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탈하게 가족 건사하고 싶은 家長들… 폭행 노조원 보복 두렵다" 유성기업 150명의 탄원서

10일 선고 앞두고 법원에 보내  "임원 나가라며 공장서 삼보일배… 동료에 '밤길 조심해라' 협박도" 작년 11월 민노총 조합원들의 회사 임원 집단 폭행 사건이 벌어진 유성기업의 직원들이 '폭행 가담자 엄벌'을 요구하는 탄원서를 지난달 법원에 냈다. 가해자들이 회사로 돌아와, 경찰 수사에 협조한 다른 직원들에게 보복하지 못하게 해달라는 취지다. 검찰은 지난달 2일 이 회사 노무담당 상무 김모(50)씨를 사무실에 가둬놓고 집단 구타해 전치 12주의 부상을 입힌 혐의로 기소된 민노총 금속노조 유성기업지회 소속 조모(39)씨 등 5명에게 징역 1년 6개월~2년 6개월을 구형했다. 폭행 사건 당시 눈 밑 뼈가 부러지고(안와골절) 코뼈가 함몰됐던 김 상무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로 6개월째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 이 회사 직원 150명은 검찰 구형 직후 제출한 원고지 15장짜리 탄원서에서 '저희는 평온 무탈하게 다치지 않고 가족들 건사하고 싶은 가장(家長)들입니다'라고 자신들을 소개했다. 이 탄원서에 따르면 가해자 5명 가운데 법원의 영장 기각으로 회사에 돌아온 3명을 중심으로 한 조합원들은 폭행 사건에 대한 경찰 조사에 협조한 직원들에게 "그냥 두지 않겠다" "밤길 조심해라"는 등의 말을 했다. 공장 곳곳에는 '회사를 좀먹는 김○○(폭행 피해자) 처단하자' '신변 보호 요청해 놓고 밥만 잘 먹고 다니는구나' 등의 글귀도 붙었다. 직원들은 탄원서에서 "폭행 가해자들은 사내 직장 동료를 대상으로 한 폭행·폭력 전과(前科)를 훈장처럼 여기고 있다"며 "폭행 사건 직후 조합원들이 김 상무 퇴진을 요구하며 공장 안에서 삼보일배(三步一拜)를 하거나 부침개를 부쳐 먹었다"고 주장했다. 직원들은 탄원서에서 "이렇게 탄원서를 제출하지만, 폭행 가담자들이 나중에 돌아와 보복을 하지 않을까 두렵다"며 "경찰 등 공권력도 우리를 제대로 보호해주지 못하는 현실에 절망감을 느낀다"고 했다. 그러면서 "적어도 사람을 감금하고 폭행하면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재판부가 보여달라"고 적었다. 조씨 등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은 오는 10일 대전지법 천안지원에서 열린다.