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전 글 하나 쓰다가 컴퓨터가 죽어버리면서 글이 순식간에 다 날라갔다.
고향에서 쌀 방아를 찧어 놓을까요 하고 동네사람한테서 전화가 왔다.
단지 논을 소유하고 있다는 구실로 나는 가만히 앉아서 쌀을 받아 먹는 게 늘 미안했다.
올해 쌃값을 물으니 지난해보다 더 떨어졌단다.
백미 한 가마(쌀 80kg) 값은 해마다 떨어졌다.
2013년 165,000원
2014년 150,000원'
2015년 129,000원.
논 한 마지기에 쌀 한 가마.
논 한 마지기에서는 쌀이 평균 4가마가 나온다.
한 가마는 임대료, 한 가마는 영농비, 기타 농사비용 어쩌구 저쩌구를 제외하면 가처분 소득은 확 줄어들게 마련이다.
농촌에서 태어났고, 농촌생활이 어떻다는 것을 알면서 성장하고, 지금도 주소지가 농촌으로 되어 있는 나로서는 농촌실정이 참담하다는 것을 안다.
2015.11.14. 서울 광화문에서 민중총궐기에 참가했던 전남 보성군 68세 농민 백문기씨는 지금 사경을 헤맨다.
그날 데모에 참가했는데 경찰의 물대포 살수차가 그를 정조준 직사포로 쏴서 그는 뇌를 다쳐 4시간이나 수술받고도 생사를 모를 지경이란다.
왜 68세의 농민이 지방에서 서울 올라와서 데모했을까? 단지 쌀값 좀 올려달라, 농민도 사람답게 살자라고 항의했을 게다. 그 분이 폭도였을까?
폭도는 그 물대포를 정조준해서 직사한 경찰청일까? 내가 보기에는 정부와 정치꾼들이다.
쌀값이 떨어지면 모든 국민이 반대할까?
천만에다. 쌀값 떨어질수록 좋아하는 부류는 도시의 소비자들이다.
싸면 쌀수록 더 여유돈이 남아 도니까. 그돈으로 또다른 문화생활을 할 수 있으니까.
하지만 농민은 죽을 맛이다.
2015년 농민은 아마 270만 명으로 추산된다. 5,000만 명 남한 인구 가운데 270만 명은 5.4%의 비율이다.결토 적지 않은 비율이다. 농민 1가구당 평균 경작면적은 1.5ha가 채 안 된다. 즉 땅 4,500평이 안 된다. 논 1마지기 200평을 기준으로 하면 논 22.5마지기.
논 1마지기에 쌀 4가마 소출하면 조수입은 516,000원이다.
여기에서 농지임대료 한 가마니, 영농비 한 가마니 이상, 기타 경비를 빼면 농사꾼이 실제로 갖는 쌀은 한 가마니 조금 넘는다. 돈으로 치면 129,000원이다. 그럼 농사꾼은 논 몇 마지기를 지어야만 하는가? 22.5마지기면 연간 순수익이 300만 원에 불과하다. 제 아무리 영농비를 줄여도 400만 원이 안 된다.
이게 1년에 써야 할 돈이라면?
다행히도 남의 논을 임대하지 않고 직접 자기 소유라면 년간 600~700만 원 소득은 되겠다.
일전 시골에서 잔챙이 물고구마를 사왔다.
1kg 2,000원. 서울에서야 고구마 가격은 이보다 배나 비싸겠지만 현지에서는 싸야 할 터.
고구마 가격보다 못한 게 올해 고향의 현지 쌀값이다.
1kg 1,610원.
우리나라 주식인 쌀보다 더 값 싼 농산품이 있을까?
그런데도 정부는 올 40만 톤의 쌀을 수입한다. 40만 통이면 쌀 500만 가마다. 인구 770만 명이 먹을 물량이다. 여기에다가 또 가공된 쌀가루 등을 포함하면?
그런데도 정부와 정권은 국민의 쌀소비가 적어서 쌀이 남아 돈다고 오도하고 있다. 정확히는 쌀 그자체도 자급이 채 안 된다는 의견도 있다.
현재 재고량도 국민 2,000만 명이 일년내내 먹을 물량이라는데도 계속 쌀은 수입되겠지.
도시 소비자들은 쌀값이 떨어지면 좋을 게다. 다른 농산물 가격도 덩달아 떨어진다는 결론이기에.
그런데 농촌사람은? 농민 270만 명이면 농사 지어 살아야 하는 농민의 가족은 어찌하고?
국가로부터 맨날 얻어 먹어야 하는가?
푼돈에 불과한 지원을 받는 것으로 만족해야 하는가?
2015.11. 19. 목요일.
대지회에 사회현상, 정치현상을 안 올린다면서 또 글 썼다.
대신에 내용 중 일부는 삭제했시유.
첫댓글 농사짓기가얼마나어려운지
우리같이 시골에살아본사람들많 알거여요 ,
우리는농사도졌지만 방아간이다보니쌀값에더신겨믈
쓰셨죠,
품삭을쌀로받았거든요,
돈달라하면 쌀을퍼주었지요,
팔아서돈으로쓰라고,
ㅎ
*추억하나!
