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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줄거리
(01)편 http://cafe.daum.net/Europa/2oQs/15314
(02)편 http://cafe.daum.net/Europa/2oQs/15322
(03)편 http://cafe.daum.net/Europa/2oQs/15325
(04)편 http://cafe.daum.net/Europa/2oQs/15332
(05)편 http://cafe.daum.net/Europa/2oQs/15346
(06)편 http://cafe.daum.net/Europa/2oQs/15350
카림스코예에서 우리는 만주를 종으로 가로지르는 동청철도에 올라탔다. 세상에서 가장 빠른 열차라고 했지만 그다지 체감할 수는 없었다. 어쩌면 러시아-청 국경 사이에서 궤간을 바꾸어야 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어디에나 존재하는 경직된 관료제와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기계 장치들을 보고 나는 마음이 불편했지만 다행스럽게도 열차는 무사히 만주를 통과했다. 중련 열차는 도중에 반으로 갈라지고, 우리는 평양에 도착했다. 밤중에 역에 도착했을 때 나는 굶주린 듯한 조선 군인들을 보고 섬뜩한 기분이었다. 낮에는 조선의 경제권을 장악하려는지 청과 일본 상인들의 치열한 전의를 느꼈지만, 이런 내막에서 눈을 돌려 멀리서 풍경을 바라보았을 때는 평양은 무척이나 평화롭고 아름다웠다. 주민들도 평온해 보이고...저번부터 자꾸 감상에 빠지게 되는군. 짧은 구경 후, 포그 씨와 나는 이제 드디어 태평양을 건널 전략을 세울 때가 되었는데…
......
“드디어 태평양을 횡단할 방법을 정할 때가 됐군요.”
“좋아.”
그러나 말과는 달리, 포그 씨는 이번에도 깊이 고민하는 것 같았다.
“…….”
“마닐라가 어떨까요? 저렴하고, 길도 많으니 태평양 횡단에 좋은 거점 아닙니까.”
(마닐라(⚅⚄⚃⚂) 요코하마(⚁⚀))
⚁
“역시 요코하마에서 대양을 넘는 것이 옳지 않겠나?”
…역시 주인님.
장이 파하기 전에 아메리카 대륙열차 시각표를 구입합니다.
길이 많았네요. 샌피드로-라스베가스-솔트레이크, 마찬가지로 샌피드로에서 앨버커키-댈러스-뉴올리언스 경로가 있습니다.
샤이엔-댈러스-휴스턴 경로도 있네요.
시카고-애틀랜타-마이애미 경로가 있습니다.
우리는 방을 잡았고, 로비에서 나는 몇 시간동안 구두 닦는 일을 하여 85 파운드를 벌었다.
DAY 27
평양에서 더이상 할 일은 없습니다. 포그 씨의 (주사위의) 결정대로 요코하마로 출발합니다!
바다가 잔잔한데도 제법 피곤한 경로입니다.
......
오후 04:00
우리는 조선인과 몽골인, 시베리아인 승무원들이 타고 있는 조선 선박에 올랐다. 그들은 매우 신기하다는 눈빛으로 포그 씨를 바라보았다.
나는 그들의 주의를 흐트러뜨리려고 했지만, 별 소용없는 일이었다. 이마에 얕은 골이 새겨진 포그 씨가 갑판 아래로 내려갈 때까지, 그들은 가벼운 불신에 찬 시선으로 포그 씨를 계속 곁눈질했다.
-타임스
민스크발(發) 특종! “프랑스인은 단기기억력이 극히 저조”
아니, 어떻게 이런 모욕적이고 근거 없는 소리를!
항해 첫날 동안 우리는 거의 우리들끼리만 있었다. 선원들은 자기 일로 바빠 보였고, 나는 그들보다 할 일이 적어 행복했다.
그러나 포그 씨는, 언제나 그렇듯이 주변 분위기에 아랑곳 않고, 계산을 하고 신문을 읽었다. 그러는 동안에도 배는 앞으로 나아갔다.
