아 왜 안와. (기척 들리자) 야, 40분 지각이거든?
(하는데)
세경 (기어들어오며) 에?
준혁 아.. 누나였구나. 난 우리 과왼 줄 알고.
세경 정음 언니 아직 안 왔어요?
준혁 네.. (하다) 근데 왜요?
세경 아. 흰색 운동화가 더럽던데. 빨아도 되나 해서.
준혁 뭘 직접 빨아요. 그냥 나중에 운동화 세탁해주는
데 맡기면 되요.
세경 아뇨. 제가 빨개요. 암튼 빨아도 되는 거죠?
준혁 그냥 놔두세요. 진짜.
세경 그럼 공부해요. (하고 나가고)
준혁 네. (하다 다시 시계 본다)
씬/18 한옥마루 (D)
디졸브 느낌으로 정음 방 앞. 광수, 줄리엔, 인나,
각자 수십권의 만화책과 DVD,과일, 과자 등 간식거리를
내려놓고 가고
자옥, 개다리소반에 밥 차려서 내려놓고는 간다.
씬/19 정음방 (D) + 한옥마당 (D)
이불을 머리까지 뒤집어쓰고 누워있는 정음.
심하게 아픈지 끙끙거리는 소리만 들린다.
핸드폰 울리면 손만 이불 밖으로 나와 전화기 찾다
가 받는다.
정음 (많이 아프다. 힘이 하나도 없다) 여보세요.
인나 난데 방 앞에 간식이랑 좀 갖다놨어.
자옥 (전화기 받고) 밥도 갖다 놨으니까 밥 먼저 먹어.
아플수록 많이 먹어야 되는 거야.
광수 (전화기 받고) 만화책도 갖다 놨으니까 심심하진
않을거야.
줄리엔 (전화기 받고) 정음, 감기에 과일 좋대.
인나 (전화기 받고) 그럼 우리 나간다~
자옥 (다시 전화기 뺏어) 화장실 쓰고 소독해 놓는 거 잊
지 말고.
자/광/줄/인(다같이 전화기에 대고) 정음아~ 사랑해
~
정음 (전화 휙 팽개치며) 사랑은 개뿔. 환자만 두고 다
나가냐. 배신자들. 이취~! (마스크 쓰는)
씬/20 주방 (D)
해리, 우유 마시려다 우유병 들여다보며 씩씩댄다.
해리 씨. 이게~ (하는데)
신애 (드레스룸에서 나오자)
해리 (빽 소리치는) 야!
신애 (깜짝 놀라) 왜 또.
해리 너 내 우유 마셨지!!
신애 어? 아닌데.
현경 (들어오다 보고) 너 신애한테 왜 또 그래.
해리 얘가 또 내 우유 몰래 훔쳐 먹었잖아! 내가 눈금
다 그려놨거든? 내가 아까 8번 눈금 까지 마셨는데 봐! 5
번까지 밖에 안 남았잖아! 니가 3칸 마셨지!!
현경 무슨 소리 하나 했더니. 그거 내가 마셨 (하는데 머
리 위에 작은 전구에 반짝 불이 들어오며(CG) 뭔가 발견
한 듯 손가락을 탁 튕기는) 그래!
씬/21 보석 현경 방 (D)
보석, 손톱 깎고 있는데 현경, 들어온다.
보석 여보. 해리 과외 말이야 황선생님한테 부탁해보는
거 어떨까?
현경 아니. 과외 선생님 구할 필요 없어.
보석 왜? 완전 포기한거야? 그래도 노력은 좀 더.. (하는
데)
현경 (OL) 해리 과외 선생님 벌써 구한 거 같애. 우리
집에 너무 훌륭한 과외 선생님 이 있었더라구.
보석 무슨 소리야. 누구?
현경 신애. 신애만 있으면 우리 해리 뺄셈 정도는 완벽
하게 마스터 할 수 있겠어. (하며 씩 웃는)
씬/22 한옥마당 (N)
히릿만 누워 있는 조용한 마당. 준혁이 조심스럽
게 들어온다.
준혁 저기요..계세요. 야. 야~ (보면, 정음방 앞에 정음
신발 보인다)
씬/23 한옥마루 (N) + 정음방 (N)
준혁, 정음방 앞에 서서 노크 한다.
준혁 야. 안에 있냐?
정음 (이불 뒤집어쓰고 끙끙거리고 있다)
준혁 (문 드르륵 열고) 쯧. 있으면서 대답을 안해.
정음 (힘없이) 누구야? (고개만 쏙 이불 밖으로 내밀
면, 정음 시선에 흐릿하게 준혁 이 보인다) 어? 준혁아.
