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일보) 한때 인기 상한가 '펜트하우스' 애물단지 전락하나
상한가를 달렸던 아파트 최상층 가구 펜트하우스가 건설사들의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전국적인 부동산 침체가 시작되면서 현재 입주 중이거나 시공 중인 아파트의 펜트하우스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뚝 끊겼기 때문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시공사들이 아파트의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 펜트하우스 면적을 지나치게 늘리고, 3.3㎡당 분양가도 높게 잡는 바람에 가구당 분양가가 10억 원을 넘어서게 되면서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게 됐다고 지적하고 있다.
분양면적 외 59.5㎡(18평)의 테라스 공간을 제공하는 부산 해운대구 한화 꿈에그린 센텀 펜트하우스(315.25㎡·95.37평 형)는 해운대 바다와 장산, 수영강 조망이 가능하고 인근에 백화점이 위치해 생활의 편의성이 높다. 분양가가 11억5천만 원부터 시작하는 이 펜트하우스는 7가구 가운데 현재 4가구가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부산의 상징인 오륙도를 바라볼 수 있을 만큼 천혜의 전망을 갖고 있는 부산 남구 오륙도 SK VIEW 펜트하우스는 273.9㎡(83평 형)부터 갖추고 있다. 90평 형대는 복층으로 구성돼 있다. 분양가는 15억 원 정도. 시공사는 외국인 입주민을 상대로 와인파티를 개최하고 일반 소비자들을 상대로 무료 개방 행사를 여는 등 마케팅을 펼치고 있으나 아직 15가구 가운데 4가구가 미분양으로 남아 있다.
마린시티 마지막 개발지에 호텔형 주거시설로 분양되고 있는 해운대 아라트리움은 589.33㎡(178.27평형) 3가구를 분양 중이다. 옥상 정원이 41.58㎡(12.58평), 테라스가 43.14㎡(13.05평)에 달한다. 해운대해수욕장 백사장과 동백섬을 지상 146m 높이에서 조망할 수 있다. 하지만 공급가가 50억 원을 넘어 실제 분양 여부는 미지수다.
모 아파트 시공사 관계자는 "펜트하우스는 그 아파트의 수준을 나타내는 상징성을 띠고 있어 분양이 어렵더라도 공급을 할 수밖에 없다"면서 "분양이 안되면 회사의 게스트 하우스 등으로 사용하거나 임대를 주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부동산 호황기인 지난 2007년 분양된 부산 부산진구 서면센트럴스타는 테라스 면적이 전용면적보다 넓은 펜트하우스(230㎡대) 18가구를 모두 1순위에 분양했다. 현재 이들 펜트하우스는 현재 1억 원 정도의 프리미엄이 붙어있다.
또 해운대구 마린시티내에 위치한 아파트와 주상복합 펜트하우스들은 최소 수억 원의 프리미엄이 형성돼 있지만 매물이 없어 사고 싶어도 못 사는 형편이다.
부동산114 이영래 부산지사장은 "아파트의 편리함과 단독주택의 여유로움을 모두 갖춘 펜트하우스가 기업의 게스트하우스 등으로 호황기에는 인기를 끌었지만 최근에는 상대적으로 높은 분양가와 큰 평형 때문에 입주 또는 분양 중인 단지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김수진 기자 ksci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