DAY 28
신문이나 또 볼까요?
-타임스
요코하마, 구리 공급 부족
선실에 있던 어린 소녀들 중 한 명인 옐레나(Yelena)는 영어를 잘 했는데, 그래서 우리의 통역으로 붙게 되었다. 하지만 그는 설명할 때 말이 너무 많았다.
“저희 부모님을 아세요?”
“유명하신 분이니?”
옐레나가 고개를 끄덕였다.
“제 생각에 우리 아버지는 아마 라씨야 장교일 거고요, 엄마는 유명한 코사크 집안 출신이에요. 두 분 다 군인이시죠!”
“아마도 러시아 장교라고?” 나는 눈썹을 치켜떴다.
“어, 엄마는 남장하고 코사크 군에 들어갔을 때 아버지를 만났어요. 아버지가 많이 놀라셨을 거예요. 제가 보기에는요.”
옐레나가 어깨를 으쓱였다.
“엄마가 말하기를 아버지는 나를 선물로 남기고는 충격으로 돌아가셨대요. 하지만 제 생각엔 아마 아빠는 도망친 걸 거예요. 엄마가 너무 사나워서요!”
이 부분에서 그는 고통스럽다기보다는 자랑스러움을 느끼는 것 같았다.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할 말을 잊은 나는 선실의 이 작은 소녀를 내려다보며 눈을 끔뻑거렸다.
“그것 참…멋지구나.”
나는 옳게 말하는 것인지 걱정하며 대답했지만, 그는 열렬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엄마가 보일러실로 뛰어 들어가면, 선원들 모두가 겁에 질린대요.”
그는 마치 그것을 동경한다는 투로 말했다.
“언젠가, 저도 그렇게 될 거예요.”
옐레나가 짐짓 사나운 표정을 지어 보였다. 나는 겁에 질려 벌벌 떠는 척했고, 그러다 우리 둘 다 왁자지껄하게 웃기 시작했다.
“한 번 만나보고 싶구나.” 내가 말했고, 옐레나는 기쁜 표정으로 키득거렸다.
“제가 여쭤볼게요!” 그가 대답했다.
DAY 29
옐레나가 터무니없이 이른 아침에 눈을 반짝이며 내 방문을 두드렸다.
“엄마가 아저씨를 만나고 싶대요!”
그가 나의 팔을 붙잡았다. “가실래요?”
“길을 안내하시오, 마드무아젤!”
우리는 배 안쪽으로 내려갔다. 실체가 보이기도 전에, 나는 엔진의 열기와 소음을 느낄 수 있었다. 보일러에서 들리는 우레 같은 증기 소리, 석탄을 삽으로 퍼 넣는 인부들의 외침, 피스톤의 박동 소리와 금속성의 마찰음. 근육질의 팔에는 땀이 번들거리고 머리는 귀까지 오도록 자른, 자신감이 몸에 밴 한 여인이 이러한 움직임들을 관장하고 있었다. 그가 우리를 훑어보더니 툴툴거렸다.
나는 여느 여인에게 하듯이 깊이 고개를 숙여 인사를 건넸다. 감흥이 없었는지, 그는 옐레나가 이해할 수 없는 그쪽 언어로 재잘거리는 동안 내 발 밑에 침을 뱉었다. 이 가공할 만한 여인은 그의 딸을 그 특유의 무심한 표정으로 바라보았지만, 그 뒤에 깊은 애정을 숨기고 있었다. 엄마의 무심한 눈길 아래서 꽃처럼 활짝 피어 있는 그 소녀에 대한 애정 말이다.
잠시 후 우리는 자리를 떴다. 옐레나는 나에게 눈부신 미소를 지었다.
“엄마 참 멋지지 않아요?” 그가 속삭였다.
나는 생각에 잠겼지만 옐레나는 거의 눈치채지 못한 것 같았다.