니가 여긴 어쩐 일이야?
준혁 뭐야. 너 어디 아파?
정음 (힘없이) 저리 가. 나 신종플루래. 너 거기 있다가
옮는.. 콜록콜록.. 가.
얼른. 가.
준혁 (표정)
정음 뭐해.. 안가고. 얼른 가. 훠어이~ 훠어이~
준혁 (방을 내려다보면 거의 손도 안된 밥상이 보인다)
밥은 먹었어?
정음 어? 밥.. 내가 밥을 먹었나.. (하다 스르르 눈을 감
는다)
준혁 야. 치와와!
씬/24 해리방 (N)
현경, 해리에게 뺄셈 가리키고 있고, 보석 옆에 앉
아 있다.
현경 자 해리야. 엄마가 뺄셈 문제 하나 낼게 맞춰봐.
해리 (뺄셈이란 말에 주눅부터 든다) 해도 모를텐데..
뭐.
현경 아니야. 할 수 있어. 해리야. 갈비가 10개가 있어.
근데 글쎄 신애가 갈비 4개 를 뺏어 먹어 버린 거야.
해리 (흥분해 벌떡 일어서며) 뭐? 신신애가? 그럼 난 6
개 밖에 못 먹잖아!!
현경 그렇지~ 신애가 4개를 먹었더니 6개 밖에 안남았
지?
보석 (놀라) 어! 진짜 되네.
해리 내가 이 꾸질꾸질 신신애를 그냥! (하며 나가려는
데)
현경 (잡고) 아냐 해리야. 신애가 진짜 먹었다는 게 아니
라 문제가 그렇단 거야.
해리 그래? 신신애가 진짜 내 갈비 먹은 건 아니구?
현경 어. 진짜 먹은 건 아냐.
해리 난 또. 놀랬잖아. (하며 앉고)
현경 해리야. 앞으로 빼기 문제 풀 땐 이렇게 생각해봐.
원래 해리가 갖고 있는 게 요 빼기 앞에 있는 숫자고, 빼
기 뒤에 있는 건 신애가 뺏어간 거라고.
해리 뭐?
현경 그러니까 빼기의 ‘빼’ 는 신애가 해릴 껄 ‘빼’앗아간
다 할 때 ‘빼’라고 생각하 면 되는 거지. 이해가 가?
해리 (끄덕끄덕) 어.
보석 (신난) 그럼 아빠도 문제 하나 내볼까? 우리 해리
가 우유를 9칸 남겨놨는데 글 쎄 신애가 6칸이나 ‘빼’앗아
마셨네~ 그럼 몇칸 남았을까?
해리 (책상을 탕 치며 흥분) 3칸이지 3칸!
보석 (신난) 그렇지! 3칸 이지!! (현경과 기쁨의 하이파
이브) 우리 해리 잘하네~
해리 이 꾸질꾸질 신신애. 내 우유를 6칸이나 뺏어 마
셔?
보석 문제야. 문제. 진짜 신애가 그런 게 아니라.
현경 자자, 그럼 엄마가 또 하나 해볼까? (신나서 문제
내는데서)
씬/25 정음방 (N)
정음 시선에서 눈을 뜬다. 흐릿한 시선에 누군가
옆에서
물수건을 이마에다 올려주고 있다. 시선 선명해지
면 준혁이다.
준혁, 정음을 내려다본다.
정음 너 여기서 뭐해? 빨리 가.
준혁 (괜히 퉁명) 빨랑 일어나서 과외 할 생각이나 하지
~
제자가 기말고사가 코앞인데, 어디서 지 맘대로 아
퍼 아프긴.
정음 너 이러다 진짜 옮는다니까. 가 제발 쫌. 왜 이렇
게 말을 안들어?
준혁 옮으면 뭐.
정음 이씨.. 가라니까.. (다시 스르륵 눈이 감긴다)
컷튀면. 준혁이 죽을 가지고 온다.
준혁 야. 죽 먹어.
정음 정준혁. 너 진짜 말 드럽 게 안 듣는다. 가라니까..
준혁 너 이뻐서 있는 거 아니거든? (죽 떠주며) 빨랑 이
거나 먹어.
정음 됐어.
준혁 (숟가락 들이밀며) 아!
정음 (진지한) 제발 좀 가. 너 이러다 옮으면..
준혁/정음 (OL 시끄럽다는 듯 한손으로 정음 양쪽 볼을 꾹 누르
듯 잡고) / (오리입 된 채 우물대며) 어쩌려고 그래?
