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대보름, 뭘 먹을까?
‘가장 큰 보름’이라는 뜻을 가진 음력 정월 보름(1월 15일), 정월대보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예로부터 달은 풍요와 다산의 상징이었다고 하는데요, 초승달부터 보름달까지 달이 크고 작아지는 모양이 곡식이 씨를 뿌리고 자라서 여문 다음 다시 씨로 돌아가는 과정과 같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네요. 또, 달빛은 어둠이나 질병을 몰아내는 것으로 생각되면서 예전 사람들은 이날, 마을 수호신에게 질병을 막고 농사도 잘될 수 있도록 ‘동제’라는 제사를 지냈다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마을 사람들이 모두 모인 날은 그야말로 잔치였기 때문에 줄다리기, 쥐불놀이, 별신굿 등을 했다고 합니다. 그럼 정월대보름에 사람들은 어떤 음식을 먹었을까요?
1. 풍년을 기원하는 오곡밥
정월대보름의 대표적 음식, 오곡밥(사진: 네이버 이미지)
오곡밥은 정월대보름에 먹는 대표적인 음식으로 쌀, 조, 수수, 팥, 콩의 다섯 가지 곡식을 섞어 지은 밥입니다. 주로 위의 다섯 가지 곡식을 넣지만 지역마다 섞는 곡식이나 비율의 차이는 있습니다. 풍년을 기원하는 뜻이 담겨 있어 ‘농사밥’이라고도 하고, 대보름에 먹는다고 해서 ‘보름밥’이라고도 합니다. 밥을 아침 일찍 먹어야 농번기에도 부지런하게 일할 수 있다고 믿어 대부분 보름 아침에 오곡밥을 지어먹었고, 하루에 아홉 번 정도 조금씩 나누어 먹으면서 한 해 동안 부지런하게 일할 것을 다짐했다고도 하네요. 아주 예전부터 먹어 온 음식이지만 요즘에는 다이어트 음식으로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2. 더위야 물렀거라~ 묵은 나물
대보름에 먹으면 여름에 더위를 먹지 않는다고 해서 먹는 묵은 나물(사진: 네이버 이미지)
‘여름에 더위를 먹지 않는다’고 해서 대보름에는 묵은 나물을 먹는다고 하는데요, 전 해 말려두었던 나물을 물에 삶아 불렸다가 먹는 것이 특징입니다. ‘진채’라고 부르는 이 음식은 정월대보름에 먹는 또 다른 대표 음식입니다. 호박, 가지, 버섯, 고사리, 도라지, 시래기, 토란대 등 지방에 따라 먹는 나물 종류는 다 다릅니다. 강원도처럼 산이 많은 곳에서는 취나물을 먹기도 하고, 해안 지방에서는 해초를 말려 두었다가 나물로 만들어 먹기도 한다네요.
3. 한해 치아 건강을 책임진다! 부럼
부스럼을 예방하고, 이를 튼튼하게 하기 위한 부럼(사진: 네이버 이미지)
정월대보름 아침에 이것을 빼놓을 수 없죠? 바로 부럼입니다. 이른 아침 밤, 호두, 은행, 잣 등의 견과류를 어금니로 깨물면 한 해 동안 부스럼을 예방하고, 이를 튼튼하게 할 수 있다고 하네요. 단순한 주술로 생각할 수도 있지만 부럼에 사용하는 다양한 견과류는 세계 10대 건강식품 중 하나로 단백질, 지방, 비타민, 무기질 등 각종 영양소가 듬뿍 들어있는 식품입니다. 이런 견과류를 겨울에 먹으면 부족해지기 쉬운 비타민과 무기질을 보충할 수 있다고 하니 우리 조상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는 풍습이 아닐까요?
4. 귀가 쫑긋! 귀밝이술
정월대보름 아침 한 잔 마시는 귀밝이술(사진: 네이버 이미지)
정월대보름 아침에 귀가 밝아지라고 술 한 잔을 마시는데요, 이를 ‘귀밝이술’이라고 합니다. 이명주(耳明酒), 명이주(明耳酒), 치롱주(治聾酒) 등으로도 불리는데, 귀밝이술을 마시면 한 해 동안 즐거운 소식만 듣는다고 해서 모두가 즐겨 마셨다고 합니다.
또, 올해 2월 24일에는 삼척 정월대보름제, 강릉 망월제, 대구 달배달맞이 축제 등 우리나라 곳곳에서 다양한 대보름 축제가 열리니 오곡밥, 묵은 나물, 부럼, 귀밝이술로 건강도 지키고, 가족과 함께 대보름 행사에 참여해보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