DAY 30
수시로 포그 씨를 돌봐드렸습니다. 포그 씨의 상태가 상당히 높아서 만족스럽군요. 태평양도 문제 없겠어요.
배가 항(港) 근처에 다다르자, 나는 요코하마를 조금 더 잘 보기 위해서 배의 난간에 매달렸다. 그 모습을 보고 옐레나는 웃었다. 그는 나에게 작별의 포옹을 해 주었다. 나는 깜짝 놀랐고, 그의 어머니는 우리가 대화하는 내내 날카로운 눈으로 나를 지켜보았다.
해질녘에 우리는 닻을 내렸다. 태양이 수평선 아래로 잠기면서 항에 걸린 외국 국기를 밝게 비추었다.
요코하마 YOKOHAMA
자, 저번 여행과 같이 산케이엔(三溪園)이 보이는 요코하마에 도착했습니다. 이번엔 무언가 다를까요? 일단 모토마치(Motomachi, 本町) 상점가부터 가 봅니다.
돋보기는 평양에서도 본 건데. 아카풀코나 개스타운, 오마하에서 잘 쳐 준다는 물건입니다. 괜찮을 것 같기도 하고...중요한 것은 160 파운드짜리 카타나(刀)입니다. 솔트레이크에서 3600 파운드나 한대요! 상당히 끌리는 물건입니다. 그 외에 폭풍 대비용 세트라는 안전 고리와 나침반이 있고, 멀미약이 있습니다. 많이 사야 할 것 같습니다. 경로가 확정되면 구입하도록 하지요. 오늘은 더 갈 곳이 없으니, 하루 묵도록 합니다.
.......
저녁 어스름이 질 무렵, 나는 로비에서 또 몇 시간동안 구두를 닦고 110 파운드를 벌었다.
DAY 31
혹시 모르니 탐색을 해 보겠습니다.
.......
오전 06:32
요코하마가 상대적으로 늦게 개항했다고 생각하기란 역시 어려웠다. 해안에서 그리 멀지 않은 외국인 거류지에서는 중국어나 러시아어를 일본어만큼이나 흔하게 들을 수 있었다.
문화나 복식(服飾)이 뒤섞이고 있었다. 러시아인들은 색채가 풍부한 의복으로 단장했고, 영국인,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벵골인과 싱가포르인들도 후프 스커트를 입었으며, 아메리카인들은 셔츠와 바지 위에 코트처럼 생긴 하오리(haori, 羽織)를 입었다.
(후프 스커트: http://100.daum.net/encyclopedia/view/117XX48909904. 하오리: https://ja.wikipedia.org/wiki/%E7%BE%BD%E7%B9%94 http://100.daum.net/encyclopedia/view/117XX48909556)
나는 한 일본인이 대단히 집중해서 풍경을 살펴보고 스케치북에 담는 모습을 발견했다.
“무얼 하고 계세요?”
그는 펄쩍 뛰었고, 그 바람에 종이에 잉크 얼룩이 묻었다. 그는 위를 올려다보았다. 짜증이 난 것이 분명했다.
“그만 하세요.” 그가 말했다. 그의 말에는 터무니없게도 화란어와 불어, 영어 억양이 모두 섞여 있었다.
“목판화 밑그림을 그리고 있으니까.”
“치마가 그렇게 풍성하진 않은데.” 내가 한 마디 평을 했고, 그는 무례하게 콧방귀를 뀌었다.
“그래도,” 내가 서둘러 정정했다.
“잘 그리셨군요.”
“이건 이방인에 대한 예술적 표현이오.” 그가 강조했다.
“그러면 당신은 이방인을 좋아하지 않나 보지요?” 내가 추측했다.
“당신 아주 이상한 사람이네요.” 잠깐의 침묵 후에 그가 말했다.