준혁 (입에다 죽 넣어주며) 아 거 말 되게 많네.
정음 아. 뜨... 근데 이걸 어떻게 만든 거야? 너 죽 끓일
줄 알아?
준혁 (괜히 툭툭대듯) 죽이 뭐 대단한거라고. 대충 인터
넷 보고 하면 되지.
정음 (맛있다는 표정이다. 살짝 웃으며) 와.. 드럽게 맛
없다.
준혁 챠. 이제 좀 살만한가보네.
정음 (피식 웃는다) 그래. 이제 좀 살만하다.
인나 (OFF) 정음아~
씬/26 한옥마당 (N)
인나, “고마워요 잘가요” 배웅하고 있고
준혁, “안녕히 계세요.” 인사하고 나간다.
씬/27 한옥집 앞 (N, 야외)
준혁, 문자 오는 소리에 확인해보면
정음 (OFF) 너 집에 가자마자 바로 양치하고 손 깨끗하
게 씻어. 그리고.. 사실은 죽 되게 맛있었다. 님 좀 짱인
듯.
준혁 (피식 웃음 난다)
씬/28 정음방 (N) + 광수방 (N)
정음, 인나. 마주보고 얘기하는 것 같은데 (핸드폰
든 손 안보이게)
각자 방에서 통화중이다
인나 많이 나았다니까 진짜 다행이다.
정음 아깐 정말 이러다 죽는건가 싶더라고.
인나 근데 걔 말야. 진짜 너 좋아하는 거 아냐?
정음 또 말도 안되는 오바할래? 쟤가 나 좋아한다고 니
가 뻠프해서 나 개망신 당할 뻔 했던 게 엊그제거덩..
인나 안 그럼 그렇게 간호를 해주고 가냐? 것두 전염
벼.. 아니.. 감기환자를?
정음 암튼 그런 거 아냐. 원래 그 자식이 의리같은 거 중
요하게 생각하잖아.
인나 의리? 글쎄다. 이게 진짜 그냥 의리 같은 걸까?
정음 쓸데없는 소리 할 거면 끊어. (끊고 누워서 생각 많
은)
씬/29 순재 집 아침 전경
씬/30 거실 (D)
해리, 가방 메고 서있고, 현경, 해리 어깨를 잡고
얘기한다.
현경 빼기의 ‘빼’는 뭐다?
해리 신애가 ‘빼’앗아 먹는다’의 ‘빼’!
현경 그렇지! 오늘 시험 잘 볼 수 있지?
해리 어. 잘 할 수 있을거 같애. (하고) 나 가~ (뛰어 나
가는)
순재 (나오다 보고) 참 별 이상스럽게도 가르친다.
현경 오죽하면 제가 이러겠어요.
세경 (2층에서 내려오며) 준혁학생. 감긴 거 같은데요?
현경 어?
씬/31 병원복도 (D,야외) + 한옥 주방 (D)
지훈, 걸어가며 통화중이다.
지훈 나에요.
정음 (거의 다 나은 듯 맛있게 밥 비벼 먹으며 통화중)
알아요. 왜요.
지훈 아니 저번에 병원 갔었나 확인하려고.. (하는데)
정음 (OL) 돌팔이는 아닌가보네요. 그쪽 말이 맞았어
요. 죽다 살아났으니까.
지훈 어쩐지 그럴 거 같더라니. (하다) 유행은 유행인가
보네. 우리 조카님도 지금 격 리 중인데.
정음 (밥 먹다가 놀라) 에에~!! 그게 무슨 소리에요! 준
혁이도 걸렸어요?
지훈 몰랐어요?
정음 아씨. 내가 이럴 줄 알았어. 끊어요! (급하게 끊고)
씨..어떡해.
지훈 (끊어진 핸드폰 보며 왜 이래? 하는 표정있다)
씬/32 준혁방 (D)
준혁, 누워서 끙끙거리고 있다.
정음이 들어온다.
정음 (속상한) 야!! 정준혁!!
준혁 아 깜작이야.
정음 그러게 내가 그렇게 조심 좀 하랬더니!! 뭐야? 이
게!
준혁 그냥 몸이 좀 안좋아서..
정음 개뻥치고 있네! 너 나한테 옮은 거지? 그지? 아씨.
내가 이럴 줄 알았어.
준혁 그런 거 아냐. 얼른 나가. 너 시끄러. 나가. 나가.
정음 (속상한) 하씨.. 그러게 내가 그렇게 오지 말래니
까!
준혁 또 오바한다. 나가라니까.
정음 하..
