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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홍장원 정치 중립 문제 심각해 해임"
자유일보
■ 헌재 8차 변론서 '처신 문제' 지적
"비상계엄 당일 洪이 술 마신 상태여서 마뜩잖게 생각
'방첩사 지원'은 정치인 체포지시 아닌 늘 해오던 얘기"
尹측 홍장원 증인 재신청...조태용 직접 신문은 거부당해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본인의 탄핵 심판 8차 변론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윤석열 대통령이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의 거짓말과 정치 공작, 부적절한 처신 등을 따갑게 지적했다. 그러면서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 변론 과정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윤 대통령은 13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자신의 탄핵심판 공개 변론에서 ‘정치인 체포 명단’ 메모를 작성한 홍 전 차장에 대해 "야당과 관련한 정치적 중립 문제가 심각했다"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진행된 조태용 국정원장에 대한 증인 신문 말미에 발언 기회를 얻어 약 18분간 말을 이어갔다.
윤 대통령은 12·3 비상계엄 이후 조 원장의 건의에 따라 홍 전 차장을 해임한 이유에 대해 "야권과 관련한 정치적 중립 문제가 심각하다는 문제가 있었다"며 "분명한 사실은 홍 전 차장은 몇 달 전부터 정치적 중립 문제와 관련해서 원장의 신임을 많이 잃은 상태였다"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 측은 홍 전 차장이 작년 12월 6일 해임을 앞두고 민주당과 함께 짜고 공작에 나섰다고 의심하고 있다. 홍 전 차장이 정치권에 체포 명단 등을 제보했다는 의혹도 있다.
윤 대통령은 "(조태용) 원장이 ‘홍 전 차장에게 책잡힐 일 있으면 해임 건의 못했을 것’이라고 하는 것처럼, 저 역시 홍 전 차장과 부적절한 것이 있었으면 ‘원장 판단에 따라 조치하세요’라고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또 비상계엄 당일 홍 전 차장이 술을 마신 상태여서 마뜩잖게 생각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국정원장이 해외에 있는 줄 알고, (오후 8시쯤) 홍 전 차장에게 ‘국정원장 부재 중이니 잘 챙기라’고 전화했는데 안 받았다"며 "20여 분 있다가 (홍 전 차장에게) 전화가 왔다. 딱 받아보니 홍 전 차장 목소리가 술을 마셨더라. 국정원장 부재 중인데 벌써 이러는 건 온당치 않다고 판단했고, ‘이따가 전화할 일 있을지 모르겠다’고 하고 전화를 끊었다"고 말했다.
계엄 선포 후 홍 전 차장에게 전화한 것에 대해서는 "‘방첩사령관이 (홍 전 차장과) 육사 선후배니 방첩사 지원을 잘 해줘라’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전임인 김규현 국정원장 시절부터 국정원이 유관정보기관인 방첩사를 지원하란 얘기를 수도 없이 해왔다"며 정치인 체포 지시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홍 전 차장은 이때 윤 대통령에게 "싹 다 잡아들여"라는 지시를 받은 뒤,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에게 정치인 등 체포 대상자 명단을 듣고 수첩에 받아 적었다고 주장해 왔다.
윤 대통령은 홍 전 차장을 해임하려 한 당일, ‘정치인 체포조’ 보도가 나오자 한동훈 당시 국민의힘 대표가 보는 앞에서 해임안을 결재했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계엄 선포 전 일부 국무위원만 먼저 부른 것에 대해서는 "계엄 주무 부서라 행사 등 일정이 있으면 끝나고 바로 오라는 취지에서 연락한 것"이라고 했다. 정식 국무회의 없이 비상계엄을 선포하려 했다는 의혹을 부인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조 원장에 대한 신문 중 직접 질문 기회를 요청했다가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이 "(질문 내용을) 적어서 대리인에게 주십시오"라며 제지하자 항의했다.
윤 대통령 측이 "(직접 질문을 막는) 법적 근거가 무엇이냐"며 반발하자, 문 권한대행은 "소송지휘권 행사"라고 일축했다. 이어 문 권한대행이 "의결을 바꾸길 원하면 (재판관들이) 나가서 다시 논의해보겠다"고 하자, 윤 대통령은 "잘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재판관님"이라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항의하는 대리인단을 말리기도 했다.
한편 윤 대통령 대리인단은 이날 탄핵 심판의 불공정성을 지적하며 "지금과 같은 심리가 계속되면 대리인단은 중대한 결심을 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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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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