“당신도요!” 그의 아직 숙련되지 않은 장대한 취미를 보며 나는 외쳤다. 그는 한 여인의 치마를 공들여 채색했다. 그의 손놀림은 그의 목소리에 비해서 훨씬 부드럽고 친절했다. 마침내, 그가 종이를 내 쪽으로 내밀고는 이건 그저 준비 단계의 밑그림에 지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나는 의아해하며 받아들였다. 방에 와서, 나는 그림을 더 가까이에서 관찰해 보았다. 사실 내 취향에 꼭 맞는 그림은 아니지만, 최소한 요코하마에서의 기념품으로는 좋았다.
전에도 화가를 만났는데 말입니다? 이번에는 다른 화가를 만난 모양이죠. 하여간 요코하마-샌프란시스코 경로를 파악했습니다.
이제 계획을 세웁니다. 포그 씨가 그림을 샌프란시스코에서 팔아도 좋다고 하시네요.
샌프란시스코로 직항하는 워터릴리 호가 있지만, 예상대로입니다. 너무 비싸요!
“제가 전에도 신문에서 봤던 겁니다. 호놀룰루로 가는 부양정이 생겼다네요. 노엘라니 호라고 하는데, 시험 단계라서 안전할지는 잘 모르겠지만…….”
“허, 금요일에 출발해서 다음주 금요일에 도착한다는 말인가?”
“어라? 정말 그러네요.”
“그 외에 마닐라로 가는 게이트 오브 더 이스트 호가 있습니다. 오늘 배는 놓치고 말았습니다.”
“내일 떠나면 일요일에 도착하는 모양이군.”
“보시다시피 자금이 부족해서 태평양을 한 번에 넘기는 어렵겠습니다. 어디를 경유해야 좋을까요? 아, 그리고.”
나는 갑자기 생각이 떠올라 말을 덧붙였다.
“카타나를 사는 건을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북아메리카로 간다면 꽤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만. 솔트레이크에서는 없어서 못 파는 물건이랍니다.”
“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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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내리기 힘든 결정이 있을 때 주사위를 굴려 정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마닐라와 요코하마가 동률이라, 제가 마음이 있는 쪽(삯이 싼 쪽)에 가중치를 주고 주사위를 굴렸습니다. 더 낮은 확률인데도 요코하마가 나왔네요.
삭제된 댓글 입니다.
크크크...오랜만에 맞는 소리를 하시는군요 주인님...
무슨 피가 63씩 깎여;; 아메리카 가기도 전에 포그씨가 몸져누우시겠는데요? ㄷㄷ
열심히 간호하는 수밖에...
노엘라니 호는... 뭐 잘 해내시겠죠.
호놀룰루에서 사냥총을 팔고, 샌프란시스코에서 스케치를 팔고,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일본도를 팔면 돈 걱정은 없겠네요. 솔트레이크시티까지 도착하고 나면 돈이 그렇게 궁하지 않다는 게 문제 아닌 문제겠지만...
저의 불길한 예감이...사실인 것입니까! 하와이 가기가 영 찜찜하네요. 돈도 달리는데.
아 그리고 칼 말인데, 전에도 안탈리야에서 비싸게 팔릴 것을 사 두고 팔지 못했던 적이 있어서 과연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솔트레이크시티를 들르지 않는다면? ㅎㅎ
이거 게임 이름이 어떻게 되나요?ㅠㅠㅠ 칼을 구입해서 강도가 되자 하인아!
글 제목 앞에 달려 있듯이 80 DAYS입니다. 게임 메카니즘은 이 연재의 맨 처음 글인 http://cafe.daum.net/Europa/2oQs/14743 부터 보시면 잘 아실 수 있어요 ㅎㅎ..
하와이로 갑시다.근데 다들 칼을 원하시네요...
다들 호놀룰루를 원하시네요... 위험을 감수하고 칼을 사는 것을 선호하는 분이 의외로 많았습니다. 저번에 투자를 실패한 적도 있었는데. 뭐 그리로 가겠다는 의미이겠죠
하와이로 가고 하인이 칼을 들고 강도들의 돈을 뜯어야죠!
총칼을 함께 쓴다면 더욱 좋을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