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춘대길은 뭐...생각할 겨를도 없이
내린 눈과의 전쟁을 치르느라 오전이 훌쩍 지나갔다.
봄날의 시작에 내린 눈은 십 수년 만에 최고조라나 뭐라나...완전 폭설이다.
그것도 가벼운 눈도 아닌 습기를 가득 먹은 무거운 눈으로.
월요일에 있었던 약속은 저절로 물 건너 갔다...아니 눈 건너 간 것이다.
눈만 내리면 꼼짝 못할 곳에 사는지라 사정을 모르는 사람들은 나오기 싫어서
엄살을 떤다고 하지만 실제 상황은 그게 아니다.
이 골짜기, 요 골짜기만 벗어나면 나갈 수 있는데 싶어도
그 골짜기가 항상 말썽 인 거다.
그래서 약속은 포기하고 무설재 마당쇠와 함께 눈과의 전쟁을 치르러 나갈 준비를 한다.
추위에 견딜 외투와 모자에 시린 손을 걱정하지 않아도 될 전투 장갑에 전투화까지
완전 무장을 하고 눈을 치우다 보면 어느새 하나 둘, 온 몸을 들러쌓았던 것들을 벗겨내고
결국에 가벼운 몸차림새로 눈을 치우게 되는 곳, 무설재가 자리한 곳이다.
거의 두시간에 걸쳐 눈을 치우고 나니 들락거릴 소통로가 생겼다...일단은 안심을 하지만
그래도 혹시 찾아들 발길이 있을까 싶어 다시 한 번 빗자루로 꼼꼼하게 쓸어내는 것,
마님의 마무리 작업 되시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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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나 그렇게 기를 쓰고 눈을 치우다 보니 입춘대길은 고사하고 입춘 상처를 얻었다.
차를 뒤덮은 눈부터 쓿어내리는 단계별 작업을 끝내고 뜨락을 쓸어내며 온 힘을 다하던 순간
너까래에 실린 무거운 눈이 앞으로 나아가다가 도로 힘을 가하여 쥔장의 명치 끝을 자극했다.
순간, 으악....젠장, 정말 아팠다.
그래도 눈을 치워야 했기에 일단은 작업을 마칠 때까지 참기로 하지만
아하, 장난이 아니다...숨 쉬기가 버겁고 호흡은 절로 가쁘다.
그래도 하던 일은 끝마쳐야 하기에 기를 쓰고 두 시간을 할애하여 저 아래께 까지 눈을 치우고 나니
그제서야 땀이 비오듯 흐른다.
옷을 하나 둘, 벗어들고 걸어오는데 아으...가슴께의 고통이 적나라하게 전달되어 온다.
숨을 쉬기가 난감하고 만지기만 하여도 아프다.
마을 입구까지 눈을 치우러 나간 신선이 뒤늦게 들어오길래
명치 끝이 아프다 했더니 눌러 본다.
으아악....있는대로 비명을 지르지만 그것도 잠시, 신선이 비실비실 웃는다.
명치끝에 시작되는 갈비뼈에 금이 갔다 는 것이다.
그러나 그 갈비뻬, 금이 가도 어쩌지 못한다 며 저절로 붙을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는 것이다.
어쩌겠나...기다려야지.
해서 눈사람이나 만들자 싶었던 쥔장의 심사를 눈치 챈 신선은 벌써 한 사람을 만들어 놓고
밀짚 모자를 찾는다....장갑에 멋진 폼새까지 그럴 듯한 눈사람을 무설재 지킴이로 세워 놓았다.
멋지다...간만에 동심까지 합세하여 흐뭇하게 바라보며 그저 이 맛에 시골에 산다니까 라며
더러 눈에 파묻혀 좋은 일 한가지를 굳이 찾아낸다.
산다는 것이 그런 것이다....악순환만 계속 되는 것 같아도 돌아다 보면 좋은 일도 많았다 는.
그리하여 가슴께 명치는 여전히 아프고 웃지도 말하는 것도 거북하지만 나름 즐거운 하루였노라는.
그런데 밤새 또 폭설이 내렸다...난감하다.
오늘은 죽어도 나가야 한다.
수업이 있는고로.
첫댓글 눈치울때 주의....
갈빗대 금가면
움직이지 말고 쉬셔야 해요...
전 세탁기에서 빨래 꺼내다가도
갈빗뼈가 나가요...
그래도 눈치우는 작업은
아직은 즐거워요
젊은이들 곰짝하지 않는동네
노인네들만 있는동네
어쩔 수 없이 노인들만 눈을 치웁니다.
뻑하면 갈비뼈 나가는 사람 여기 하나 더 더해요~! 끙~!
그놈에 뼈는 왜 그리 잘 나가는지~? 에효~!
오늘도 눈 엄청 왔던데 우째 나가실려나~?
우린 오늘 픽업해 주는 아이들만 돌보고 있어요.
무리해 봤었는데 결국 책임은 내가 져야하고 해서리... 엮시 끙~!입니다요~!
때문에 무리하지 않고 살기로 했시요~! # . #
맞아요~~
조심이 최선책
에구~~~
그러니까 평상시에 갈비뼈 단련 운동들을 하셨어야지요.
최소한 하루에 세번은 갈비뼈 골절 예방을 위한 Hug란 운동을 하셨어야지요. ^^
아하하하.... 다들 갈비뼈 경고를 받은 적이 있으시군요.
쥔장은 처음이라 조금 놀랐을 뿐 입니다.
그 갈비뼈. 스스로 봍어줄 때 까지 별 방법이 없다는 것도 말이죠.
그러나 저러나 편히 쉴 기회는 오질 않는군요.
눈이 또 내렸고 장이라도 보러 가려면 눈을 치워야 하니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