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성산에 책방을 운영하는 홍대여신 가수 요조
"책방 이름이 왜 '무사'예요?" "모두들 무사했으면 해서요." 가수 요조(37)는 독특한 사람이다. 그는 일반인들이 꿈꾸는 부와 명예, 인기 이런 것들과는 애당초 거리가 있는 사람이다.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우연한 기회에 가수가 됐고 청초한 외모와 매력 있는 음색으로 '홍대 여신'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좋아해' '마이 네임 이즈 요조' '바나나 파티' '나의 쓸모' '꽃' 등의 히트곡을 냈고, 드라마 OST나 광고의 배경음악으로도 팬들의 사랑을 얻었지만 삶의 목적은 '인기'에 있지 않았다.
그는 지난해 11월 훌쩍 제주도로 떠나 성산읍 근처 중산간 지역에 작은 서점 '책방무사'를 열었다.
'책방 운영은 잘 되냐'는 질문에 요조는 이렇게 답했다. "시인님도 살면서 이익이 되는 일만 하시는 건 아니잖아요?"
한 방 먹은 느낌이었다. 그는 잘 안 될 줄 뻔히 알면서도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서슴지 않고 뛰어드는 사람이다. 하기야 후미진 제주도 중산간 지역에 있는 작은 서점이 무슨 돈을 벌겠는가. 하지만 그는 다른 것을 벌고 있다. 깨끗한 공기와 아름다운 자연, 적당한 자유와 고독, 그리고 때 묻지 않은 상상력. 이런 것들이 그를 찾아왔다. 세속의 이익과 맞바꾼 대가로 얻은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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