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내가 이 영화의 예고편을 봤을 때에는 당연히 공포영화라고 생각했다. 제목부터가 해피데스데이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영화 포스터에 있는 그 가면이 너무 섬뜩하게 생겼기 때문이었다.
나는 평소에 차라리 귀신이 나오는 공포영화를 보면 봤지 극 중 실제 사람이 나와 다른 사람을 죽이거나 하는 스릴러 장르는 절대 보지 않았다. 귀신이나 악령은 전부 미신이다 하고 넘길 수나 있지, 왠지 저런 이야기는 실제로도 일어나지 않을까 무섭기도 하고 영화를 보면서 뭐가 툭툭 튀어나와 놀라는 장르는 별로 좋아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 영화의 예고편에 대한 댓글을 보다가 이게 정말 공포 요소만 있는 게 아니라 웃긴 부분도 있다는 이야기도 있고 재밌기도 하다 그래서 친구와 보게 되었다.
영화를 보면서 난 내가 자고 일어나면 내일이 되어있는 것에 진심으로 감사하게 되었다. 얼굴도 그렇게 무서운 가면을 쓰고 누가 날 죽이려고 쫓아오면 난 그냥 내가 죽어버렸을 거라고 생각했다. 내용이 전개되면서 주인공은 처음엔 겁에 질려하지만 어느새부터인가 정체 모를 살인마에 당당하고 용감하게 맞서고 결국에는 자신을 죽이려하던 살인마의 정체를 밝히고 살아남게 된다. 나는 그런 여주인공을 보며 참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만약 내가 영화의 주인공이었으면 그냥 어딘가에 꽁꽁 숨어있다가 결국엔 들켜서 죽임을 당하거나 내가 계속 스스로 목숨을 끊다가 결국엔 영영 죽어버렸을 것이다. 하지만 영화의 주인공은 나와는 달랐다.
나는 누군가는 그냥 재미로 보고 넘겼을 이 영화를 보면서 참 나는 겁이 많구나 하고 느꼈다. 영화 속에서는 무한은 아니지만 주인공은 여러 개의 목숨을 가지고 있다. 한 마디로 이 사건을 해결할 수 있는 힘이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난 해결할 생각보단 그냥 내가 내 손으로 끝내버릴 생각을 했다. 그래서 난 실제로도 조금만 힘든 일이 있으면 그냥 회피해버리는 것일까 생각해보게 되었다. 실제 내 인생에선 영화처럼 날 죽이려고 하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나도 여주인공처럼 용감하고 당당한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