중학교 다닐때 과외공부를했지요
한달이되니까친그들이돈을내더라구요,
엄마한테 이야기 했더니쌀을퍼주시더라구요,
쌀을가져갔더니 선생님이웃으시더라구요,
그시절은쌀이 귀해서 보리밥으로 생계를해결해야햇던
시절이었거든요 ,
방아를 찧면 쌀에서 몇 댓박을 떠냈는데...
저도 방앗간에서 쌀 찧어서 쌀장수한테 제법 많이 넘겼는데..
지금은 논이 많이도 축소되고, 처분하고.. 이제는 식량 정도나..
농촌실정? 꿈꾸는 자에게는 희망이지만 그 농촌을 아는 사람한테는요?
방금 전 고향에서 농진청으로 고구마 연수교육받으러 왔다는 학우가 전화했네요.
저도 내년에는 농촌으로 내려가 또 건달농사꾼 흉내를 내고 싶네요.
댓글 감사.
@최윤환 방앗간집 네째따님이라... 공부 잘 했구만유. 과외도 받고.또 쌀로 과이비를 낼 정도였다니.
그때나 지금이나 먹을것은 풍족하다는 뜻인데. 부럽네요. 쌀밥 배불리 자셨을 터.
요즘에는 쌀이 가장 싼 곡식곡물...
고구마는 서울 잠실 대형마트에서는 1kg 7,000원도 넘는데.
쌀은 시골 고향에는 1kg 1,610원. 내년 봄에는 더 쌀런지도 모르겠네요.
쌀밥 싼 값으로 배불리 먹을 수 있어서 좋으련만 우리나라 농민 2/3은 아직도 그 쌀농사에 매달려유.
부농중농은 괜찮다지만 소농들은 영원한 가난뱅이. 탈농촌해야 한다는 뜻.
도시에도 노동자가 넘치는데...
제 고향 산쪽의 논들은 완전히 풀밭이어유... 산이 된 논들...
가격차가너무심하군요,
정부는무엇을한답니까?
신무고에사연을 글로 하소현
하심이잍떨까요?
@참고로공부는못했읍니다,
친구들이하니까 따라한것이죠,
ㅎㅎ
정부로서는 공산품을 파는 게 훨씬 낫겠지요. 공장에서 나오는 물건을 팔려면 대신 상대국가로부터 농업품을 사와야 하지요. 대표적인 국가가 미국. 그들은 인구 2%도 안 되는 농민이 미국은 물론 전 세계인을 먹여 살릴 만큼 대량생산되지요. 우리로서는 미국에 공산품을 팔려니까...
1960년대부터 도시근로자를 위해서 농촌쌀값을 묶었지요, 도시 공장은 살아나고 농촌경제는 목숨이 간드랑간드랑.
본질적으로는 농업인구 더 줄여합니다. 내가 보기에도 그렇습니다. 하지만 당장은...
내가 시골에 있더라면 농업교육기관에서 영농교육받을 터인데... 지난해와 올해에는 ...
촌놈이니까요.
사회현상인 글이라서 또 미안해유.
여러번농민들이대모하는것을보았읍니다,
있는자와 없는자 선거땐모든공약을 다내놓고
선거가끝나면 대기업을 위한정책 뿐이죠,
자기들봉급삭감한다는말은한마다없고 공무원 연금삭감을한다고하니어처구니가없더군요,
국회의원이 장관이되면 국회의원직을 내놓아야한다고
생각하는데그들은이중으로월봉을받고있으니 무슨경졔를
살린다는것인지~~~
작년에부산언니집에갔다가 고노무연 대통령 묘지여갔지요,
평일인데도 많은사람이 오신것을보았읍니다,
많은 사연을남기고떠난분의 행적을깊이생각하였읍니다,
과연누가진정한 정치인일까?
좋은 이야기들이 오고 가는군요
조금은 관념적이거나 실없는 이야기들이 판치는 인터넷 공간임에도 두분의 주고 받는 내용에는 고향과 농촌,농민을 사랑하는 마음이 스며 있어서 따스합니다
우리가 어렸을 적에는 국민의 70%가 농민이었던 시절이었지요, 산업화와 무역으로 먹고살기는 나아졌지만 소외되는 계층이 생겼고 대표적인 산업이 농업이고 이제 농민 인구가 5%밖안 안되게 줄었지요
그런데 아이러니한 것은 농업인구 5%가 바로 선진국형이라는 데 있습니다,그래서 어쩌면 농업인구 5%는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과도 일치하는 건지도 모릅니다, 공업화와 무역을 통해 배고픔을 극복한 것을 비난할수는 없거든요
그런데 농업과 농촌문제는 해결하기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란 게 문제이지요, 역대 어느 정부든 돈을 쏟아붓고 해결하려고 노력을 했으나 쉬운 일이 아닙니다
농촌 문제 쌀값, 곡물자급율,농업소득,쌀수입...이런 모든 문제들을 농림부나 각종 연구기관에서 모른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나름대로 연구하고 대책을 내놓고 있으나 어렵다는 것이지요 ㅎ
근본적으로 우리나라 농업경쟁력이 문제이기도 하지요, 결정적으로 쌀은 경쟁력이 없는 대표적 작물입니다, 우리의 내린 쌀값이 국제가격에 비해 아직도 매우 비싸거든요, 경쟁력이 없다고 사다 먹자고만 할 수도 없는 게 식량안보 측면에서의 문제기도 하지요 하여간에 ...너무 길어서 중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