준혁 근데 너 좀 미안하겠다?
정음 뭐?
준혁 미안하잖아.
정음 그래! 미안하다! 미안해 죽겠다! 근데 뭐?!
준혁 미안해죽겠으면 과외 관두지 마라.
정음 뭐?
준혁 계속 하라고. 과외.
정음 야.
준혁 왜? 이정도로는 안돼? (하다) 그래. 까짓 거 인심
써준다. 앞으로 누나라고 불러 주지 뭐. 그럼 콜?
정음 ...
준혁 누나. 다음 주부터 과외 계속 오지.
정음 .... (누나 소리에 울컥) 됐거든?
준혁 왜? 너 누나소리 듣는 게 소원이었잖아.
정음 ... 싫어. 누나라고 부르지 마.
준혁 ... 누나 싫어? (하다) 야, 그럼 형은 어떠냐? 형.
정음 (눈물 살짝 고인채) 뭐 형? 이 쉬끼가 선생님한테
까불고 있어. (하며 픽 웃고)
준혁 형이라..형.. 형. 괜찮을 거 같지 않냐? 정남이형.
(하며 픽 웃는데서)
씬/33 초등학교 교실 (D, 야외)
뺄셈 시험 보는 중. 신애, 쓱쓱 풀어 나가고, 해리,
열심히 문제 읽는다.
C#1 파티쉐 복장의 해리, 갓 구워낸 케잌 7조각을 먹음
직스럽다는 듯 보는데 신애가 와서 3조각을 뺏어 와구와
구 먹고, 만족스럽게 끅 트름하는 위로
신애 (OFF) 케잌 7조각이 있습니다. 그 중에 내가 4조각
을 먹으면 케잌은 몇조각이 남을까요?
해리 (부들부들 떨며) 신신애. 감히 내 케잌을 뺏어먹
어? (하며 3이라고 적는)
C#2 토끼 탈 쓴 해리, 당근 8개를 갖고 있는데 말 탈을
쓴 신애. 이히힝~ 소리 내며 다가와 4개를 와구와구 먹
고, 이히힝~ 소리 내며 가는 모습 위로
신애 (0FF) 당근 8개가 있습니다. 그런데 내가 그중에 4
개를 먹었습니다. 남아있는 당근은 몇 개일까요?
해리 (시험지 보며) 내 당근!!! (소리치며 분노하듯 4라
고 적는다)
담임 (시험 감독하다가) 정해리. 조용히 풀어야지.
C#3 농부복장의 해리. 쌀 10가마니를 보고 뿌듯해 하
는데, 신애가 2가마니를 어깨에 척 걸쳐 매고, “떡이나 실
컷 해 먹을까~”하며 사라지는 모습 위로
신애 (OFF) 농부가 쌀을 10가마니를 수확했습니다. 그
중 2가마니를 내가 가져갔습니 다. 남은 쌀은 몇 가마니일
까요?
해리 (시험지 보며) 악! 내 쌀가마니! (분한 듯 발까지
구르며 8이라고 적는다)
담임 해리야. 쉿! 조용히 시험 봐야지.
씬/34 거실 (D)
현경, 보석, 초조하게 해리 기다리고 있다.
현경 얘가 올 때가 됐는데..
해리 (뛰어 들어오며) 엄마~ 아빠~ 나 80점이야 80점~
보석/현경 (벌떡 일어서며) 정말? / 어디 봐봐 (시험지 보면 80점
인. 눈 커지고)
M. 환희의 송가 울려 퍼지며
현경, 벅찬 기쁨에 해리를 안고 빙글빙글 돌고
보석, 너무 기쁜지 슬쩍 눈물을 훔치고, 해리, 아하
하하 웃는데서
(F/O F/I)
씬/35 순재집 외경 (D) - 자막. 일주일 후
씬/36 거실 (D)
순재 보석, 바둑 두고 있는데 정음, “안녕하세요
~” 하며 들어온다.
순재/보석 어. 황선생 오랜만이네. / 선생님 오셨어요?
순재 에구. 근데 얼굴이 왜 이렇게 헬쓱해? 어디 아팠어
요?
정음 에? 아니에요.(하는데)
준혁 (2층에서 내려오며) 어 왔냐. 먼저 올라가있어.
정음 어. (하고 올라가려는데)
준혁 참 형! 형도 주스 마실래?
순재 저 자식 지금 뭐래는 거야? 형? 얌마. 너 아직 안
난 거 아냐? 저 자식 저거 아직 열 있는 거 같은데?
정음 준혁, 눈 마주치자 한결 편하게 픽 웃는데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