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연대자無緣大慈 동체대비同體大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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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행자의 향기 - 경성┃ 희랑대 감원·중앙승가대2011년 12월 358호

불교의 근본이념이자 사상思想을 한마디로 꼽아보자면 자비慈悲라고 할 수 있으며, 자비라고 해야 마땅하다. 불교는 자비의 종교이며, 자비의 구현을 통해서 지혜(智慧, 깨달음)에 이르게 되고, 동시에 자신의 지혜와 깨달음을 표출表出하고 드러내는 것이 바로 자비의 방편을 통해서 실현된다. 그러므로 깨달음과 자비를 별도로 분리해서 생각하는 것은 불가능不可能한 일이다.
깨달음의 사회화社會化, 깨달음을 사회로 구현하고 전개展開하는 것이 바로 자비이기 때문이다. 자비로 드러나지 않고 사회화되지 않는 깨달음이란 참다운, 진정한 깨달음이라고 할 수 없다. 우물 속의 개구리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무연대자와 동체대비야말로 자비의 의미와 뜻을 온전하게 함축하여 담아내는 소중한 설명이다. 무연대자는 자비로 섭수하는 대상을 무변無邊하게 넓혀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고, 동체대비란 자비를 실행하는 마음가짐과 태도에 대한 강령綱領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무연대자, 연관이 없는 존재, 나와 아무런 연고緣故나 반연攀緣이 없는 존재와 생명들에게까지 자애로움과 따뜻한 마음을 전하고 표현하고 드러내는 것이야말로 자비 가운데에 가장 커다랗고 넓고 대단한 자비(대자비, 大慈悲)인 것이다.
연관緣關이 없다는 것은 혈연血緣이나 학연學緣이나 지연地緣은 물론 소견과 사상과 종교 등등으로 얽히거나 공유共有되는 것이 없는 무관無關한 상대라는 의미이다. 가족이라는 이유에서, 나와 가깝고 친한 사이라는 이유에서, 같은 학교 출신이거나, 고향이나 연고지가 같다는 이유에서 상대에게 호감과 애정을 갖고 도움을 주고받거나 자애로운 마음으로 따뜻하게 품는 것은 자비가 아니라 애착에 가까운 애정에 지나지 않는다. 자비란 무연자비여야 한다. 무연자비라야만 자비의 진정한 의미에 합당合當한 것이다. 그러므로 자비의 중심은 애착에 준하는 애정이 아니라 모든 존재와 모든 생명을 향한 무한無限한 자애로움의 애정인 것이다.
무연이란 친(親, 친밀함)과 소(疏, 낯설고 생소함)를 구분하지 않는 무문별無分別의 경지를 가리킨다. 구분하고 분별하게 되면 곧바로 차별差別이 비롯되기 마련인 것이다.
나의 자식만 사랑하는 의식意識의 실상實相은 애착인 애정이며 사랑이다. 나의 자식과 동등하게 모든 아이들을 사랑하고 보듬어 살펴주는 것이 자애로운 애정이며 자비이다. 내 가족의 행복과 내 자식의 합격만을 기원하는 것은 보살의 올바른 자세가 아니다. 진정한 불자라면, 진정한 자비라면 모든 존재의 행복과 모든 수험생들의 합격을 기원하고 기도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다.
동체대비는 자비를 실행할 때에 어떠한 마음가짐과 태도로 임해야 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어 설명하는 것이다.
무연대자가 자애로움과 애정과 사랑으로 안락과 편안함과 이익을 주려는 보살행이라면 동체대비란 모든 존재와 모든 생명이 치러 내거나 겪고 있는 시련과 아픔에 대해서 동일한 강도와 느낌으로 함께 아파하고 비통(悲痛)해하면서 궁극에는 고통과 아픔을 이겨내고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격려해주고 위로해 주는 것을 말한다.
자비란 깨달음을 성취하기 위해서 반드시 구비具備되어야만 하는 절대적이고 필수적인 요건인 동시에 깨달으려는 목적 그 자체이며, 또한 깨달음을 환원하는 덕목德目인 것이다. 다시 말해서 깨달음의 과정過程이자 구경究竟이며 회향廻向이 모두 자비인 것이다.
무연대자와 동체대비란 모든 생명과 존재를 향한 평등과 동등을 의미한다.
무연대자란 자비로 보듬고 섭수해야 하는 대상을 인연 맺은 존재로 한정할 것이 아니라, 아무런 연관도 인연도 없는 생면부지生面不知의 존재와 생명에게까지 그 대상과 범위를 무한정無限定으로 확대하고 넓혀야만 한다는 지침이다.
동체대비란 무연의 자비로 섭수하는 무량하고 보편적인 존재들 각각의 고충과 아픔을 각별하게 이해하고 인정함으로써 똑같이 괴로워하고 아파하면서 고통을 나누고 힘과 의지가 되어주는 무외시無畏施의 관점에서 보시를 논하는 것이다.
무연의 대상에게 동체라는 각오로 섭수攝受해야만 진정한 자비(진자비, 眞慈悲)이며, 위대한 자비(대자비)이며, 최상의 자비(무상자비, 無上慈悲)이며, 붇디스트 오블리제(Buddhist oblige)라는 의무와 도리에 역행力行하는 것이다.
어느새 한 해의 마지막, 세모歲暮의 즈음이다.
무연하고 동체한 자비행慈悲行으로 지구촌 곳곳의 아프고 외롭고 지친 존재와 생명들과 함께 발고여락拔苦與樂하고 이고득락離苦得樂을 실현하는 새날과 새해를 일구고 가꾸어 부처님과 부처님의 가르침에 귀의歸依하고 수순隨順하는 불자를 되기를 맹세하고 기대하는 시절이다."
첫댓글 무연대자가 자애로움과 애정과 사랑으로 안락과 편안함과 이익을 주려는 보살행이라면 동체대비란 모든 존재와 모든 생명이 치러 내거나 겪고 있는 시련과 아픔에 대해서 동일한 강도와 느낌으로 함께 아파하고 비통(悲痛)해하면서 궁극에는 고통과 아픔을 이겨내고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격려해주고 위로해 주는 것을 말한다.
동체대비란 무연의 자비로 섭수하는 무량하고 보편적인 존재들 각각의 고충과 아픔을 각별하게 이해하고 인정함으로써 똑같이 괴로워하고 아파하면서 고통을 나누고 힘과 의지가 되어주는 무외시無畏施의 관점에서 보시를 논하는 것이다.
무연의 대상에게 동체라는 각오로 섭수攝受해야만 진정한 자비(진자비, 眞慈悲)이며, 위대한 자비(대자비)이며, 최상의 자비(무상자비, 無上慈悲)이며, 붇디스트 오블리제(Buddhist oblige)라는 의무와 도리에 역행力行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